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문가가 본 리아백스 임상…"허가 가능성 없어" 2021-06-21 05:45:50
최근 리아백스주가 임상3상에서 성공했고, 그 결과를 미국종양학회인 ASCO에 발표했으며 조만간 정식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됐다. 주가는 일시적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가 다시 떨어졌다. 말기 췌장암 환자에서 리아백스주 병합요법이 기존 요법 대비 무려 3.8개월이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다는 결과다. 이렇게 놀라운 결과가 왜 어떤 해외 뉴스에도 보도되지 않고, 국내 어떤 췌장암 전문가도 반기는 언급이 없을까? 그 이유는 그 어떤 췌장암 전문가도 이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 리아백스주가 췌장암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왜 리아백스주가 허가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지, ASCO에서 발표한 임상3상 결과를 살펴보자. ASCO 발표 포스터 자료에 따르면 이 임상시험은 혈중 이오탁신이 높은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리아백스주 병합 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시행됐다. 그런데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매우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이오탁신 수치에 따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오탁신 수치에 따라 층화(biomarker-stratification)를 하는 디자인으로 시행돼야 했다. 그런데 이 임상시험은 시험군에는 이오탁신 수치가 높은 환자들이 배정되고, 대조군에는 이오탁신 수치가 높거나 낮은 환자들이 섞여 있는 이해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시행됐다. 즉, 전혀 임상시험의 목적을 구현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그래서 연구자들도 이오탁신의 역할이 불분명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황당한 결론을 낸 것이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 약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준 것도 심각하지만, 조건부 허가 후속 임상시험에 대해서 임상시험 디자인의 적절성도 확인하지 않고 승인한 것인가? 결국 이 임상시험은 이오탁신 수치와는 상관없이 리아백스주 병합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데, 이는 과거 영국에서 약 1,0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3상 디자인과 거의 같은 것이다. 대규모 3상에서 실패한 임상시험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왜 한국에서 다시 임상시험을 했을까? 그저 막연히 1,000명을 대상으로는 실패했지만 148명을 대상으로 요행을 바란 것인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실패했는데 148명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임상시험에서는 성공했다고 하면 어떤 전문가가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영국 임상시험과 한국 임상시험에서 동일한 결과는 두가지 임상시험 모두에서 리아백스 투여군과 대조군 사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즉, 리아백스주는 환자의 삶의 질도 유의하게 향상시키지 못했다는 점이 그나마 일관성 있는 데이터였고, 이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 가장 심각하게 보이는 점은 이 임상시험에서 1차 유효성 지표인 생존기간에 대한 통계 분석을 Copula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이 점은 필자가 메디칼타임즈 기자에게도 언급해 몇 번 기사화된 바 있다). Copula 기법으로 생존기간을 비교할 수는 있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서 실제 임상3상, 즉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통계기법이다. 임상3상의 통계는 결과를 분석하기 전 통계 계획, 즉 SAP(statistical analysis plan)를 세워야 하며, 결과가 나온 이후 통계 방법을 바꾸어서는 안된다. 이는 임상3상에서 불문율과도 같다. 왜냐하면 통계라는 것이 이렇게 저렇게 방법을 바꾸다 보면 얻어 걸리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타당한 통계 기법을 사전에 결정해 두는 것이다. 그런데, 허가를 염두에 둔 임상3상의 SAP(statistical analysis plan)에 Copula를 명시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항암제의 생존기간 평가에는 Cox model을 사용한 stratified log-rank test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3상의 1차 유효성 평가를 미리 계획되지 않은 통계 기법으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는 윤리적으로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 또는 회사는 항암제 생존 기간의 일반적인 통계 기법, 즉 Cox model을 사용한 분석 결과를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리아백스주의 조건부 허가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필자도 식약처에서 일하면서 이 허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허가를 취소하라고 식약처 고위 공무원들에게 메일을 보낸 바 있다(물론 답장은 없었다). 필자가 국정감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식약처의 가장 무능한 연구관조차도 리아백스주 허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이고, 심지어 허가보고서조차 없다는 것은 그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한 언론사는 리아백스주 조건부 허가의 문제점에 대해서 집중 탐사 보도를 했는데, 관련 담당 공무원의 교체, 리아백스주 관련 회사로의 이직 등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결국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고, 경찰이 이 건을 수사 중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소식은 연구자들조차 의구심을 표현하는 ASCO 발표 소식이라든지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허가 신청 소식이 아니라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소식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율정화특별위원회(自律淨化特別委員會) 2021-06-21 05:45:50
대한의사협회에는 독립기구인 윤리위원회와 집행부 산하 전문가평가위원회가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집행부가 새롭게 자율정화특별위원회를 신설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이들 위원회의 설치 목적은 의사의 직업 수행에 따른 비윤리적, 비도덕적. 반 학문적, 반 환자 의료 행위에 대한 검증, 평가 그리고 결과에 따른 조치까지 광범위한 역할 수행에 있다. 위원회가 다수로 존재하는 까닭이 의사 단체 내부적으로 회원의 징계나 제재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비껴가기 위해 관련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늘렸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의사협회가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각 시도의사회의 참여를 요청하여 구성할 예정인 자율정화특별위원회도 위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단의 범주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원에 대한 징계권이 보건복지부장관에 있는 상황에서 자율 징계가 법적인 구속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보건복지부나 사법부가 이런 의사회 내부 조치를 용인하지 않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과를 만들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지속해서 정부에게 회원에 대한 징계 권한을 의사협회에 넘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징계권의 남용을 우려하고 스스로 정화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권한 이양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반복적인 문제 발생에 대응하는 의사협회의 대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의사협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회원 징계권의 이양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또한, 의사협회도 징계권의 인수에 대비하여 철저하게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징계 대상이 되는 회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징계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여 국민과 정부의 불신을 해소하고 의사협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의사협회가 회원을 징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징계의 칼을 빼 들어 용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는 일부 회원의 파렴치한 범죄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단죄하여 국민에 대한 의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올바른 윤리를 바탕으로 환자 진료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할 시점이다. 반복적인 위원회의 설치가 능사는 아니지만, 새로 출범하는 자율정화특별위원회가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회원을 위해 목표한 바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이제 임금명세서를 교부해야 합니다 2021-06-14 05:45:50
|노무칼럼|이동직 노무사(노무법인 해닮) 2021년 4월 29일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습니다. 노동관계법이 수시로 개정되긴 하지만, 산업현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조항이 바뀌는 경우는 흔치 않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어느 지인의 카톡을 받아보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빠르게 스마트폰 자판을 눌렀습니다. "정말 이게 통과됐다고?" 이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명세서를 서면으로 교부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근로계약서)을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조항이 있긴 했지만, 임금명세서 교부와 관련해선 근록기준법에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물론 근로기준법 제48조에서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임금대장을 작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근로자에게 임금과 관련된 사항을 알려줘야 한다거나 서면으로 교부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제48조가 임금과 관련한 노사간 다툼을 해결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됐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근로자에게 임금명세서를 서면으로 교부해야 한다면, 얘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앞으로 사용자는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12539;계산방법, 공제내역 등을 기재한 임금명세서를 서면으로 교부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로계약서상 임금 조항은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일반적인 내용만 담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임금 산정기간은 매월 초일부터 말일까지이고, 임금 지급일은 임금 산정기간의 익월 10일이며, 임금의 구성항목엔 기본급&12539;연장수당&12539;야간수당 등이 있으며, 시간외 근로시 기본급의 50%를 가산해 지급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어찌 보면 근로자에게 가장 중요한 대목이긴 한데, 회사마다 큰 차이가 있진 않기에 곁눈질하고 무심코 넘어가는 조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월 상세한 근태내역이 반영된, 구체적인 임금항목이 기재된 임금명세서를 작성한 후 이를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한다면 임금을 정확히 계산해 지급해야 하는 병원이나, 자신의 근로 대가를 빠짐없이 받아가야 하는 근로자나 모두 각 잡고 임금지급명세서를 바라볼 게 틀림없습니다. 쉬운 예를 들어 볼까요? 만약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처리를 위해 근로시간이 급격히 늘어났다면,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할 겁니다. 임금명세서엔 당연히 연장근로시간과 이에 따른 연장근로수당을 기재해야 하고요. 첫 번째 문제는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입장이 병원과 근로자간에 다르다는 점입니다. 병원은 정해진 근로시간에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연장근로시간을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근로자는 정해진 근로시간에 처리하기엔 업무량이 워낙 많다고 여겨 자신의 연장근로시간을 과신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병원과 근로자가 어렵사리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절충점을 찾았다 하더라도, 이제 계산방법을 두고 옥신각신을 해야 합니다. 연장근로수당(= 연장근로시간*시급*1.5배)을 계산하기 위해선 먼저 시급(=기본급 / 한달 근로시간)을 산출해야 하는데, 시급 산출의 대상인 기본급(고정급)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항목이 몇 개 안된다고 주장할 테고(기본급이 줄어 시급이 낮아짐), 근로자는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제가끔 지급되는 임금항목도 고정성이 있다고 항변할 겁니다(기본급이 늘어 시급이 높아짐). 임금명세서가 교부되기 전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지요. 체불임금액만 한해 1조원에 이르는 나라에서 노사간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릴 수 있는 수단의 하나로 사용자에게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를 지우는 법안의 입법은 오래 전부터 검토돼 왔습니다. 그리고 그 첫발을 뗀 것이고요. 병원 원장님뿐 아니라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사업주, 전체 근로자 분들에게 일대 격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두고 긁어 부스럼이라며 피해가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순리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방법만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임을 아시시라 생각합니다.
