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피과 모교 출신 비율 극명 '신순혈주의'

발행날짜: 2011-03-14 06:49:35
  • 영상의학과 등 본교 출신 압도적…외과계는 거의 없어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순혈주의 타파를 부르짖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에 반해 전문과목별로 본교 출신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신 순혈주의가 나타나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즉, 인기 전문과목에는 본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비 인기과는 타교 출신이 월등한 기형적인 구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같은 경향은 올해 레지던트 모집 결과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실제로 메디칼타임즈가 C대학병원 2011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이 대학은 사상 처음으로 타교 출신 합격자가 본교 졸업생을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학의 경우 수년간 순혈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분명 고무적인 결과다. 그러나 과목별로 합격자 비율을 보면 새로운 경향이 나타난다.

최근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영상의학과의 경우 정원 13명에 본교 출신이 11명에 달한다. 타교 출신은 2명 뿐이다.

정신과도 마찬가지다. 합격자 10명 중 타교 출신은 2명 뿐이다. 8명은 모두 C의대 출신이다.

성형외과도 7명을 뽑았지만 6명이 본교 출신이었고 재활의학과도 본교 출신이 합격자의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최근 인턴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과목들은 전혀 다른 경향을 보였다. 외과는 합격자 17명 중 10명이 타교 출신이었고 소아청소년과는 14명을 뽑았지만 본교 출신은 3명에 불과했다.

산부인과도 5명의 합격자 중 4명이 타 의대를 졸업한 인턴이었고 비뇨기과에는 합격자 중 본교 출신이 아예 없었다.

다른 대학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S대병원 비뇨기과는 본교 출신이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고 또 다른 S대병원 외과도 본교 출신이 전무했다.

정신과, 재활의학과 등 인기과목의 경우 합격자의 대부분이 본교 출신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순혈주의 타파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모집 전에 미리 합격자를 점찍어 놓는 관행은 여전하다"며 "결국 인기있는 과목은 교수가 본교 출신을 끌어가고 미달되는 비 인기과목들은 다른 대학 출신이 채우는 경향이 강하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모 병원 외과의 경우 지방의 한 의대 출신이 레지던트 정원의 절반을 넘는 기형적인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또 다른 순혈주의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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