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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소송 시대 종언…조정·중재로 해결

장종원
발행날짜: 2011-03-14 06:50:38

의료사고법 23년만에 시행…입증책임 전환 논란 여전

지난 11일 무려 23년 만에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의료사고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내년 3월이면 의료분쟁 해결방식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법안은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안팎으로 실효성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다. 법안이 통과된 만큼 성공적인 제도 시행으로 그 성과를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수밖에 없다.

의료분쟁 해결위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립

그동안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가장 고통이 수반되는 방식인 '소송'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중재도 있긴 했지만 법적 절차가 담보되지 않은 만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롭게 설립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의료분쟁 조정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된다.

소송이 아닌 120일 간의 조사와 중재·조정을 통해 의료분쟁의 해소기간이 획기적으로 줄 수 있는 것이다. 온갖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자단체들이 법 통과에 환영의 목소리를 낸 것도 신속한 피해구제라는 측면이 크게 고려됐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핵심 기구는 의료사고감정단과 의료분쟁조정위원회다. 의료사고감정단은 의료전문가, 변호사, 검사, 소비자단체 대표가 참여해 의사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의료분쟁조정위원회는 감정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환자와 의사 사이의 원만한 타협을 조정·중재하게 된다.

하지만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신뢰하지 않는 경우 조정 절차와 무관하게 언제든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감정단이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조정위원회는 공정하게 중재를 한다는 것이 의료사고 피해자들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 제도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산부인과 '분만'과 관련한 의료사고에 대해서 의료인의 과실이 입증되지 않더라고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와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신속하고 충분한 배상을 위한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도 선보일 예정이다.

의료인에게는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에 '형법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 죄를 범한 경우'에 한해 형사처벌 특례가 적용된다.

저비용으로 신속한 의료분쟁 해소 기대

의료사고법의 제정과 시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많지만, 아쉬움과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의료분쟁을 독립적으로 조정할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다는 기대감. 그리고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의료분쟁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고액의 소송비용, 장기간의 소송기간, 입증책임의 부담 때문에 그동안 소송을 포기했던 수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중재원을 통해 저비용으로 신속한 피해구제를 받는 길이 열렸다"고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현두륜 의료전문 변호사는 "내용을 떠나 '의료분쟁' 조정에 관한 법률안이 이번에 국회를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우선 큰 의미가 있다"면서 "그 내용도 의료소비자나 의료공급자의 이익을 균형적으로 배려한 측면이 높다"고 평가했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형사처벌 면제 조항이 생겼다는 점, 조정이나 중재판정 이후 의료공급자가 손해배상을 하지 못할 경우 중재원이 대신 지불할 수 있도록 한 점,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서 국가가 배상하도록 한 점이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다수의 방법은 소송이었다.
고비용의 소송 대신 중재원을 통한 해결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 중재원이 의료과실 여부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과실 의료사고의 경우에도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점 등은 의료소비자를 고려한 내용이다.

현 변호사는 특히 "일부에서 의료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전환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번 법률안에서는 의료사고감정단이 직권으로 조사하고, 손해배상액까지 결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입증책임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입증책임 전환 없이는 의료분쟁 해결 한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법안에 입증책임 전환 규정이 배제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독자적인 감정기구를 설치한다고 해도 실제 해당 의료인이 아니고는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에서의 의료행위 전 과정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입증책임에 대한 명시적 규정 없이 의료행위를 둘러싼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를 규명하기에는 그 내용의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도 의료소송과정에서 감정의 편파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감정기구의 구성만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입증책임이 전환되지 않으면서 형사특례만을 보장할 경우 의료인은 의료사고의 사실관계를 밝히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정제도는 당사자 간의 합의를 종용하는 식으로 사건 해결에만 주안점을 두게 되어 의료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규명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상수 의료전문 변호사도 "23년 만에 국회를 통과해 제도가 시행하게 된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법 통과를 위해 쟁점이 된 사항, 특히 의료사고의 입증책임 전환 규정은 포함시키지 않고 피해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법안이 의료사고와 의료분쟁의 기본법 역할을 하는 만큼 선언적으로라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입증책임 전환 문제를 거론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이와 함께 의료사고법이 형사처벌 특례를 인정하면서도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의료배상공제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지 않아, 국가가 나서서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피해를 보상해 주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만 활성화시킬 가능성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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