[칼럼]고3 코로나 백신 접종, 소아감염학회 입장 밝혀야 2021-06-09 05:45:50
교육부가 여름방학 동안 고3 및 대입수험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고3 연령에게 허가되거나(만16세 이상), 허가될 예정(만12세까지)인 백신이 화이자 백신 밖에 없으므로 화이자 백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현재까지 국내에서 화이자 백신은 거의 대부분 어르신들에게 접종됐기 때문에, 젊은층에서의 부작용 양상을 국내 데이터로는 알기 어렵다. 해외 자료를 보면 화이자 코로나 백신에 의한 심근염 발생 위험에 대해서 미국 FDA 등에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후 16~30세, 특히 16~19세 남성에서 심근염 발생 빈도가 높았으며, 백신과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사례는 4일 이내 입원했고, 95%의 사례는 경증이었으며,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5%에서는 경증이 아니었고, 후유증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심근염은 화이자 백신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에도 사례들이 보고됐으나,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더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백신 접종 후에도 심근염이 발생한 사례들이 있다.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은 바이러스 감염 후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심근염의 양상과 매우 유사한데 코로나 감염 후에도 심근염이 발생한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회복된 대학교 운동선수들 중 약 2%에서 후에 심근염이 진단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심근염은 무증상에서 사망까지 증상 스펙트럼이 극히 다양하고, 경미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빈도가 저평가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급성 바이러스 감염 후 1~5%에서 심근염이 발생한다고 하며, 20대 돌연사 사망원인 중 약 20%가 심근염이라는 보고도 있다. 역학적 특성으로 젊은 연령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발생 빈도 및 중증도가 높다. 여성의 경우는 오히려 고연령에서 중증도가 높다. 어리거나 젊은 남성에서의 높은 빈도와 심한 중증도에 대해서 비슷한 연령의 여성의 경우 호르몬이 심근염을 일으키는 면역반응에 대한 protective effect를 가진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역학적 특성은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심근염과 매우 유사하며, 이는 바이러스에 의한 또는 백신에 의한 심근염의 기전이 바이러스 단백질에 대한 면역학적 반응에 의한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심근염이 발생하는 기전 중 하나로 제시되는 근거로서 세포면역반응 중 생산되는 miRNA(microRNA)가 있으며, 특히 miR-155는 특정 바이러스 감염 후 강하게 증가하고, 심근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코로나 감염 환자에서도 miR-155가 유의하게 증가돼 있는데, 특징적으로 남성에서 현저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의 기전을 추론하는데 도움이 되며, 추후 구체적인 연구로 입증돼야 할 것이다. 건강한 청소년들이 코로나에 감염돼도 치사율이 거의 ZERO인 상황에서 심근염의 위험이 있는백신을 청소년들에게 접종할 필요는 없다. 소위 K-방역을 위해 단 한 명의 청소년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비정상적인 수업 형태가 지속돼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백신 접종 없이 방역을 완화하기에는 국민들이 이미 코로나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지고 있기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감염은 이제 거의 독감보다 못한 수준이 됐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부득불 백신을 접종한다면 일반적으로 세포면역반응에 의한 부작용의 경우 투여하는 항원량에 비례하므로 투여하는 백신의 양을 줄이거나, 해외 심근염 사례들을 보면 2차 접종 후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므로 간격을 늘려서 접종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 중 실수로 1/2 용량을 접종했을 때 또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유효성이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았다. 화이자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비 유효성이 더 좋고, 중화항체 생성량도 높고 항체 역가의 유지기간도 길기 때문에 1/2 용량 또는 접종 간격 연장에도 유효성이 줄어들지 않을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정부는 백신 구입이 늦어진 사유에 대해서 타국가에서의 안전성 정보를 사전에 검토해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화이자 백신의 심근염 위험은 해외 사례도 있고, 과학적으로도 개연성이 있음에도 경각심이 없는 것 같다. 교육부가 청소년 접종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 집단은 침묵해서는 안된다. 소아감염학회 또는 소아청소년과학회 등 관련 전문가 집단은 고3 수험생 및 청소년들에게 백신 접종이 미치는 benefit-risk balance를 분석해 올바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부디 고3 수험생에게 치명적인 심근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입원전담전문의 대형병원 전유물 아니다 2021-06-07 05:45:50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기간 동안 지적되어 오던 제도의 불안정성이 해소되면 입원전담전문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지난 1월 시범사업에서 본 사업으로 전환하였다.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지난 3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 수는 전국 249명에서 235명으로 감소하였고, 이에 대한 많은 우려와 제도적 결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운영현황 신고 시점에 따른 일시적 감소이며, 4월 5일 기준 279명으로 증가하는 추세”임을 밝힌 바 있다. (“본사업 이후 줄었던 입원전담의, 4월 기점으로 상승세”, 메디칼타임즈 2021년 4월 15일자 기사.) 입원전담전문의의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도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1분기 운영현황 신고가 끝난 3월 31일 기준으로, 전국의 입원전담전문의는 52개소, 117병동, 전문의 260명으로 시범사업에 비해 모두 증가하였다.(그림1)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수가 24명 증가한데 반해 종합병원 기관에서는 오히려 13명이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전체 입원전담전문의 중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비율은 약 74%로 증가하였으며(그림 2), 이는 종합병원 기관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이 본 사업 전환 이후 더욱 어려워졌음을 나타낸다. 또한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병동은 시범사업 기간 전국 90개 병동에서 본 사업 전환 후 117개 병동으로 27개 병동이 증가한데 반해, 전문의 수는 11명이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전문의 수 증가에 비해 운영 병동 수의 증가세가 비정상적으로 가파르다. 특히 종합병원 기관에서는 전문의 수가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운영 병동은 증가하였으며, 이는 운영 병동마다 배치하는 의사 수를 줄이고 운영 병동과 진료 환자 수를 늘려 기관의 수익을 보전하려는 소위 ‘쪼개기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병동 당 전문의 수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모두 시범사업 기간 약 2.7명에 비해 본 사업으로 전환 후 약 2.2명으로 대폭 감소하였으며(그림 3), 병동 당 근무하는 전문의 수의 감소에 따라 주말이나 야간까지 진료하는 상위 유형의 모델로 확대되지 못하고, 주중 진료만 가능한 1형 운영 모델이 전체 운영 병동의 대부분인 81%를 차지하게 되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우려하였던 입원전담전문의의 서울 편중 현상은 본 사업 전환 이후에도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운영 기관 수, 병동 수, 전문의 수 모두 서울과 서울 외 지역에서 본 사업 전환 후에도 시범사업과 유사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운영 병동과 전문의 수는 서울과 서울 외 지역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구체적 지표는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의 성패가 지역적 차이보다는 기관 규모의 차이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되는 현상은 낮은 수가 수준, 상급종합병원의 의사 인력 구조,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의 경험을 갖춘 기관에 대한 수요에서 기인한다. 현재의 수가 수준으로는 종합병원 규모의 기관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기에 부담이 있으며, 초대형의료기관이 아니면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의 동력을 갖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앞 다투어 입원전담전문의를 도입하는 이유는 전공의에 의존한 기존 입원환자 진료 구조가 전공의 수련환경 변화에 따라 붕괴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은 불완전한 새로운 영역에서 전문의들이 기존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의 경험을 갖춘 대형의료기관으로 집중되는 것 역시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의료질평가 등에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여부가 새로운 지표로 포함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대형의료기관으로의 입원전담전문의 집중 현상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와 상급종합병원, 나아가 초대형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은 이미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국내 의료 시스템의 중요한 문제이다. 입원전담전문의마저 대형의료기관에 집중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반대로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이를 독려하면 대형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집중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다행히도 입원전담전문의 분포가 서울 외 지역에서도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지역별 의료 격차의 간극을 좁히는 데에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대형 의료기관 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대형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만이 양질의 진료를 경험할 수 있어서도 안 된다. 초대형 의료기관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도록 부채질하는 지금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방향성은 옳지 않아 보인다. 시범사업에 비해 입원전담전문의 수가 늘었다고 기뻐하기에는 그 세부 지표들이 건강하지 않으며, 더 늦기 전에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방향성에 대한 진심어린 고찰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의료사고 합의와 건보공단 구상권 행사 2021-05-31 05:45:50
