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턴도 전공의입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지후 대외협력이사
이지후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03-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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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당직 날 밤 1시간마다 동맥혈채혈을 했던 적이 있다. 환자도 밤새 6번쯤 동맥을 찔렸다. 한두 번 반복되니 결과가 궁금했다. 병동으로 내려갔다가 채혈을 하고 당직실로 돌아와서 침대에 눕지 않는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았다. 환자는 말기 암 환자였다. 채혈 검사는 그 전의 결과와 비교해서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처방도 추가된 것이 없었다. 잠시 후에 병동에서 전화가 왔다. "동맥혈채혈 있습니다" 이 과정이 몇 번 반복됐다. 함께 당직을 섰던 내과 레지던트의 생각이 아주 궁금한 밤이었다. 대체 무엇을 알고 싶어서 또 처방을 냈을까.

2018년도 수련규칙 표준안에 제시되어있는 정의에 의하면 '인턴'이란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으로서 일정한 수련병원에 전속되어 임상 각 과목의 실기를 수련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턴의 업무는 실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실기를 수련하는 사람이 실기 중심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얼핏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행의 인턴 수련 과정은 수련의 측면에서 합리성과는 거리가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는 현장에서 마주치는 흔한 문제 상황 중 하나일 뿐이다. 인턴 업무 과정을 자세히 보면 문제점이 드러난다.

인턴의 업무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레지던트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을 내리면 간호사가 확인하고, 인턴에게 시행할 실기의 내용을 전달하면 인턴은 실기를 시행한다. 이러한 업무 흐름 상 인턴은 자연스럽게 의학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핵심인 ‘레지던트가 처방을 내리는 단계’와 ‘실기의 결과를 통해 다음 처방을 결정하는 단계’ 과정에서 소외된다. 심전도, 소독, 채혈 등 인턴이 수행하는 실기는 대체로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실기 자체에 능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인턴이 실기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시점부터는 수련이 아닌 근로를 하는 셈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다보니 인턴도 수련을 받는 전공의라는 사실이 등한시되는 모양새이다.

2018년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전공의 수련병원 평가 비교분석에서 수련환경에 대한 인턴들의 의견을 알 수 있다. 각 연차의 학습 과정이 적절하게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한 항목에서 인턴 응답자 총 934명 중 약 28%인 269명이 '전혀 아니다'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이는 454명으로 총 응답자 중 77%인 723명이 '인턴의 학습 과정이 적절하게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현행 인턴 과정을 수료한 의사는 많은 실기에 능숙하다. 그러나 임상적 상황을 판단하여 검사와 처치를 결정하는 의학적 의사결정은 미숙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학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의사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다. 실제로 인턴과 레지던트가 바뀌는 3월을 전후로 예비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자체 사전교육을 시행하는 과가 점차 늘고 있다. 인턴은 1년간 주 최소 80시간의 수련을 한다. 그럼에도 별도의 사전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이들 과에서도 인턴 학습 과정이 레지던트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한 때 인턴제 폐지론이 제기되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턴과 레지던트는 일련의 수련 과정이다. 인턴 수련 과정은 적절한 방법을 통해 레지던트 과정에서 수행하게 되는 업무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실기 수련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인턴 수련 과정에서 의학적 의사결정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새로운 수련이 시작되는 3월이다. 병원 곳곳에서 인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선배 의사들이 병원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인턴들도 전공의이고 피교육자라는 쉬운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 힘든 수련을 거치며 얻은 값진 경험을 인턴에게도 조금은 나눠줬으면 한다. 수련을 위해 내딛은 첫 발걸음이 존중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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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ho312970
      2019.04.17 11:52:44 수정 | 삭제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동의하지만 몇가지 의문사항이 있습니다.

      저도 말기 암환자의 ABGA를 1시간마다 체크를 하는 내과 당직의사의 rationale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수련의로써 겪는 고충들... 저같은 경우에는 인턴 시기에는 이걸 왜 하라고 하는걸까, 의미가 무엇일까 고민할 틈도 없이 기계처럼 술기만 하다가 휘리릭 끝나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문이 드는 사항이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레지던트가 처방을 내리고, 이를 수행만 할 뿐 이러한 의사결정의 이유가 무엇인지, 다음으로 내가 하여야 하는 술기는 아까 어떤 결과가 나왔길레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것인지 모른채 술기만을 하게되는 점에 대하여 문제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궁금한 점은, 그렇다면 선생님이 제안하시는 옳은 방향은 어떤 방향인지 묻고싶습니다. 인턴 선생님에게도 decision making의 기회를 주고 책임을 지게 하며 수련을 진행하여야 옳은 것일까요?

      또한 두번째 궁금한 점은, 인턴 선생님이 수행하는 실기는 몇일만 배우면 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여러 과를 돌아보며 했던 제 경험이나 혹은 인턴 선생님들을 볼때면, 다른 과를 돌 때 전달의 인턴 선생님에게 이 과가 어떻게 돌아가며 인턴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게되는지 '인계'를 받게 되는데, 이 인계를 받고 수일이 지나도 내부적인 일처리를 완벽하게 배운다...고 표현할 만큼의 수준이 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저의 경우에는 그랬고, 인턴 성적을 못받은 편은 아닌 것을 보면 다른 선생님들도 별반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말씀하신 '쉽게 익숙해지며 더이상의 수련이 필요 없다'는 부분과 괴리가 있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번째는, 수련의는 당연히 수련을 받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도 수련의이기 때문에 수련의 기회가 박탈당하고 근로만 하게되는 상황이 오면 우울합니다. 만, 그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가 '의사'로써 병원에 고용이 되어있고 오롯이 저의 처방, 혹은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수련의이기 때문에 못해도 된다, 실수해도 된다는 것은 환자에게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 입니다. 수련의이기 때문에 수련에만 집중할 수 없고 일하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문제가 없이 깔끔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이 맞고, 두가지가 상충된다면 우선적으로는 일적인 면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개인적인 신상에 옳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교육을 받아야 하니 아픈 것 좀 참으세요.를 이해해주는 환자는 없으니까요. 이러한 부분이 있음을 생각하고 인턴 선생님이 하는 일에 대하여 너무 쓰잘데기 없고 하찮은 일인데 의사가 하고있으니 수련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시간만 낭비한다고 생각하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점이 제 생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작성해 주신 선생님은 어떤 것이 옳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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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의311223
      2019.03.18 14:28:42 수정 | 삭제

      이 인턴을 폐지하려고 했는데

      인턴폐지를 의대생 의대협에서 반대했었죠.

      무슨이유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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