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 중요하다면서 구성원 확대는 반대 더 많아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10-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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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대의원총회 대의원 수 늘리고 젊은의사 참여 확대 정관 개정 불발
    • |"전공의 의견 반영해야" 대의원 개혁 위한 TFT 구성 예정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지난 8월 젊은의사가 주도한 '투쟁'의 여파는 반년 미뤄져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이어졌다. 젊은의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선배의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진 것.

    다만 대의원 숫자를 늘리고, 젊은의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은 모두 통과하지 못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25일 스위스그랜드호텔서울에서 72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의협 대의원회는 25일 스위스그랜드호텔서울에서 제72차 정기대의원총회(이하 정총)를 열었다. 의협 집행부의 한 해 살림을 들여다보고 이를 승인하는 정총은 통상 매해 4월경 열렸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반년이나 미뤄졌다.

    지난 8월 젊은의사 주축의 의료계 총파업 이후 의료계 내부에서는 젊은의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만들어졌다. 대의원 숫자를 현행 250명에서 270명으로 늘리고 의학회와 직역 협의회 대의원 숫자를 늘리자는 정관 개정안이 나왔다. 여기서 직역 협의회는 개원의 단체를 비롯해 전공의, 공보의, 봉직의 등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속한다.

    현재 전체 대의원 숫자는 250명이고, 의학회 대의원 숫자는 대의원 정수의 20%, 직역협의회 대의원 숫자는 대의원 정수의 10%다.

    젊은의사 목소리를 확대하기 위한 정관 개정안이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부결됐다.
    정관 개정안은 전체 대의원 수를 270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전제로 의학회와 협의회 대의원 숫자 확대를 위한 안건이 두 가지 나왔다. 하나는 의학회 대의원 숫자를 대의원 정수의 20%, 협의회 대의원 숫자를 16%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의학회 50명, 협의회 45명으로 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에 대해 대표적으로 의견을 낸 좌훈정 대의원(대한개원의협의회)은 "의사 수가 6만~7만명일 때 대의원 수가 250명으로 정해졌다. 현재 의협 회원이 11만명인데 대의원 숫자는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라며 "협의회 지분 확대는 전공의 등 젊은의사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목적이지만 다른 직역 협의회와 충분히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예찬 대의원(대한전공의협의회)은 "모든 게 불신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본다"라며 "선배들을 믿고 가고 싶다. 협의회 직역에 대해서 논의할 기구를 전공의 주축으로 해달라"고 호소하며 개정안 통과를 주장했다.

    물론 대의원 총수부터 특정 직역의 숫자를 확대하는 안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미 대의원 10명 중 6~7명이 개원의인 상황에서 굳이 개원의 지분을 늘릴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김세헌 대의원(경기도)은 "이번 투쟁 국면에서 의협은 개원의협라고 알고 있는 국민이 많다"라며 "시도의사회 소속 대의원도 개원의인데 여기에 또다시 직역협의회라는 이름으로 개원의 지분을 늘리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제혁 대의원(경기도)도 "고정대의원이라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전체 숫자 늘리는 것은 반대한다"라며 "대의원 숫자에 대해 룰을 정한다면 회비를 얼마나 냈나, 투쟁에 얼마나 참여했나 등을 고려해 직역이나 지역에 배정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정총에는 재적대의원 237명 중 과반이 넘는 158명이 참석해 성원됐다.
    그럼에도 '젊은의사' 목소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공통적이었다.

    박철신 대의원(충청남도)은 "전공의가 지난 투쟁에 많이 참여했다"라며 "전공의를 많이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혁 대의원(경기도)도 "이번 투쟁에 제일 많이 참석한 팀이 전공의와 교수"라며 "투쟁에 열심히 참여한 직역에 더 많은 대의원 수가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원일 대의원(대구) 역시 "8월 투쟁에서도 지난달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도 젊은의사의 절규와 열의를 목격했다"라며 "전공의, 전임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젊은의사를 위해야 한다는 선배의사들의 목소리는 다수결의 원칙 앞에서 통하지 않았다. 관련된 안건이 재적 대의원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벽을 넘지 못해 모두 부결된 것.

    대의원회 개혁을 위한 TFT를 만들자는 제안에 113명이 찬성의 뜻을 던졌다.
    다만 여지는 남았다. 윤용선 대의원(서울)이 대의원 구성에 대해 논의하자는 긴급토의안건을 발의했다. 정관개정 특별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논의할 게 아니라 다양한 직역과 지역이 참여하는 TFT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윤 대의원은 "투쟁 과정에서 대의원회가 회원과 소통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대의원회 숫자, 분배, 구성은 굉장히 민감하고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대의원회 개혁이 필요하다는 명제는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숫자만 왔다갔다 하는 논의는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과 직역이 모여서 다시 한번 논의체를 만들어 합의된 결과를 갖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라고 덧붙였다.

    대의원 숫자를 논할 게 아니라 대의원 선출 방법 등에도 문제가 있다는 찬성 의견도 이어졌다.

    전일문 대의원(충남)은 "투쟁 이후 벌어진 모든 상황에 대한 불만이 대의원회로 쏟아지고 있다"라며 "대의원 전체 정원의 변화 없이 고정 대의원을 3분의2 이하로 줄이고 직선제 대의원을 늘려야 한다. 의협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의원의 발의 안건에는 134명이 찬성표(반대 19명, 기권 14명)를 던져 찬성했다. 이에 따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대의원회 개혁 관련 TFT를 구성해 구체적인 개정안을 마련, 내년에 열릴 정기대의원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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