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협상 병행할 범투위 개편안, 쇄신의 기회 될까
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10-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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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탄핵 위기에서 벗어난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남은 임기 동안 최대 과제는 지난달 4일 정부·여당과 서명한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협상단을 꾸리고 정부에 제안할 안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의협 내부에는 투쟁과 협상을 병행할 조직체인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가 있다. 최대집 회장이 주도해 파업 정국에 만든 조직이지만 현재는 그가 불신임 위기 후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최대집 집행부도 어느 때보다 협상단 구성을 비롯해 범투위 조직 재편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27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범투위는 투쟁뿐만 아니라 당정과 합의 이행을 감시하고 협상과 정책 실무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는 크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범투위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명망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인사를 새 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토의안건으로 올라온 조직 개편안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최대집 회장이 임총장에서 말했던 것과 배치되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가안에는 최대집 회장은 공동위원장 형태로 '위원장'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최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든 아니든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과 배치되는 것이다.

    위원회 구성 목적도 의정협의체의 주요 논의에 대한 정책적 근거 제시 등 의정협상단 '지원'이라고 돼 있었다. 이는 범투위가 협상단의 자문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협상과 실무 기능을 수행하겠다던 말과도 맞지 않다. 앞서 최대집 회장이 정부 여당과 합의문을 최종 확정 짓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다양한 직역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조직의 덩치도 너무 커져버렸다. 세부 구성안을 보면 중앙위원회 산하에 운영위원회, 조직강화위원회, 지원위원회를 둔다. 이와 별도로 지역의료, 첩약급여저지, 필수의료, 의료전달체계, 건정심구조개선, 전공의 수련환경, 선진의료 등 7개의 어젠다 별로 소위원회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중앙운영위원회 산하에 세개 위원회, 사안별로 별도의 위원회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세부 위원회만 10개에 달하는 것. 이렇게 되면 중앙운영위 위원 30명에 15명 내외의 소위원회까지 만들어지면 위원 숫자만도 100명 내외다.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사람만 무작정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지 않나.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엿보인다. 우선 최대집 회장은 상임이사회에서 공동이든 아니든 위원장 자리를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의사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돋보인다. 범투위 중앙위원회에는 전공의 5명, 전임의 3명, 의대생 2명을 위원으로 위촉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범투위 중앙위원회 정원 30명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의협은 내부 의견을 수렴해 조직 개편안을 다시 한번 다듬어서 오는 14일 상임이사회에서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의정합의 과정에서 소통의 최종 실패로 불신임 위기까지 갔다. 참석 대의원의 3분의2 이상 찬성이라는 벽으로 불신임은 되지 않았지만 최대집 회장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이 절반을 넘었다. 임총 이후에도 결과에 불복하며 특정 지역 대의원이 사임까지 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최대집 집행부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의정합의 이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의 관심이 국정감사에 쏠려 있는 현 상황이 최대집 집행부에게는 어찌보면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다. 과감한 범투위 개편으로 쇄신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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