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초음파 급여화, 진짜 숙제 남았다 2021-07-26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심장초음파 보험적용 방안을 의결했다. 연간 2800억~3500억원의 예산이 투입하는 방대한 작업이었지만 검사 행위주체 논란을 정리해야하는 진짜 숙제가 남아있다. 현재 심장초음파는 의사가 직접 시행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의사의 1:1 지도하에 방사선사나 임상병리사의 보조 역할을 허용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에선 일부 의료기관들은 간호사 등 법령상 정하지 않은 의료인력까지 투입하고 있다보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 사법부의 판단 또한 유죄와 무죄를 오락가락하면서 의료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복지부는 간호사에 의한 심장초음파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이 명확하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지만, 이제 급여화가 된 만큼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적어도 보험확대를 적용하는 오는 9월 1일 이전에 행위주체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심장초음파의 경우 고난이도 검사 행위임을 고려해 다른 초음파 검사 대비 높은 수가를 산정한 만큼 검사행위는 중요하다. 복지부 또한 검사의 시행 주체가 의사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급여를 확대했다는 입장이지만 심장초음파 급여화 관련 향후 계획으로 보조인력 및 보조범위에 대해 다양한 쟁점을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다. 의사와 보조인력간 업무범위, 교육과정, 임상현실, 의료서비스 질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겠다는 얘기인데 사실상 보조인력의 범위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행위주체에 대한 논의는 답을 찾기 어려운 사안이다. 단순히 의사부터 의료기사, 간호사까지 각 직역별로 입장이 첨예할 뿐만 아니라 의료계 즉 의사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보건의료계 단체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회의조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사실 여기서 또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합리적이 기준과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정책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사 대상 온라인 영업 한계, 이대로 놔둘 건가 2021-07-22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는 최근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온라인 영업&8231;마케팅 경쟁을 두고 보건복지부가 평가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제약사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영업&8231;마케팅 경쟁은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과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한미약품에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대형 국내사에 더해 일동제약, 종근당, 동아에스티까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이들은 많게는 20명이 넘는 전담팀을 꾸려 의사 회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것까지 합하면 20개가 넘는 플랫폼이 운영되면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제약사들이 온라인 영업&8231;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 그렇다 보니 일부 제약사 내에서는 법준수 관련 부서와 마케팅 간의 다툼이 벌어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같은 영업&8231;마케팅이라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규정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제품설명회라도 오프라인은 일정 비용 제공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영업&8231;마케팅 상에도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령, 영업사원이 의사를 대면에 10만원 상당의 유료논문 혹은 식사를 제공해도 되지만, 온라인으로는 포인트 제공조차 불가능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 의사가 웨비나(웹+세미나)를 시청하는 방법으로 포인트를 쌓아 유료논문 혹은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도 현장에서는 존재하는데 법적 근거가 없어 자칫 의사도 제약사도 모두 법 위반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복지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온라인 영업&8231;마케팅이 법적 근거가 미약하니 "불법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복지부의 평가를 볼 때면 알맹이가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불법의 소지가 있으니 하지 말란 것인가, 아니면 관련 된 정부기관과 근거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으니 기다리란 말인가. 어찌됐든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영업&8231;마케팅 방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중요성이 더 커질 분야인 것은 이제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정부가 나서서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해결해주는 것이 그 역할 아닐까. 코로나 속 빨라지는 국내 제약산업 변화 속에서 정부의 더딘 제도 개선이 오히려 산업을 위축시키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영업사원 수술실 출입 결과론적 해석의 함정 2021-07-19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 문제가 대리수술 파문과 맞물리면서 또 다시 사회적 논란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리수술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실이나 응급실 등에 들어가야 하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리수술은 현행법은 물론 의료 윤리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불법 행위 중의 하나다. 엄벌에 처해야 하며 원천적으로 막아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이 왜 수술실과 응급실에서 서성여야 하는지에 대해 무조건 대리수술과 연결하는 결과론적 해석만을 내놓기에는 제도적 한계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실에 들어가 있는 원인을 되짚어 가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납'이라는 유통 형태가 있다. 