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정책  
심평원 임금체계 개편 돌입…'직무급제' 전환 두고 '시끌'
문성호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09-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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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핵심과제 논의 시작부터 노초 측 반발 거세
    • |노조 측 "조직 내부 분열·갈등 조장…사내 정치 심화" 지적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 중 하나인 직무급제 도입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직무 기간만큼 자동으로 임금이 늘어나는 호봉제 대신 직무와 능력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자는 것인데 논의 시작부터 직원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정부가 핵심과제로 꼽은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22일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임금체계 개편 계획의 일환으로 직무급제의 점진적‧단계적 확대 도입 계획을 마련‧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급제는 공공기관을 직무중심 보수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문재인 정부가 핵심 정책 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된 사안이다. 공무원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호봉제는 근속 기간에 따라 직위가 오르고 연봉도 일정 비율로 오르는 방식이다. 맡은 업무와 상관없이 매년 급여가 오른다.

    반면, 직무급제는 업무의 난이도와 책임에 따라 급여를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어려운 일을 맡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급여와 성과를 지급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성과연봉제가 성과를 중심으로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면, 직무급제는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를 중심으로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

    일단 심평원은 직무급제을 점진적,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노동조합과 협의를 해나갈 예정으로, 2023년까지 관리직은 최대 15%까지, 3급 이하는 13.5%까지 직무급 비중을 늘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노동조합이 제시한 심평원의 임금체계 개편 로드맵이다.
    문제는 직무급제의 운영 방식.

    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내부 직원들은 1급 실장 위주로 적용되고 있는 직무급제 운영 방식을 3급 이하 직원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고위직에 한해 적용하고 있는 직무급제의 경우 사업기획‧총괄 부서는 1등급, 수행부서는 2등급으로 적용해 직무 보수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본원의 기획이나 총무부서 관할 실장은 1등급, 지방 지원은 2등급으로 분류돼 직무 보수를 차등으로 받고 있다.

    이 경우를 그대로 3급 이하 간호사 중심인 심사직에 적용한다면 심사를 계획하는 직원은 1등급, 실제 심사를 하는 심사실과 지원 직원은 2등급을 받게 돼 보수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지조사 기획 직원은 1등급, 출장조사 직원은 2등급이 되고, 약사 출신으로 이뤄진 약제관리실도 약제관리부나 평가직원은 1등급, 약제기준이나 약제산정부 직원은 2등급이 되게 된다.

    심평원 노동조합이 제시한 심평원 직무급제 도입 예시이다. 예시대로 된다면 기획, 총괄하는 직원과 실무 직원의 임금 체계가 달라지게 된다.
    노조 측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하면서 조직내부의 경쟁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 측은 "직무등급에 따라 임금인상을 차등 적용하는 경우 직무별로 각각 다른 임금 인상 요구가 발생하고 분열과 경쟁을 조장한다"며 "전보발령, 인력 재배치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고 직원들은 등급이 높은 직무로 이동하기 위해 줄서기, 사내 정치가 심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직무평가를 통한 등급 적용은 관리자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직원 사이의 경쟁과 분열을 조정할 것"이라며 "일단 도입되면 계획에 따라 확대 요구가 거세질 것이 분명하므로 직무급수당 신설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 합의는 필수…신중한 심평원

    이 가운데 심평원 사측은 노조와의 합의는 직무급제 도입의 필수적인 사안이라면서 추진의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심평원 직원들은 직무급제 도입을 두고 사내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인사개편 때마다 보수가 달라지는 임금체계가 마련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 공공기관의 한 축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미 직무급제 도입의 첫 발을 내딛은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직무급제 도입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데다 건보공단이 먼저 도입했기에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의 경우 최근 시간외수당 실적급 일부를 재원으로 ‘월정직무수당’을 신설해 직무급제 도입을 발 빠르게 시작했다. 3급은 25만원, 4급은 10만원, 5급은 7만원, 6급은 5만원으로 직무수당을 도입한 것.

    심평원도 이 같은 건보공단을 벤치마킹해 일단 동일 수준의 직무수당을 검토, 노조와 협의하는 한편, 향후 대우수당, 장기근속수당을 축소‧폐지하고 임금인상분까지 활용해 직무급수당을 확대해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제 시작이다. 노조와의 합의가 우선"이라며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자는 방향이다. 건보공단이 먼저 직무급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유사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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