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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쥬란 신화'가 쏘아올린 공…버블론 기로 놓인 스킨부스터

기획연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미용의료 시장의 중심축이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HA) 필러에서 스킨부스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제품이 시장을 형성하던 분야였지만 현재는 대기업부터 중견 바이오기업, 의료기기 업체, 화장품 기업까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며 수십 종의 제품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미용의료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 볼륨을 채우는 필러와 주름을 펴는 톡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결과 탄력, 광채, 재생을 개선하는 '스킨 퀄리티(Skin Quality)'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과거에는 신제품 하나를 출시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기업들이 성분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파마리서치의 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기반 '리쥬란'이 시장을 키운 이후 ECM(세포외기질), 콜라겐, 엑소좀, PDRN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스킨부스터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품목 출시 경쟁에 이어 생산시설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수요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해외시장 역시 국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 그리고 피부미용 업계에서 새 기전 품목 출시로 업계 순위가 변했다는 점에 비춰 스킨부스터도 그같은 파급력을 가져올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볼륨보다 피부 질"…미용 트렌드가 바뀌었다스킨부스터 시장이 급성장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소비자들의 시술 목적 변화가 꼽힌다. 과거에는 얼굴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거나 볼륨을 채우는 필러 시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 자체의 건강과 자연스러운 개선을 원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미용 트렌드 변화와 반복 시술 중심의 시장 구조, 해외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스킨부스터가 미용의료 산업의 '제3의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스킨부스터 시장이 급성장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소비자들의 시술 목적 변화가 꼽힌다. 휴젤 관계자는 "예전에는 볼륨을 채우거나 윤곽을 만드는 시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결이나 광채, 피부의 질 자체를 개선하려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이 같은 미용 트렌드 변화가 스킨부스터 시장 확대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이는 미용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보툴리눔 톡신이 근육을 이완해 주름을 개선하고 필러가 볼륨을 보완하는 역할이었다면 스킨부스터는 피부 조직의 환경을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만드는 스킨부스터? "쉽게 만든 제품 아냐"최근 5년 새 히알루론산 기반은 물론 PN(Polynucleotide), PDRN, 콜라겐, 엑소좀, 아미노산, 펩타이드, ECM(세포외기질), 유전자재조합 콜라겐 기반 등 성분, 작용 방식, 허가와 관리 체계가 다른 의료기기와 인체조직 유래 이식재까지 등장하면서 "개발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실제 보툴리눔 톡신은 의약품으로 균주 확보와 독소 생산기술, 엄격한 허가 절차가 필요하고, 필러 역시 가교기술과 장기간 축적된 제조 노하우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스킨부스터는 OEM·ODM 생산 기반도 구축돼 있어 자체 공장이 없어도 위탁생산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가능하고 대부분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개발 부담이 낮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스킨부스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나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품의 타깃층과 컨셉, 차별화 요소 등 각각의 개발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라는 것. 휴젤 관계자는 "스킨부스터가 의료기기인 만큼 톡신보다 허가 절차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그렇다고 단기간에 출시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라며 "제품 허가까지 통상 3~5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도 대부분 오래전부터 개발을 준비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이어 "유통 제품처럼 갑자기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며 "최근 제품 출시가 몰리는 것은 그동안 준비해 온 프로젝트가 시장 성장과 맞물려 한꺼번에 나오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 역시 "최근 제품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수 년 전부터 개발과 임상을 준비한 결과"라며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고 지금에서야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준비했던 제품들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즉, 진입장벽이 과거보다 다소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열리자 단기간에 만든 제품이 쏟아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히알루론산 기반은 물론 PN(Polynucleotide), PDRN, 콜라겐, 엑소좀, 아미노산, 펩타이드, ECM(세포외기질), 유전자재조합 콜라겐 기반 등 업체마다 차별화 요소를 내세운 다양한 스킨부스터 품목이 출시되고 있다.