말 그대로 정상적인 납품이 아닌 임시적 납품 형태가 일반화 되어 있는 것. 보통 대다수의 유통 구조는 발주가 이뤄지고 그에 맞춰 물건이 들어가면 계산이 이뤄지는 형태로 이뤄진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료기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특이한 형태로 납품이 이뤄져 왔다. 100개의 물건을 미리 병원에 가져다 놓고 한달이면 한달, 분기면 분기별로 실제 사용 물품을 세서 그 부분만 결제를 진행하는 형태다. '가납'이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보니 의료기기 기업입장에서는 물품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져다 놓은 100개의 물건 중 몇개를 사용했는지 직접 세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문제는 이 물품들이 병원 창고에도, 응급실에도, 간호사 스테이션에도, 수술실에도 보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 영업사원들이 이 모든 곳을 돌지 않고는 비용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로 인해 의료기기 산업계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유통구조 투명화를 외쳐왔지만 아직까지 가납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다. 오랜 관행이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을 막기 위해서는 가납 청산이라는 선결과제는 필수적인 요소다. 많게는 수천만원, 수억원에 달하는 물건을 수술실에 미리 넣어놓은 기업 입장에서 재고 파악이나 실 사용 갯수조차 세지 못하게 한다면 이 기업은 계산서를 끊을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의료진에게 이를 세서 알려주라고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수술실에 100개사의 의료기기가 납품된다면 100명의 영업사원이 출입할 수 밖에 없는 원천적 한계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의 수술실 출입을 금지시키고 대리수술과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가납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계와 산업계,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 지금도 병원 수술실 앞에는 양복을 차려입은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대기중이다. 잠시라도 시간을 내주면 자기 회사 제품의 사용량을 체크하기 위해 대기중인 인원들이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 수술실 출입을 금지 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청라의료타운 논란에 침묵하는 복지부와 의료계 2021-07-15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유치 경쟁이 서울아산병원컨소시엄 우선 협상자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청라 국제도시 3조원의 사업권 수주를 위한 국내 투자사와 병원들의 총성 없는 전쟁. 의료복합타운 컨소시엄에 뛰어든 병원 5곳 중 4곳은 대학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과 인하대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차병원. 이들 병원의 목적은 분명하다. 청라 국제도시 분원 설립. 투자사들 입장에서 필수조건인 500병상 이상 병원 건립 지원은 3조원 사업권 수주를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할 수 있다. 대학병원의 본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일까. 연구와 교육 그리고 진료 등 3가지로 압축된다. 대학병원 핵심 구성원인 임상 교수들은 임상 연구와 의대생 및 전공의 교육을 주축으로 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대학병원 환자 진료가 연구와 교육을 앞지르면서 돈을 버는, 다시 말해 영리를 추구하는 기능으로 변질됐다. 대학병원별 암센터 신축을 시작으로 병상 수 확대와 분원 설립 등 지역 병의원과 무한경쟁 하는 게 현실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사태는 현 의료 생태계의 축소판이다. 몸집을 불려야만 살아남는다는 규모의 경제가 통하는 한국 의료 현실인 셈이다. 대학병원 모 병원장은 "부지와 병원 건립비용을 제공한다는 데 어느 대학병원이 가만히 있겠느냐"라고 반문하고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타 지역 분원 건립을 추진하거나 진행 중에 있어 청라지역은 5개 병원 경쟁에 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부재 속에 대학병원의 무한팽창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보는 보건복지부. 여기에 의사 종주단체를 자임하는 의사협회와 병원장으로 구성된 병원협회의 침묵. 청라의료복합타운 건립에 소요되는 10년 후 모습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중론이다. 대학병원 유치를 위한 지자체와 정치권의 물밑작업 그리고 복지부와 의료단체 침묵의 결과물이 의료계 또 다른 괴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바이오 백신허브 mRNA 백신 하나론 어렵다 2021-07-12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mRNA 백신이라는 화두가 바이오업계를 관통하고 있다.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 TF, K-mRNA 컨소시엄 등 정부와 산업계가 백신 개발은 물론 플랫폼과 핵심기술 개발까지 논의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 백신허부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범 정부차원의 지원 추진이 언급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먹거리로 점찍어진 상황에서 이러한 노력은 당연해 보인다. 다만, 바이오 백신허브와 맞물려 mRNA 백신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된다는 반대급부의 시각도 나오는 모습. 