일선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은 최선의 진료를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의도치 않게 의료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으로서는 어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다. 의료사고가 일어나는 경우 일반적으로 환자에 대한 손해배상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해야 할 구상금도 고려해야 한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환자 측과 합의를 하게 되는데, 이때 합의서에는 통상적으로 ‘환자는 합의금을 수령하고 의료진에게 더 이상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가게 된다. 이로써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문제는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양쪽 모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다. 먼저, 합의금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이미 발생한 비용들은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료진이 부담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요양급여는 현물급여가 원칙으로 급여제공을 할 때마다 건보공단이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를 치료할 때마다 곧바로 건보공단은 구상권을 취득하게 되고, 이후의 시점에 의료진과 환자와의 사이에 치료비를 포함한 손해배상금의 합의를 하게 되면, 이미 건보공단의 권리가 된 치료비 채권을 가지고 합의를 한 셈이 되어버린다. 건보공단에서 구상금을 청구하면 의료진으로서는 이중(환자, 건보공단)으로 치료비를 배상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의료진으로서는 환자와 합의를 할 때 치료비 중 공단부담금은 향후 건보공단이 구상금으로 청구해 올 것을 유념하고 합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환자들의 경우 의료사고에 관하여 합의를 한 다음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치료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환자가 의료사고에 관하여 의료진과 합의를 하게 되면 이후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환자로서는 치료를 모두 마친 다음에 합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의료진으로서는 의료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지만 도의적으로 환자 측에 치료비를 지급하고자 하는 경우, 금원을 지급했다는 사실 자체로 의료사고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까봐 고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판례는 무조건적으로 의료사고를 인정하지는 않으므로 크게 우려하지는 않아도 된다. 관련된 쟁점으로 환자가 일련의 치료를 받던 도중에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의료진은 의료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의료행위에 대하여는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아울러, 의료사고가 발생하여 환자가 해당 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때 해당 의료진은 자신의 손해배상의무를 현물로 이행하는 것인바, 발생한 진료비를 건보공단에 청구할 수 없다. 만일 해당 진료비를 청구하는 경우, 건보공단이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부당이득징수의 행정처분을 하므로 유념해야 한다. 정리하여 보자면, 국민건강보험법상 ‘구상권’이란 해당 사고에 대하여 책임 있는 자가 건강보험의 적용으로 책임을 면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같은 법상 ‘합의 후 수급’이란 피해자가 합의금을 받고 건강보험 적용을 함으로써 이중으로 혜택을 방지하고자 하는 제도인바, 양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임상 글로벌 6위? 임상 증가에 내포된 위험성 2021-05-24 05:45:50
최근 식약처가 2020년 국내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발표했다. 2019년 대비 약 12% 증가했고, 한국의 임상시험 글로벌 순위는 6위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특히 항암제 초기 다국가 임상시험은 2019년 대비 거의 2배로 상승했는데, 이에 대한 해석으로 말기암 등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과연 이 해석이 맞을까? 필자는 이 자료를 보고 도리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상1~3상을 거쳐 신약 개발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 항암제는 더 낮은 편이다. 임상1상은 약물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인데, 과거에는 임상1상 결과를 매우 엄격하게 평가해 1상 실패율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어떻게든 2상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2상 실패율이 약 30% 정도로 가장 낮다. 2상에서 성공해서 3상까지 진행한 경우 성공률은 약 50%이다. 그렇다면 환자 입장에서 어느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이 유효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을까? 당연히 임상3상이다.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3상에서 성공하는 경우 생존기간이 평균 약 2개월 늘어난다고 가정해 보자. 임상3상에 참여하는 100명의 환자 중 임상3상 성공률 약 50%을 고려해 최대 이익을 추정하면, 약 50명 환자의 여명이 약 2개월 연장되는 것이다. 비록 실패한 임상3상에 참여한 50명의 환자들은 유효성을 경험하지 못하고, 도리어 약물 부작용 등으로 남은 여명의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지만, 그래도 임상3상에 참여하는 것이 유효성을 경험할 기회가 가장 높고 임상시험의 과학적 가치 vs. 윤리성이라는 저울에서 균형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2020년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임상3상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우리나라 환자들이 비교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마치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도하는 식약처는 제정신인가? 늘어난 것은 초기 임상으로 표현된 임상1,2상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항암제 초기 임상은 2019년 대비 거의 2배나 증가했다. 항암제 초기 임상이 이렇게 증가한 것은 국내 초기 임상 능력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인정을 받은 점도 있겠지만, 항암제 초기 임상 자체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된다. 임상시험에 관한 국제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ICH에서 2009년경부터 항암제의 비임상시험 기준(S9)을 대폭 완화하면서, 항암제의 경우 동물시험에서 동물들이 죽거나 비가역적인 심각한 부작용이 없으면 인체에 투여할 수 있게 됐다. 필자는 ICH의 이 조치에 제약회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ICH의 이 조치 이후 불충분한 동물시험 데이터를 가지고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는 초기 임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무리 말기 암환자가 처한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크다. ICH S9의 윤리적 근거의 하나로서 내세우는, 동물의 희생은 줄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암환자들은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임상시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일부 제약회사는 항암제 초기 임상 진입을 주가 부양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매우 크다. 항암제 초기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들이 유효성을 경험할 가능성은 임상3상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항암제 임상1상은 안전성을 보기 위한 것으로서 유효성은 없는 저용량에서부터 시작해서 Grade 3 이상의 이상반응이 다수의 환자에서 관찰되는 최고 내성용량까지 단계적으로 용량을 올리는 단기간 임상시험으로서 유효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임상2상은 위에도 언급했지만 성공률이 약 30% 가량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유효성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항암제 초기 임상이 증가한 것은 결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암환자들에게 희망 고문에 가까운 것이다. ICH의 S9 완화에 따라 항암제 초기 임상 진압이 매우 쉬워진, 필자가 생각하기에 매우 비윤리적인 상황에서 국내 항암제 초기 임상이 2배나 증가한 것은 결코 환영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이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는 듯이 발표했고, 어떤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지 않았다. 