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지침 전격 업데이트...치료율 올라갈까 2021-07-26 05:45:58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치료약이 없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질병으로 불린다." "치료 성적이 민망할 정도다. 부끄러운 일이다." 폐동맥 고혈압 치료를 둘러싸고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약이 없어 폐동맥 고혈압은 사실상 환자의 사망까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던 '슬픈 질병'이었다. 반면 2005년부터 신규 약제가 지속 등장하면서 2제 병용은 물론 3제 병용까지 이제는 가능한 치료 옵션이 됐다. 실제로 2005년 일로포스트, 2006년 보센탄, 2011년 암브리센탄, 2013년 실데나필, 2016년 마시텐탄, 2017년 셀렉시팍이 등장하면서 획기적인 치료 지평을 열었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들린다. 의료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일본 등 나라와 비교해 절반에 그치는 생존율이 각종 신약의 출시를 무색케 하기 때문. 일부 의료진들은 임상 성적표를 두고 민망하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급여 기준 바꿔야…공론화 2년만에 움직인 당국 급여 기준 개정 주장이 급물살을 탄 건 2019년부터다. 국회 토론회를 통해 병용 제한이 예후 악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학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병용이 자유로운 일본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4%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46%에 불과하다. 3년 생존율은 일본이 96%, 한국은 56%로 병용 요법이 생존율 차이를 만든 주 원인이라는 게 당시 참석한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 2020년 폐고혈압 진료지침 제정 특별위원회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로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핵심은 역시 자유로운 병용 처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폐동맥 고혈압은 피곤하거나 숨이 가쁘다는 애매한 증상 때문에 첫 진단까지 2년이 걸리고, 증상이 악화된 상태에서의 발견이 빈번하다.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은 20년 이상 올라가지만 늦은 발견은 높은 사망률로 직결된다. 발견할 땐 이미 늦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셈. 진단 이후도 순탄치 않다. 단일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약제를 추가해 나가는 방식 때문에 병용요법을 기다리다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심심찮게 보고된다. 먼저 움직인 건 관련 학회다. 작년 대한심장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약제기준부에 폐동맥고혈압 일반원칙 내 병용요법 관련 급여 기준 개정을 신청했지만 검토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환우회도 움직였다. 폐동맥고혈압 환우회 '파랑새'는 병용요법 급여 적용 요청을 국민신문고에 민원으로 신청해 이목을 끌었다. 이에 심평원은 "급여범위는 의학적 타당성 및 비용 효과성 등을 모두 고려해 설정한 것으로 민원인의 의견은 추후 개정 시 참고해 합리적인 제도 운영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갈음했다. 이후 지속적인 학회의 개정 검토 현황 질의가 올라오자 심평원은 7월 중 심평원 내 전문가 자문위원회 개최를 통해 해당 안건을 약제기준부 회의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주 소집되는 전문가 회의엔 폐동맥고혈압학회를 비롯해 심장학회, 고혈압학회, 결핵및호흡기학회까지 4개 학회가 참석한다. 회의 결과에 따라 복지부 급여 기준 개정 회의 안건으로 상정될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환자 및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폐동맥 고혈압 약제 다다익선…최신 연구도 3제 사용 '승' 다다익선. 적어도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 있어서는 약제의 복합 사용이 혜택으로 작용한다. 다양한 학회들이 초기 적극적인 약제 병용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근거는 뭘까.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3제 약제는 셀렉시팍(제품명 업트라비)이 유일하다. 셀렉시팍은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중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비프로스타노이드 선택적 IP 수용체 작용제로 혈관 확장 기능에 관여하는 IP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다. 특히 셀렉시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순차적 3제 병용요법에도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약제로 기존에 엔도텔린수용체 길항제(ERA)와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PDE5i) 를 사용하던 환자의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을 경우 추가 투여할 수 있다. 셀렉시팍은 경구용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최초로 임상 (GRIPHON study)을 통해 사망 및 이환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총 1156명의 폐동맥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셀렉시팍 병용군은 위약군 대비 사망 또는 이환의 상대적 위험이 40% 감소했다. 또 기존에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와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 계열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서도 셀렉시팍을 병용 투여한 결과, 사망 및 이환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부터 2제 대신 3제를 써야 한다는 최신 연구도 적극적인 병용 사용을 뒷받침한다. 작년 9월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된 임상(Triton study)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 247명의 폐동맥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2제(위약+마시텐탄+타다라필)와 3제(셀렉시팍+마시텐탄+타다라필) 효과를 비교한 임상 결과 두 투약군 모두 폐혈관 저항성이 각각 52%, 54% 줄어들어 통계적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질병 진행 위험 정도는 3제에서 41%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적극 치료하면 환자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고 오랜기간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 또 3제 약제를 투약한 그룹의 경우 16건의 초기 질병 진행이 관찰된 반면 2제 약제 투약군에서는 27건이 발생했다. 또 3제에선 2명이 사망한 반면 2제에선 9명이 사망했다. 위 연구는 2제에서 셀렉시팍 추가 시 효용을 입증한 결과다. 특히 효과가 질병의 더딘 진행 및 사망률 저감과 연관돼 있다는 점은 초기 적극적인 병용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 박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며 "나빠진 다음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나라의 폐고혈압 진료 지침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며 "초기에 빨리, 적극적인 병용치료를 하라고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혈압 치료 역시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2~3제를 추가 투여하도록 한다"며 "폐동맥 고혈압도 약제의 초기 반응이 안 좋으면 추가 투약이 원활하도록 급여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개정안…국내-해외 지침 비교해보니 현재 국내 폐동맥 고혈압 병용 급여 기준은 국내외 폐고혈압 지침의 위험도 평가기준이 혼재돼 있어, 국제 기준에 맞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폐동맥고혈압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2015년 유럽심장학회 및 2018년 세계폐고혈압학회(WSPH) 지침이 꼽힌다. 두 지침 모두 초기 치료 이후 적절한 임상 반응(저위험 도달)이 없을 경우 순차적 병용 요법을 권고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병용요법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장혁재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현재 국내 병용요법 급여 기준은 글로벌 기준과 달리 고위험군 수준에서 병용요법이 시작된다"며 "따라서 국내에서도 순차적 병용요법의 기준이 위험도 평가 기준 중 중간 위험군 수준 이상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모두 병용요법이 가능하도록 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시했다. 대한심장학회는 현재 병용요법으로는 치료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며, 국제적으로 권고되는 치료패턴을 반영해 급여 기준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현행 3제 요법은 2제 요법(ERA계+PDE5i계 병용으로 제한)으로 3개월 이상 투여 후 임상적 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때(지표 ①~④항 소견 중 최소 1개와 ⑤~⑨항 중 최소 1개를 모두 만족), 기존 사용 약제에 셀렉시팍의 순차적 병용투여가 가능하다. 심장학회의 제시안은 2제 요법에서 'ERA계+PDE5i계 병용으로 제한' 부분을 삭제하고, 2제 요법에서 사용되지 않은 작용 기전 1종을 추가한 3제 요법을 인정해 달라고 제시했다. 지표 부분도 차이가 난다. 현행 지표는 ▲WHO 기능분류 IV 단계 ▲6분 보행거리 300m 미만 ▲운동부하심폐검사, 최대 산소 소모량 12mL/min/kg 미만 ▲BNP/NT-proBNP 300/1800 이상 ▲혈류역학검사지표 RAP 15mmHg 초과, CI 2.0L/min/m2 이하로 설정돼 있다. 이에 심장학회는 각각에 대해 ▲WHO 기능분류 III 단계 이상 ▲6분 보행거리 440m 이하 ▲운동부하심폐검사, 최대 산소 소모량 15mL/min/kg 미만 ▲BNP/NT-proBNP 50/300 이상 ▲혈류역학검사지표 RAP 8mmHg 이상, CI 2.5L/min/m2 미만으로 수정된 지표 값을 제안했다. 이같은 절충안은 ESC 가이드라인을 참고한 값이다. ESC는 6분 보행거리 440m 이하부터 165m까지 중등도 위험(5~10%)군으로 분류했다. 운동부하심폐검사 및 BNP 지표, 혈류역학검사지표 모두 국내 기준 대비 다소 완화돼 있다. 국내 지표로만 보면 3제 적용이 가능한 기준은 좋아질 가망성이 높은 초기~중등도 환자군이 아닌, 예후의 개선 여지가 현저히 줄어든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박재형 교수는 "현재 기준대로라면 3제 병용은 환자가 아주 악화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며 "초기부터 중등도 환자에게 3제를 적극 투약하면 증상의 악화를 최대한 늦추면서 유지할 수 있지만 늦은 다음 투약은 의미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ESC 지침은 고위험군을 심근 기능장애 지표인 BNP/NT-proBNP 기준 300/1400 초과로 설정했다"며 "반면 한국은 300/1800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초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8일 소집되는 자문위, 학회들 어떤 주장 펼칠까 자문위에는 4개 학회가 참여하지만 한국형 폐동맥 고혈압 진료지침 가이드라인의 검수나 제작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주장하는 바에는 이견이 없을 전망이다. 한국형 폐동맥 고혈압 치료지침은 초기 치료부터 2제 병용요법을 고려해야 하며, 초기 2제 치료 3~6개월 이후, 환자가 저위험(lowrisk)상태에 도달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병용요법을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제로 작년 심장학회의 기준 개정 요청이 있은 직후 심평원은 약제 급여기준 개선의 적정성 등 심의 및 임상근거 자료 수집을 위해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고혈압학회, 폐동맥고혈압학회에 검토 의견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고혈압학회 및 폐동맥고혈압학회는 급여기준 변경 요청건에 대해 모두 "이견 없음"으로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학회 관계자는 "의료진의 판단 아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병용요법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중심 아젠다로 제시하겠다"며 "현행 급여 기준의 근거 자료 여부 및 타당성에 대해서도 질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시판된 폐동맥 고혈압 치료 약제는 12종이 있지만 그 절반인 국내에서는 7종만 사용이 가능하다. 3제 병용약제으로 급여된 약은 셀렉시팍이 유일한 상황. 