실제 지난 달 17일 보건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 백신 치료제 특별 위원회가 개최한 미래포럼에서는 현재 코로나 백신 기술 중 하나인 mRNA 백신기술에만 플랫폼이 집중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당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엄승인 정책본부장은 mRNA 기술이 다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백신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백신 종류가 많고 이에 따른 경제성도 다양하게 분석되는 만큼 이에 발맞춘 전략 수립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 개발을 계기로 mRNA 백신이 조명 받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한 백신 4종류 중 2중로는 mRNA 백신이 아니라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백신허브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플랫폼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바이오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업계에서는 mRNA 백신이 당장 의지만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mRNA 기반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는 모더나 역시 몇몇 원천 기술은 자체 특허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는 국내에서 mRNA 백신 개발 시에도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여기서 정부가 한 가지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은 일본의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으로 대표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노노재팬으로 불린 일본불매운동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고 산업계 도한 폐부를 찔렸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2년이 된 시점에서 불화수소와 불화폴리이미드 국산화나 포토레지스트 유럽 공급선을 늘리는 등 오히려 기술 의존도를 낮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그간 국내 반도체 완제품 성과에 가려진 부품, 소재, 장비 등 핵심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결국 다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눈을 돌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OO 백신’이라는 타이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기저에 깔린 원천기술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바이오산업에 성장에 맞춰서 정부의 글로벌 백신 허브에 대한 의지를 시작부터 초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정말로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mRNA 백신만 바라보는 경주마가 아닌 원천기술에 대한 자립이 필요하지 않을까?
비급여 보고 사업으로 드러난 의정간 소통능력 2021-07-08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괘씸하다. 뒤통수를 맞았다." 정부와의 각종 협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공급자단체 보험이사는 비급여 보고 의무화 관련 세부 규정을 만들고 있는 보건복지부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해당 이사는 평소 어느 누구보다 정부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오히려 동료 의사에게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왔기에 '괘씸하다'는 말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 이사도 "이렇게까지 복지부 담당 부서에 대해 안좋은 소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라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에 따라 비급여 보고 의무화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비급여 보고 주체인 공급자 단체를 비롯해 비급여 정보를 원하는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도 따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별도의 자문위원회까지 만드는가 하면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현장방문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적극 청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고시 개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부는 세부안을 7일 열린 협의체에서 공개했다. 이 자리에 공급자 단체 대표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정부가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일방적이다"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세부적인 안을 놓고 다듬어야 할 시점임에도 의료계 입장을 반영해 고시안을 만들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의료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비급여는 '저수가' 현실에서 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다. 저수가는 정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펼치면서 '적정수가'를 약속하기도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적정수가에 대한 의미조차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기관의 생존 수단인 비급여부터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급여의 안전성, 유효성을 점검해 무분별한 부분을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은 당연하다. 다만 현실 개선은 없이 단순히 '통제'에 바탕을 두고 가격, 횟수 등 비급여 자체가 '악'인 것처럼 차단하려고 한다면 비급여 보고 주체인 공급자의 반대는 불보듯 뻔하다. 복지부는 협의체에서 이제 '안'을 공개했을 뿐이다. 다만 다음달까지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헤 관한 기준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다 더 세밀하게 다듬기 위한 시간이 아직은 남았다. 의료계도 '비급여 보고 의무화'를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다. 비급여 보고를 한다면 어디까지는 보고할 수 있겠다는 등의 의견을 적극 제시하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관련 자문회의만 자주 열었다는 게 의견수렴을 충분히 했다고 말할 수 없다. 결국 비급여 보고의 주체는 의료기관이다. 의료기관의 적극적 '협조' 없이는 절대 진행할 수 없는 사업이다. 복지부는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한 표현을 쓸 정도로 실망감을 드러내는 공급자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치색 물든 수술실 CCTV 설치법 2021-07-05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수술실 CCTV설치법의 국회 통과를 두고 여야가 뜨겁다. 과거에도 수술실 내 CCTV설치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돼왔지만 이번에는 기존과 다르다. 과거에는 폐쇄적 공간인 수술장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환자단체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공간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의료계의 대립이었다면 지금은 이를 밀어부치려는 여당과 물러설 수 없는 야당의 자존심 대결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CCTV설치를 내세우며 자신의 공약 중 하나로 활용해왔다. 