식약처는 어떤 곳인가? FDA의 경우 항암제 초기 임상시험 중 예상치 못한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사망이 발생하는 경우 수시로 임상시험 보류 및 안전성 조치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FD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 중 발생한 단 1건의 횡단성 척수염에 대해서 임상시험 보류(partial hold)를 명령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약처는 필자가 아는 한, 단 한 번도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임상시험 보류 또는 중지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평상시 건강했던 사람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하거나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해도 기저질환 때문이라거나 우연히 타이밍이 백신 접종 후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나라가 말기암환자의 사망이나 중증부작용에 대한 평가는 오죽 하겠는가! 이런 나라에서 항암제 초기 임상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상황은 필자가 보기에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전국의대 교수들 대우 상향평준화 기대한다 2021-05-24 05:45:50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여 대학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학재단은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던 영안실이나 병원 내 상가를 재단이 직접 운영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대학에 지원하는 자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므로 대학병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운영 방식은 민간병원과 차이가 없이 의료 이익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의과대학의 교수 중 진료를 담당하는 임상교수는 의과대학 학생을 교육과 연구에 더해서 환자 진료가 주 업무이며 이 점은 교수가 아닌 대형병원의 의사가 근무하는 형태와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규모팽창과 매출 증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매출을 직접 일으키는 임상교수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대학병원에서 의대 교수는 기관의 정책결정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다른 직능에 비하여 수월했다. 그래서 다른 직능의 구성원도 의대 임상교수를 경영진의 일부로 여겼으며 의대 교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병원의 경영의 목표가 이익 증대에 맞추어 지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의대 교수의 의견을 중히 여기지 않게 되었다. 이에 띠라 교수회나 교수협의회를 통한 의견 전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심지어는 교수들이 모임을 만드는 것조차 막으려는 대학병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진이 의무감을 가지고 대화를 하도록 강제하는 수단은 현행법으로는 노동조합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런 이유가 단초가 되어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을 창립했다. 지난 2018년 12월 아주대병원 의사노동조합을 만들었으니 두 번 노동조합을 설립한 꼴이다. 2018년 인사문제로 우리병원에 갈등이 있었다. 내용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나는 평범한 사건이고 이에 대하여 교수회에서 의견을 발표하고 교수들에게 서명을 받고 항의를 했지만 운영진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하다가 규정을 바꾸어 버리는 일이 있었다. 묵묵부답은 당시 몇 년간 학교당국의 기본적인 대응책이기는 했지만 더해서 아예 규정을 바꾸어 버리는 일은 좀 더 나간 일이었다. 당시 동남권의학원에서 의사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소식이 있었고 이를 검토하여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였다. 인사문제가 단초가 되기는 했지만 점점 병원 수익에 대한 압박은 높아지고 병원의 운영에 의견을 개진하기는 어려워져 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진료 환경과 근무조건이 점점 열악해 지고 있는 임상교수의 피고용인으로서의 현실적 문제의식이 추가 되었다. 진료환경이 교수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위험해 지고 있으므로 진료환경과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 주체적 참여를 요구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교수가 조합원인 ‘Ajou Doctors& Union’을 설립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교원노동조합법으로는 대학교원은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이 제한되어 있었다. 물론 그 조항이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아서 법 개정이 예정되어 있었고 임상교수가 병원에서 근무하는 형태는 대학 교수라기보다 병원의 의사로서의 업무가 주이므로 교원노조법보다는 일반 노동법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했고 약 10년에 걸쳐 대학병원에도 다양한 교수라는 명칭으로 법적 정의는 기간제 근로자로서 채용되는 전문의가 많아지고 있어 취업의 안정성 마져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판정과 행정소송을 거치면서 의사로서 노동조합을 만들게 해달라고 주장은 거부되었고 의과대학 임상교수에게는 교원노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소송이 진행되던 2020년 교원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 대학교원도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3월 18일 의과대학 교수를 조합원으로 하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을 설립총회 통하여 창립하였고 4월 12일 노동조합 신고필증을 교부 받음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비전임 교원 전문의가 노동조합의 가입대상이 될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애석한 일이다. 교원 노동조합법 제 6조는 ‘조합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 등 경제적 사회적 지휘의 향상에 관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고 노동조합의 세 가지 권리 중 가장 중요한 권리가 단체교섭권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법학자들의 의견이다. 우리 조합은 단체교섭을 위하여 법적인 절차에 따라 재단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재단은 단체교섭을 요구받았다는 사실을 공고하여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기자의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하였다는 것은 보면 교수회의 질문에 대하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태도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동조합법 혹은 노동조합 제도의 원래 목적은 본질적으로 대등하지 않은 노-사 간 서로 협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률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너무 쉽게 법을 무시하는 현실에 매우 놀랐다. 대학을 설립 경영하는 주체가 법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더해서 교수조합을 만들었는데 결국은 일반 기업의 노동조합이 마주하는 동일한 대응에 직면한다는 것이 새롭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 조합은 절차에 따라 교섭권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제는 교수노동조합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단체행동권이 유보되어 있기 때문에 노사자치에 의한 문제의 해결이 원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의과대학 임상교원은 이미 주장했던 것처럼 의사로서의 업무가 대부분이고 학습권과는 상관이 없는데도 일반 의료인의 노동조합에는 허용되어 있는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는 것은 평등권에 위배된다. 이에 대하여는 앞으로 헌법 소원 등을 통하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4월 23일 전국의대교수노동조합 설립총회가 있었다. 그리고 5월 12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전국 단위의 의대 교수노조가 설립됨으로 의과대학 교수의 대우가 상향평준화 될 것을 예상한다. 그 동안은 각 의과대학이 어떻게 교수들의 지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단순 비교가 어려웠으나 이제 한 조합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해 나갈 수 있게 되면 소속된 병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대학병원의 일반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나서 근무 조건 및 후생복지의 변화 추이를 보면 예측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노동조합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관철하는 제도이다. 더구나 국가 사회적 요구와 의과대학 임상교수의 요구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공론화 하는 것이 상황을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정책 방향 제시해 달라" 2021-05-17 05:45:50