더 많은 치료제의 허용 요구 목소리도 나올 전망이다. 박재형 교수는 "다양한 약제를 급여로 쓸 수 있으면 의료진 입장에선 다양한 무기를 갖추게 되는 셈"이라며 "일본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인 에포프로스테놀이 허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에포프로스테놀은 미국에서 1995년, 일본에서 1999년 허가됐지만 유독 한국에선 낮은 약가 산정 문제 등으로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한편 일본 제도를 벤치마킹한 '전문센터 운용' 방안도 비중있게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센터에 등록된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 제한 없이 약제 사용이 가능하다. 한국형 폐동맥 고혈압 치료지침은 센터 운용에 요구되는 시설 및 기술 등의 권고사항을 담은 전문센터 운용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간 300명 이상 환자 수용 가능, 50명 이상의 폐동맥 고혈압 또는 만성혈전색전폐고혈압 환자가 정기 치료를 받고 매달 2명 이상 신환자가 의뢰받을 수 있는 규모가 적정안으로 제시된다. 장혁재 교수는 "공급자 위주의 관점이 아닌 수요자 관점 및 입장에서 전문센터를 통한 의료 서비스 집중화가 필요하다"며 "이와 유사한 관리 방식은 선진국에서 확립돼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 진료지침에도 전문센터 운용 방법을 지침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폐동맥 고혈압 병용 완화될까…심평원 자문위 소집령 2021-07-16 05:45:57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폐동맥 고혈압 급여 기준과 관련해 전문가자문위원회 소집을 예고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은 일본 대비 약 절반에 불과해 관련 학회들의 원인 규명 작업 및 급여기준 개선 요청이 빗발쳐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 2019년부터 국회 토론회 등 국내의 저조한 폐동맥 고혈압 환자 생존율을 두고 공론화가 진행돼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자문위 소집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실제로 일본과 한국의 3년 생존율은 96% 대 56%다. 국내에서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3년안에 절반은 죽고 절반은 산다는 뜻. 5년 생존율을 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일본의 5년 생존율이 74%인 반면 한국은 46%에 그친다. 대상 국가를 넓혀도 비슷하다. 유럽의 5년 생존율은 75.9%, 대만은 72.5%로 한국의 생존율 보다 앞서있다. 왜 유독 한국인에게만 폐동맥 고혈압이 가혹한 걸까. ▲나빠져야만 사용할 수 있다…멀고 먼 약제 병용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겐 주로 약물을 사용, 증세의 악화를 막는 치료가 시행된다. 전문가들은 각 나라간 의료수준, 환자 특성, 보험 제도 등의 차이를 감안할 때 생존율의 차이를 만든 건 현행 급여기준이라 입을 모은다. 장혁재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일본은 센터를 통해 환자가 등록을 마치면 치료 약제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반면 국내는 상태가 나빠져야지만 3제 약제 사용 등 적극적인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부터 관리하면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국내 급여기준은 일상 생활에서 호흡 곤란이 발생하는 단계부터 적극적인 병용요법이 가능하다"며 "이같은 원인이 생존율 차이를 만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폐동맥 고혈압 관련 병용 급여기준 현황은 다음과 같다. 2제 요법은 단독요법으로 3개월 이상 투여 후 임상적 반응(①∼④항 소견 중 최소 1개와 ⑤∼⑨항 중 최소 1개를 모두 만족)이 충분하지 않을 때, 3제 요법은 2제 요법으로 3개월 이상 투여 후 임상적 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때 가능하다. 지표 기준은 ①우심실부전의 임상적 증거 있음 ②증상진행의 속도 빠름 ③실신 있음 ④WHO 기능분류 IV단계 ⑤6분 보행거리 300m 미만 ⑥운동부하심폐검사 최대 산소 소모<12mL/min/kg ⑦BNP/NT-proBNP 300/1800 이상 ⑧심초음파검사소견 Pericardial effusion 또는 TAPSE<1.5cm ⑨혈류역학검사지표 RAP>15mmHg 또는 CI≤2.0L/mim/m2다. 위 지표 기준을 적용하면 3개월마다 단계적으로 증상이 나빠진 후에야 단독→2제→3제요법으로 순차적인 약제 적용이 가능하다. 3년의 생존율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6개월을 기다린 후 3제 약제 사용이 가능하다는 건 환자들에게 가혹한 조건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윤영진 한국 폐동맥 고혈압 환우회 회장은 "2017년에 원발성 폐동맥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며 "당시에 다리 부종, 숨가쁨, 피곤함의 증상을 느꼈지만 진단이 어려운 질병 특성상 발병 후 진단 받기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치료를 하려면 여러 약을 복용해야한다"며 "하지만 현재는 약 하나부터 시작해서 정부에서 정한 기준점 이상으로 병이 악화돼야 추가 약제를 더 복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진단을 받기 까지 오진을 경험하게 되고 오진의 기간 동안 병을 키우게 되니 약을 먹기 시작할 때는 이미 병이 꽤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는게 그의 판단. 윤 회장은 "현재 제도상으로는 1개 약제로 최소 3개월, 병이 더 악화가 되면 다시 2개 약제로 3개월, 그래도 악화가 되면 3개 약제로 약을 늘리도록 돼 있다"며 "국내 급여기준은 약제를 추가하려면 병이 더 악화돼야 하는 희한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해외 사례처럼 의료진이 객관적 자료와 임상적 판단을 통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돼햐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도 단독요법의 투여 기간(3개월)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2제 병용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해당 기준은 우심도자를 통해 폐동맥 고혈압이 확진되고, WHO 기능분류 단계 Ⅳ에 해당하면서, ▲6분 보행거리(6MWD) 165m 미만 ▲운동부하심폐검사 Peak VO2<11ml/min/kg(<35% pred.) ▲VE/VCO2 slope≥45 ▲BNP>300ng/l, NT-proBNP>1400ng ▲Imaging(echocardiography, CMR imaging) RA area>26㎠ ▲혈류역학검사지표 RAP>14mmHg, CI<2.0 l/mim/m2, SvO2<60% 지표 중 한 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초기부터 2제 요법의 사용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지만 임상 현장에선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왜일까. ▲초기부터 2제 사용? "삭감 이슈에 방어진료" 박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문헌적으로는 2제 약제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임상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가장 큰 제한점은 위 조건에 부합하는 환자가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들은 2제 병용에서의 삭감을 우려한다"며 "기준을 맞추기 어렵지만 추후 증세 악화가 예상되는 환자들에게 병용을 먼저 시도했다가 삭감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준치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바로 삭감 처리가 되는데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치료 시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삭감 후 약제를 끊으면 환자들은 증세 악화를 경험하고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추가 약제인 마시텐탄의 경우 하루 약제비는 4만원선. 한달 기준 120만원의 약제비가 소요된다. 삭감 처리될 때 의료기관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 손실을 따지면 의료진은 적극적인 처방 대신 방어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박 교수는 "본인의 경우 병용 진단 기준에 약간 못미치는 경우 일단 처방을 하지만 삭감되면 이의 신청서를 내고 그 기간 동안 약을 끊을 수밖에 없다"며 "일본 사례를 참고해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초기 약제 사용에 제한을 두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용 지표로 설정된 기준 역시 이상하긴 마찬가지"라며 "BNP 기준 300 이상, NT-proBNP 기준 1800이면 고위험군이기 병용요법이 목표로 하는 저위험도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NP와 NT-proBNP가 임상연구에서뿐만 아니라 폐고혈압 일상진료에 널리 사용되는 유일한 지표다. BNP/NT-proBNP 수치는 심근 기능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진단시점과 추적 관찰 평가중에 측정한 수치 모두 예후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유럽 치료 가이드라인 및 대한심장학회·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참여해 만든 2020년 폐고혈압 진료지침은 BNP/NTproBNP 기준을 300/1400 이상을 중간위험도로, 50~300/300~1400을 고위험도로 분류하고 있다. 현행 300/1800으로 설정된 BNP/NTproBNP 기준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뜻. 300/1800 기준을 적용해 약제를 추가할 땐 이미 '너무 늦은' 상태이기 때문에 병용요법이 시작돼도 적극적인 초기 치료와 비교할 때 예후의 개선 범위가 제한적이다. 병용이 어렵자 자비로 약제를 추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 실데나필의 경우 폐동맥 고혈압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데나필은 PDE5i 제제중 유일하게 2020년 11월 폐동맥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 승인(용량 20 mg 하루 3회 투약)됐지만 다수의 환자들이 자력 부담하는 실정이다. 타 약제 대비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박재형 교수는 "최근 국내 환자의 생존율이 다소 올라갔다는 보고가 있다"며 "실상은 의료진들이 3제 복용이 필요한 경우 실데나필 성분을 자비로 부담해 복용하라고 조언하는 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통계로는 환자들이 2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환자들이 자비로 실데나필을 추가 복용하는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며 "이런 통계 착시를 두고 보건당국이 현재 급여 지침으로도 충분하다고 받아들이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영우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가 진행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기반 2004~2018년 폐동맥 고혈압 치료 현황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약제중 단일제 비중이 71%, 2제가 24%, 3제 병용이 5%에 그친다. 