여기에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당론으로 굳어져버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론화 행보도 눈길을 끈다. 국회 해당 법안 발의 이후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의 상당수가 원하는 법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설문조사를 통해 일반국민 응답자의 90% 이상이 수술장 CCTV설치 의무화를 원한다며 야당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오는 7월 임시국회에서도 이는 1순위 처리 법안으로 급부상했다. 집권여당의 강력한 의지에 주무부처인 복지부도 CCTV설치와 관련된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만 해도 우려스러운 입장을 유지해왔던 복지부가 최근 CCTV설치 의무화를 전제로 의견을 제시한 것.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씁쓸한 표정이다. 일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정치 쟁점화되면서 의료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사라져버렸다. 지난 5월,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해당 안건을 심의할 때만해도 찬반논쟁이 첨예해지면서 공청회도 개최했지만 의견조율을 해나가던 찰나, 대권주자들의 한마디에 쉽지 않은 사안(?)이 돼버렸다. 자칫 정치논리에 휩싸여 해당 법안의 본질적 논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의약품같은 식품? '건강+기능' 단어의 마법 2021-07-01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의약학술 분야를 취재하면서 숫자를 재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임상 논문에서 숫자로 환원된 통계/지표가 실제로 '객관적인 의미'를 담보하는지 아리송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임상이 진행된 후 결과는 수치, 지표로 환원된다. 문제는 자의적인 해석 및 가중치 부여에 따라 현상을 달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 눈에 보이는 '숫자=객관적 의미'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예상치에 미달하는 경우 사망률, 입원률과 같은 임상 지표를 꺼내는 대신 슬그머니 바이오마커(몸 안의 상태 변화를 측정, 평가하는 생화학적 지표)의 변화를 서두에 올린다든지, 드라마틱한 지표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비교 대상이나 기간을 조정하는 일도 생긴다. 잣대를 이리저리 돌리다보면 소위 '얻어걸리는' 변화가 한번쯤은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의약품의 효능/안전성을 담보하는 임상 중에는 종종 '불량 연구'가 섞여있다는 걸 부정하긴 힘들다. 이미 허가된 의약품에 대한 추가 임상, 허가를 위해 진행되는 신약 임상에서도 잡음이 생기는 마당에 하물며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은 어떨지, 우려감이 먼저 든다고 하면 과한 걸까. 올해 초 보건당국은 해외에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지만 국내에서 의약품으로 분류된 5개 품목에 대해 재평가를 예고했다. 많게는 연간 수백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약제들에 대해 그에 걸맞는 실제 효과가 있는지 따져보는 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효과/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의약품은 '약'의 지위를 내려놓는 게 순리다. 재평가 과정에서의 적응증 삭제, 축소 사례 등을 볼 때 과거 조악한 엉터리 임상이 '근거'로 둔갑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문제는 재평가 이후다. 전문약이 일반약으로, 혹은 건기식으로 강등된다고 해도 무분별한 복용/소비 패턴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건기식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의약품의 지위로 각인이 돼 있다는 말이다. 최근 오메가3의 심혈관계 보호 효과를 둘러싼 '무용성' 연구 결과를 수차례 기사화한 후 이같은 우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논란에 아랑곳없이 TV 홈쇼핑에선 여전히 다양한 근거를 내세운 오메가3가 불티나게 팔리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제시된 근거의 합리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대중들에게 '임상에서 증명'과 같은 단어는 객관적인 효과로 호도될 가능성이 높다. 오메가3는 한 예다. 다양한 건기식이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과 같은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 소비자의 눈에 비친 '건강'과 '기능'이라는 단어는 식품을 의약품의 지위로 올려놓는 마법을 부린다. 각종 임상 논문에서 발췌한 수치, 통계 자료로 무장한 건기식은 소비자들이 거부해야 할 마땅한 이유를 찾는게 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인들과의 교류 접점 찾기에 나선 의학학술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미국소화기협회가 대장염, 크론병 등에 프로바이오틱스의 무분별한 복용 중단을 권고한 것처럼 학회들이 나서 분명한 선을 그어줄 필요가 있다. 건기식을 두고 "굳이 안 쓰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인식도 의료진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게 사실. 건기식과 관련해 최근 인터뷰한 대학병원 모 교수는 학회들의 '애매한 입장'이 환자의 주머니를 가볍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들이 먼저 각종 건기식 복용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시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만병통치약과 같은 인식이 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식품이 식품의 지위를, 의약품이 의약품의 지위를 가지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매년 건기식의 과장, 과대 광고 적발 사례가 수백, 수천 건에 달한다. 한번쯤은 그런 과장에 속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맹신은 독이다.
