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들 ‘여성의학과’ 명칭 변경 추진 환영
|최혜영 의원 의료법 개정안 발의 13년 숙원과제 해소 기대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07-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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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각에서는 "정체성 희미해진다"며 반대 우려도...전 세계 전례없어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국회에서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차원에서 진료영역 확대 일환으로 추진했던 사안이 법안으로 등장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바꾸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임산부와 기혼 여성만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 의원은 "산부인과에서 임신과 출산 관련 진료도 중요하지만 성장기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생리통, 생리불순, 질염, 폐경 등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는 적정 진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라며 "산부인과라는 명칭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임신부와 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산부인과 명칭 변경은 산부인과의 '숙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산부인과는 학회 차원에서 명칭 변경을 추진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진료과 이름 때문에 '산과'와 '부인과'에 한정된 진료영역을 보다 확대하기 위한 작업은 2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산부인과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명칭변경 관련 찬반 조사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산부인과 의사 10명 중 6명꼴인 63%가 이름을 바꾸는 데 찬성의 뜻을 표했다.

    2012년 산부인과학회와 의사회는 여성의학과와 여성건강의학과를 놓고 어떤 이름이 더 나은지 설문조사를 진행, '여성의학과'로 이름 변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후 개원가에서는 산부인과 대신 '여성의원'이라는 간판을 다는 곳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름을 바꿔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 안건은 4만명이 넘는 사람이 찬성을 표시했다.

    당시 청원인은 "더 이상 이상한 눈초리를 받으며 자궁 관련 진찰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여성의학과로 이름을 바꾸고 여성질환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국민의 인식개선이 된다면 병원의 경제적 이득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보니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는 명칭 변경 법안 등장에 즉각 환영입장을 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 이외에도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하고 사후피임약 처방 등 여성이 질병과 건강을 관리하는 데 산부인과 역할이 크다"라며 "여성의학과를 이름을 바꾼다면 여성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병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석 회장은 "현재 산부인과라는 이름으로는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라며 " 젊은 여성의 건강 관리가 중요한데 산부인과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문턱을 높인다. 진료과의 이기주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경기도 L산부인과 원장도 "산부인과라고 하면 임신과 출산과 관련된 산과, 기혼 여성을 뜻하는 부인과로 한정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여성의 생애 주기에서 가장 큰 게 임신과 출산인데 여성의학과라는 이름이 이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부인과 안에 비뇨부인과, 여성노인학, 여성중장년학 분야가 따로 있는 만큼 여성이라는 특정 성별을 아우르는 이름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진료과의 정체성이 희미해진다는 반발이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어 명칭 변경을 쉽사리 예측할 수는 없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도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쓰지 않는다"라며 "산부인과 진료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보니 여성의학과라는 이름 자체는 상징성이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바꾼다고 해도 간판을 바꾸고 개설 신고도 다시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도 거쳐야 한다"라며 "타과의 눈도 신경 써야 한다. 지금까지 타과에서 반대할 때 명칭 변경이 된 적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방광염' 진료에 있어서 산부인과와 영역이 겹치는 비뇨의학과 역시 명칭 변경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비뇨의학과도 2017년 기존 비뇨기과에서 보다 학술적인 이미지를 강화해 진료과 이름을 바꾼 바 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진료과 이름을 바꾸는 문제는 의학계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산부인과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 이름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정책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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