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밀로이드 기반의 치매 신약 솔라네주맙이 결국 임상 3상에 실패하며 개발에 종지부를 찍었다.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내놓은 레카네맙, 도나네맙과 동일한 기전이었다는 점에서 같은 계열 약제라도 성분, 작용 범위마다 성패가 다를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 셈.
전세계적으로 아밀로이드 축적을 막는 기전의 후보 물질 파이프라인이 30여개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이번 실패로 해당 약제에 대한 낙관론 보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알츠하이머연구센터 레이사 스펠링 등 연구진이 진행한 무증상(preclinical)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솔라네주맙 투약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17일 게재됐다(DOI: 10.1056/NEJ Moa2305032).
릴리사가 개발 중인 솔라네주맙은 신경 세포 파괴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신약이다.
앞서 상용화된 아두카누맙, 레카네맙에 이어 도나네맙도 아밀로이드 축적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임상적 지표 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솔라네주맙은 그렇지 못했다.
연구진은 단분자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솔라네주맙을 인지 저하 증상이 나타나기 전 극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해 예방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을 기획했다.
참여자들은 65세에서 85세 임상 치매 등급 점수가 0점(인지 장애 없음 0점, 중증 치매 3점)이고 최소 정신 상태 검사 점수가 25점 이상(0~30점, 낮은 점수는 인지 저하를 나타냄), PET 촬영에서 높아진 뇌 아밀로이드 수치의 환자를 참여자로 등록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1:1 비율로 배정돼 4주마다 최대 1600mg의 솔라네주맙(n=578) 또는 위약(n=591)을 투여받고 240주의 기간 동안 전임상 알츠하이머 인지 종합 점수(PACC)의 변화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240주에서 PACC 점수의 평균 변화는 솔라네주맙 투약군이 -1.43, 위약군이 -1.13으로 통계적 유의성 달성에 실패했다.
뇌 PET 촬영을 통한 평균 아밀로이드 수치는 솔라네주맙 군이 11.6 센티로이드, 위약군이 19.3 센티로이드 증가했다.
부종을 동반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은 각 그룹의 1% 미만에서 발생했으며, 소출혈 등을 동반한 ARIA는 솔라네주맙 군의 29.2%, 위약군의 32.8%에서 발생했다.
연구진은 "뇌 아밀로이드 수치가 상승한 무증상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단분자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솔라네주맙을 투약한 후 240주 동안 위약과 비교한 결과 인지 감소 지연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릴리사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10년간 지속했던 솔라네주맙 개발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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