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규제 풀린 ‘체외진단기기’ 실효성 관건은 급여 현실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 정유석 위원장
정희석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8-12-0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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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 정유석(한국애보트 대표이사) 위원장
|메디칼타임즈 정희석 기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는 법규·보험·윤리 등 총 10곳의 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IVD(체외진단)위원회’는 여타 위원회와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의료기기 품목별 회원사들이 참여하는 것과 달리 체외진단기기 단일품목 종사자만으로 꾸려진 위원회라는 점이다.

포괄적 의미에서야 의료기기산업에 속하지만 그만큼 체외진단기기만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체외진단기기는 2003년 약사법에서 분리된 의료기기법 적용을 받아왔지만 현재 개별법으로 국회 계류 중인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통과되면 한층 산업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정유석 한국애보트 대표이사 또한 정부가 발표한 체외진단기기의 ‘선시장진입·후평가’, 즉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적용을 크게 환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IVD위원회 정유석 위원장은 “지난 7월 정부 발표 핵심은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분야 규제혁신과 이를 통한 산업육성에 있다”며 “특히 체외진단기기 선진입·후평가라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적용을 100%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침습적 체외진단기기는 체내에서 이뤄지는 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며 “하지만 다국적기업·국내사들의 새로운 체외진단기기 검사법이나 기술을 환자에게 적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지체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체외진단기기의 신속한 시장출시를 지원하는 규제혁신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조기 진입함으로써 그 이익이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혁신을 통한 체외진단기기의 빠른 시장 진입은 분명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선진입·후평가라는 큰 틀이 잡혔을 뿐 업계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게 정 위원장의 신중한 입장.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시장에 선진입하더라도 그 다음 단계에서 보험급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윤곽이 아직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체외진단기기 규제혁신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제품의 시장진입 후 급여를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며 “결국 비급여건 예비급여건 보험 부분이 명확해져야 병원이 새로운 제품을 도입해 환자에게 신속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체외진단기기 규제혁신과 관련해 업계와 정부 모두에게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그간 체외진단기기는 DRG(포괄수가제)나 행위처치료에 묶여 가격통제가 이뤄져왔다”고 환기했다.

이어 “체외진단기기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니즈와 함께 정부가 제품 가치를 얼마나 인정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계 스스로 더 많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제품의 가치를 검증받고, 정부 역시 업계 노력을 평가해 체외진단기기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럽 체외진단의료기기법(In Vitro Diagnostic Device Regulation·IVDR)에 이어 국내에서도 국회 계류 중인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제정을 앞두고 상황.

정유석 위원장은 체외진단기기를 의료기기와 분리해 별도로 관리하는 개별법 제정이 국제조화와 산업발전 측면에서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체외진단기기를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물론 의료기기다. 하지만 체내에서 시술되는 임플란트· 스텐트 등과 달리 체외에서 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만큼 관리방식은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이건 한국이건 체외진단제품 성격에 맞는 개별법을 만들어 관리규정을 적용하는 건 올바른 방식이며,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위원장은 체외진단의료기기법 통과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 제정된 개별법이 체외진단기기업체에 순기능으로 작용하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한다는 것.

그는 “새로운 법이 생기면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IVD위원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문제점을 빠른 시간 내 진단하고 관련부처와 긴밀히 소통해 정부 정책과 업계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적용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정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제품 수요와 관련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체외진단기기가 사후평가로 전환되면서 제품 안전성·유효성 등 품질관리에 자칫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신속한 시장진입과 철저한 품질관리가 과연 양립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다.

정 위원장 또한 이 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있었다.

“선진입·후평가를 통한 빠른 시장진입도 중요하지만 품질관리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운을 뗀 그는 “품질관리는 제대로 하되 신속한 출시를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품질관리뿐만 아니라 조기진단 및 환자 치료 및 삶의 질 향상과 함께 헬스케어비용을 낮출 수 있는 체외진단기기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정유석 위원장은 “환자를 치료하고 사후관리(모니터링)하는 과정에 앞서 진단이 선행돼야한다. 진단이 신속하고 정확히 이뤄줘야 환자 또한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외진단기기의 신속한 시장진입은 단순 비즈니스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환자 치료의 질을 높임으로써 토털 헬스케어비용을 낮출 수 있는 가치 창출의 긍정적 요소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체외진단기기업계는 관련 국내시장 규모를 대략 7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구고령화와 전 국민 건강검진 시행은 물론 개인 맞춤형 치료와 예방 중심 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할 때 관련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애보트 지멘스 로슈 등 다국적기업 3곳이 약 70%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면역화학 및 분자진단기기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제조사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이 커지고 국내사 또한 증가하면서 지난 8월에는 체외진단기기협회 창립 소식도 전해졌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가 체외진단기기업계를 대변하는 구심점 역할이 부족했다는 일부 의심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IVD위원회 회원사는 총 46곳으로 이 가운데 국내사는 10곳이다.

다국적기업·수입사가 회원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국내사 모두를 아우르는 대표성을 인정받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 또한 이 점을 IVD위원회가 풀어야할 숙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유석 위원장은 “IVD위원회와 협회 모두 규모가 작은 국내 체외진단기기업체들의 회원사 참여를 어떻게 유도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IVD위원회는 국내 회원사 비율을 높여 그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상생해 나가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IVD위원회 사업 가운데 중요한 하나가 더 많은 국내사들이 회원사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한발 더 다가서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아젠다를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는 노력을 적극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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