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심뇌혈관센터 최우선 과제는…의료진 '번아웃' 해결

발행날짜: 2019-12-12 05:45:58
  • 서울대병원-NMC, 심뇌혈관 의료 틈새 채울 중앙센터 도전장
    정책토론회서 중앙센터 자격과 역할에 대해 논의 장 마련

권역별로 흩어져 있는 심뇌혈관센터를 하나로 묶어 지역내 심뇌혈관환자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는 어떤 의료기관일까.

지난 11일,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은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토론회에 앞서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그 첫걸음이 업무협약에 이어 개최한 토론회. 이날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은 "의료수준은 세계최고이지만 분절적이다보니 틈새가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틈새를 채우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중앙심뇌혈관센터 역할을 제시했다.

그는 "토론을 통해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각각의 장점을 어떻게 살려서 새로운 길을 갈 것인지 제시해달라"며 "국민에게 안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의료협력체계로 가야한다"고 큰그림을 제시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의료원장은 서울대병원과 협력관계를 맺어온 역사를 짚으며 "두기관은 한국의 의학발전을 위해 협력을 맺어왔다"며 "이번에도 서로 역할을 재정립하고 힘을 합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수준 높은 임상 영역을, 국립중앙의료원은 행정적 영역을 전담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양 기관의 판단이다.

업무협약식에 이어진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연자들은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차재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협의회장
주제발표로 나선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협의회 차재관 회장(동아대병원)은 "심뇌혈관환자 치료에 거점병원을 만들자는 취지하에 각 권역별로 24시간 365일 당직 시스템을 갖추면서 급속도로 개선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다만 뇌졸중 치료과정에서 거주지, 교육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사망률의 격차가 커 중앙센터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의 정체성과 역할을 두고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다.

차재관 회장은 "관리와 통제를 위한 중앙센터라면 거부하겠다"며 "전우애를 공유할 수 있는 중앙센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심뇌혈관질환센터 의료진의 번아웃에 대해 호소하며 이같은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중앙센터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어제 당직근무를 하고 오늘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를 마치고 다시 당직근무를 서고 내일 오전 90명 환자의 외래 진료가 또 기다리고 있다"며 "많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당직 라인이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예산상의 문제로 의사를 충원해줄 수 없다는 최악의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는 중앙센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후로도 토론회 연자들은 중앙센터의 역할로 심뇌혈관질환센터 의료진의 번아웃에 대한 대안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앙심뇌혈관센터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뇌졸중학회 나정호 회장도 "가장 큰 위기는 의료진의 번아웃이다. 젊은 의사들이 심뇌혈관 분야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을 받았던 당시만 해도 연차당 8명씩 있던 전공의가 권역센터 지정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 1명만 남은 상황.

나 회장은 "환갑에 당직서는 의사가 나올 판"이라며 "지속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인력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뇌혈관 분야 인력 수급난에 맞춰 유연성을 갖추고 의료진이 번아웃되지 않기 위한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과계 중심의 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플로어 토론에 나선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 윤석만 회장(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심뇌혈관질환센터 논의에 외과계 패널을 제외한 점을 지적했다.

심뇌혈관질환 치료는 약물과 수술이 양대 산맥으로 외과계 의료진도 상당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번 토론회에는 내과계 의료진 패널로만 구성하는 것은 문제라는 얘기다.

그는 "과거 약물로 혈관을 뚫었던 것을 최근 혈전제거술을 하고 있으며 1년에 1600케이스에서 지난해 4000케이스까지 급증했다"며 "신경외과 의료진이 담당하고 있는데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논의도 함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문제제기에 이날 좌장을 맡은 윤병우 교수(서울대병원)는 "앞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논의를 신경과, 심장내과 중심으로 추진하다보니 그렇게 됐다"며 "심뇌혈관 분야에 외과계가 빠지면 한축이 없어질 것이라는 지적은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오늘 토론자로 초청하지 못해 아쉽다"며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논의에서는 그런 측면을 고려해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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