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관련 의료진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연관 학회도 "구속 영장을 기각하라"라며 발끈했다.

대한신생아학회와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일 "의료감염 관련 사건으로 인한 의료진의 구속은 전대미문의 상황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법원은 구속 영장을 즉시 기각하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의료진에 대한 실질적 처벌로 이어진다면 막중한 사명감 하나로 중환자 진료에 임해 온 의료진은 진료 현장에서 떠날 수 밖에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 학회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을 국감 치 병원의 중환자실 감염 관리에 대한 총체적 실패라고 봤다.

학회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학회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이 의료감염 관련 종합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시설 및 장비 투자, 감염관리 규정 강화만으로는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의 신상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너무 쉽게 노출됐고 사건의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밤샘 조사를 받았다"며 "의료진은 담당 환자가 혹시나 감염으로 사망하게 되면 너도나도 같은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 의사의 자존심과 의욕을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이들 학회는 "전공의들은 중환자 진료에 점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중증 환자 치료 교육 현장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전문의의 업무는 가중됐다. 중환자실 경력 간호사의 사직과 이직은 가속화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구속영장 심사 중인 의료인에 대한 구속 및 형사 처벌이 현실화 되면 지금도 문제인 공급 부족에 더해 기존 중환자 의료인력의 이탈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신생아학회와 중환자의학회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에 대한 근본적 문제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선진국은 사회적 파장이 큰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의료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아왔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학회 측의 지적이다.

이들 학회는 "현재 진행중인 의료관련 감염 종합 대책과 중환자 진료체계 개선안은 전문 의료인력의 확보와 이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선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