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접합·관절 동시 지정, 기쁨 보다 책임감 무겁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5-02-02 05:54:40
  • 예손병원, 전문병원 지원책 시급…"예쁜 손 떠올리는 미래 꿈꾼다"

|전문병원 탐방| 2주기 지정 전문병원을 찾아서

보건복지부 지정 2주기 전문병원 111곳이 최근 간판을 내걸고 도약을 노리고 있다. 각 병원들은 1주기 대비 지정 기준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2주기 지정 전문병원을 직접 찾아가본다. <편집자주>
'전문병원 지정 2주기, 수지접합과 관절 첫 동시 지정'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예손병원은 처음으로 2개 질환 전문병원 동시 지정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김진호 대표원장과 임수택 대표원장은 서울의대 동기(93년졸)로 수부외과와 응급수술 불모지인 부천 지역에서 의기투합해 2005년 예손정형외과의원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예손병원은 전문병원 2주기 지정에서 수지접합과 관절 동시 첫 지정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사진은 수부 미세현미경 수술 모습.
이들은 2년 후 척추전문의 충원을 통해 예손병원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현재 정형외과 전문의 12명을 비롯해 내과와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회 등 19명의 전문의가 포진된 새로운 전문병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진호 원장은 "수지접합과 관절 동시 지정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수지접합 지정을 반납하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된 결과라는 기쁨도 있지만 동시 인정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 1주기를 거친 예손병원은 부천 이외 수도권과 지방 환자가 절반을 넘을 만큼 수지접합과 관절, 척추, 족부 등 4개 분야에서 명성을 쌓았다.

임수택 원장은 "요즘 병원 추세는 한두 가지 분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나 예손병원의 생각은 다르다"면서 "정형외과 질환 환자의 특성상 동시 다발적인 통증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차별화된 전략을 설명했다.

임 원장은 "진료를 세분화해 전문성을 높이면서 전체 질환의 융화를 함께 이끌고 있다"고 전하고 "예손병원에 오면 정형외과 분야 모든 질환을 전문성 있는 의료진에게 진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을 뛰어넘는 예손병원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예손병원은 비수술을 원칙으로 외래 초진부터 센터별 협진 실행방안으로 매일 아침 의료진 컨퍼런스를 통해 오늘 예정된 수술 계획과 어제 진행된 수술결과를 확인하고 토의하는 시간을 정례화 했다.

예손병원 김진호 대표원장(가운데)과 임수택 대표원장(오른쪽)은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전문병원 동시 지정과 병원 운영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가감없이 피력했다.
임 원장은 "수술로 이어지기 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비수술 치료를 권하는 것이 우선시되며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에 한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의료진 컨퍼런스를 통해 불필요한 수술을 제한하고, 보다 나은 진료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저수가 문제와 관련, 예손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김 원장은 "수지접합의 경우, 대부분 급여로 진료와 수술에 투입되는 노동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면서 "이는 의료진 충원과 비급여 진료 증가 등 의료시스템의 부작용을 유발시키는 악영향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간 이식술과 미세수술의 수가 차이를 꼬집었다.

이식술은 장기를 붙이고 떼는 데 인상된 수가를 적용하는 반면, 수지접합 유리피판술의 경우, 절단된 곳을 붙이는 것보다 자르는 데 높은 수가를 주고 있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손가락 절단에 높은 수가를 책정했는데 누가 입원기간도 길도 수가가 낮은 붙이는 수술을 하겠느냐"고 반문하고 "대학병원 중심 학회도 반성할 대목으로 수지접합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수가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문병원 인센티브 부여에 소극적인 보건복지부에도 쓴 소리를 했다.

김진호 원장은 "척추와 관절 질환에 비급여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보상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복지부 스스로 제도의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다"면서 "전문병원을 지정했다면 지원책 마련에 차별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손병원은 수지접합과 관절, 척추, 통증 등 4개 센터 및 24시간 당직의사 운영 등 전문화,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관절 수술 모습.
임수택 원장도 "앞서 수지접합 지정을 반납하고 싶었다는 심정을 말한 것도 전문병원 보상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하고 "전문의 24시간 당직 시스템을 구현해 응급환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당직비 보상은커녕 수술해도 손해 보는 수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예손병원은 의사 당직실 운영과 점심시간 없는 외래 등 파격적인 진료시스템을 운영하는 몇 안 되는 병원이다.

김 원장은 "점심시간 없는 진료 시스템 안착이 순조롭지 만은 않았다"라고 전하고 "하지만 다친 환자는 바로 치료한다는 예손병원의 약속에 공감해 의료진과 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구성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의료진과 직원들 처우 역시 원장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김 원장은 "의사 인센티브는 장점 보다 부작용이 많다"면서 "자칫, 환자를 돈으로 생각하고 무리한 수술로 이어질 수 있어 적당한 선에서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대신, 해외학회 지원 등 의사들의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직원들의 급여가 다른 병원에 비해 많지 않아 항상 미안하다"고 언급하고 "장기근속자 해외여행과 육아휴직 등 나름대로 복리후생에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 결혼 시 거제도 등 멀더라도 무조건 간다는 소신을 지키고 있다"고 답변했다.

올해 예손병원은 제2 도약을 위한 하반기 이전 증축 등 중요한 시기이다.

예손병원은 하반기 춘의역(7호선) 인근으로 확장, 이전한다. 예손병원은 개원 10년 만에 독립 병원을 통해 환자의 서비스 개선이라는 미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임 원장은 "예손병원 증축은 몸집 불리기와 다르다"고 선을 긋고 "현재 건물 임대 형식에서 벗어나 10년 만에 춘의역(7호선) 인근 193병 규모 독립 건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은행 대출 등 부담도 적지 않다"고 환자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과감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끝으로 "현 보험체계는 의원과 대형병원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고 전제하고 "전문병원을 포함한 중소병원은 지역주민과 더 밀착해 접근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부각하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대형병원에 비해 의료 질이 결코 뒤지지 않다는 이미지 제고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수택 원장은 미래의 꿈을 묻는 질문에 "예손병원의 예손은 '예쁜 손'과 'YES ON' 의미로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면서 "다치면 예손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이 자리매김하는 그날을 꿈 꾼다"고 젊은 패기 예손병원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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