■ 레드오션 우려는 기우 "2배씩 늘려도 모두 팔린다"다양한 업체가 지속적으로 스킨부스터 품목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질문은 자연스레 아직도 수익적인 매력이 남아있냐로 귀결되고 있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생산시설(CAPA) 확대에 나서면서 미래 수요까지 끌어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의 적정성 여부가 관심사다. 이는 기업 실적은 물론 재무부담, 주가 등의 요소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신한투자증권은 스킨부스터 분야가 오히려 '공급 부족' 국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CM 기반 스킨부스터 시장이 2025년 99억원에서 2027년 1729억원으로 성장하고 국내 침투율도 3%에서 28%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 특히 ECM 기반 스킨부스터는 시장 확대 속도가 생산능력을 앞지르고 있어 당분간은 수요보다 공급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업계도 비슷한 시각이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스킨부스터 시장은 아직 레드오션이라기보다 계속 열리고 있는 시장"이라며 "제품을 출시한 뒤 소비자 만족도만 확보하면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확장 속도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엘앤씨바이오는 월 생산능력을 기존 3만 5000개 수준에서 지난 5월 8만개로 확대했지만 공급 물량이 모두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올해 말까지 캐파를 15만개까지 늘릴 예정. 반복 시술이 이뤄지는 시장 구조 역시 수요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도 아직 10% 미만이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매출 비중의 확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캐파 증대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안티에이징은 결국 노화를 늦추는 개념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관리가 필요하다"며 "한 제품에 만족한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같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다른 스킨부스터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이어 "피부과에서는 보툴리눔 톡신이나 레이저와 병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바이오플러스도 유전자재조합 콜라겐 기반 스킨부스터를 출시하고 이를 인체·동물 유래 원료 수급 불안정과 규제 리스크까지 겹친 ECM 스킨부스터의 대안으로 자처하고 나섰다.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유전자재조합 콜라겐은 안정성과 효능뿐 아니라 기존 제품들의 고질적인 원료 수급 불안정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스킨부스터에 한하지 않고 수술 후 재생제품, 의약품 원료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확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지난해 신공장 준공으로 10배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바이오플러스 역시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 겉으로만 보면 공급 과잉이 우려되지만 기업들은 현재 시장만 보고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국내 미용시장은 이미 일정 수준의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에서는 K-뷰티와 K-에스테틱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는 등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해외 상황도 긍정적 요소다.■ 스킨부스터판 나비효과…업계 판도까지 바꿀까스킨부스터 시장 확대가 미용의료 업계의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국내 미용의료 산업은 오랫동안 보툴리눔 톡신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국내 미용의료업계는 이미 두 차례 극적인 순위 재편을 경험한 바 있다.2006년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을 출시한 메디톡스는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나들 정도로 독보적인 수익성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2010년 휴젤 '보툴렉스', 2015년 대웅제약 '나보타'가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나란히 미국 FDA 허가를 따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메디톡스는 국내 1위 자리를 휴젤에 내준 뒤 지금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다.재편은 현재진행형이다. 2001년 같은 해 설립된 휴젤과 파마리서치는 20여 년간 휴젤이 매출 우위를 지켜왔지만 구도가 뒤집혔다. 2024년까지만 해도 휴젤 매출(3730억원)이 파마리서치(3501억원)를 앞섰으나, 지난해 파마리서치가 매출 5357억원·영업이익 2143억원의 최대 실적을 내며 휴젤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에서도 마찬가지. 올 1분기에는 매출·영업이익 모두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이 역전의 동력은 톡신이 아니라 스킨부스터였다. 국내 톡신 시장이 저가 경쟁으로 레드오션화되며 휴젤의 톡신 매출이 뒷걸음질하는 사이, 파마리서치는 2014년 출시한 리쥬란으로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하며 프리미엄 입지를 굳혔다.두 사례를 관통하는 공식은 명확하다. 원조 제품의 우위는 영구하지 않으며, 이를 흔드는 건 대개 새로운 기전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스킨부스터 시장도 정확히 같은 조건에 놓여 있다. 리쥬란이 PN(폴리뉴클레오티드) 기반으로 시장을 개척해 70%의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전혀 다른 기전의 ECM 스킨부스터가 등장하면서 'PN 대 ECM'이라는 새로운 전선이 그어졌다.