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제 이후 야간, 새벽 안가리고 수술 "폐지하라"

발행날짜: 2012-07-18 11:53:00
  • 보건의료노조 "의료왜곡 초래" 주장…교수 "몰아가지 말라"

의료진의 사기 진작을 위해 도입한 의사성과급제가 과잉진료를 낳고, 이는 결국 환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의료노조는 18일 오전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의사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면서 제도 폐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8일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사성과급제란, 의사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달리 지불하는 제도로, 의료진의 사기를 높여준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문제는 병원이 의사의 성과를 매출액 혹은 환자 진료건수를 평가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의사성과급제 도입으로 의사는 인센티브를 더 받기 위해 무리한 진료를 감행, 의사의 진료 자율성을 침해할 것이고, 수술이나 검사 건수가 늘어나는 만큼 병원 직원들의 노동 강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의사성과급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보건의료노조 윤태석 서울대병원 분회장은 성과급제 도입 이후 외과병상 증가, 야간수술 등 전체 수술건수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모 교수는 야간이든 새벽이든 수술일정을 소화하겠다며 무리한 노동을 한다"면서 "야간수술 및 검사건수 증가로 인해 의료진 이외의 직원들의 근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또 의사가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진료하려다 보니 진료실에 여러명의 환자가 동시에 들어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영환 동국대병원 노조분회장은 "얼마 전 사적으로 말하길, 과잉진료까지는 아니지만 과별간 경쟁심이 생기는 게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검사를 더 하게되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고 의료진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제도가 의료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환자권리팀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전체 진료비 중 선택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면서 "민간병원은 그렇다손 치더라고 국립병원인 서울대병원만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의료연대본부 김애란 본부장은 "의사성과급제는 의료비 부담을 늘릴 뿐만 아니라 의료를 돈의 흐름에 좌우되는 상품논리로 접근하게 만든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성과급제 폐지 투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의사성과급제는 의사의 성과를 인정해주는 것으로 의욕을 높여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구조에서 일부 보존해주기 위한 것인데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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