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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장 단상|"의료는 급변하는데 제도는 왜 더딜까"

박재현 교수
발행날짜: 2019-03-06 05:30:57

서울대병원 박재현 수술부장(마취통증의학과장)

의학은 청진, 촉진, 타진, 시진 등의 오감에 의한 진단과 약물치료 위주의 과거의 범위를 넘어서, 최첨단 영상장비에 의해 종양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지고 내시경적 진단 및 치료기기의 발달로 수술과 시술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2002년도에 미국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한평생 평균 6차례 수술장에서 수술을 받게 되고 약 3차례의 수술장 밖에서의 시술을 받고 75세에 그 빈도는 정점을 찍게 된다고 한다. 국가적으로 60세 이상의 노년층의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향후 수술의 수요가 증가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마취과의사로서 수술장에서 주로 근무해온 필자는 지난 30여년간 9개과로 구성된 외과계 진료과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느낀 바, 시술과 수술은 점차 비침습적 또는 최소침습적 방법으로 바뀌고 있다.

외과는 외과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수요를 갖고 있는 분야로 일반외과에서 외과라고 개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지 못하다. 미용수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형외과의 인기가 치솟고, 시력 교정술이 보편화되면서 안과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요즘은 좀 주춤하다.

또 관절치환술이 증가하면서 정형외과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시들해졌으며, 신경외과는 감마나이프 등의 첨단기법의 등장으로 두개골을 절개하는 수술수요가 감소하였고 대표적인 3D 과의 하나로 낙인 찍히면서 인기가 추락했다.

비뇨기과는 로봇 수술을 하는 주요분야로 발기부전제에 기인한 불황으로부터 점차 회복되는 분위기이다. 의료인의 자부심보다 안락함과 수가체계에 좌우되는 선택기준과 지나친 외과계 진료과들의 인기의 부침이 왠지 씁쓸하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외에도 수가체계가 의료환경과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부지불식간에 지대하다.

의학의 발전으로 수술들이 점차 피부절개 등 조직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그런 수술들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새로 개발된 장비와 소모품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장비와 소모품들이 국산은 거의 없고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여야 한다는데 있다 (최근 5년간 한 국가중앙병원의 외과계 9개 진료과들의 국산의료기기 구매율은 평균 약 12%이지만, 수술용 소모품의 비율은 훨씬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밑질 수는 없으니 과거에는 비용절감을 위해서 일회용으로 제작된 소모품들을 재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고들 하나, 의료법에 의해 처벌받기 때문에 형사소추를 당할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한 재사용의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

최소침습술에 사용되는 소모품들을 당장 보험재정으로 보상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의료기관이 손해를 감수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비용부담의 주체는 수익자 부담으로 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산학협력을 통해 의료소모품을 포함한 국산 의료기기사업의 발달을 유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당장은 환자의 부담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선택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

경제적 부담의 가중에도 불구하고 재원기간 등 회복기간의 단축, 보다 신속한 일상으로의 복귀, 수술장 등 의료기간시설의 활용도 제고, 게다가 병실 회전율을 높이는 등의 장점도 있다. 즉, 이런 최신 소모품들은 값은 비싸지만 최소침습적인 수술을 용이하게 하여 수술시간과 회복기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지나친 재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심평원, 조달청 등의 국가기관이 소모품 공급을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의료기술이나 소모품, 장비, 약제 등이 개발되었을 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실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연구하여 의학적 판단이나 정책결정에 적절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은 특정 국가기관만이 아니라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국가중앙병원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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