보건복지부는 최근 비급여 진료비 등 현황조사, 분석공개 항목을 확대하고 결과 공개시기를 4월에서 6월로 바꾼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 일부를 개정했다. 2021년 초 위의 건과 관련된 의료법이 개정된 후,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행정예고 된 상태다. 2015년경 병원급 의료기관에 비급여 진료항목 및 비용고시와 더불어 동의서까지 받는 내용의 입법이 발의되어 당시 병원급 의료기관에 큰 혼란이 발생 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향후 파급되리란걸 예측이 가능했던 사안이었지만, 정부는 의원급은 비급여 현황 파악만 하는 것이지 실제적으로 실행단계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5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방역활동과 치료에 전념이 없는 중차대한 시기에 문케어로 불리는 보장율 강화 정책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기대만큼의 보장율이 오르지 않자 급기야, 비급여를 억제해서 의료보험 보장율을 반대급부로 높여 정책 효과를 거두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법안을 만든 취지가 비급여 진료를 강요했던 의료기관의 문제와 비급여항목에 대한 급여화 사업추진이 목적이라고 개정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취지가 순수하다면, 강요했던 곳은 확인 후 그에 상응하는 법에 준해 행정처분을 하면 되는 것이고, 급여화하겠다면 급여화 대상목록을 먼저 선행하는 작업 후 급여화 대상목록의 가격만 조사하면 된다고 본다. 그런데 취지와 다르게, 가뜩이나 어려운 의료계에 무려 616가지의 비급여항목을 보고하고 연 2회 실시하라고 한다. 더구나 일선의료기관은 행정파트와 심사파트가 독립되어 있지 않은 영세한 구조이다. 심평원이 요구하는 진료비 세부내역서 및 비급여 자료를 모두 요구하는 것은, 법 위임사항을 훨씬 초과하는 월권행위이며 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 판단된다. 또한 이러한 자료의 수집 후 일정기간 뒤, 질환별 내지 의료기관별로 어떠한 평가로 되돌아와서 의료기관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지 가히 걱정스럽다. 법이란, 입법취지와 목적에 맞는지 그리고 위임범위에서 벗어난게 없는지를 재차 확인하고 그에 따른 여파와 문제점을 세세히 분석해야 함에도 불구, 일부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법 위임사항 이상으로 과도하게 요구하는 부분까지 반영함은 법을 집행하고 준수해야하는 행정부의 순기능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본다. 병·의원의 비급여 진료가 재산권 및 자유권의 침해가 아니라 정당한 치료의 한 방법이라고 본 대법원 판례에서도 알 수 있다. 적정 보험수가가 아닌 현재의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발생한 비급여 진료부분을 법으로 통제하고 관리하겠다는 것은, 환자의 알권리와 보장율 증가라는 미명 아래 의료기관을 옥죄는 보여주기식 행정편의적 발상이다. 더불어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비급여 분석 및 활용을 위해 너무나도 손쉬운 자료획득 방편이라 판단된다. 이제 법이 통과되었고, 대통령령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된 고시로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라도 의료계가 일치단결하여 위임범위에 벗어난게 없는지 조목조목 따져서 회원에게 최소한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라며, 헌법소원 등 타 직역과 합심해서 막아주길 기대 한다. 정부에게도 보고 의무화를 강제하기 이전에, 해야 할 일을 먼저 제안한다. 건강보험제도가 지불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와 지속가능한지를 먼저 살피고 사회보험제도의 원칙을 준수하면서, 선택의 의료영역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국민의 민감한 사생활 보호는 지켜야 한다는 점과, 요양기관지정제가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보길 바란다. 더 시급한 문제는 급여기준 개선이다. 그리고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혜택을 모두에게 드릴지, 아니면 적당히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하길 바라며 국민의 건강 및 의료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데, 획일화된 제도권의 편입문제는 더 고민 해야될 사안이다. 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비급여 보고의무화 법안에 대한 위헌심판청구가 진행 중이다. 결과가 나올때까지 시행을 멈추고 법안의 문제점을 되돌아 보길 바란다. 모든 의료정책을 논함에 있어서 의료전문가단체의 목소리에 늘 기울여 주길 바란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의료정책임을 잊지 말아 달라.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앙약심 투명치 않으면 약사법 개정 공염불 2021-05-10 05:45:50
최근 의약품 등의 조건부허가 제도를 법률로 상향해 정비하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조건부허가를 할 수 있도록 약사법 일부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2년 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됐던 리아백스주의 경우 해외 임상3상에서 실패한 약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조건부허가가 난 점을 생각하면 법률 개정은 타당하겠다. 그런데 만약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체가 문제가 많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법률 개정은 아무 소용이 없고, 도리어 조건부허가가 악용되는 사례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조건부허가된 국내 폐암치료제의 경우 필자가 판단하기에 조건부허가로 부적절하다고 생각돼 회의록을 살펴보니, 참석한 위원 중에 실제 임상에서 폐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1명도 없었고, 회의 내용 또한 조건부허가의 쟁점을 매우 부실하게 다루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중앙약심의 독립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중앙약심이 약무에 관한 최고 심의위원회임을 고려할 때 약심은 독립적으로 운영이 돼야 한다. 그런데 필자가 식약처에 일하면서 약심의 독립성에 의구심이 들었다. 약심 위원 풀 자체가 약심에서 알음알음 섭외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원 풀 자체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렇다 보니 약심 회의에 참석하는 의원이 채 10명이 안될 때가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안될 때에는 심의를 요청한 식약처(평가원 포함)에 의원 추천을 요청할 때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인보사의 조건부 허가 때 1차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전문가들(7명 중 6명)은 인보사 허가를 반대했다. 그런데 2차 회의에 새로운 위원들이 참여하면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1차 회의의 압도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2차 회의는 누구의 요청으로 했으며, 2차 회의에 새롭게 참석한 위원들은 누가 추천한 위원들이었을까? 이래서 중앙약심이 식약처의 거수기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둘째, 첫째와도 관련이 있는데, 중앙약심 회의에 식약처 직원이 대거 참석한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유럽에도 중앙약심과 유사한 위원회가 있지만, 이 위원회에 행정기관의 직원은 그 사람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일지라도 전혀 토론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토론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식약처 직원이 대거 참석도 하고 토론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보사 중앙약심 회의록이나 최근 조건부 허가된 폐암 치료제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식약처 직원이 상당히 결론을 유도하는, 또는 이미 조건부허가를 전제로 발언하는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다. 셋째, 중앙약심의 회의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미국 FDA의 경우 중앙약심과 유사한 위원회의 회의 과정은 생중계된다. 어떤 위원이 어떤 근거로 찬성을 하고, 반대를 하는지가 공개된다. 그러므로 회의에 참석하는 위원들은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전문성을 가지고 의견을 얘기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앙약심은 생중계는 커녕 회의록조차 매우 부실하다. 거의 모든 회의록에서 발언한 사람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런 수준이니 익명의 댓글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자신의 발언이 공개된다고 생각할 때 회의 자료도 충실하게 요청하게 되고, 충분한 고민을 하고 참석하게 될 것이다. 넷째, 회의 위원장을 대부분 연장자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회의 위원장은 중립적인 위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산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연장자의 의견에 반한 의견을 젊은 전문가들이 적극 내기가 어렵고, 위원장의 견해대로 회의가 흘러가기 쉽다. 다섯째,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한데 중앙약심이 의결기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중앙약심의 심의에서 분명한 반대의사가 표시됐다고 해도, 식약처는 그저 그것은 참고하는 사항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파미셀의 줄기세포치료제가 정해진 재심사 사례를 채우지 못했을 때 중앙약심은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식약처는 도리어 재심사 사례를 낮추어 주고 허가를 유지시켜 주었다. 이럴려면 중앙약심을 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중앙약심은 의결기구가 돼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모두 유사한 심의위원회는 찬성과 반대 투표를 통해 과반수로 의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앙약심은 식약처의 부족한 전문성, 공정성 등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심의기구이다. 그런데 그저 중앙약심이 식약처의 거수기나 다름이 없는 작금의 상황은 통탄할 일이다. 그러므로 중앙약심의 독립성, 전문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지 않는다면 관련된 약사법 개정 등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육지 의료인력 채용, 제주 의료복합체 꿈꾼다 2021-05-10 05:45:50
