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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행, 결국 사람이 문제다

발행날짜: 2019-06-08 06:00:12

이지현 기자

"넌 아랫년차 안잡고 뭐하냐?"

흔히 경직된 분위기의 의국에서 윗년차 전공의가 던지는 질문이란다. 굳이 풀어 설명하지 않아도 '후배 전공의도 쥐락펴락 못하는 능력없는 선배가 될래'라는 메시지가 가슴에 꽂힌다.

이 질문을 받은 전공의는 고민에 빠진다. 본인이 "나부터라도 분위기를 바꿔야겠다"생각하지 않으면 대개는 폭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얼차려를 주거나 폭언을 해가며 지시를 내리기 일쑤다. 그리고 후배들이 지시에 따르면 역시 선배의 고압적이고 강력한 권위 속에 병원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위안을 삼는다.

실제로 전공의 시절을 겪어보면 평소 점잖고 상냥한 선배의 지시보다는 괴팍한 선배의 지시를 먼저 따를 수 밖에 없다고들 한다.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때 당장 주먹이 날아오거나 모욕적인 폭언을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랄맞은 선배 전공의가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들을 수 밖에 없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지랄맞지 않으면 무능한 것일까.

A수련병원 성형외과 의국은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신입 간호사가 오면 적응을 위해 성형외과로 먼저 투입시킬 정도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성형외과 의국은 분위기가 좋지 않기로 알려진 전문과목 중 하나. 이 대학병원의 성형외과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해당 병원에서 수련을 받은 의료진에 따르면 주임교수부터 다르다. 전공의들에게 말을 조심하고 동등하게 의사로서 대우한다. 심지어 신입 간호사가 작은 실수를 하더라도 "곧 적응을 하면 잘 할 수 있게 된다"며 오히려 다독여준다.

가장 연배가 높은 교수가 전공의를 존중하니 후배 교수들도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고 그 밑에 전공의 또한 그 분위기를 이어가다보니 의국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지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문제였던 것이다.

폭행이나 폭언을 가하는 이들의 변명은 이런 식으로라도 전공의들의 긴장감을 유지해야 '환자안전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당장 이번에 탄원서를 제출한 신촌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수술장 내에서의 반복적인 폭행과 폭언으로 환자 앞에서 위축돼 제대로 수련을 받을 수도 진료를 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호소하고 있다.

병원은 늘 환자의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늘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야한다. 그 긴장감이 폭행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만 유지된다는 생각은 요즘 세대 전공의들에겐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시대가 변했고 세대가 바뀌었다. 첨단 의료기술 익히기에만 주력할 게 아니라 의료기관내 선후배간 새로운 대화법을 익히는 것에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2020년을 1년 앞둔 2019년이다. 1990년대가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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