장영우 교수는 "국내에서 2제, 3제 비중이 늘었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치"라며 "일본처럼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복합 약제 처방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폐동맥 고혈압이 2000명 안팎에 불과한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재정에 끼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박재형 교수는 "감기를 직접 치료하는 약제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제비를 보험 처리해준다"며 "감기에 들어가는 국민 전체의 재정 부담을 생각하면 폐동맥 고혈압은 전체 약제비에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윤영진 한국 폐동맥 고혈압 환우회 회장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제를 병용함으로써 얻는 사회 경제적인 이득이 비용보다 더 많다"며 "미국이나 일본의 생존율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우회 입장에서는 없는 기준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준을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해 달라는 것"이라며 "1700명에 불과한 희귀질환 유병률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우려하는 건강보험 재정에 끼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JW중외 혈우병약 헴리브라 '삭감' 논란에 두 손 묶인 의료진 2021-06-11 05:45:57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혈우병 치료를 전담하는 의사들부터 환자 보호자들까지 모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단단히 뿔이 났다. 올해 2월부터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예방 요법인 '헴리브라피하주사'(성분명 에미시주맙)에 대한 급여 기준이 확대됐지만 의학적 증거 부족으로 연이어 삭감 결정이 내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환자들은 청와대 청원에서부터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심평원 본원에까지 와서 삭감 철회를 촉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심평원으로부터 지속적인 삭감을 당한 대형병원 교수는 헴리브라를 당분간 쓰지 않겠다고 밝히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의사와 환자, 보호자들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병원 측에서 제시한 입증 자료 부족하다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기존 치료방법인 면역관용요법(Immune Tolerance Induction, ITI)을 대신해 헴리브라가 우선시 돼야 할 의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논문 내고 심사위원 직접 만났지만 결국 불인정" 앞서 지난 9일 심평원은 이례적으로 헴리브라 투약 사례 4건의 급여 여부를 심의한 중앙심사조정위원회(이하 중심조) 결과를 공개했다. 심의한 결과는 '불인정' 곧 삭감을 뜻한다. 투약사례 4건 중 3건이 신촌 세브란스병원 사례로 삭감액은 수천 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헴리브라는 지난해 5월 ▲만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40kg 이상인 경우 ▲항체역가가 5BU/mL 이상의 이력이 있는 경우 ▲최근 24주간 투여했거나 또는 ITI에 실패한 경우 '최대 24주간 급여 인정'이라는 기준으로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올해 2월에는 만 12세 미만도 투여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확대됐다. 다만, 단서로 ▲ITI에 실패한 경우 ▲ITI 요양급여에 관한 기준에 의한 ITI 대상자 기준에 부합되나 시도할 수 없음이 투여소견서 등을 통해 입증되는 경우 ▲ITI 성공 후 항체가 재 출현한 경우로 한정했다. 삭감 당사자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유철주 소아혈액종양과 교수는 2월 헴리브라 급여 기준이 확대된 후 3월까지 소아 혈우병 환자들에게 투여했다. 유철주 교수는 소아혈액종양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등 국내 혈우병 치료 권위자다. 당시 유 교수를 중심으로 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확대된 급여 기준에 따라 만 12세 미만 혈우병 환자에게 기존 ITI를 할지 아니면 헴리브라를 투여할지 논의했다. 그 결과, 환자비용 부담 측면에서도 기존 ITI보다 헴리브라 투여가 약 40% 가까이 저렴하다는 결론을 얻게 돼 결국 ITI 시술이 힘든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헴리브라 투여를 결정했다. 실제로 ITI를 실시할 때도 그린에이트, 애드베이트, 이뮤네이트, 베네픽트 등 약제가 사용된다. 유철주 교수는 "급여기준이 확대된 후 약 2개월가량 주사를 맞기 힘든 소아 혈우병 환자에게 헴리브라를 투여했다. 당연히 그 약이 위험하거나 금기라 판단했다면 투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후 큰 비용을 삭감 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감지한 후 ITI를 할 수 없는 근거 자료를 들고 심평원 심사 위원한테 직접 찾아갔지만 입장이 완고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ITI를 할 때면 보통 1년 이상 기간이 걸린다. 주사도 매일 맞아야 하는데 소아의 경우 중심정맥도관을 넣어야 하는 고통이 뒤 따른다. 특히 아이들 중 한명은 뇌출혈 이력도 있는 환자였다"며 "아직까지 심평원으로부터 삭감 통보는 받지 못했지만 향후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인데 앞으로는 소아환자 대상 헴리브라 투여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햇다. 마찬가지로 환자들도 심평원의 이 같은 방침에 분통을 터뜨렸다. 일주일에 2~3번 ITI 치료를 위해선 중도정맥도관을 통한 주사를 1년을 맞아야 하는데 좋은 약을 두고 왜 이렇게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는 항변이다. 4건의 불인정 사례를 받은 소아 환자의 보호자는 "심평원이 계속해서 의학적인 증명이 부족하다는 점과 근거 자료가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며 "좋은 치료제가 나왔는데 정작 투여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ITI는 고문 형틀이나 마찬가지"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해외의 ITI 부작용 사례를 각 나라마다 조사해서 자료까지 제출했다"며 "ITI를 할 때 마다 아이는 바늘 고문이다. 그냥 피하주사를 맞지 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운 결정한 심평원 "ITI가 소아에 더 안전" 그렇다면 왜 심평원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일까. 일단 심평원 중심조는 '면역관용요법 대상자 기준에 부합하지만 이를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 입증되는지를 집중 논의했다. 위원회는 4개의 사례 중 3개의 사례는 헴리브라 투여 시 정맥 혈관 확보가 어렵고 중심정맥도관 삽입 및 유지가 어려웠다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봤다. 나머지 하나의 사례 역시 과거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었지만 현재도 같은 요법 시도가 여전히 불가능한지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인정했다. 결국 모두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심평원과 유철주 교수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결국 급여기준 상의 해석 차이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유 교수 측은 ITI를 위한 주사를 놓기 어려웠다는 의사 소견과 함께 일부 소아 환자는 주사 트라우마가 있어 헴리브라를 투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사 트라우마 관련해서는 이로 인해 언어발달 장애까지 왔다는 정서 치료사 의견도 함께 제출했다. 하지만 심평원은 주사 트라우마와 언어발달 장애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봤다. 심평원 위원회운영부 관계자는 "급여기준 상 소아환자에 헴리브라 투여 시 입증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의사의 소견만이 아니라 ITI를 위한 주사 삽입을 몇 번 실패했는지 등을 자세히 제출해야 한다"며 "주사 트라우마에 따른 언어발달 장애 관련해서도 뇌신경 MRI 자료나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 등 인과 관계를 연결시킬만한 근거자료가 필요하다. 정서 치료사의 의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심평원은 헴리브라 투여가 기존 ITI 치료를 뒤집을 만한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가 있는 중증 혈우병A 환자에게 면역관용요법을 시행할 때 항체 제거 성공률은 70~80% 수준이다. 또한 일각에서 높은 약값에 따른 건강보험 부담 증가 우려에 따른 결정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결과적으로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까지 ITI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치료법인 ITI를 뒤집을 정도로 헴리브라가 의학적 근가가 아직까지 부족하며 아이들에게는 아직까지 ITI가 더 안전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지었다"며 "심평원 심사위원 그 누구도 건강보험 부담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헴리브라가 ITI를 받지 않고도 아이들이 계속 버티게 해줄까 라는 고민만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ITI를 받아야 하는 소아와 그 보호자들의 겪는 고통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심의 결과 ITI가 의학적으로 증명된 현존하는 가장 치료율이 높은 방법으로 봤다"고 입장을 밝혔다. 심평원 승인 받아야 하는 ITI에 "두 손 묵인 심정" 이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기존 치료법인 ITI조차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ITI를 임상에서 시행하려면 심평원으로부터 사전에 이를 신청 승인 받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1년에 2~3번 신청 기간에만 가능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 ITI를 신청하지 못한다면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헴리브라이지만 심평원의 이같은 결정으로 이마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유철주 교수는 "헴리브라가 2월부터 급여기준이 확대돼 소아한테 투여가 가능해지면서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ITI 사전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즉 ITI도 심평원이 정해놓은 기간에 사전 신청에 승인받아야지 할 수 있는데 이 기간 전까지는 아무것도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치료법이 현재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에야 다시 ITI를 심평원에 신청한 상황"이라며 "결국 헴리브라도 투여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의사 입장에서 환자에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 학회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I 사전승인 관련 제도 상 허점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소아혈액종양학회 관계자는 "현재 사전 신청외 방법이 없는 ITI를 상시로 전환한다면 이 같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현재는 ITI를 하기 위해서 사전 승인 신청을 한 뒤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소아환자에게는 특히나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선택지는 결국 헴리브라 등 신약이지만 이번 삭감 사태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심부전 치료로 부상한 ARNI…지침-처방 '괴리감' 2021-06-07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ARNI를 1차 약제로 권고한다." 올해 초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가 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ARNI)인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를 심부전 치료의 1차 약제로 제시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변화를 이끌어낼 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ACE 억제제와 비교한 다수의 연구에서 심혈관 사망 및 입원 발생율 저하와 같은 효용이 관찰됐지만 유럽에선 제한된 증거를 이유로 2차 약제로 제시하는 등 아직은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트레스토가 타 약제 대비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심부전 약물에 있어 비용-효과성은 무시하기 어려운 주제다. 국내외 유관 학회들도 ARNI의 1차 치료제 전진배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심혈관통합학회가 춘계학술대회에서 ARNI의 1차 치료제 가능성을 두고 특별 세션을 마련한 것도 한 예. 