직원들과 병원 내 텃밭정리를 하고 있는데, 마을 이장님이 지나가다 오늘 꺽은 고사리라고 툭 내려놓으신다. 사실 제주도는 지금 고사리가 한창이다. 고마운 마음에 차라도 한잔 드리고 싶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서로 덕담으로 인사한다. 가시는 길에 “요양원 언제 할 꺼”라고 물으신다. “조만간 하겠죠”라고 인사는 했지만, 생각이 또 복잡해진다. 10여 년 전 ‘의료복지’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막연한 꿈과 부푼 기대를 안고, IT사업에 초점이 마쳐졌던 내가 패기만 앞세워 현재의 본원을 세웠다. 그 옆에는 한림병원(지금의 신관) 운영되고 있었다. IT인프라를 통해 혁신적인 의료서비스 모델을 구현하고자 하였으나, 아직 햇병아리인 나에게 의료시장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요양병원 개원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한림병원이 망했고, 그 옆에 있다는 이유로 개원한지 몇 개월 되지 않는 나의 요양병원이 망했다는 소문이 제주지역에 파다하게 퍼졌다. 이러한 소문의 확산은 제주사회의 문화가 한 몫 했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내말이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요양병원 근무인력들은 사직을 했고, 제주도내에서는 의료인력 등을 구인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자구책으로 육지 구인시장에 구인광고 냈고, 제주의 자연환경을 내세우며 기숙사 제공 등의 조건을 내걸고, 육지 의료인력을 구인, 차차 안정을 찾아 갔다. 꿋꿋하게 버터 작년에 그 한림병원 터를 인수하고, 요양병원의 신관을 개원하였다. 이러저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신관을 증축할 때 코로나19가 한창 심했던 터라 감염예방을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모든 병실을 5인실 이내로 하고, 병실과 복도의 환기나 채광, 조명에 중점을 두고 공사를 하였다. 주위에서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었지만, 막상 해놓고 보니 환자나 환자가족, 직원모두가 만족해했다. 특히 요즘처럼 대면 면회가 안 되는 시기에 영상통화를 하거나 비접촉면회를 할 때 넓고 밝은 모습에 다들 좋아라 하신다. 지금 나는 ‘요양원’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보건복지 관련 선배들은 ‘병원을 늘려 야지 왠 요양원’이냐고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10년간 병원의 성장을 봐왔기에 병원 옆에 번듯한 요양원을 원하신다. 물론 근처에 없어서 그런 것도 있다. 정부의 정책에서도 알 수 있듯 노인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가정이나 지역에서 감당 안 되는 부분은 의료기관에서 해결하고, 이후 지역(시설)이나 가정으로 복귀라 생각하기에, 지역과 상생의 방법을 찾고자 오늘도 발품을 팔아본다. 오랜 경영을 하다 보면 그러하겠지만, 나에게도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큰 시련이 있었다. 그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지역사회와 병원 식구들이었다. 물론 경제적 수익이 안정되어야 이런 그림도 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요양재활이나 지역투석 연계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여, 우리보다 더 나은 의료기관 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보도 얻고 배우고 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지역과 더불어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면, 지역의 중심체가 되어 공생공존하며, 내가 꿈꾸고 있는 의료복합체에 한발 더 다가서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개원의가 바라본 '비급여' 통제의 문제점 2021-05-03 05:45:50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전 국민 단일보험이자 강제가입제도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비급여는 현재의 단일강제보험제체에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신의료기술의 등장, 의료 소비자의 선택권(특수한 상황에서 고가의 또는 아직 의학적 검증이 부족한 일부 의료행위 등에 대한 보장), 보험재정의 효율성을 고려할 때 필요한 부분이다. 비급여신고는 엄청난 행정부담 최근 개정된 의료법 45조의 2에 따라, 앞으로 의료기관은 이런 비급여항목의 금액 뿐만 아니라 기준과 진료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숙련된 임상의사조차 낯설은 양식과 코드로 비급여를 신고해야 하고, 환자가 알아보기도 힘든 비급여코드(인플루엔자항원 현장검사, CZ3940000)를 의료기관내에 게시해야 한다. 또 비급여가격을 변경하고 나서, 신고를 잊어버리기라도 하면 수백만 원의 과태료도 내야한다. 의료기관에게는 엄청난 행정부담이다. 결국 정부는 국민의 선택으로 시행되는 선택비급여를 포함한 모든 비급여의 가격과 양, 질 등을 통제 및 관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환자의 의료정보가 담긴 모든 진료내역을 제출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알고 싶은 것은 단일 비급여 항목의 비용이 아니라, 치료에 소요되는 질환별 총 진료비이기 때문이다. 비급여는 국민의 기본권, 영국도 비급여인정 현재의 건강보험 체계에서는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비용이 높아지고, 모든 행위를 급여화하면 의료접근성증가로 행위량(급여 및 비급여행위)이 증가되며, 환자가 요구하는 대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임의비급여(예. 환자가 비타민D검사를 비급여로 요구할 때)가 될 우려가 있다. 또한 의료서비스의 다양한 제공을 위해 대부분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다보험체제(독일, 호주, 일본 등)는, 우리나라에서 법을 바꾸어야만 실현이 가능하다. 결국 현 체계 하에서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건강보험재정악화를 막는 유용한 제도가 바로 비급여인 것이다. 의료서비스에서 ‘시장실패’의 원인으로 흔히 ‘외부효과’를 얘기하지만, 비급여항목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급여항목은 ‘외부효과’(건강보험공단이 비용의 상당부분을 지급하기 때문에 가격&수요공급이 왜곡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비급여항목은 철저히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비급여가격은 SNS나 인터넷포털에서 의료기관의 서비스와 함께 수시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급여항목 지출증가의 책임이 의료기관에 있다고 단정짓지만, 책임은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다. 의료기관이 의료서비스의 내용과 가격을 포함한 책임을 지고 싶어도, 우리나라와 같이 의료소비자가 자유롭게 의료기관의 선택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소비자가 그 권한을 부여한다. 그래서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같이 의료를 공공재로 간주하여 정부의 일반재정으로 의료서비스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국가조차도, 의료서비스의 경제영역(비급여)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이 비급여를 통제하고 관리하겠다고 하는 것은,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다. 비급여보다 적정수가가 우선 비급여의 필요성을 떠나서, 국민건강보험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저부담, 저수가의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건강보험급여율(비급여를 포함한 총진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부담 비율)만을 높이려고 비급여를 통제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공적보험의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적정부담 및 적정수가를 완성한 후에 비급여관리를 진행해야 한다. 민간의료기관은 저수가구조에서 생존을 위하여, 의료기관의 업무량을 증가시켜서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건강보험급여율은 정부의 일반재정을 확대하고, 공적보험의 재정부담을 줄여, 가계직접부담률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실현해야 한다. 건강보험급여율 70% 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보장이 필요한 환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비급여관리는 그 다음이다. 비급여통제는 의료의 질 & 국민건강 위협 일부 비급여항목의 문제를 이유로, 모든 비급여 항목을 국가가 관리한다는 것은 경제 주체에 대한 과도한 규제이고, 국가 행정력의 낭비이다. 만약 특정 비급여 항목의 관리가 필요하다면, 그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의료계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규제를 할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의료서비스에는 의료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부분과, 민간 경제영역이 필요한 부분이 공존한다. 비급여를 통제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의료소비선택권(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려, 국민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검증된 동의보감 개정판이라도 보고 싶다 2021-04-30 05:45:50
