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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라고요? 병원입니다. 힐링하고 가세요"

손의식
발행날짜: 2015-07-06 05:39:45

나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아내와 직접 꾸민 우리만의 컨셉"

"카페아닌가?" 단조로운 듯 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의 로고와 교외의 한적한 카페를 연상시키는 출입문, 은은한 조명까지, 얼핏보면 영락없이 카페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입구. 병원보단 카페의 느낌을 주고 있다.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문앞에 서면 누구나 한번쯤 갖게 되는 생각이다. 병원을 들어간다는 느낌보단 '쉬러 왔다'는 느낌마저 들게한다.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만의 독특한 컨셉이다.

이진복 원장.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 그는 지난 13년간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 개원하다 지난 5월 초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서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13년이나 진료했던 지역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상봉동에서 진료할 당시 하루에 환자 수가 100여명 정도였어요. 환자가 많아서 힘들 정도였어요. 그런 만큼 새로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부모님부터 주위 모두가 만류했어요. 그러나 지난 13년간 반복된 패턴에 지친데다 새로운 환경에서 진료를 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중년 이후에는 고향에서 진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분당으로 결정하게 됐어요."

어려운 결정이었던 만큼 자신만의 컨셉으로 새 환경을 꾸미고 싶었다.

"상봉동에서 13년 정도 진료를 했는데 주먹구구식으로 개원해 계속 고치고 수리하다보니 불편한 점도 많고 예쁘지도 않았어요. 다음에 병원을 옮기게 되면 정말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죠."

고심 끝에 분당에서 개원할 건물을 찾았다. 그런데 실평수가 20평에 불과했다. 기본적인 보험진료에 비만클리닉과 영양수액실, 물리치료실까지 갖춰야 했다. 특히 비급여 진료에 대해선 환자들의 니즈에 맞게 고급스럽게 꾸미려다보니 고민이 많았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 당사자는 다름 아닌 이진복 원장의 아내였다.

"아내가 인테리어 전공은 아니지만 그쪽 일에 관심이 많고 또 실제로도 잘해요. 도면도 직접 그릴 정도죠. 처음부터 끝까지 아내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이진복 원장의 아내가 디자인한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로고.
"나우리(NOWLEE)라는 로고도 아내가 만들었고 실내 컨셉도 집사람이 잡아줬어요. 설계와 인테리어에서 비용이 많이 절감됐죠. 그렇지만 컨셉 논의과정에서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었어요. 의사인 저는 기능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아내는 미적인 부분을 우선시하다보니 많이 대화를 나눴죠. 전문적이지 않은 사람과 일을 할 때는 의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동선이나 구조 등을 파악해 기능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줘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봐요."

이렇게 해서 20평 규모에 인테리어, 설계, 공사 비용을 모두 합쳐 부가세 포함 5700만원 밖에 들지 않았다. 비용은 거의 공사비에 소요됐다. 그나마 고급스런 자재를 고집하다보니 그만큼이 든 것이다.

이 원장은 병원 전문 인테리어 업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원장 스스로 컨셉을 잡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공사를 병의원 전문 인테리어 업자가 아닌 아파트 공사하시는 분들에게 맡겼어요. 전문업체에 맡겼으면 정형화된 컨셉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아내와 직접 인테리어를 하다보니 우리만의 독특한 컨셉을 만들 수 있었어요. 업자들이 하자는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원장이 생각하고 기획한대로 진행했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출입문 밖에서 바라본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모습.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이 추구한 컨셉은 환자들이 카페와 같은 따뜻함과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힐링을 하게 만든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에서는 중상층이 많이 살아요. 그래서 고급스러우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통해 병원이라기보다는 카페같은 느낌이 들게 했어요. 힐링을 하다 간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죠. 그래서 자재도 모두 건강에 좋은 자작나무를 썼고 조명도 부드럽고 은은한 오렌지 색으로 택했어요."