한 박자 늦는 보험 기준 특성상 학계가 먼저 급여 개정의 당위성 및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계의 논의 사항 및 급여 확대에 대한 과제를 정리했다. ▲초기부터 써라…차고 넘기는 ARNI 효용성 연구 지난 1월 ACC가 심부전 치료 지침을 4년 만에 업데이트했다. 2017년 지침에서 크게 바뀐 지점은 ARNI 계열 엔트레스토를 심부전 치료의 주요 약제로 제시했다는 것. 특히 기존 약제인 ACE 억제제나 ARB 치료 없이도 ARNI 계열 엔트레스토를 초기 치료에 활용 가능하다는 내용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가이드라인은 ACE 억제제나 ARB를 4주 이상 안정된 용량으로 사용해도 변화가 없거나 악화될 경우 엔트레스토 스위칭을 제시했다. 반면 바뀐 지침에선 전통적인 치료제 사용없이 ARNI의 초기 투약이 가능하고 ARNI 투약이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ACEi/ARB를 투약하도록 했다. 변화의 원동력은 축적된 연구 데이터다.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4년 이상 추적한 PARADIGM-HF 연구는 에날라프릴 10mg, 엔트레스토 200mg의 효과를 비교했다. 엔트레스토 투약군은 심혈관 사망 및 첫 입원 발생 20%, 돌연심장사 20%, 응급실 방문 30%, 응급처치 18% 감소를 나타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약제 투약후 아날라프릴 대비 30일 이내에 입원률이 약 40% 정도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는 에날라프릴과 대비한 효과외에도 ARNI를 초기에 빨리 써야할 당위성을 설명한다. 약제를 빨리 쓰면 쓸수록 환자 예후가 좋아진다는 뜻이다. 2019년 ACC 전문가합의문은 환자가 심부전으로 처음 입원했을 때 약제를 최적화할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심부전 환자는 안정적인 단계로 넘어가기 전까지 상태가 초기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된다. 임상의들에게는 이 단계를 어떻게 관리하냐가 관심사다. 이와 관련 심장병 바이오마커인 NT-proBNP의 수치 변화를 살핀 PIONEER-HF 연구는 ARNI의 초기 사용을 뒷받침한다. 심부전 입원 환자 대상 ARNI를 퇴원 전에 사용해서 퇴원 후 1~8주까지 봤을 때 에날라프릴 대비 ARNI는 24~29% 더 떨어진다. 초기 불안정한 단계(1~8주)를 ARNI 사용으로 적절히 관리할 수 있게 된다. NT-proBNP 수치 외에 복합 사망, 재입원률, LVAD(좌심실보조장치) 등의 이벤트도 8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에날라프릴 대비 40% 정도 줄였다. 특히 입원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 8주 시점에서 입원률은 에날라프릴 대비 44%(HR 0.56) 낮았다. 장세용 경북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ARNI를 초기부터 사용해야 함을 설명하는 근거로 PIONEER-HF extension 연구가 있다"며 "해당 연구는 에날라프릴과 ARNI를 각각 8주까지 투약한후 두 군 모두 ARNI로 투약해 12주까지 살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복합 임상 이벤트를 살폈을 때 에날라프릴에서 ARNI로 바꾼 환자군 대비 처음부터 ARNI를 쓴 환자군의 예후가 지속적으로 더 좋았다"며 "신장기능 저하, 고칼륨혈증 등의 안전성 이슈에서도 두 군은 크게 차이가 없어 ARNI를 입원 환자에서 초기부터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심장학회 관계자는 "ACE 억제제나 ARB를 쓰고 적정 용량을 찾고 다시 반응을 보다가 ARNI로 스위칭하기에는 임상적인 번거로움과 환자 관리가 적절히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초기부터 ARNI를 사용했을 때의 이점을 살핀 다양한 연구를 봤을 때 굳이 ARNI를 1차 약제로 사용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타 약제 복용 후 증상이 없으면 관리가 잘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PARADIGM-HF 연구를 보면 주요 연구 종말점에서 33%가 심혈관 사망이었고, 66%가 급성 심혈관 사망이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NT-proBNP나 재입원률 감소에 효과를 가진 ARNI를 사용해야 하는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초기부터 써라? 효과-비용, 아직은 검증 단계 차고 넘기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CC가 ARNI를 전진배치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한된 증거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검증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 올해 1월 FDA는 만성심부전 환자 치료제로 ARNI를 허가할 당시 좌심실박출률(lVEF)이 정상보다 낮은 군에서 효용이 있다(below normal, the group where benefits are most clearly evident)고 덧붙였다. 효용이 있는 환자군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언급한 셈. 아직 유럽은 ARNI를 2차 치료제로 제한을 두고 있다. 유럽심장학회(ESC)는 2019년 지침 업데이트 하면서 ARNI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단기간에 부정적 위험을 줄이고 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어 ACE 억제제 및 ARB 보다 ARNI를 먼저 사용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may)로 표기했다. 강력한 근거 및 전문가 합의가 있는 1차 약제의 경우 보통 '~써야 한다(should)'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것에 비춰보면 ARNI와 관련한 유럽의 가이드라인은 시간의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ESC는 초기 사용의 근거가 된 PIONEER-HF를 직접 거론하며 "제한된 증거가 있어서 ACE 대비 ARNI를 쓰는 것은 안전하지만 보다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같은 연구를 두고도 미국과 유럽의 해석이 엇갈린 것. 국내 유관학회에서는 아직 ARNI의 1차 치료제 사용 여부에 대해 지침이 없다. 지난 4월 심혈관통합학회가 ARNI의 1차 치료제 가능성을 두고 특별 세션을 마련한 것도 학회들의 고민을 반영한다. PIONEER-HF에 대한 해석은 왜 엇갈렸을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임상 설계에서 찾는다. 오재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PIONEER-HF는 NT-proBNP 지표 감소에 대한 연구로 실제 임상 결과를 살펴본 게 아니"라며 "2차 연구 종말점중 재입원률을 줄였다고 해도 실제 사망률을 줄이지 못했고 다른 지표는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전체 9만여명의 심부전 환자중 제한된 조건에 맞춰 등록된 환자는 전체의 20.8%에 그친다"며 "PIONEER-HF를 전적으로 받아들여서 ARNI를 쓰자고 해도 이 연구처럼 리얼월드에서는 20%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환자에서 나타난 효용을 가지고 전체 심부전 환자에게 ARNI를 투약하게 하는 건 무엇보다 비용-효과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의 엔트레스토 급여 기준은 좌심실 수축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자(NYHA class Ⅱ∼Ⅳ)중, 좌심실 박출률(LVEF)이 35% 이하인 환자로서 ACE 억제제 또는 Angiotensin Ⅱ 수용체 차단제를 표준치료(베타차단제, aldosterone antagonist 등)와 병용해 4주 이상 안정적인 용량으로 투여 중인 경우에 한한다. 이외에는 비급여 처리된다. 국내에서 엔트레스토의 급여가는 1정당 2046원으로 하루 약 4100원의 약제비가 소요된다. 해외의 엔트레스토 약가 대비 저렴한 편이지만 제네릭이 진입한 ACE 억제제 및 ARB 약제비는 엔토레스토 대비 보통 절반 이하다. 국내에서 1년 약제는 150만원선, 미국은 620만원으로 추산된다. 심장학회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엔트레스토가 고가이다보니 효과만 살피는 연구 외에 비용-효과성 연구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며 "데이터가 더 쌓여야 ARNI가 기존 약제 대비 효과뿐 아니라 비용에서도 충분한지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성, 사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ARNI의 사용은 비용-효과적일 수 있지만 모든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사용해야 하는지는 학계에서도 이견이 있다"며 "동일 약가라면 누구든 ARNI를 우선 처방하고 싶겠지만 비용 부분은 무시하기 어려운 주제"라고 덧붙였다.
그랜드슬램 석권한 SGLT-2i…심대사질환 이끄나 2021-05-17 12:00:59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가 혈당 강하 효과와 심혈관 보호 효과에 이어 신장 질환 혜택까지 검증하면서 거침없이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존에 혈압 조절 이후 뚜렷한 관리 방법이 없던 신장 영역에서 당뇨병 유무와 별개로 사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내분비-심장-신장' 등 3가지 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처방 패러다임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다파글리플로진 신장 적응증 획득…당뇨&8231;심장&8231;신장 3관왕 SGLT-2억제제 계열 당뇨병약인 다파글리플로진은 이미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부전으로 추가 적응증을 받으며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 심장약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파글리플로진의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추가해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치료제로 사용되는 국내 첫 SGLT-2 억제제 타이틀을 차지했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질병 진행의 위험이 있는 성인 만성 신장 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만성질환 그랜드슬램의 방점을 찍었다. FDA 승인에 배경이 된 것은 DAPA-CKD 임상시험으로, 연구 결과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50% 이상 지속 감소 또는 말기 신질환 발생, 신질환 또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한 결과 포시가를 복용한 환자들이 위약군보다 39% 의미 있게 낮았다. 또한 다파글리플로진군은 2차 목표점이었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31%,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29% 유의하게 낮았다. 결론적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이 당뇨병과 무관하게 만성 신장 질환자가 말기 신장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을 크게 줄인다는 것을 검증한 것. 전문가 평가 긍정적…"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파글리플로진이 만성 신장 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을 받은 것을 두고 국내 신장 전문가들도 기대감을 표시하고 환영하는 모습이다. 현재 당뇨 유무와 별개로 신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ACE억제제나, ARB차단제 등으로 관리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SGLT2억제제 계열 약제의 치료 영역 확장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라는 반응. 대한신장학회 양철우 이사장(서울성모병원)은 "일부 고혈압 약제들이 신장 기능 악화를 막는다고 해서 20~30년 써온 것 외에는 제대로 된 신약이 없었다"며 "다파글리플로진 등 약제가 임상 성공으로 신장에 대한 보호 효과를 확인한 것은 신장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굉장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파글리플로진의 기존 목적인 당뇨병 치료와 연관해서도 만성 신장 질환에 대한 효과는 긍정적이라는 게 의료진의 평가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대중 보험이사(아주대병원)는 "당뇨 유무와 상관없이 기존에 신장이 나빠질 경우 혈당 조절이나 혈압 조절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며 "하지만 SGLT-2 억제제가 속속 신장 기능 악화를 막는다는 기전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기대할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 약제로 당뇨병과 심장 질환, 신장 질환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대다수 질환들이 동반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양철우 이사장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50%는 당뇨병을 앓고 있고 당뇨병 환자의 50%는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한다"며 "혈당 강화 효과와 더불어 심장과 신장에 효과를 검증한 것은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켠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이 신장 질환에 단독 요법으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장이 많이 나빠진 사람에게 다파글리플로진이 도움이 될지에 대한 부분은 현재로서 미지수라는 것이다. 