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연구회]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음주량 실태는?①편

이승원 교수
발행날짜: 2019-10-07 05:45:10
  •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메디칼타임즈-대한간학회 산하 알코올연구회 공동 기획]오는 10월 20일 간의날을 맞아 메디칼타임즈와 알코올연구회가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건강칼럼을 4회에 걸쳐 진행합니다. 최근 몇 년간 알코올성 간암의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증상이 없어 진단되면 대부분 말기이며, 치료법도 매우 제한적이라 국내 생존율(5년)은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알코올 섭취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간질환에 대한 경각심도 낮은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공동기획 칼럼에서는 실제로 간암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을 통해 알코올의 위험성을 돌아보고 건강하고 올바른 음주습관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편)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음주량 실태는? -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
2편) 알코올 섭취량과 간질환의 상관관계 -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
3편) 전 세계가 권고하고 있는 적정 섭취량 - 연세원주의대 원주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김문영 교수
4편) 올바른 음주습관과 건강관리: 순천향의대 -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
이승원 교수
18세기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술은 입을 경쾌하게 한다. 술은 마음을 털어놓게 한다. 이리하여 술은 하나의 도덕적 성질, 즉 마음의 솔직함을 운반하는 물질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 또 윈스턴 처칠은 “술은 내게서 앗아간 것보다 내가 술로부터 얻은 것이 더 많다” 라고도 했다.

이렇듯 오래 전부터 술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기쁠 때는 축하를 위해, 슬플 때는 위로를 위해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무턱대고 마신다면 그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된다.

2017년에 대한간암학회가 “과연 건전한 음주란 존재하는가?”라는 주제 하에 메타분석을 시행한 결과 매일 소량의 음주를 할 경우에도 (소주 2잔, 1잔에 50ml) 음주를 이보다 적게 하거나 전혀 하지 않는 사람보다 간암 발생률이 1.3배 증가하였고, 간 질환 관련 사망률은 3.2배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 질환 이외에도 알코올은 각종 암, 당뇨병, 고혈압, 치매, 우울증, 자살 등 정신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음주량 실태는 과연 어떠한가?

세계보건기구(WHO)가 2011년에 발표한 국가별 알코올 섭취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성인 한 명 당 14.8리터의 알코올을 섭취하여 188개 회원국 중 13위를 차지하였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조사한 결과는 1인당 9.1리터로 22위를 차지하여 알코올 총 섭취량은 조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이나 맥주보다는 알코올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류주가 주로 소비되어 알코올 도수까지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알코올 섭취 순위는 상승할 여지가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전체 음주 중 81%를 알코올 함량이 높은 증류주가 차지하고 있으며 증류주 소비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 2017년의 소주 판매량을 보면 총 36억병, 3조 7000억원 상당이 판매되었으며 이를 환산하면 국민 1인당 70병 정도의 소주를 마신 셈이 된다.

최근 10-20년 사이국민건강영양조사, 농림축산식품부조사에서 나타난 음주율의 변화를 그림으로 살펴보면,먼저월간 음주율(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분율)은 2005년 54.6%에서 2017년에는 62.1%로 증가하였으며,여성에서 37.0%에서 50.5%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그림 1).

특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위험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 7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한 분율)은 전체에서11.6%에서 14.2%로 증가하였으며,여성에서3.4%에서 7.2%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 (그림 2).

음주율 증가에 따른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1997년의 5.6%에 비해 9.4%로 20년 간 1.7배 증가하였으며 여성에서는 무려 4배 가량 증가하였다 (그림 3).또한 주류 소비자의 월 평균 음주 횟수를 조사하였을 때 한 달에 9일 이상 음주39.9%, 17일 이상 음주 13.2%, 거의 매일 폭음도 8.3%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림 4).


위의 통계에서 볼 수 있듯 최근 음주 관련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여성의 음주율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여성 중에서는 특히 20-30대에서 고위험음주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에서는 알코올 분해 효소 중 하나인 ADH(alcohol dehydrogenase)가 결핍 혹은 비활성화 되어 있으며, 알코올 분해에 영향을 미치는 체내 수분 비율 및 체격이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작기 때문에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알코올이 더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높은 음주율에 비례하여알코올 간질환으로 인한 진료 환자 수 또한 높은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알코올 간질환의 진료환자 수는 총 14만7,323명이며, 세부 상병 별로 진료 환자를 살펴보면 알코올 지방간 약 30%, 알코올 간염 25%, 알코올간경변증 15%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알코올지방간의 비율은 줄고 간질환이 진행하여 알코올 간경변증의 비율이 증가하였다. 사회적 비용 손실도 만만치 않다. 2013년에 발표된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조 4524억 원으로 흡연 7조 1258억 원, 비만 6조7695억 원에 비해 2조원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통상적인주량의정의는“술 마신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양”을 뜻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때때로 윤활유 역할을 해주고,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 술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역할이 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나 주량을 넘어서는 음주를 강권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전환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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