동의보감은 조선 시대, 1596(선조 29)년에 임금의 명(命)을 받아 1610(광해군 2)년에 완성한 책으로 병을 고치기에 앞서 수명을 늘이고 병이 안 걸리도록 하는 방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데 의미를 두었다. 우리나라에서 편찬된 의서는 물론, 중국에서 수입된 의서까지 모두 활용해서 모아서 편집한 것으로 또 인용한 부분은 인용처를 밝혀놓았다고 하니 그 당시의 의식치고는 대단해서 작가 허준이라는 어의가 존경스럽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총 25권 25책으로, 주로 목판본을 사용했지만 금속 활자로도 발행되었다니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록물이라 대단한 가치를 인정할 만은 하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2009년 7월 31일에 오래전의 시대에 기록으로 역사성을 가지고 후세까지 보존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의해 유네스코의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유네스코는 인류의 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유산인데 훼손되거나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있는 기록유산의 보존과 이용을 위하여, 기록문화유산의 목록을 작성하고 효과적인 보존수단을 강구하기 위해 1995년에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사업의 목적은 세계의 기록유산이 훼손되거나 유실되지 않고 미래세대에 전달되거나 원하는 사람들이 방해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도록 보존하는 데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등재된 동의보감 같은 기록물을 너무 자랑하다보니 오해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한의학계에서는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의심 없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세계기록유산이라는 게 책의 내용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거나 하는 게 아니고 또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효과에 대한 검증이 됐다거나 우수성 등을 고려하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인류의 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유산”이라는 의미는 그 속의 내용이 긍정적이라거나 훌륭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고 그저 그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가치가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동의보감에 수록된 치료법의 몇 개만 보면 다음과 같다. 물사마귀는 아이 배꼽 때를 바르면 낫는다, 야맹증 치료법은 올빼미의 눈이 좋다, 눈이 나쁜 데는 매의 눈을 젖에 넣어 눈에 넣는다, 광인(狂人)을 낫게 하는 방법은 똥을 먹인다, 오줌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설사를 시켜야 한다. 대변이 나오면 오줌도 저절로 나온다 등등. 이런 걸 보고 믿거나 따라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다면 이런 황당한 내용이 있는 책을 유네스코에서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주지는 않았을 게다. 그러니 동의보감의 우수성이라는 의미는 여기까지다. 그 당시 시대를 연구하고 목판이나 금속활자를 연구할 때는 이 책이 필요하다해도 그 속의 내용 더더군다나 향약 안내 책자가 아닌 의학서로 받든다는 건 과학사회인 현대에는 곤란하다. 음식이라는 것도 전부터 내려온 게 다 약이 되는 것도 한심한 일이다, 방송에서 보면 항상 서두에 붙이는 말이 ‘동의보감에 의하면’ 이라는 말이다. 그 동의보감이 어느 시대의 지식인데 믿어도 되는지 의심조차하지 않는 표정들이다. 시대를 떠나서 그 식품이라고 하는 것에 독성은 없는 건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400년 동안 전해 내려왔다는데 설마 죽기야하겠어? 하는 생각으로 그저 앵무새처럼 얘기하는 것 같다. 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둔 동의보감이니 우리 조상들은 지혜로워서 먹는 것도 건강을 생각하고 먹었다고 믿고 있나보다. 조선시대 말 평균 수명은 겨우 40을 넘기고 환갑이라도 되면 천수라 하여 잔치를 벌인 게 그 시대라는 걸 염두에나 두고 있지 모르겠다. 100세 시대의 21세기 한국에서 조선시대 동의보감이 한방의 대단한 책자인 양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현대의료에 접근해서 통합면허니 치매진단이니 이것저것 하려 하지 말고 양생이 중요하다 하니 내 안의 생명력을 기른다는 양생 거기까지만 하자. 가려 먹으며 섭생하는 것 정도까지만 말이다. 근대화 이전의 당시 우리나라 의료사정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는 있는데 지금은 21세기인데 아직도 검증은 할 생각도 하지 않는 기록 유산물인 유네스코타령만 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과학적으로 규명돼 새로이 찾아지는 병 그리고 치료방법들도 새로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현대의학서는 개정판이라는 게 계속 나온다. 동의보감이 고전 소설도 아니고 고전 한의학서 라고 한다면 말이다. 한방도 과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주장과 어울리게끔 현대 사회에 맞게 고쳐진 동의보감 개정판이라도 보고 싶다. 동의보감이 한의학서로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 기록물이라면 하나하나 검증을 받아보고 얘기하면 어떨까? 아님 의과 의료기기에 의지하지 않는 개정판이라도 이 시대에 맞게 내보던지.
코로나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신청을 취소합니다 2021-04-26 05:45:50
|칼럼|이양덕 원장(대전 이양덕내과) '이 원장 코로나 백신해! 안해?' 선배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나의 답은 간단하게 '안 합니다'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코로나19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신청을 안 한 것이 아니고 선정기준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해 취소한 것이었다. 올해 1월 25일 저녁 8시쯤 서재에서 공부를 하다가 보건소의 이메일을 받았다. '(필독) 코로나19 임시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참여 의향 조사 안내'였다. 내용에는 병의원 면적, 24시간 모니터링이 되는 자동온도기록계, 별도의 백신 준비 공간, 접종 후 모니터링 공간 등 이전의 독감백신 접종과는 다른 내용들이 있었고 제출기한은 '1월 27일(수) 오전11시(기한엄수!!)'로 급박해 보였다.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시면 참여의사가 없는 걸로 간주'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바로 위탁의료기관 신청 서류를 작성했다. 24시간 모니터링 온도계는 설치예정으로 하고 바로 여러 교수님들에게 정보를 얻어 구매를 했다. 그 후 의협에서는 정부와 협의 중이니 온도계 구입을 기다려달라는 문자를 보내왔고 업체에 문의한 결과 대전지역의 개인 의원에서는 처음이고 3년 후에는 매월 관리비가 있다는 말에 보류를 하였다. 그 후 여러 번의 새로운 내용의 공문들이 보건소에서 왔는데 현장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통합된 지침이라기보다는 각 지자체별로 변화무쌍하고 혼란스러운 면이 있었다. 의료현장의 실태파악과 소통이 없는 일방적 통보식의 진행과 시시때때로 변화하고 늘어가는 행정업무, 병원운영에 또 하나의 지출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것(백신냉장고를 관리해주는 것도 아닌 온도 측정 이용료)에 대한 부담감이 밀려왔다. 또한 선정기준을 정확히 맞추려면 병원을 구조 변경하여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추가인원 등이 필요하였기 때문이었다. 코로나백신 접종을 꼭 해야 하는지 진료 때마다 물어보는 단골환자들이 편안하게 주치의에게 안심하고 맞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던 마음으로 신청을 하였지만 이러다간 정작 진료에 집중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아쉽지만 신청을 취소하였다. 지금은 코로나 백신 공급량이 원활하지 못해 접종 위탁의료기관의 수가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백신공급량이 충분해질 때 신속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서는 많은 접종센터가 필요할 것이고 독감처럼 매년 맞게 되는 경우와 변이가 잦아 연 2회 접종하는 상황 등을 대비한다면 반드시 동네의원이 접종 위탁 의료기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료현장에서의 해결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동네의사들이 코로나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신청을 취소한 이유 중 하나인 백신보관&8901;관리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코로나백신 동네의원 접종센터를 위한 제언 1. 백신냉장고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의 필요성에 대한 현황분석 2. 백신냉장고 온도 유지에 문제가 있다면 온도조절기를 설치 3.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의 데이터를 질병관리청에서 관리 1. 백신냉장고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의 필요성에 대한 현황분석 작년 9월 독감 백신 유통 과정 문제로 무료접종 사업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고 그로 인해 콜드체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백신냉장고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로 제시된 연구는 2019년도에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시행한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 질병관리청 정책연구용역 사업의 보고서(정책연구보고서)였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관 가운데 적정온도(2~8℃)를 유지한 냉장고는 보건소(38개) 38%, 민간의료기관(2200개) 23%에 불과하였다. 필자는 전문을 구해 읽어 보았다. 총연구비 6000만원의 8개월간 연구였으며 백신 냉장고 온도를 2주 동안 모니터링하였고 보관된 수두 백신의 역가를 평가하였는데 바이러스의 역가가 1200∼9750 pfu/0.5ml로 다양하였다. 그 원인으로는 공장생산-출하과정, 운송과정, 의료기관 보관과정에서의 콜드체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수두 백신의 역가와 냉장고 온도 모니터링 결과나 냉장고 종류에 따른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확인하지 못했다(정책연구보고서 p141). 현재 보급된 백신냉장고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을 이용한다면 상기 연구를 2주마다 시행하여 문제점을 파악한 후 백신관리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재평가를 반복할 수 있다. 이를 통한 현황파악과 함께 문제해결을 제시하고도 수정되지 않는다면 1차 의료기관에서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2. 백신냉장고 온도유지에 문제가 있다면 온도조절기를 설치 의료기관 백신냉장고 현황파악에서 적정온도유지가 교육으로 교정되지 않는다면 백신 온도 24시간 모니터링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냉장고 온도 조절기를 부착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한다. 냉장고 디지털 온도조절기는 2만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으며 설치비는 10만 원 내외이다. 온도조절기의 원리는 설정한 온도이하가 되면 냉각기를 끄고 설정온도보다 오르면 냉각기를 재가동시킨다. 즉 냉장고 온도 범위를 숫자로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교통사고 다발지역의 안전을 위해서는 과속차량 적발을 위한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보다 안전표지판, 과속방지턱, 도로반사경, 안전지도 등 근본적인 예방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백신의 안전관리에 있어서도 24시간 온도 측정기 설치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효과적인 면과 비용적인 면에서 본다면 해결책인 온도조절기 설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 생각은 기존의 냉장고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백신냉장고를 만들 수 있다. <2월 15일자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해당 칼럼 클릭)> 3.