현재 구도는 엘앤씨바이오가 지난해 매출 855억원·영업이익 42억원으로 ECM 시장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GC녹십자웰빙, 시지, HLB, 라메디텍 등이 올해 안에 ECM 스킨부스터를 출시하며 3파전, 4파전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휴젤 관계자는 "자체 스킨부스터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며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2029년, 늦어도 2030년께 자체 개발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시장 변화 속도를 감안해 인라이선스와 공동판매 등 외부 협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파마리서치는 아직 ECM 진영에 직접 뛰어들지 않은 채 리쥬란의 브랜드력과 톡신 사업 확장으로 맞서고 있지만 톡신 시장에서 신카테고리 등장 이후 3~5년 만에 서열이 뒤바뀐 전례를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2028년 전후를 시장 재편의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파마리서치 관계자는 "미용의료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보다 안전성과 임상적 근거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10년 이상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의료진 사용 경험,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조기술이 파마리서치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이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이 성숙할수록 의료진과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안전성과 임상 근거, 제조 품질이 검증된 제품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품 출시 속도보다 장기간 축적된 신뢰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엘앤씨바이오는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산업에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HBM이라는 신기술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총 순위가 역전된 것처럼 새로운 품목이 성장하면 기업 간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과거 메디톡스가 톡신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스킨부스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성장시키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현재의 스킨부스터 시장은 단순한 신제품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것.승부처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누가 먼저 제품을 내놓았느냐보다 누가 안정적인 공급망과 브랜드 신뢰, 임상 데이터,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느냐가 시장의 승자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의 스킨부스터 시장은 '제품 홍수'의 시대인 동시에 K-에스테틱 산업의 새로운 주도 기업을 가려내는 치열한 선별 과정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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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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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프리스 혈압기 지침 추가...개원가 초기 보정 주의필요"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발표한 새 고혈압 진료지침을 두고 일선 개원가 움직임이 분주하다.특히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목표 혈압의 하향 조정(130/80 mmHg)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커프리스(Cuffless) 혈압계'의 제도권 진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임상 현장에서 이번 개정안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개원의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실무적 쟁점은 무엇일까. 대한고혈압학회 임상현 진료지침위원장(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을 만나 이번 개정의 취지와 구체적인 임상 가이드를 짚어봤다."밤새 조이는 불편함 없다' 개원가 파고드는 '커프리스' 혈압계이번 지침 발표 후 개원의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커프리스(Cuffless, 압박 커프가 없는) 혈압계'의 활용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손가락 등에 착용하는 반지형·웨어러블 기기가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의 대체재로 허가를 받고 보험 수가까지 진입해 개원가 처방이 급증하는 추세다.대한고혈압학회 임상현 진료지침위원장글로벌 가이드라인(유럽·미국 등)에서는 아직 커프리스 기기에 대해 '권고하지 않음(Class 3)' 수준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한발 앞서 이를 임상 영역(Class 2b 등)으로 끌어올렸다.임상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미 우수한 국산 기기가 개발되어 오랜 기간 데이터를 축적했고, 국제 표준 규격(ISO) 통과 및 식약처 허가와 보험 수가 등재까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그는 "외국 학회에서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진 임상 데이터와 정교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국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임 위원장이 꼽은 커프리스 기기의 가장 큰 강점은 '환자 순응도'다. 기존 커프형 24시간 혈압계는 야간 수면 중에도 주기적으로 팔을 강하게 압박해 수면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단점이다.반면 파형(PPG) 신호를 이용하는 커프리스 기기는 통증과 수면 방해가 전혀 없어 환자들이 거부감이 낮아 환자 접근이 용이하다.다만, 임 위원장은 개원의들이 처방 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주의사항으로 '초기 보정(Validation)'을 꼽았다.그는 "커프형 혈압계와 동시에 측정해 정밀하게 보정해 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보정 과정에서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세와 프로토콜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아직 학문적 근거가 쌓이는 단계이므로 커프리스 데이터 단독으로 고혈압을 최초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진료실 혈압과 야간 혈압 여부 등 환자의 24시간 혈압 패턴을 파악해 약을 조절하는 데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그에 따르면 고혈압학회 차원에서도 이를 활용한 대규모 임상 연구를 계획 중이다.'130/80 mmHg' 강화된 기준, 현장선 "이론일 뿐" 해법은?