힐링카페로 명명한 영양수액실.
영양수액실 명칭은 아예 '힐링카페'라고 지었다. 카페같은 분위기에서 안마의자에 앉아 영양수액을 맞으면서 힐링을 하게 한다는 취지에서다.

개원 후 한달 동안은 쉽지 않은 시기였다. 바로 메르스 때문이었다. 5월 6일에 개원한 후 얼마있지 않아 메르스가 터졌다.

"한달 정도는 멀뚱멀뚱하게 보낸 것 같아요. 타격이 컸어요. 그러나 최근 들어 환자가 점점 늘고 있어요. 지금은 하루에 50명 정도 오는 것 같아요.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 정도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해요. 가을이 오면 더 늘 것 같아요."

환자가 늘면서 물리치료에 대한 새 고민이 생겼다.
"물리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어요. 인근에 물리치료를 하는 곳이 없어서 환자들이 먼 곳까지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원래는 비만클리닉과 영양수액을 위주로 하고, 물리치료는 조금씩 하다보면 어느 정도 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물리치료 환자가 느는 양상이 확연했어요. 그래서 건물 내에 추가로 임대해서 별도의 물리치료실을 만들 계획입니다."

주력 비급여 품목인 비만 치료과 영양수액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도 밝혔다.

"비만클리닉을 알려주신 백병원 강재헌 교수님께서도 비만치료가 돈 많은 사람을 위한 치료냐에 대해 회의를 많이 느꼈다고 해요. 그런데 환자를 만나보면 그 사람들은 살을 빼는 것이 굉장히 절실하지만 못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비만 치료가 단순히 돈벌이 목적이 돼선 안 되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니즈를 잘 파악해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을 빼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나도 환자들에게 그런 이야기 해요. 무조건 얼마를 빼야하고 날씬해져야 하는 것보다는 환자들이 건강해야 하는 게 우선이죠. 그런 부분이 여기서 해결 안 되면 또 다른 곳에 가서 비용을 더 들여야만 하죠. 기본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의학적으로 합당한 비만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에서 비만 클리닉을 시작했어요."

"영양수액에 대해선 부정적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영양수액 맞으면 기운을 차리시는 것을 많이 봤고 환자들의 그런 모습도 반복해 겪다보니 과학적으로 성분을 공부해 제대로 된 수액치료를 하는 게 환자에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그 외에 피부 미용 등의 비급여는 전혀 안 하고 있어요.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비만클리닉과 영양수액 등의 비보험만 하고 있을뿐 돈벌이를 위해 피부 등 다른 비보험을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지 않습니다."

나우리 가정의학과의원 인근 상가. 물리치료를 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개원할 때 상권이 중요하지만 지역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개원할 때 중요한 것은 첫째도 위치, 둘째도 위치라고 해요. 상권이 제일 중요하죠. 또 하나는 해당 상권에서 지역 주민들의 틈새시장이 분명이 있다는 점이에요. 그런 니즈 잘 파악하고 그에 맞게 세팅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처음에 이곳에서 간판을 달 때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가 이 근처에 다 있는데 왜 같은 진료과로 개원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보험진료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간판을 단 것이고, 근처에 비만이나 영양수액, 물리치료를 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이를 무기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와서 볼 때 그 생각이 맞은 것 같아요."

한편, 개원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도 밝혔다.

"연령대가 높은 50대 이상의 의사들은 지금의 개원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저는 중간세대라고 생각했고 젊은 의사들이 파산한다는 말도 와닿지 않았어요. 그런데 내 경우 전에 하던 곳에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환자들을 보다 왔는데도 막상 메르스 정국에서 한달을 환자없이 지내보니 개원의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잘 안 될 때의 고통이 어마어마하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위기감을 많이 느꼈고 갓 사회에 나와 봉직의를 하다가 개원한 젊은 의사들이 정말 힘들겠구나라는 점도 공감하게 됐어요. 그러나 나이가 많은 의사들은 이해못하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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