제약사에게는 너무 먼 심평원 빅데이터 2021-06-28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데이터를 요청했는데 6개월 후에나 받을 수 있답니다." 이는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두고서 기자에게 한 하소연이다. 사정은 이렇다. A제약사 임원은 만성질환 관련 전문의약품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 심평원이 보유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심평원은 먼저 데이터를 요청한 이들의 송출을 이유로 원하는 데이터를 받기 위해선 적어도 6개월은 대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심평원 빅데이터를 두고서 또 다른 이유로 B제약사는 이참에 원주 혁신도시를 직접 찾아가 사정할 참이다. 전국 병&8231;의원의 주요 진료과목 데이터를 요청했지만 심평원이 향후 이들의 진료과목들이 변할 수 있는 등 일정치 못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모두 상관없다고 말해봤지만 답변은 'NO'였다. 이로 인해 B제약사는 조사원을 대거 채용, 직접 수작업으로 전국 병&8231;의원들의 주요 진료과목들을 조사하는 형편이다. B제약사 임원은 "새로운 형식의 데이터를 요구할 경우 검토한다고 하면서도 빅데이터 제공에 상당히 인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이것만을 가지고 심평원이 보건&8231;의료 빅데이터를 두고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심평원은 이미 보건&8231;의료분야 최초로 2013년부터 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구축·운영하면서 최근에는 데이터 결합전문기관으로서도 인정받는 등 해당 분야의 핵심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에 참여하며 보유하고 있는 보건&8231;의료 데이터를 가지고 자체적인 사업화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심평원 데이터 활용을 원하는 연구자 혹은 업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빅데이터 분야 입지 강화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핵심 가치로 여겨졌던 연구 및 민간 신사업 지원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심평원이 가진 보건&8231;의료 데이터를 받는 데에만 6개월을 '줄서야' 하는 사례만 봐도 그렇다. 제한된 시스템과 인력으로 인해 제공할 수 있는 보건&8231;의료 데이터가 한정됨에 따른 것인데 그렇다면 무엇보다 이 부분에 대한 예산 투자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자신들이 보유한 보건&8231;의료 데이터를 꽁꽁 사매고만 있을 생각이 아니면 말이다. 이제는 AI로 신약을 개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더딘 공공 보건&8231;의료 데이터 제공이 민간 디지털 헬스케어 구축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위축시키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의료산업 발전 유통구조 개선 없인 공염불 2021-06-24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을 타고 의료기기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으로 진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맞물리면서 변방에 머무르던 의료산업이 이제는 국가적 핵심 산업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우리나라에서도 각 부처마다 의료기기 산업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각종 지원책과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필두로 각 산하 기관인 중소기업청,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까지 나서며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에서만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예산이 2조원을 넘어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말 그대로 의료산업의 르네상스다. 이처럼 혁신 의료기기 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수조원대 예산이 쏟아지며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만 가고 있지만 이에 반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산업의 그늘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가는 분위기다. 기대감과 축포에 가려져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가장 큰 병폐이자 어둠인 유통 구조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유통 구조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낙후돼 있다. 일각에서 21세기에 산업 혁명 시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산업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현재 국내 의료기기 유통망은 일선 의료기관부터 대리점, 직영점, 간납사, 소비자, 약국까지 끝도 없이 산재돼 있다. 의료기기 기업이 제품을 수입, 제조할 경우 이 모든 유통망에 알아서 납품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의약품의 경우 전문 유통사가 이 모든 업무를 맡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유통 비용은 매출의 25%를 넘어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 산업군의 유통 비용이 1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이 또한 평균일 뿐이다. 의료기기 기업들의 규모마다, 유통량마다, 일자마다 수수료는 모두 제각각으로 매겨진다. 말 그대로 유통 비용이 '싯가'라는 의미다. 계약서 또한 마찬가지다. 그나마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의료기기 표준계약서를 권고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각 유통 채널마다, 각 기업마다 계약서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이는 곧 데이터의 부재로 나타난다. 실제로 의약품의 경우 제조사, 수입사별, 품목별, 계열별, 분기별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의료기기는 이러한 데이터가 없다. 유통 채널이 산재해 있는데다 각 기업이 알아서 이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산업 구조 자체에 대해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참조할만한 마켓 사이즈나 트렌드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의료기기 산업 전체의 고질적 병폐로 대두되고 있다. 결국 의료기기 기업이 제조부터 유통, 공급, 영업, 사후관리까지 '싯가'에 맞춰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투자 가능성은 이미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업 이익이 남는다고 해도 늘 유보금을 남겨둘 수 밖에 없기 때문. 유통비용을 추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R&D에 섣불리 예산을 투입하기는 한계가 있는 이유다. 결국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게 아무리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한다고 해도 그 공급과 유통은 1차 산업 혁명 시대와 다를 것이 없는 구조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지적과 비판, 개선 노력은 십수년째 지속돼 왔다. 