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의 데이터를 질병관리청에서 관리 동네의원을 운영하다 보면 해가 갈수록 작은 지출이 늘어나게 되고 행정적인 업무가 하나씩 많아져 간다. 개원 초에 하던 위 내시경과 건강검진 등을 그만 둔 이유도 그 때문이다. 24시간 모니터링 온도계를 구입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 않고 이를 유지하는 비용이 매월 청구되어 추가적 고정 지출이 발생한다. 의료기기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인 수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럴 때마다 동네의사는 또 하나의 관리업체와 '저희 제품문제가 아니다. 다른 기기가 문제인 것 같다'라는 일상 속의 작은 분쟁에 빠지게 될 위험이 늘어난다. 환자로 온 기초과학 교수님은 이 데이터를 각각의 동네의원에 관리하기보다는 정부의 한 센터에서 컴퓨터 한 대로 실시간 관리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바로 조치를 취하면 신뢰성도 높아지고 동네의사가 24시간 '데이터 경보음의 노예'가 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을 주었다. 이는 질병관리청 정책연구용역사업의 보고서에 '관리 감독 기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바로 피드백 및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제안한 것과 같았다(정책연구보고서 p141).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코로나백신이 필요하지만 불안정한 백신 공급부족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 시점에 필자는 '사막의 여우' 에르빈 롬멜(Erwin Rommel)이 떠오른다. 그는 부족한 병력과 장비로 아프리카 군단을 이끌었고 300대의 영국전차를 80대의 전차로 맞서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영상을 통해 본 롬멜은 최전선에서 직접 지휘했고 사병들을 동료처럼 대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는 현장에서 병사들과 같이 호흡했기에 명장이었다. 어려운 이 시기에 정책은 이상적이기보다 현장에서 수행 가능하여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민관(民官)의 소통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백신 부작용 인과관계 저평가, 피가 거꾸로 솟는다 2021-04-23 05:45:50
코로나 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평가된 후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다. 대부분 약 3만명을 대상으로 2개월의 짧은 임상시험을 거쳤을 따름이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허가가 난 것이 아니라 미국/유럽은 긴급사용승인, 우리나라는 조건부 허가로 사용 승인이 났다. 즉, 어떻게 보면 코로나 백신은 현재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임상시험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피해 보상은 제약회사가 지는 것이 마땅하지만,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판매자인 제약회사보다 사용자인 국가가 더 백신이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약회사는 부작용에 대한 책임 면책을 요구했고, 이는 전세계적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럼, 백신 부작용에 의한 피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정상적인 국가라면 당연히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지겠다고 분명히 발표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2021년4월15일 기준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 51건, 중증 사례는 28건 중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단 1건이었다! 인과관계를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어떤 비윤리적인 제약회사도 이 따위로 인과관계를 저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20대 코로나19 대응요원에게 발생한 뇌정맥동 혈전증, 20대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발생한 심부정맥 혈전증/폐색전증 모두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받지 못했단 말인가? 지난 칼럼(2021년4월13일자)에서도 언급했지만 의약품부작용의 인과관계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의외로 temporal relationship이다. WHO의 웁살라 약물감시 모니터링 센터에서 주관하는 약물감시 교육을 받을 때 이 요소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를 해서, 속으로 '아니 이렇게 당연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니!'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즉, 백신을 접종하고 발생했다면 일단 의심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 동반 증상도 중요하다. 백신 부작용으로 알려진 다른 증상/증후와 유사한 시기에 발생했다면 백신으로 인한 가능성을 좀 더 의심할 수 있다. 그 외 중요한 것은 그 부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요소, 예를 들어 해당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질환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기저질환이 있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경우 기저질환의 경과를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주치의의 인과관계 평가가 중요하게 된다. 그 외 dechallenge, rechallenge 등 인과관계 평가의 주요 요소가 있지만 이는 1~2회 접종하는 백신에는 해당되기 어렵다. 또한 의약품과의 인과관계를 평가할 때 그 강도를 일반적으로 5단계로 나눈다. 1. 인과관계가 명백함(definite), 2. 상당히 확실함(probable), 3. 가능성이 있음(possible), 4, 가능성이 적음(unlikely), 5. 관련성이 없음(not related). 즉, 1~4단계는 모두 '관련성이 있음(related)' 범주에 들어간다. 과거에는 4. 가능성이 적음(unlikely)을 '관련성이 없음' 범주에 넣기도 했으나, 의약품 안전성 관리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수년 전부터는 이 또한 '관련성이 있음' 범주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의약품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이 아닌 다른 원인, 예를 들면 외력에 의한 외상 등 분명한 다른 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1번(인과관계가 명백함)인 경우만 관련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렇게 협의적 해석을 하는지 묻고 싶다. 의약품과의 인과관계를 평가할 때 기저 발생빈도(background incidence)를 참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 질환 자체가 해당 부작용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경우 대부분 면역을 억제하기 때문에 암발생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자가면역질환 자체가 암 발생을 높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질환의 치료제의 암발생 부작용 빈도를 평가할 때에는 해당 질환의 기저 암 발생 빈도와 비교한다. 또 한가지 예를 든다면 폐암 치료제에서 혈전증 부작용의 빈도를 평가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폐암 자체가 혈전증의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료제에 의한 혈전증 위험을 평가하는데 교란이 되므로, 이 경우에도 폐암의 기저 혈전증 빈도를 참고해 평가하게 된다. 그런데, 코로나 백신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접종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슨 기저 발생빈도와 비교를 한다는 말인가? 그런 자료를 참고로 할 수는 있겠지만 마땅히 개별 사례에 대해 각각 인과관계를 평가하는 것이 마땅하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은 20대 여성 의료기관 종사자에서 발생한 심부정맥혈전증/폐색전증의 경우 해당 여성이 혈전유발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40대 간호조무사에게 발생한 급성파종성뇌척수염에 대해서도 방역대책본부는 "확정진단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안전신호를 통해 발생이 올라가고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재평가가 좀 더 근거있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무슨 개소리인가! 이 뉴스를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이 사례에 대해서 적어도 의약품 부작용 인과관계를 평가해 본 경험이 있는 의사라면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다(not related)라고 평가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는 당장 코로나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위원회의 위원 명단과 2021년 4월15일 기준 사망 51건, 중증 28건에 대한 인과관계를 평가한 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기 바란다. 그리고 인과관계 평가에 자신이 없으면 약물부작용 감시를 모범적으로 시행해 온 서울대병원이나, 임상시험 중 약물부작용 감시를 그나마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서울아산병원 기관윤리위원회(IRB)에 위탁하기 바란다. P.S. 서울대병원은 수년전부터 여러 명의 전담인력을 배치한 병원내 약물감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필자가 아는 한국내 병원 중 유일하다. 서울아산병원 IRB는 필자가 식약처에서 약 2년간 일하면서 임상시험 중 발생한 중대한 약물부작용 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제약회사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 기관윤리위원회에서 먼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를 2건 보았는데 2건 모두 서울아산병원이었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