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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선심정책에 멍드는 개원가 "진정한 갑질"

발행날짜: 2014-05-16 06:13:04

의왕시 보건지소 확충 논란…인근 의원·약국 '울상'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목요일(5월 15일) 오전 11시. '메디칼타임즈'는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에 위치한 청계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들어설 청계보건지소(이하 보건지소)를 찾았다.

의왕시 청계보건지소 로비
기자가 방문했을 때 보건지소 직원들은 오는 19일 공식 오픈을 앞두고 인테리어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건지소는 복지관 입구에 대형 플래카드로 다음 주부터 보건지소를 운영하며 '진료, 예방접종, 결핵진단, 건강검진' 등의 보건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었다.

보건지소 안에는 동네의원을 연상시키듯 접수대와 진료실, 건강관리실, 예방접종실 등을 갖추고 안마의자와 혈압측정기 등이 비치돼 있었다. 무슨 일로 왔냐는 복지관 직원의 질문에 "기자인데 보건지소가 새롭게 오픈된다고 해서 둘러보러 왔다"고 말했지만 오픈 준비로 정신없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진료실에는 계약직으로 고용된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앉을 자리가 이미 마련돼 있었지만 오픈 전인 관계로 진료실에 들어올 엑스레이 등 의료장비들은 갖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보건지소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1명과 함께 재활치료사 물리치료사 등 모두 7명이 근무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건지소 내부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자 바로 옆 건물에 '약국입점' 예정이라는 광고문구가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진료를 할 예정인 만큼 약국입점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청계보건지소 바로 옆 건물에 약국도 들어설 예정이다.

20M 정도 걸었을까. 보건지소를 길 하나 사이를 두고 A의원과 B소아청소년과 있었다. 두 의원의 상황은 어떨까. A의원을 들렀더니 아이와 함께 온 한 여성 환자 1명 밖에 없어 바로 원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보건지소 오픈 소식을 이야기하자 원장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보건지소 오픈에 따른 경영 악화 가능성을 묻자 "동네의원이기 때문에 가정의학과 진료 위주로 보험환자를 많이 보는데 앞으로 피해가 클 것이다. 보건지소가 본격 운영되면 의원의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청계보건지소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1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또한 원장은 보건지소가 청계동에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의왕시 보건소에 문의를 했는데 지난해까진 아니다는 답을 해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 달 복지관 옆 약국입점이라는 광고가 붙어 있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 의왕시 보건소에 문의했더니 보건지소가 복지관 1층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맗했다.

이어 "말로는 청계동 근처에 보건지소가 없어 일부 환자들이 안양시로 가는 등 환자 유출이 있다면서 이러한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표심을 의식해 보건지소 오픈을 서두르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갑질'이다"고 했다.

B소아청소년과도 상황은 마찬가지. B소아청소년과는 "보건지소가 문을 열어야 알 수 있겠지만 경영상의 타격은 기정사실"이라며 "보건지소를 두려면 그 전에 근처 의료기관들과 논의를 한 뒤 추진해야 하는데 보건소는 일방적인 통보로 보건지소 설치를 이야기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의원들 뿐 아니라 근처 약국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A의원 건물 1층에 위치한 약국은 "보건지소가 왜 들어서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보건소의 진료행위를 지양하라고 하는데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해당 약사는 "가뜩이나 불경기 때문에 운영이 어려운데 보건지소가 들어서면 의원을 이용하던 일부 환자들이 보건지소로 이동할 것 같은데 그렇게 된다면 우리 약국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의왕시 보건소는 보건지소 운영이 논란이 되자 '진료'는 지양할 것이라고 해명하며 보건지소 근처 의원들 설득에 나섰다.

보건지소 직원이 연결해준 의왕시 보건소 관계자는 "당연히 일반진료는 지양하고 건강관리에 집중할 것이다. 진료에 집중할 것이라는 것은 오해"라며 "현재 이번 논란의 해명자료를 준비 중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청계보건지소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소청과 등 여러 의료기관들이 개원해 있다.
보건소의 진료는 지양해야 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복지부는 어떤 입장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의왕시 보건지소건의 경우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투입해 추진한 것이기 때문에 복지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늦은 오후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지하철에서 A의원 원장의 전화를 받았다.

원장은 "아까 둘러보고 가신 뒤 의왕시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어요.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는 용건이에요"라며 "그전에는 그렇게 만나고 싶다고 전화를 해도 만나 주지 않던 보건소장이 직접 나온다네요. 나가지 말까라고 생각하다가 무슨 이야기를 늘어놓을지 궁금해서 만날 볼 생각입니다. 만나보고 말씀드릴게요"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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