하지만 전체적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유통의 특성상 늘 한계론만 대두됐다. 특히 의료기기 산업 자체가 변방에 머물렀던 만큼 정부의 관심도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이러한 고질적 병폐를 개선할 수 있는 적기일지 모른다. 혁신 의료기기라는 이름으로 신규로 산업계에 들어오는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정부의 관심 또한 그 어느때보다 높다. 더욱이 사실상 범 정부적 지원책이 나오고 있는데다 규제 완화와 개선에 대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들을 안고 앓고 있던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관련 단체 및 협회 또한 마찬가지다. 그 어느때보다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놓친다면 그 어둠의 시간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한방이라서 뿔난게 아니다 2021-06-21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근거 수준에 있어 최하위 등급을 받은 한방 신의료기술 인증 문제로 의료계가 시끄럽다. 최근 한방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경혈 두드리기)'의 건강보험 행위로 등재된 것을 두고, 영역 확장을 기대하는 한의계와 달리 의료계는 달갑지 않은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유는 뭘까. 실제로 진료현장에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를 심심찮게 지적해오고 있다. 신의료기술평가가 도입된 2007년 이후 근거 수준이 D등급(최하위)임에도 인정받은 기술 사례는 총 204건. 이는 전체 신의료기술 인증 건수의 37%나 차지하고 있다. 열 가운데 넷 가까이는 근거 수준이 가장 낮은 단계임에도 불구 무난히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했다는 얘기였다. 현재 의료의 중심은,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에 방점을 찍고 있다. 말그대로 근거자료가 충분한 의학에 더 높은 가치 평점을 매긴다는 것. 그렇다면 이러한 근거는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바로 임상연구와, 그 결과로 얻어진 논문들이다. 한방 1호 신의료기술 인증 과정에서도 근거 수준의 신뢰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 였다.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의 경우 2편의 논문이 근거로 인정된 것과 비교해, 비슷한 시기인 2016~2018년까지 신의료기술로 승인된 기술의 관련 논문 수는 평균 14편이었다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해당 한방 요법이 2019년 10월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았을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NEC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쟁점은 이 지점이다. 객관적으로도 증거 수준이 불충분한 기술들에 밀려, 기술 인증이 늦어지거나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단계가 낮은 혁신의료기술 트랙을 밟아가는 사례들도 적지 않게 벌어지기 때문인 것. 한 의료진은 "현재 신의료기술로 인증된 기술보다 증거수준이 명확함에도 인증 결과는 예상과 다른 경우들이 다반사"라며 "NECA 소위원회의 심사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무엇보다 전문적 평가에 균형감이 부족한 문제가 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이들 신의료기술을 과학적이고 객관적 기준으로 검증하게 될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 조차도 베일에 쌓여 있다는 얘기. 신의료기술 관련, 의료법 제3조에 의거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신의료기술의 안정성과 유효성에 관한 평가를 진행하도록 법률로도 정해놨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에는 근거 기반 의학을 통해 개발된 수많은 치료와 진단기법들이 인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 회복이 가능할까. 답은 간단하다. 당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정숙 의원의 발언에도 일각 대안을 찾아볼 수 있다. 평가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책임의식을 갖을 수 있도록,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속시원하게 공개하면 된다는 것. 엄격한 잣대는, 임상적 근거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행위들에 더 없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입원전담의 279명, 그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1-06-17 06:00:02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올해 1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이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2018년 시범사업을 거쳐 4년만이다. 시범사업 초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15개 대학병원 내과와 외과 전문의 56명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화의 서막을 올렸다. 2021년 4월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수는 279명으로 5배 증가했다. 전공의법 시행 이후 ‘전공의 5년차’라는 멍에를 견디고 꿋꿋하게 버틴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성과이다. 보수적인 의료 영역에서 새로운 직역 신설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입원전담전문의 279명 대부분 진료교수라는 계약직 봉직의 신분이다. 이들은 급여는 보건복지부 수가에 의해 연봉 1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진료과별 차이는 있지만 일반 종합병원과 병원 봉직의 급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의사들의 소득 수준을 놓고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입원전담전문의를 택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복지부가 사실상 인건비를 책정해 지원하는 의사 직군은 외상센터 외상외과전문의와 함께 입원전담전문의이다. 몇 년 전까지 지도교수로 모신 교수들 그리고 전공의들이 바라보는 입원전담전문의 위상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외래환자와 수술환자가 입원환자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에 들어서는 순간 전임교수에서 진료교수로 환자 주치의가 바뀐다. 해당 과 전공의들도 전임교수와 입원전담전문의 진료교수 사이에서 누구의 오더(지시)를 받아야 할지 눈치를 살피는 게 현실이다. 입원환자 치료 성과와 재원기간 단축이라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역할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사례를 통해 분명히 졌다. 