김대중 보험이사(아주대병원)는 "당뇨병이 있는데 아직 신장 기능이 괜찮고 신장이 망가지기 시작한 초기 환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본다"며 "신장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둔화시키는 기전이라는 점에서 신장 상태가 매우 안 좋아진 환자에게 도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신장내과에서는 SGLT-2 억제제의 특수성에 기인한 요로 감염 문제도 우려하고 있다. SGLT-2 억제제가 소변으로 당을 배출하기 때문에 요로 감염이 잘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어 신장내과 전문의로서는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요소라는 설명. 대한신장학회 신석준 보험법제이사(인천성모병원)는 "요로 감염이 반복되면 신장기능이 나빠질 수 있는데 이러한 SGLT-2 억제제가 신장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와 혼동스럽기는 하다"며 "신장기능이 많이 안떨어지고 비교적 관리가 더 잘되는 환자들에게는 충분히 사용할만 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신장내과 전문의들은 다파글리플로진이 말기 신부전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만성 신장 질환 처방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만성 신장 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말기 신부전으로 국내에서는 매년 10%씩 꾸준히 늘어 현재 세계 4위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말기 신부전 환자에 쓰이는 재정이 약 2조5000억 원이지만 전체 보험에서 말기신부전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5%가 채 되지 않는다. 결국 소수의 환자들이 투석을 통해 재정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신장학회 양철우 이사장은 "신장치료의 큰 정책 방향은 말기신부전으로 가는 환자를 줄일 수 있는 조기진단과 신장이 나빠지는 것을 막는 치료, 대국민 교육 등이 있다"며 "선진국 대비 국내는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다파글리플로진으로 말기 신부전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면 획기적인 약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 영역 넓히는 SGLT-2i…다음 타자는 누구? 이러한 방향성은 같은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에 공통분모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엠파글리플로진, 얼투글리플로진, 에르투글리플로진 등도 대규모 임상을 통해 하나둘 입증하고 있어, 계열효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 릴리는 엠파글리플로진을 필두로 8개의 RCT 임상시험과 2개의 리얼월드근거(RWE) 연구로 구성된 EMPOWER 프로그램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는 상황. 그 중 EMPA-REG OUTCOME 임상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및 신장 동반 질환에서도 SGLT2억제제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엠파글리플로진(자디앙)을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표준 치료제와 병용 사용한 결과, 심혈관계 위험과 동시에 사망 감소 결과까지 확인했다. 또한 해당 연구의 하위 분석으로 기저 심혈관계 질환 동반 여부에 따라 신장 질환의 발병 또는 악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표준 치료제와 엠파글리플로진 병용 투여 시 위약 대비 신장 질환의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39%나 줄였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EMPA-KIDNEY 임상연구를 통해 당뇨병 유병 여부에 관계없이 만성 신장 질환 환자의 신기능 악화와 심혈관계 사망 발생에 미치는 엠파글리플로진의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외에 MSD도 지난해 발표된 VERTIS-CV 연구를 토대로 심부전과 신장질환에서 얼투글리플로진의 임상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신장학회 신석준 보험법제이사는 "여러 당뇨약 중에서 SGLT-2i 계통의 약을 써서 신장이 나빠지는 속도를 막을 수 있다면 당연히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다파글리플로진은 이미 당뇨약으로 적응증을 받았기 때문에 국내 신장 적응증과 관계없이 처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뇨가 없는 환자에게도 신장에 도움이 되고 보험이 된다면 처방할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며 "신기능이 많이 떨어져있지 않은 3기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당뇨-심장-신장 통합 관리 패러다임 전환될까?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의 치료 확장성이 검증되면서 언급되는 다음 스텝은 심장(Cardio)―신장(Renal)―대사질환(Metabolic) 분야의 통합 관리 치료 패러다임 변화다. 심혈관, 신장, 대사계가 상호 연관돼 질병의 연속선 상에서 다수의 동일한 위험 인자와 병리적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 영역에서 기능 이상이 발생하면 다른 영역의 기능 이상 발생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 즉,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심부전, 신장 질환 등 상호 연관된 질병의 발생으로 이어져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통합 관리하는 약제의 등장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는 다파글리플로진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18년 심혈관과 신장 내분비 질환의 통합적 접근을 표방하는 'CaReMe(Cardiovascular Renal Metabolism)' 비전을 선포한 상태다. 사업부 또한 지난 2017년 브릴린타 사업부와 당뇨 사업부를 통합해 출범한 CVMD(Cardiovascular Metabolic Disease) 사업부를 CVRM(Cardiovascular Renal Metabolism)로 변경하며, 궁극적으로 심혈관 및 신장 질환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치료성과 개선 및 사망률 감소라는 방향성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 김대중 교수는 "당뇨병이 있던 없던 만성 질환 관리에 있어서는 결국 심장과 신장이 중요하고 넓게 보면 뇌혈관도 마찬가지"라며 "심장과 신장이 병이 생기는 기전이 상당히 유사하고 당뇨병으로 인한 혈압 영향도 공유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런 점을 다 같이 좋게 해줄 수 있는 치료의 컨셉트가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당뇨, 심장, 신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성은 매우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해외선 식품 국내선 전문약…의학적 근거 입증 가능할까 2021-03-15 12:10:55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에 이어 포도씨엽, 은행엽, 밀크씨슬 추출물 등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가면서 해당 약제에 대한 학술적 근거 입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선 전문약, 일반약으로 분류된 것과 달리 해외에선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전문약, 일반약 수준의 효과 입증이 과제로 남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약으로 분류된 포도씨추출물은 해외 주요 8개 선진국에서 급여 등재된 바가 없고 은행엽엑스도 2개국에서만 등재돼 국내에서만 유독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약제에 대한 임상적 평가는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허가 이후 신규 임상 및 연구 사례들을 종합해 재평가 약제들에 대한 임상적 효용성을 살폈다. ▲해외에선 식품이 국내선 약? 작년에 결정된 1호 재평가 대상 약제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이었다. 연간 3000억원대 처방 규모에 달하지만 허가 임상 부실과 해외에서 건기식으로 허가된 사항 등이 집중 거론되며 재평가 타깃이 됐다. 올해 재평가 대상 약제는 주요 외국 8개국의 급여 현황이 1개국 이하이고, 해외에서 건기식으로 분류된 의약품을 우선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결정된 재평가 약제는 ▲비티스비니페라(포도씨엽 추출물) ▲아보카도-소야 ▲은행엽엑스 ▲빌베리건조엑스 ▲실리마린(밀크씨슬추출물)까지 5개다. 위 성분 중 전문약으로 분류된 포도씨엽과 은행엽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일반약이다. 은행엽엑스와 실리마린을 제외하면 해외 8개국의 보험 등재 이력 또한 없다. 해외에서 이들 품목의 지위가 약이라기 보다는 건강기능식품에 그친다는 뜻. 실제로 재평가 대상 품목들은 주로 포도, 아보카도, 은행엽, 빌베리 등과 같이 야생 상태 그대로 섭취 가능한 약초 및 식품에서 특정 성분만 추출한 형태다. 복지부는 주요 해외 국가들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는 의약품을 우선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건강기능식품은 말 그대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으로 의약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재평가 추진의 근거가 됐다. ▲비티스 비니페라 포도씨 및 포도엽에서 추출한 비티스 비니페라 성분은 혈액순환 및 유방암치료로 인한 림프부종 보조요법, 망막, 맥락막 순환에 사용된다. 국내 대표 제품은 한림제약의 엔테론정. 비티스 비니페라는 국내에서 연간 500억원 정도의 청구액 시장(전문+일반약)을 형성하고 있다. 수년 동안 연구자들은 와인 재배자들에게 부종 현상이 적다는 점에 주목했다. 와인 재배자들이 부어오른 다리 치료에 포도 찜질 및 수액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이에 활성 성분을 추출한 것이 비티스 비니페라다. 국내 기준 허가 이후 18년이 지났지만 최근까지 임상 연구는 활발한 편이다. 가장 최신 연구는 2019년 만성 정맥 질환자를 대상으로 비티스 비니페라 투약의 효과를 살핀 연구가 있다(DOI: 10.1691/ph.2019.9326). 해당 연구는 하지정맥류 임상증상별 분류(CEAP)중 1~4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살폈는데 주요 판단 지표는 하퇴부 부종의 크기였다. 연구진은 경증 및 중증까지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효능을 나타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하퇴부 부종 완화나 다리의 긴장과 무거움, 따끔거림, 고통과 같은 환자와 직접 관련되는 증상에서도 효과를 나타냈다"며 "약제는 압박 스타킹이나 다른 약제와 사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레지스트리 연구는 만성정맥부전(chronic venous insufficiency, CVI) 환자를 대상으로 비티스 비니페라뿐 아니라 옥세루틴, 피크노제놀, 빌베리 추출물의 효능을 서로 비교했다. 결과만 보면 부종 감소에는 옥세루틴+피크노제놀 복합제가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냈지만 연구진은 비티스 비니페라도 좋은 임상 효과를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산화 스트레스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은 피크노제놀, 옥세루린 및 옥세루틴+피크노제놀 복합제 순이었지만 비티스 비니페라도 그 뒤를 이었다. 또 감각이상증에서는 피크노제놀과 비티스 비니페라가 가장 효과가 우수했다. 연구진은 "만성정맥부전 환자 치료용 의약품의 비용-효과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보다 더 크고 장기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위약 및 타 약제 대비 평가에서 효과는 입증된 만큼 이제는 효과 여부를 넘어 비용 대비 효과성을 살펴야 한다는 것. 