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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제휴 위험수위 "우리 회사약 안 팔아도 괜찮아"

이석준
발행날짜: 2014-10-13 05:47:47

"자사 제품 뒷전·경계 없어진 동맹관계·정체성 혼란" 삼중고

국내 A제약사 PM 김모씨. 그는 6개월전 자체 개발 신제품을 제대로 키워보라는 특명을 받았다. 김씨는 출시 초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국을 돌며 신제품 키우기에 열중했다. 그 결과 출시 3개월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고 이대로라면 자사약 최초 200억원대 제품 탄생도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김씨는 다국적 제약사 당뇨약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불과 6개월전 자사 제품에 올인하자며 발매식까지 거행하며 난리법석을 떨던 회사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국내사가 '품목 제휴'라는 하이에나에 쫓기고 있다.

먹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여기 저기 다국적사 제품을 끌어오는데는 성공했으나 정작 자사 제품은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특히 단기 실적에 목 메는 조급증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얽히고 섥힌 동맹관계…"정체성 혼란·적과의 동침도 OK"

국내-다국적사 간의 품목 제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요즘처럼 전문 영역을 파괴하고 이뤄지는 코프로모션은 흔치 않았다.

CNS(중추신경계) 한우물만 팠던 환인제약이 엘러간 보톡스와 필러에 손을 댄 것은 최근 품목제휴의 한 단면이다.

경계선도 무너지고 있다. 적과의 동침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한 회사가 경쟁품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는 경우도 이제는 놀랍지가 않다.

녹십자(신바로)와 아스트라제네카(비모보) 관절염약을 동시에 팔고 있는 LG생명과학만 봐도 그렇다.

경계선이 무너지다보니 갑 입장인 다국적사의 닥달은 심해졌다. 우리 제품을 더 팔라는 압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회사간의 코프로모션이 일반적이었다. 일례로 화이자와 제일약품은 오랜 동맹관계였다. 제일약품은 리피토 등 화이자 주력 제품을 대거 판매했다.

하지만 이제 제일약품은 '일편단심' 화이자가 아니다. 최근 다케다제약 여러 품목에 대한 공동 판매 제휴를 맺었다.

당연히 제일약품으로서는 힘의 분산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다보니 양사의 재촉이 심해지고 있다. 자신의 제품에 판촉 활동을 더 강화하라는 닥달이었다. 한쪽은 콜수 비교 수치까지 제시하며 압박을 줬다.

국내사 입장에서는 코프로모션 계약을 따낼 때만 해도 좋았지만 결국 간섭하는 시어머니가 여럿 생긴 꼴이 됐다.

"오늘도 나는 외자약 팔러 길을 나선다"

빈번한 품목 제휴는 국내사 직원들의 정체성도 흔들고 있다. 자사 제품이 아닌 도입 상품에 전담팀을 만드는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B사 영업사원은 "어느날은 개원의가 농담조로 물었다. 자네는 대체 어느 제약사 직원이냐고. 분명 우스갯 소리였지만 어찌보면 헷갈릴 만도 했다. 판촉 제품 대부분이 타사 약이었기 때문"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국내 A사 PM 김씨도 "자사 신제품 당시 발매식을 거행하는 등 요란법석을 피우면서 전사적인 지원을 약속하더니 6개월만에 외자사약을 팔라고 닥달이다. 전 직원이 남의 제품 팔기에 혈안이다. 힘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판촉 품목이 많아진 영업사원들의 업무 과중도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평가다.

B사 영업사원은 "판매 제품이 갈수록 많아지다보니 집중력이 분산된다. 이것 저것 손대다보니 디테일 능력도 떨어진다. 특히 대형 품목이 자주 들어와 압박이 심하다. 이 때문에 이직을 결심한 동료도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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