하지만 계약직 신분에 따른 미래 불안감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과거 서울대병원 임상교수들도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법인화 이전 교육부 소속 전임교수와 서울대병원 계약직 기금교수로 구분되면서 많은 임상 기금교수들이 자괴감에 빠졌다. 일부 기금교수는 '자신은 가짜 교수'라며 불안정한 신분을 개탄했다.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들도 진료교수가 아닌 전임교수를 원한다. 물론, 전임교수 요건인 박사 학위와 SCI급 논문 등 연구 실적과 교육 역할이 전제돼야 한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도입을 제안한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교수의 2018년 주장은 여전히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허대석 교수는 시범사업 당시 "미국도 입원전담전문의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론은 수련병원과 교수, 전공의 모두 입원전담전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금씩 제 역할을 양보했다"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와 의대생 통합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전문의가 주 80시간 의무화에 따른 전공의 빈자리를 대체한다는 사고방식으로 해법을 찾기 어렵다"며 "수가 개선과 함께 교육기능을 부여해 그들의 존재감과 자존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현재, 입원전담의 279명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 2년차인 외과 진료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선택하면서 전임교수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전임교수가 목표는 아니더라도 누구도 안 가본 길을 개척하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이 꿈꾸는 희망은 될 수 있다"며 "입원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위안을 갖고 하루하루 병동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의료계와 복지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주목받는 제약바이오산업 마라톤 지원이 필요하다 2021-06-14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을 세계 바이오 허브로서 키울 것을 약속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의 공동개최로 열린 바이오코리아2021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의 축사다. 제약&8231;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도 보건산업 분야의 수출액 증가(전년 대비 38.3%)와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연평균 6%성장 및 향후 20% 초고속 성장 전망 등 호재가 맞물리며 미래산업의 한 축으로 계속 언급되는 모습이다. 그간 제약&8231;바이오산업은 단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특성으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관심은 업계로도 환영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 바이오코리아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점에서 당연히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산업 특성상 호흡이 길기 때문에 그 기간을 버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날 김 총리는 데이터 활용, 인력양성, R&D 투자에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 실제 정부는 제약&8231;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플랜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단발성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제약&8231;바이오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시각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정도로 대대적인 언급은 보기 힘들었다. 결국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붐업이 된 것인데 상황이 개선되면 관심이 금방 사그러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라는 타이틀로 육성하고 있지만 그 '미래'가 어디까지인지는 산업계와 정부의 시각은 다를 것"이라며 "제약&8231;바이오산업 특성상 긴 호흡이 필요한데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은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의 제약&8231;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관심이 긍정적이지만 진정한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5~10년의 단기적인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20~30년 혹은 그 이상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된다는 목소리다. 제약&8231;바이오산업 그리고 더 나아가 보건산업이 미래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는 국가를 막론하고 이견이 없다. 글로벌로 눈을 돌려보면 국내 제약&8231;바이오산업 보다 훨씬 큰 소위 빅파마들이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상황. 정부가 제약&8231;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육성을 한다면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 돼야한다는 점을 명심해야하지 않을까.
