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정책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바라보는 의원-병원 엇갈린 시선
|"진료비 폭증, 문제 있다" "현상에만 의존한 규제 안 된다"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12-0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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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인 교수 "박리다매형 건강보험 체계가 근본 원인"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대형병원 환자 쏠림을 바라보는 의원과 병원의 시선은 엇갈렸다.

대한의사협회는 진료비 폭증을 근거로 대형병원 현상의 문제를 지적했고, 대한병원협회는 현상에 의존한 규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긍극적으로는 건강보험 체계 자체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 바이오경제포럼(공동대표 박인숙 오제세)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 진단 및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발표자로 나선 의협 김대하 홍보이사 겸 의무이사는 빅5 대학병원의 요양급여비 증가율, 종별 진료비 점유율 데이터를 제시하며 24시간 가동되는 대학병원 MRI 현실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환자 쏠림 문제는 환자안전과 직결된다"며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 가속화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개협 조정호 보험부회장(왼쪽)와 병협 이성순 이사
대한개원의협의회 조정호 보험부회장도 "상급종병은 경증환자가 오면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버리고 전반적으로 의료비를 줄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경증 환자가 외래에 오는 게 병원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증 환자에 집중하면서 사망률, 후유증을 낮추는 데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협 "진료비 증가는 단순통계…근본 원인 고민해야"

병협 이성순 의무이사(일산백병원장)는 진료비가 늘었다는 단순 통계만으로 상급종병에 모든 책임을 넘기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 이사는 "대형병원 진료비가 24% 늘었는데 같은 기간 의원급 진료비도 13%, 치과의원은 20% 늘었다. 이것도 환자 쏠림으로 봐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현상만 보고 있다. 상급종병이 거대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고 현상만으로 규제를 하려는 데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자가 가까운 개인 의원을 가면 진료비 몇천원만 내고 다 할 수 있는데 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까지 큰 병원을 찾는지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경증질환자를 보는 대형병원의 종별가산을 0%로 하는 것은 의원보다 더 못한 수가를 주겠다는 것인데 불합리하다"라며 "적어도 병원급 만큼의 종별가산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처음 진료부터 경증을 진단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환자 진료 처음과 두 번째는 경증인지 중증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논리적이지 않다. 만약 해야 한다면 세 번째부터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바이오경제포럼(공동대표 박인숙 오제세)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형병원 쏠림 원인은 환자 선호도에 있으며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박리다매를 유발하는 수가체계에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는 "박리다매는 말 그대로 다매일수록 이익이 축적되는 구조"라며 "규모의 경제를 갖춘 큰 의료기관이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박리다매를 통해 얻은 이익으로 시설, 장비 등에 투자하면서 국민에게 긍정적 인식을 갖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부미용, 산부인과 등 대형병원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는 병의원도 있다"며 "박리다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비급여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경쟁력 있는 병의원을 박리다매로 강제 편입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 "전달체계 단기대책, 갈 수밖에 없는 방향"

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계의 지적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하며 갈 수밖에 없는 방향이라고 다시 한번 못 박았다.

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과장
정 과장은 "최근 MRI 급여화 이후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미충족 의료가 표출되는 것인지, 과잉검사인지 면밀한 검토와 검증이 필요하다"며 "과잉으로 가고 있다면 경증에 대한 기준, 중복 촬영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MRI 건수 급증을 대형병원 쏠림을 가속화 시키고 전달체계를 붕괴시킨다는 문제와 엮으면 안 된다"라고 선을 그으며 "MRI 건수 급증 상위기관을 뽑아보면 병원 또는 의원급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단기 대책도 궁극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정립은 위한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정 과장은 "단기 대책인 만큼 바로 시행할 수 있는 대책 중심으로 하다 보니 상급종병에 패널티성으로 보이는 대책이 많이 나왔다"라며 "취지는 상급종병이 제대로 된 중증환자 진료기관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증환자 회송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급종병에 대한 국민 선호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의원으로 가라는 메시지만으로는 전달체계가 선순환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경증환자 진료시 종별 가산율 0%라는 결정도 수입이 줄어 당장 어려움은 있겠지만 상급종병 기능을 정립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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