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130/80 mmHg 미만'으로 일원화된 엄격한 목표 혈압 기준이다. 일선 개원가 일각에서는 "약제를 무리하게 강화하다 보면 고령 환자의 기립성 저혈압이나 뇌졸중 환자의 관류압 저하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이론적 수치"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개원의들이 진료실에서 너무 혼란스럽지 않도록 대원칙을 심플하게 일관화한 것"이라며 현장의 우려를 일축했다.실제로 지침 내에는 경동맥 협착증(Carotid artery stenosis) 등 관류압 유지가 필수적인 뇌졸중 환자군에 대해서는 '140/90 mmHg'를 유지한다는 명확한 예외 단서 조항(Remark)이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임 위원장은 고혈압 치료를 일종의 '예술(Art)'에 비유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약을 처방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조합했는지에 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혈압은 130mmHg 미만으로 안전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그는 "혈압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백색고혈압은 아닌지, 환자가 약을 제대로 안 먹는지, 혹은 이차성 고혈압이 숨어있는지 의료진이 먼저 원인을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그는 제약업계에서 불고 있는 '초저용량 2제 복합제' 바람에 대해서도 학회 차원의 냉철한 시각을 제시했다.그는 단일제에 비해 저용량 복합제가 혈압 강하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것은 입증됐지만 무분별한 초기 처방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임 위원장은 "처음부터 초저용량 복합제를 가이드라인 전면에 명시하기엔 아직 걸어온 길이 짧고 근거가 부족하다"며 "개인적으로는 혈압 140~150 mmHg 구간은 단일제로 가되, 150~160 mmHg 구간에서 저용량 복합제를 적극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그는 이어 "학회 차원에서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 시 이러한 저용량·초저용량 복합제의 명확한 정의와 가이드라인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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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출발선부터 발목잡힌 국산 의료 AI…수가 장벽 극복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의료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며 국내 기업들의 무대도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홈그라운드인 국내에서조차 제도 장벽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자국 내 상용화 실적이 중요하지만, 단일 수가 체계의 한계와 실증 기회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 가치 평가 기준 및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이에 메디칼타임즈는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외 주요국의 대응 방안과 학계 제언을 들여다봤다.■부족한 실증 기회 "해외 신뢰 위해 국내 레퍼런스 필요"실제 일선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 과정에 있어 국내 의료기관에서의 실증 기회 부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해외 시장에서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자국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사용된 레퍼런스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정부 과제를 거쳐 제품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의사들이 사용하며 제품을 고도화하는 실증 단계가 단절돼 있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특히 의료 AI는 제품 특성상 실사용 데이터로 정확성·안정성을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증 기회가 없다면 아무리 혁신적인 솔루션이어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솔루션이 당장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반대 경우라도,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더 나은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에 업계에선 국책 과제 설계 당시부터 실제 의료기관에서의 실증을 강제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연구개발이 의료 현장과 연계돼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이와 관련 한 국내 의료 AI 기업 대표는 "의료기기 관련 과제는 실증 단계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의료 AI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사용 데이터가 필수적이다"라며 "솔루션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도 실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지 않는데, 이 제품이 어떻게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아 해외에서 팔리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주는 솔루션의 핵심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쓰이는 것이다. 물론 병원에서 외면받는 의료 AI는 당장 쓸만한 솔루션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다만 그 격차를 실증을 통해 좁혀 나갈 수 있다. 의사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정부 지원이나 예산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미국 등 주요국 '가치 중심' 전환 모색…보상 패러다임 변화해외 주요국 역시 이 같은 보상 체계와 기술 간의 엇박자를 겪고 있다. 