"매년 이맘때가 최고 성수기 였는데..." 사라진 개원 시즌

황병우
발행날짜: 2020-03-03 05:45:59
  • 부동산업계 3~5월 개원 매물 증가에도 거래는 없어
    개원 일정 두고 문의만 많아...신규개원 "일단 대기"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신규개원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는 모양새다.

신규개원과 의원이전 등 개원가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보류하거나 개원 시기를 미루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신규개원 성수기인 3월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원 시기를 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개원가에 따르며 일반적으로 신규 개원 성수기라고 불리는 시기는 전문의 배출과 군 전역이 맞물리는 3월부터 5월즈음.

서울소재 이비인후과 A원장은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는 봉직의를 하다가 끝나거나 전문의를 취득한 의사들이 시기를 맞춰 개원을 선택한다"며 "3월부터 5월에 이전과 신규개원으로 매물이 많아도 금방 없어지지만 가을은 당장 급하게 선택 안 해도 매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즉, 지금 시기에는 개원 매물이 나오면 금방 사라질 정도로 문의가 많지만 코로나19로 개원가가 위축되면서 신규개원 심리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개원가의 의견.

B내과 원장은 "신규개원의 경우 하루 이틀 준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개원을 계획했거나 이전을 준비했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환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신규개원 거래를 담당하는 부동산관계자들은 개원관련 문의가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개원 스케줄을 미루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C개원입지전문가는 "신규개원을 위해서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치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스케줄에 맞게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었던 경우에는 논의를 뒤로 미루거나 다음 시기의 개원을 고민하겠다는 연락이 평소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D부동산관계자는 "신도시의 경우 선점을 위해서 개원을 서두르는 경우가 많지만 신규개원 효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개원 자체를 보류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계약은 체결하되 개원은 더 좋은 시기에 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관계자는 신규 개원 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지기 까지는 최소 2달 정도가 지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현 상황에서는 개원 매물을 내놓는 쪽도 개원을 알아보는 쪽도 잠시 대기라는 게 개원가와 개원입지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B원장은 "의원을 양도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연히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신규개원이든 인수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고생한다는 것은 확실한데 환자 감소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니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C개원입지전문가는 "매수하는 분들이 인수시기를 연장하는 케이스가 많고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금액을 굳이 낮출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간다는 예상이 많은 상황에서 2달 정도 뒤를 바라보고 거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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