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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도 포기한 전공의특별법, 어떻게 협상 됐을까

이창진
발행날짜: 2015-12-14 05:15:59

야당 정책위·김용익 의원 소신 주효…"의사 인권=환자 안전 공감"

[초점]전공의 특별법 시작부터 제정까지 속 얘기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공의 특별법은 많은 이들의 노력과 함께 많은 우여곡절을 담고 있다.

야당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이 어떻게 여야 원내대표 협상 법안에 올라 본회의에 직권 상정될 수 있었을까.

의료계 내부에서는 전공의 특별법 내용을 놓고 누더기 법안, 심지어 염전 노예 법안이라는 냉혹한 평가와 더불어 전공의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는 극과 극 평가로 나뉘고 있다.

전공의 특별법은 2013년 7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대전협 공동 포럼에서 시작됐다. 사진은 당시 포럼에 참석한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과 대전협 경문배 회장, 황우여 대표 등 모습.
전공의 특별법은 2013년 7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국회인권포럼, 대한전공의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인권실태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당시 대전협 경문배 회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모니터링 TFT 회의가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것을 연계해 해결책을 모색했다"며 "병원 스스로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전공의 근로시간 상한제 등 지침과 규정이 있지만 문서에만 있을 뿐 지켜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법제화를 통해 강제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공의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여당 대표인 황우여 의원(현 교육부 장관)은 "전공의 수련환경은 의료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전공의 수련기준법이라는 법안 명칭까지 제안하는 열의를 내비쳤다.

전공의들은 박근혜 정부 집권 초기 여당 실세를 등에 업은 만큼 전공의 특별법 제정에 부푼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여당 내 권력 싸움과 함께 병원협회 반발 및 복지부 소극적 태도 등이 맞물리면서 전공의 특별법 제정 움직임은 사실상 중단됐었다.

주 100시간 이상 강도높은 수련관행으로 족잠을 자고 있는 전공의 현실을 나타낸 대전협 수련실태 사진 모습.
여기에 불을 다시 지핀 사람은 대전협 송명제 집행부와 의사협회 추무진 집행부 그리고 야당 김용익 의원이다.

보궐선거로 등장한 의사협회 추무진 집행부는 대전협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등 의협 회장 선거 막바지 젊은 의사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추무진 집행부는 재선에 성공하며 여세를 몰아 김용익 의원을 통해 2015년 7월말 전공의 특별법(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윈 향상을 위한 법률)을 발의했다.

이후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심의 과정과 상임위 통과 후 법사위를 거치고 않고 여야 직권 상정으로 12월 3일 새벽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4개월 만에 일사천리에 법안이 처리됐다.

한 가지 의문은 여야 원내대표 등 수뇌부 긴급회동에 딜 법안으로 어떻게 채택됐을까 하는 점이다.

불과 3년 전 여당 실세가 큰 소리를 치다 포기한 법안이 야당 원내대표에 의해 여야 합의문에 이름을 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여당 의원 한 보좌진은 "전공의 특별법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어떻게 협상 카드로 부각됐는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직권상정이 아닌 법사위라는 수순을 밟았다면 이번 회기 본회의 통과는 불가능했다"라면서 "법사위에 수개월 째 계류 중인 의료인 폭행 금지법(의료법 개정안)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었다"며 법안소위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호재로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추무진 집행부는 전공의 특별법 등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타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뿌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7월 김용익 의원이 주최한 전공의 특별법 발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추무진 회장, 강청희 상근부회장, 대전협 송명제 회장 모습.
야당 측은 김용익 의원 소신과 정책위원회 전략이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여당에서 요구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에 대항할 카드가 필요했고, 전공의 특별법은 합당한 카드로 부각됐다는 것이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의 경우, 상임위 법안심사 과정에서 의료영리화 관련 항목은 상당부분 삭제, 수정됐으나 진보단체 반발과 더불어 현 정부안을 수용했다는 비판에 대항할 수 있는 협상카드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전공의 특별법을 발의한 김용익 의원이 친노 계열의 핵심인사이며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라는 역학관계도 적잖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야당 핵심 보좌진은 "전공의 특별법을 정책위 차원에서 강력히 추천한 것으로 안다. 어찌 보면 의사들을 위한 법안이 원내대표 협상 대상에 들어간 것이 의아하나, 정책위가 전공의 인권이 곧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는 법안 취지를 수용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야당 협상카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공의 특별법은 보건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 등 야당 위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한 발 더 나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단체인 의료계를 끌어안기 위한 야당의 정치 전략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도 현재도 의료계는 보수 색채가 강한 기득권층으로 통한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마다 여야 후보자들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의료단체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12만 의사, 100만 명의 의료기관 종사자라는 수치 상 표면적 이유로 연례적 방문을 반복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의 패러다임은 습자지처럼 서서히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의사와 환자를 개별적으로 생각했다면, 현재는 의사와 환자, 환자 가족까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의료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 그리고 최근 불거진 의원급 C형 간염 집단발생 후 의사면허 관리 강화 방안 등 일련의 의료정책과 수가정책 모두가 의사와 환자를 동일시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 밤샘 협상 법안으로 채택돼 법안 발의 4개월만에 법제화된 전공의 특별법이 향후 총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원유철 원내대표(우)와 이종걸 원내대표(좌) 등 여야 원내대표 회의 모습.(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의료계 한 인사는 "전공의 특별법이 여야 원내대표 딜 대상에 오른 것은 의외이다. 정치권에서 의료계는 보수적, 이기적 집단이며 선거 표밭에서 큰 영향이 없다고 보는 게 현실"이라면서 "야당이 의료계를 끌어안기 위한 정치 전략으로 전공의 특별법을 제시했다고 보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해석 같다. 다만, 의료계와 야당이 젊은 의사들의 고충과 환자 안전이라는 공통분모를 공감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인사는 "김용익 의원이 의약분업 원죄를 전공의 특별법으로 풀려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DJ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핵심 인사인 김 의원이 수뇌부를 설득해 마지막 국회에서 의료계에 선물을 선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의료계라는 거대한 호수에 야당이 던진 전공의 특별법이라는 작은 파장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전공의 개념 도입 64년, 법안 발의 4개월 만에 이뤄진 전공의 특별법 제정.

수 십 년간 지속된 도제식 수련교육 관행을 전공의 입장에서 합당한 수련시간과 휴식시간, 당직 수당을 요구할 수 있으며, 수련병원 입장에서는 법 규정 준수 이외 다른 근무조건이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승과 제자라는 사제 관계에서 수련 의사와 지도전문의라는 공적인 관계로 모든 수련병원 시스템이 기계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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