실제 미국 초당적 정책 센터(BPC)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역시 진료량에 보상을 주는 행위별 수가제 방식으로 인해 AI 도구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기술에 맞춘 새로운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다.미국 최대 의료비 지불 기관인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진단 검사 혜택 범주로 분류해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청구 구조에 맞지 않아 도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구체적으로 현재 미국 내 임상 AI 솔루션에 대한 현행 절차 용어(CPT) 코드는 총 26개에 불과하며, 이 중 대부분은 가격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임시 코드(범주 III)로 분류돼 있다. 신기술 추가 지불(NTAP) 제도를 통한 입원 환자 보상 경로도 존재하지만, SaaS의 무형적 특성과 구독형 과금 방식 탓에 제한이 있다.행정 기능 AI는 수익이 명확해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임상 AI는 높은 초기 비용과 불확실한 상환 보장으로 도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 더욱이 환자당 비용 추정 및 기존 기술과의 비교가 어려워 혜택을 유지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이에 미국은 임상 결과에 따라 지불액을 결정하는 가치 기반 지불 모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실제 CMS는 의료기관이 AI 솔루션을 활용해 환자의 임상적 개선을 입증할 경우 정기적인 지불금을 지급하는 결과 중심 지불 모델(ACCESS)을 시험 중이다.기존 기술 중심의 평가를 넘어, AI가 환자의 건강권과 진료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바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보상하겠다는 의도다.이와 관련 BPC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과용을 조장하고 명확한 가치 입증 없이 의료비 지출만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며 "이는 의사 서비스로 사용량별 비용을 지불하든 병원 외래 및 입원 부서의 묶음 요금에 포함시키든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이어 "AI 도입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진료량이 아닌 진료 성과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혁신적인 가치 기반 지불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국내 의료 AI 기업들 사이에서 실증 기회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학계도 새 기술에 맞춘 유연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학계 "의료 AI 생애주기 완성할 새로운 보상 트랙 시급"학계에서도 현재 국내 의료 AI 생태계는 생애주기가 온전히 이어지지 않은 미완성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연구개발 및 성능 검증 단계 이후 현장 활용, 경제적 보상, 지속적 모니터링 등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현재 혁신의료기술이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를 통해 40여 개의 기술이 한시적 트랙 안에 들어와 있지만, 실제 의료기관에서의 사용 빈도는 매우 저조하다는 것.바우처 사업 등 국가 차원에서 과거보다 실증 기회를 대폭 늘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유용한 근거 수집보단 기업의 수익 창출에 치우쳐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현행 '행위별 수가제' 등으로 자국 내 수익 모델 창출에 고전하면서다.이와 관련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현행 제도가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 AI 기술의 특성을 기존 의료기기 평가 잣대로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식 수가를 받기 위해선 엄격한 의학적 유용성 검증과 비용 효과성 검증을 모두 통과해야 하지만, 변화 속도가 빠른 AI 산업을 이 두 가지 틀만으로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국내 기업 다수가 진단 보조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행 체계에선 이 기술들이 '기존 기술' 카테고리에 묶여 별도의 보상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그 대안으로 2000년대 초 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도입 사례를 제시했다. 당시 정부가 팍스 도입 의료기관에 별도의 가산료를 지급하면서 국내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이처럼 AI 도입을 가속할 수 있는 유연한 경제적 보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다만 관련 재원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별개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실제 일본 역시 행위별 수가가 아닌 방사선 관리료 등 우회적 형태로 의료 AI를 보상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도 새로운 기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보상 트랙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박창민 회장은 "제도 도입의 근본 목적은 현장 실사용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환자에게 실제 의학적 도움이 되는지 유용성을 평가해 정식 수가 체계 진입을 위한 증거를 모으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위한 국내 레퍼런스 확보를 원한다면 기업 스스로 짜여진 임시 제도 틀 안에서 실증과 근거 수집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이어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AI 기술을 기존의 의학적 유용성과 비용 효과성 검증이라는 낡은 틀로만 커버하기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한다"며 "과거 팍스 시스템 구축 당시 국가가 가산료로 혁신 기술 도입을 이끌었던 것처럼, 기존 건강보험 체계와는 다른 루트로 현장의 기술 도입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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