이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재평가와 맥락을 같이한다. ▲은행엽 건조 추출물 은행엽 건조 추출물의 국내 대표 품목은 유유제약 타나민정으로, 독일, 스위스에서도 급여 등재된 바 있다. 국내 시장은 총 78개 품목이 308억원 대 청구액을 기록하고 있다. 허가 받은 주효능 효과는 ▲말초동맥 순환장애 치료 ▲어지러움, 혈관성 및 퇴행성 이명 ▲두통, 기억력감퇴, 집중력장애, 우울감, 어지러움 등의 치매성 증상을 수반하는 기질성 뇌기능장애의 치료까지 포괄한다. 최신 연구들은 혈관성 치매, 경도인지장애 등 주로 인지장애 환자에서의 효용성 확인에 집중된다. 2021년 2월 나온 연구(Doi: 10.18632/aging.202555)는 아예 인지장애에 대한 효능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연구진은 "은행엽 성분은 인지장애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이지만 그 효능에 대한 데이터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경도인지장애(aMCI)로 진단된 환자의 코호트 연구를 통해 24개월에 걸쳐 인지 기능 향상 효과를 평가했다. 하루 120mg의 은행엽 성분을 투약받은 aMCI 환자 500명은 인지, 기억력, 일상생활 및 우울증(MMSE, FAQ, CGI, HAM-D) 지표를 6개월마다 최대 24개월까지 평가받았다. 평가 결과 MMSE 점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2점 증가가 나타났다. 동반성 인지장애 환자에서는 MMSE의 개선이 덜 효과적이었지만 기억력 장애와 일상생활의 활동 수행 능력(FAQ 1.7점)을 향상시켰으며, 우울증 심각도(HAM-D 2.4점) 역시 감소시켰다. 환자의 80% 이상이 상태 개선 효과를 보였다. 2021년 공개된 아시안 임상 전문가 그룹 합의 내용도 이를 지지한다. 이들은 "은행엽 추출물이 인지 능력, 기억력, 인식, 주의력과 집중력, 불안 측면에서 적어도 네 번의 무작위 임상에서 증상 개선을 입증했다"며 "일부 개인의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아보카도·빌베리·실리마린 전문약인 비티스 비니페라와 은행엽 추출물을 제외하고 아보카도-소야, 빌베리건조 추출물, 밀크씨슬 추출물(실리마린)은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지만 연구는 활발한 편이다. 다만 대규모 임상이 아닌 실험실이나 동물 모델 실험이 많다는 점, 여러 질환에 대한 효용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정도의 연구가 집중된다는 점은 한계다. 아보카도-소야의 국내 허가 효능효과는 골관절염과 치주질환이다. 대표 품목은 종근당 이모튼캡슐로 연간 39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위스, 캐나다와 같은 주요 A8 국가에 등재 내역이 없다는 점. 최근 5년간 연구는 주로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모델 실험에 집중된다. 2019년 공개된 연구(DOI: 10.1590/1678-7757-2018-0602)는 인위적으로 관절염이 유도된 45마리 쥐에서 아보카도-소야 성분의 효과를 측정했다. 식염수를 투약한 군 대비 아보카도 투약군에서 골격의 분화와 형성, 골격 재흡수, 염증성 침투 성분을 비교한 결과 아보카도 투약군에서 높은 골량 및 더 적은 양의 염증 세포 발현이 관찰됐다. 2018년 나온 연구(Doi: 10.11607/jomi.6124.)도 쥐를 대상으로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 한편 빌베리 건조 추출물은 눈혈관장애 및 야맹증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국제약품 타겐에프연질 캡슐을 비롯한 24개 품목의 청구액은 연 220억원에 달하지만 해외 A8 국가에 등재 사례는 없다. 빌베리 추출물의 눈 건강과 관련해서는 위약과의 비교를 통한 추적 관찰 연구가 활성화돼 있다. 2020년 나온 연구(Doi: 10.3390/nu12030600.)는 12주간의 빌베리 투약 후 수정체를 조절해 시력의 초점을 맞추는 섬모체근(모양근)의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12주 동안 20~60세 109명을 대상으로 위약 그룹과 빌베리 투약그룹을 무작위로 배정했다. 빌베리 투약군은 빌베리 240mg/일을 12주 동안 투여했고 시력 테스트는 0, 4, 8, 12주 간격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빌베리 투약군에서의 HFC-1 값의 개선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12주 동안 240mg의 빌베리 추출물을 투여하면 근거리 작업 및 눈을 혹사하는 작업에서 비롯된 섬모체근을 완화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2018년 연구(Doi: 10.2147/OPTH.S187949)는 64명의 고도 근시 소아를 빌베리 투약, 위약 투약군의 두 그룹으로 나눠 안축길이(Axial length)과 굴절률로 효과를 비교했다. 해당 연구에서도 투약 1년 후 굴절과 안축길이에서 빌베리 투약군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 개선이 나타났다. 약물 중단 후에도 효과는 지속됐다. 밀크씨슬 추출물은 간염, 간경변 적응증을 갖고 있다. 대표 품목인 부광약품 레가론캡슐론을 포함 총 28개 품목이 연간 청구액 23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에선 스위스에서 등재 사례가 있다. 밀크씨슬 추출물 역시 일부 연구에서 간염 등에 효과가 확인됐지만 장기간의 대규모 연구는 많지 않다. ▲전문가들이 본 평가 약제…"플러스 알파 성격" 재평가 자료를 제출한 제약사들은 의약품 잔류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밀크씨슬 품목을 보유한 A제약사 관계자는 "허가를 받은지 20년이 넘었고 품목 구분에는 생약제제로 돼 있다"며 "다양한 생약제제가 일반, 전문약으로 분류돼 있어 자사 품목도 의약품 영역에 잔류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허가를 받은지 오래됐다는 의미는 그간 안전성, 유효성이 임상에서 체계적으로 입증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 효능 관련 학술, 임상 논문이 풍부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허가 당시 기준이 됐던 자료뿐 아니라 최신 임상 자료까지 다 모아서 정부에 제출했다"며 "내부적으로는 건강기능식품으로의 강등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들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효용성을 밝힌 다양한 연구들이 가능성 탐색에 그치는 소규모 연구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를 보험 등재 및 의약품 분류 잔류의 기준으로 삼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계에선 같은 성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상반된 연구가 심심찮게 나온다며 의약품 분류 및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B 교수는 "체계적이고 장기간, 대규모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라면 보통 한 성분 약제를 두고도 상반된 결론들이 나오기도 한다"며 "심지어 전문약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효용성에 대한 판단은 무엇에 더 가치를 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 최소한의 효과라도 있다면 이를 보험 영역에서 커버해 주면 좋다"며 "하지만 이를 비용-효과적이냐는 관점에서 접근할 때는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합성 화합물이나 바이오 의약품이 아닌 생약 및 추출물은 의약품의 보조 성격이 강하다"며 "식품으로 인정될 정도의 성분이라면 안전성은 입증된 것이고,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환에는 일부 효과만이라도 입증됐다면 보다 폭넓게 활용하게 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 각국의 의약품 분류 현황이 다 똑같지 않다"며 "각 나라의 보험 재정, 보험 제도의 차이에 따라 의약품의 분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수십년 전 허가받은 의약품들은 엄밀한 평가없이 해외 문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쉽게 허가를 받기도 했다"며 "향후 해외 문헌만으로 허가를 쉽게 받을 수 없도록 할 예정으로 이는 근거 중심의 평가, 허가 체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백신 접종후 사망 발생...해외 사례 살펴보니 2021-03-04 05:45:57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사망한 2건의 사례가 나타나면서 백신과의 인과성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0대 남성이 접종 하루만에 사망하면서 인과성에 강력한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 다른 사망 사례도 접종 백신이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품목이었다는 점에서 특정 회사 제품이 더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먼저 대규모 접종이 시작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인과성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 해외 사례에서 보고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사의 이상사례를 분석해 관련성을 살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더 위험하다? 해외 사례 사례 살펴보니 3일 0시 기준으로 국내에선 총 8만 7428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중 현재까지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209건으로 207건은 예방접종 후에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의 경증 사례였고 2건이 사망 사례다. 특히 50대 남성은 2일 오전 9시 반경 접종 후 하루만인 3일 오전 7시 사망하면서 코로나19 백신과 사망간 강력한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망한 60대 남성은 2월 27일 접종후 3월 3일 사망했는데 두 건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는 점에서 특정 백신의 중증 이상반응 발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다른 나라에서도 접종 후 많은 사망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앞서 대규모 접종이 시행된 다른 나라에서의 이상반응 발현 빈도는 어떻게 될까. 아스트라제네카와 타 백신간 이상반응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는 영국, 노르웨이, 프랑스에 한정된다. 2월 14일 기준 영국은 총 1758만 2121명이 접종을 받았다. 이중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약 830만명,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 690만명이다. 이상 반응 신고는 화이자 백신에서 2만 6823건이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선 3만 1427건이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의 이상반응 발현 비율은 0.32%,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0.46%로 아스트라제네카 쪽의 비율이 더 높다. 사망은 197건, 205건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접종자 수 대비 더 많다. 반면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각각 168건(0.0020%), 105건(0.0015%)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쪽이 적다. 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주로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기인한다. 특정 항원에 의한 전신적으로 심한 즉시형 알레르기반응으로 부종,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노르웨이(2월 23일 기준)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세 가지 백신의 (중증)이상반응 사례가 집계됐다. 각 백신별 접종자 수가 공개되지 않아 이상 반응 발현 빈도는 알 수 없다. 다만 보고된 이상반응은 화이자가 660건, 모더나가 18건, 아스트라제네카가 67건이다. 중증 이상반응은 각각 71건, 2건, 1건이다. 사망 사례는 화이자 백신에서만 93건이 발생했다. 프랑스(2월 18일 기준)도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세 가지 백신의 (중증)이상반응 사례가 집계됐지만 각 백신별 접종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은 화이자가 5331건, 모더나가 148건, 아스트라제네카가 971건이다. 중증 이상반응은 각각 1082건, 14건, 329건이다. 사망자는 화이자 백신에서 169건,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각 1건이 발생했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화이자 백신에서만 79건 집계됐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에서만 특정 이상반응이 집중되지 않는다. 국가마다 제조사별 이상반응의 발현 빈도가 다르는 점에서 평면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위험한 백신'의 대입은 어렵다. 