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차출된 공보의들 "힘들고, 두렵고, 불안하다"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02-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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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손 부족해 초과 근무…새벽 시간 빼고 늘 온콜 상태
  • |가정방문 검체채취·신천지 인근 남구보건소 업무 과부하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지금 대구에 가도 괜찮을까?"

지난 주말 나라로부터 '차출' 명령을 받고 전국에서 모인 약 120명의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보의는 국가의 명령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신분. 의문과 두려움을 접고 대구로 내려가야만 한다.

이들은 코로나19 환자 대거 발생 지역인 대구에서 앞으로 2주 동안 머무르면서 방역 활동을 한다. 식비 2만원, 숙박비 6만원에다 일비까지 더하면 14만5000원이 낯선 곳에서의 하루 생활비다.

2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대구로 모인 120명의 공보의 중 7명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탓에 일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격리조치 됐다. 26일에는 80명의 공보의가 합류할 예정이다.

약 200명의 공보의는 코로나19 환자 동선 파악을 위한 역학조사관, 선별진료소 근무, 가정방문 검체 채취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메디칼타임즈는 25일 대구 파견 공보의를 대표하고 있는 김명재 이사(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정책이사)를 통해 대구 지역 공보의들의 현재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호복을 입은 공보의와 보건소 직원이 가정방문 검체채취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 이사에 따르면 현재 공보의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 중 가정방문 검체 채취가 특히나 힘에 부치는 상황. 가정방문 검체 채취는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가 검체를 채취 하는 과정을 말한다.

공보의와 행정 직원이 팀(3~4명)을 이뤄 방호복을 입고 가가호호 방문한다.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위해 검사가 필요한 사람의 집을 방문하며 검체 채취 과정을 일일이 설명하고,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 복병은 한 집을 방문하면 방호복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체 채취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마찰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김 이사는 "물리적으로 하루에 20~30가구는 방문이 가능하지만 현실은 이론과 다르다"라며 "비라도 오는 날이면 방호복을 갈아입다가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빗물에 옷이 젖을 수도 있어 특히 주택가 같은 경우는 가정방문 자체가 여의치 않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검체 채취를 할 때 면봉을 코 깊숙이 넣는 절차가 있는데 잘 안돼서 다시 하려고 하면 거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검체 채취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있다"라며 "검체 채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대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신천지 교회 있는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업무 폭주

대구 남구보건소 공보의들의 업무 로딩도 상당한 수준이라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천지 교회가 남구에 있다 보니 코로나19 검사 대상자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남구보건소에는 15명의 공보의가 근무하고 있다. 하루에도 검사 대상이 200~300명씩 추가되고 있다는 게 공보의들의 전언.

김 이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비롯해 접촉자, 가족들을 대상으로만 해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는데도 검사 대상이 밀려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의료진뿐 아니라 행정 직원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남구에는 배치된 공보의 숫자도 가장 많은데도 인력이 모자라다"고 덧붙였다.

동선 파악 주업무 역학조사관 "조사 시간 줄어 다행"

대구시청에서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명재 이사 역시 하루종일 컴퓨터와 전화기 앞에서 씨름 중이었다. 점심식사도 일하는 책상에서 해결했다. 코로나19 확진자부터 의사자의 동선 파악이 주업무이기 때문이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의사자 상태부터 접촉자 여부 등을 체크하고 있다. 대구시청에는 김 이사를 포함해 5명의 공보의가 있다.

그는 "다행히 24일을 기점으로 지침이 바뀌었다"라며 "이전에는 동선을 세세하게 파악해 한 명당 짧게는 30분, 길면 2시간까지도 걸렸는데 감염병 고위험군이 있을 수도 있는 장소 방문 여부만 확인하면 된다. 병의원 방문 여부 등을 중심으로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한 사람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이면 끝난단다.

김 이사는 3월 한 달은 대구에 머무를 예정이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밤 10시 퇴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주40시간을 맞춰서 일하려고 하지만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초과 근무는 기본"이라며 "새벽 시간 빼고는 늘 온콜 상태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현재 업무에만 충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고충은 감염 문제"라며 "공보의 한 명이 감염되면 업무에 큰 지장이 초래된다. 스스로가 몸을 보호해야 하니 늘 불안함을 안고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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