시작부터 잘못된 콜린알포 임상재평가 2021-06-10 05:45:56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뇌 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알포) 제제를 둘러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의 재협상이 다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가 장고 끝에 58개 국내 제약사들과 약제비 환수 협상을 다시 할 것을 건보공단에 명령한 것이다. 40일간의 협상기한이 주어진 것인데 제약업계 중심으로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으로 여기고 있다. 여기서도 건보공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제약사가 합의하지 않는다면 복지부는 사실상 콜린알포 제제에 대한 '급여목록' 삭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제약업계 중심으로는 복지부가 재협상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서 급여목록 삭제 전 끝까지 제약사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이란 평가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협상 불발 시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급여목록 삭제 조치도 법적인 허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재 복지부와 건보공단의 콜린알포 환수 협상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6항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해당 규칙을 보면 복지부가 '약제의 안정적 공급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건보공단에 제약사와 협상할 것을 명령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규칙에 협상 불발 시 복지부가 급여목록을 삭제할 수 있는 근거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두 차례나 협상기한을 연장한 끝에 다시 협상을 명령한 근거 규정도 사실상 해당 규칙에는 찾아볼 수도 없다. 즉 현재 건보공단이 제약사들과 벌이고 있는 협상은 재협상이 아닌 이전 협상내용과 관계없는 새로운 협상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복지부와 건보공단이 이 같은 법적인 허점이 있는 것을 몰랐을까. 아니면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기에 무작정 앞만 바라보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어찌 됐던 간에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이제 40일간에 협상에서 합의하거나 혹은 불발에 따른 급여목록 삭제라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외통수에 몰린 상황이다. 반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설령 합의를 못해 급여목록 삭제를 당한다면 향후 이러한 법적 허점을 빌미로 추가적인 소송을 제기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도 콜린알포 관련 협상명령 및 협상통보 취소소송, 위헌확인 헌법소원 등 10개가 넘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7월 후에는 이보다 더 많은 소송전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보다 체계적으로 임상재평가 관련 정책을 시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시작부터 잘못된 콜린알포 임상재평가 과정 중 웃는 자는 정부도 제약사도 아닌 '법무법인'만이 될 듯하다.
접종률 함정에 빠진 코로나 백신 정책 2021-06-07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일부 백신에 대한 부작용 논란을 비롯해 수급 문제 등으로 많은 우려를 낳았던 코로나 백신 접종에 탄력이 붙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수개월째 한자리에 머물렀던 접종률은 어느덧 12%를 넘어섰고 연내 집단 면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얀센 백신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백신 공급이 이뤄지면서 수급난도 일정 부분 해갈이 되는 분위기다. 불신과 비판이 지배적이던 분위기도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 하지만 감염학자들은 물론 임상 의사들의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백신 수급도 풀려가고 있고 접종률도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 그들의 표정에 근심이 가득한 이유는 뭘까. 오랜 기간 감염관리 분야에 매진한 한 학자는 지금의 상황을 '접종률의 함정'이라고 요약했다.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마치 상황이 반전되고 있는 듯 하지만 그 수치가 가지는 허점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처럼 접종률이 크게 오르는데는 이른바 노쇼 접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순위에서 크게 밀려있던 20대~40대 성인들이 백신을 찾아 전국을 누볐고 이는 접종률을 크게 끌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접종률 상승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접종률 상승을 과연 호재로 봐야하는지는 의문점이 남는다. 20~40대 성인들이 맞은 그 백신은 말 그대로 '노쇼' 백신이다. 바로 60세 이상 고위험군이 맞아야 하는 백신을 20~40대가 맞고 있다는 의미다. 백신이 필수적인 고위험군은 되려 접종을 피하고 그 백신을 저위험군인 젊은 성인들이 맞고 있는 셈이다. 앞서 정부는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토대로 고위험군 우선 접종이라는 대원칙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 종사자들과 코로나 병동 의료진 등이 최우선 순위로 접종을 받았고 의료인과 60세 이상 고위험군으로 순차 접종이 이뤄지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과연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 원칙에 따른다면 지금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고위험군의 접종률을 높이는 방안이다. 결국 노쇼 백신을 최대한 없애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보면 이러한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에서 건너온 얀센 백신은 대상이 예비군과 민방위로 정해졌다. 이 또한 20~30대 남성들이 대상이다. 학생 접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현재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중고교 학생들로 접종 대상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중에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환자는 물론 중증으로 악화된 환자는 단 한명도 없다. 20~30대 성인들도 치명률은 60세 이상 고령층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다. 100만개가 넘는 백신이 불과 몇 시간만에 동이 났다는 점에서 예비군과 민방위 접종이 시작되면 접종률은 눈에 띄게 올라갈 것이다. 고3 학생들도 마찬가지. 그 수만 수십만이다. 여기에 노쇼 백신까지 더하면 접종률은 순식간에 20%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60세 이상 고위험군 중 접종을 받지 않은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접종률은 계속해서 올라가지만 고위험군의 위험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마스크 착용과 모임 금지 완화 등의 방안을 방안을 언론을 통해 흘려보내고 있다. 이른바 백신 접종 인센티브다. 이제 출발선에서 고작 1부 능선을 넘은데다 이 또한 고령층은 뒤에 두고 건강한 성인들을 앞세워 가고 있는 상황에 이미 골 라인 세리머니를 준비중인 셈이다. 이미 학자들이 말하는 '접종률의 함정'은 시작됐다. 그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 하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