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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업에서의 신뢰 원칙

최재혁 변호사
발행날짜: 2007-06-07 01:27:32

최재혁 변호사(대외법률사무소)

현대의학이 전문화, 세분화로 인해 여러 전문 의료인에 의한 ‘팀(team)의료’가 보편화되면서 팀원끼리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치료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분업에서 신뢰의 원칙이 어느 정도 인정될 것인가 문제된다.

신뢰의 원칙이란 다수인의 업무분담이 요구되는 과실범의 경우에 주의의무의 한계를 확정하는 원칙으로, 스스로 주의의무를 다한 자는 업무분담을 하는 다른 자가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것까지 예견하고 방어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다는 원칙이다.

최근 전공의 A는 수련의 B가 수술 중에만 쓰이는 마취 보조제가 컴퓨터에 잘못 입력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바람에 수술 후 회복 중이던 환자가 투약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수련의 B와 함께 기소됐다.

수련의 B는 상고를 포기해 이미 형이 확정된 상태에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수련의 B가 약을 잘못 처방해 환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수련의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가 있는 전공의 A도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의사는 자신이 주로 담당하는 환자에 대해 다른 의사가 하는 의료행위의 내용이 적절한 것인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감독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환자의 주치의 겸 정형외과 전공의인 피고인에게는 환자에 대한 수련의의 처방이 적절한 것인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감독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됐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상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 있어서, 대법원은 의사가 하여야 할 수혈을 간호사에게 시키는 과정에서 간호사가 다른 환자의 다른 환자의 피를 수혈한 과실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의사는 간호사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관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의사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간호사는 그 보조자에 불과하므로, 의사는 간호사가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충분히 지도·감독을 하여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여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서는 신뢰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다(97도2812).

반면, 의사가 대퇴정맥에 주사하도록 지시하였으나, 간호실습생이 뇌실배액관에 주사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의사는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함에 있어서는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족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 신뢰의 원칙을 적용하여 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례도 있다(2001도3667).

즉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서, 또한 의사들 사이에서 신뢰의 원칙이 인정될 것인가 여부는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그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혹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지, 당시의 환자 상태가 어떠한지, 다른 의료인의 자질과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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