작년 독감 백신-사망 건과 비슷하게 백신이 직접 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질병관리청도 성급한 일반화에 분명한 선을 긋고 나섰다. 조은희 질병청 접종후관리반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사망사례가 보고가 됐다"며 "영국 같은 경우도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현재 402명이 사망했고, 독일도 113명, 그리고 캐나다, 노르웨이, 프랑스 등에서도 사망사례가 보고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까지는 예방접종하고의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며 "국내에서도 세부적인 내용들을 잘 분석해서 인과관계, 연관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전세계 사망자 속출…"백신 보다 기저질환·연령 주목해야" 3일 홍콩 당국도 2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만성질환자 사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홍콩 방역당국은 "현재로선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접종 백신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홍콩에선 현재 4만명 이상이 접종한 상태다. 일본에서도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0대 여성이 사망한 사례가 2일 공개됐다. 해당 여성은 2월 26일 접종한 후 3월 1일 사망했다. 일본 보건당국에 따르면 사인은 경막하출혈로 추정되며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불분명하다. 독일도 자국내에서 접종 후 사망한 113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망자는 46~100세였으며 백신을 접종받은 지 1시간에서 최대 19일 사이에 사망했다. 접종 후 사망자 발생은 여러 제약사 품목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백신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사례는 전무하다. 이유는 뭘까. 질병청의 이상반응 관리지침에 따르면 인과성 평가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백신 제품의 이상 여부를 살피기 위해 동일한 예방접종 백신을, 동일한 제조번호를 맞은 접종자들에게 유사한 증상이 있었는지 확인한다. 또 접종 과정의 오류를 살피기 위해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같은 날 백신을 맞은 사람을 대상으로 비슷한 반응 유무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이상반응에 대한 검사 소견 및 사망 원인에 대한 소견 등을 종합해 인과관계를 판단한다. 작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총 110명이다. 질병관리청의 자체 조사 결과 백신에 의한 사망 사례는 '0'건이었다. 한마디로 백신에 의한 사망은 없다는 뜻이다. 세계 각국에서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각에선 백신에 의해 사망해도 인과성을 밝히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떨가. 백신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자체보다는 기저질환의 유무, 연령과 같은 요소가 사망에 영향을 더 끼쳤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백신 때문에 사망하는 것은 주로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키는 체질과 관련성이 높다"며 "실제 백신 때문에 사망을 했다면 부검 등 면밀한 조사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독감 백신 사망 사례처럼 다수의 사망건을 조사한 후 인과성이 없다고 나왔다"며 "전문가로서 눈여겨 보는 부분은 백신보다는 접종자의 기저질환 및 고령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은 항원과 보존제 정도로 구성되는데 보존제로 사람이 죽을 수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해 면역 반응이 나올 수 있지만 요양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은 면역이 약해서 (사망에 이를 정도의) 그런 반응이 나오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주로 요양병원 장기 입원자의 경우 주요 백신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어렵다. 현재 접종되는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독화시켜 주입하는 생백신이 아니기 때문에 면역이 떨어진 면역저하자에게도 안전하다는 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아데노 바이러스를 벡터(전달체)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넣어 생산하는 백신으로 일반 생백신과 다르다. 실제로 노르웨이 방역 당국은 1월 26일 예방접종에 따른 요양원 사망 신고 총 33건을 조사한 바 있다. 이들도 사망 원인으로 백신 자체보다는 기저질환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백신을 접종한 요양원 입소자 중 상당수가 매우 허약하거나 말기 환자였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 요양원에서 일 평균 45명이 사망하는 점을 감안하면 백신 접종 시기 직후 사망자 발생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이것만으로 백신과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노르웨이 당국의 판단이다. ▲접종 불안감 고리 끊어야…"고위험군 접종 신중해야" 강진한 소장은 "국내에서 발생한 2건의 접종 사망자는 요양병원 환자들이었다"며 "기저질환 등으로 마지막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백신 접종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독감 사망 사례가 알려지면서 많은 대중이 접종을 기피해 사회적으로는 큰 혼란과 피해가 가중됐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성화되면 유사한 사망 사례는 추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아닐 수 있지만 대중들은 백신 접종 후 죽으면 이를 백신에 의한 사망으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며 "따라서 의료진들이 보다 신중하게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 접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한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 국내 허가사항도 18세부터 65세 이상까지 투약이 가능하다고 명시했지만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을 기해 결정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으로 인한 효과성을 판단해 접종 여부를 결정하라는 뜻이다. 요양병원 장기입원자 및 사망 고위험군과 같은 특이군에선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보편적으론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이익이 위험을 상회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현재 사용이 허가된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기준을 충족하는 유효성이 확인됐다"며 "각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연구에 포함된 피험자수는 최소 2만 명 이상으로 이는 이미 실사용중인 다양한 백신의 임상보다 더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말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처음 접종된 이래 100여 국에서 1억 3천만 명 이상이 1회 이상 접종을 받았다"며 "실제 여러 국가의 접종 사업 진행 중 일부 이상반응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나 이는 기존 백신의 이상반응 발생 수준과 유사하기 때문에 접종을 기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뇨약 세마글루타이드 비만·NASH 잡고 3관왕 노리나 2021-03-02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가 약물 재창출 임상에 잇따라 성공하며 비만과 비 알콜성 지방간염(NASH)까지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비만 분야에서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를 넘어서는 효과를 보이며 형보다 나은 아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다 치료제가 없는 NASH에서도 괄목할만한 임상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3관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약물 재창출 봇물…비만 분야 기대 사실 세마글루타이드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주사제라는 GLP-1 제제의 한계를 넘어 사상 첫 경구용 약물을 시도하면서부터다. GLP-1제제가 강력한 항당뇨병 효과를 가졌지만 주사제라는 틀에 갖혀 순응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GLP-1의 새로운 구원 투수로 주목받은 것이다. 물론 GLP-1제제의 명성답게 효과도 충분했다. 당뇨병 약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인 'PIONEER'와 'SUSTAIN' 시리즈에서 전통 강호인 DPP-4를 비롯해 SGLT-2 억제제, 경쟁 GLP-1 약제들을 압도하며 유효성을 증명한 것이다. 세계 최초의 경구용, 주사제 병용 GLP-1제제라는 타이틀에 경쟁 약물에 비한 강력한 효과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온 셈. 실제로 PIONEER-2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 시장의 강자 SGLT-2i 제제 엠파글리플로진(자디앙)과의 대조 임상에서 26주째 당화혈색소 감소율 1.3%를 기록하며 엠파글리플로진 0.9%를 넘어섰다. SUSTAIN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임상은 카나글리플로진(인보카나)과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 임상 시험. 이 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52주째 당화혈색소 1.5%를 감소시켜 카나글로프로진 1.0%를 압도했다. 또한 2차 목표였던 당화혈색소 혈당 조절과 유지 측면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는 66.1%가 유지에 성공해 카나글리플로진 45.1%를 따돌렸다. GLP-1 계열에서도 우위는 충분하게 점했다. 리라글루타이드와의 비교 임상에서 역시 30주째 당화혈색소 감소량이 1.7%로 리라글루타이드 1%에 비해 우월했던 이유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제조사인 노보노디스크는 새로운 모험을 결정한다. 'PIONEER'와 'SUSTAIN' 임상 시리즈에서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가 나타난 것에 주목한 것이다. 비만 임상 3상서 15% 체중 감량 효과 입증…삭센다 세대 교체 예고 실제로 대규모 임상 시리즈 PIONEER-2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치료 52주째 무려 4.7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SUSTAIN 임상도 마찬가지. 이 임상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는 52주째에 평균적으로 5kg 이상(-5.3kg, -5.1kg, -5.0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주목받았다. 노보노디스크가 빠르게 비만 약물로 재창출을 도모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결국 비만과 당뇨가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데다 비만약 시장이 1조원대를 넘어서는 대형 마켓이라는 점에서 군침을 흘리기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임상적 근거였다. 체중 조절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임상시험들이 있었지만 이는 당뇨병에 대한 유효성을 밝히기 위한 임상으로, 가능성만 입증할 뿐 근거로 내세우긴 힘들었던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2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마침내 비먄을 타깃으로 하는 세마글루타이드의 3상 임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비만 약물보다도 강력한 효과를 보이며 전문가들로부터 '게임체인저'라는 칭호을 얻었기 때문이다. 임상 결과(10.1056/NEJMoa2032183)를 보면 이에 대한 근거는 차고 넘친다. 일단 이번 임상은 16개국에서 1961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 맹검 대조군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목표인 68주째 체중 감량 효과를 분석하자 세마글루타이드는 무려 14.9%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대조군이 2.4%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1차 목표였던 체중 5% 이상 감소율도 월등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들 중 86.4%가 68주까지 5% 이상 체중이 감소된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상태로 유지된 환자들도 69.1%에 달했다. 이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이러한 임상 결과 등을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약물로 새롭게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또한 올해 상반기내에 유럽의약품청(EMA)에 이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러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리라글루타이드 즉 삭센다를 이을 대형 품목의 탄생을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사실상 삭센다와 세마글루타이드는 형과 아우의 관계다. 당뇨병 약으로 개발됐지만 비만 치료제로 더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유사하며 심지어 제조사도 같다. 국내 시장만 봐도 삭센다는 지난해만 368원의 매출(아이큐비아 집계 기준)을 올리며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큐시미아 등 경쟁 약물들이 바싹 뒤를 쫓고 있지만 그 차이는 아직 멀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출시되면 삭센다의 바통을 이어받는 동시에 신약 효과 등을 더해 비만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세마글루타이드는 주 1회 요법으로 삭센다 즉 리라글루타이드의 일 1회 요법보다 접근성 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비만학회 임원은 "지금까지 두자리수 체중 감소율을 보인 약은 단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임상 효과로만 본다면 압도적인 약물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게다가 당뇨 기전까지 커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삭센다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향정약 프레임에서도 벗어나 있다는 점도 기대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미 노보노 측에서도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말 그대로 임상은 임상일 뿐 리얼월드데이터 등을 통해 한번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만 넘어 NASH 시장 개척 순항…전문가 평가도 긍정적 하지만 세마글루타이드의 욕심은 비만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로 적응증을 노리고 있는 것. 비 알콜성 지방간염(NASH) 분야가 대표적인 경우다. 결국 비 알콜성 지방간염도 체중 감량이 중요한 임상적 지표라는 점에서 이 분야로의 약물 재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임상 결과도 기대할만한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간학회(AASLD)에서 공개된 2상 임상 결과가 대표적인 경우다. 전 세계 17개국에서 비 알콜성 지방간염 환자 320명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무작위 이중 맹검 대조군 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최대 60% 가까이 NASH를 소실시켰다. 구체적으로 보면 0.1mg을 처방받은 환자는 1차 종료점인 72주째 40.4%의 환자가 비 알콜성 지방간염이 소실됐다. 0.2mg도 마찬가지로 35.6%가 소실되는 결과를 얻었고 0.4mg의 경우 무려 58.9%의 환자들이 악화 없이 비 알콜성 지방간염에서 벗어났다. 더욱이 당뇨병약으로 개발돼 비만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부가적 효과들도 분명했다. 환자들에게서 평균 12.5%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당화혈색소도 1.5%나 감소시켰다. 당뇨병이 있는 비 알콜성 지방간염 환자나 비만과 비 알콜성 지방간염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임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국내 전문가들도 상당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현재 비 알콜성 지방간염에 대한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이 높은 상황. 대한간학회가 9년 만에 비 알콜성 지방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을 준비하면서 세마글루타이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간학회는 오는 5월 발표되는 가이드라인 개정판에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실상 최우선 권고했다. 아직 3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공식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매우 생소한 일. 그만큼 이 약물에 거는 기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대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바탕으로 비 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2상 임상에서 0.1mg의 용량만으로도 40% 소실률을 보인 것은 인정할만 하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으로 가이드라인에 명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세마글루타이드가 들어와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 작업을 위한 사전 준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으로 암질위 두드리는 티쎈트릭…약가 조건 관건 2021-02-22 05:45:57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면역 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이 비소세포폐암에 이어 마침내 삼중 음성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급여 확대에 도전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마땅한 옵션이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에 새로운 옵션을 기대하고 있지만 워낙 고가약이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급여 조건이 어떻게 설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티쎈트릭 암질위 통해 급여 문턱…삼중 음성 유방암 옵션 기대 21일 제약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삼중 음성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티쎈트릭의 급여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티쎈트릭은 PD-L1 저해를 기전으로 하는 면역항암제로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삼중 음성 유방암, 간암 등을 적응증으로 국내에 허가돼 있다. 하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약값으로 인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던 상황. 현재 마땅한 옵션이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의 특성상 급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국유방암학회 신혁재 홍보이사(명지병원)는 "지금으로서는 티쎈트릭 외에 옵션이 없는 환자가 많지만 경제적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방암은 점차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암 환자군에서도 상대생존율이 5년을 넘어 10년을 바라보는 몇 안 되는 암 중 하나다. 그만큼 치료 성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 하지만 유방암 내에서 하위 유형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사각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암종도 분명히 존재하다. 가장 대표적인 암이 유방암 마지막 사각지대로 불리는 삼중음성 유방암(TNBC, Triple-negative breast cancer)이다. 한국유방암학회의 '2020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는 2000년 6237명에서 꾸준히 증가하며 2017년에는 2만6534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연간 유방암 발생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 중 삼중음성 유방암은 3가지 주요 수용체(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가 음성인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 가운데 약 12%를 차지하며, 예후가 가장 불량한 유방암, 난치성 유방암으로도 알려져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의 주요 표적이 되는 수용체가 음성인 까닭에 호르몬 치료나 HER2 표적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 현재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는 조기 단계에 발견하면 수술,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지만 전이 단계에 접어든 경우 조기 치료와 동일하게 탁산, 안트라사이클린 기반의 항암화학요법을 주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절반 재발 경험…"치료 옵션 부족" 문제는 삼중음성 유방암이 가진 기존 치료제의 내성과 공격적인 특성이다.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절반가량이 재발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치료 후 재발까지 소요시간은 약 1.2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고민은 삼중음성 유방암이 상대적으로 젊은환자들에게 나타난다는 점. 전체 환자 중 63%가 50세 미만으로 전이와 재발이 잦고 빠르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신혁재 이사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은 경제활동을 하거나,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더욱 높다"며 "적지 않은 환자가 결국 재발, 전이에 이르는데 전이 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1년~1년 6개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 3명 중 1명 이상은 원격 전이를 경험하는데 다른 유방암 아형은 주로 뼈에 전이가 나타나지만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는 치명적인 뇌, 폐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불량한 예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하며 치료옵션이 부족했던 상황이었지만 최근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도 한 가지 옵션이 추가적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1차 치료제로 한국로슈의 PD-L1저해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국내 허가를 받았기 때문.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IMpassion130 연구를 살펴보면 PD-L1 양성 환자의 1차 치료에서 7.5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보였으며 25개월의 전체생존기간(OS)을 기록하며 대조군 18개월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임석아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티쎈트릭 병용요법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2년 이상의 생존율과 무진행생존기간 개선을 보여, 그동안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큰 전환점으로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해외 학계는 티쎈트릭 병용요법 허가 직후, 발 빠르게 치료제의 유용성과 안전성을 인정하며 처방을 가이드를 업데이트한 상황이다. 이미 미국은 2020년 NCCN 가이드라인을 변경했으며 유럽 ESMO도 가이드라인을 PD-L1 양성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각각 2A, IB 카테고리로 치료를 권고했다. 이에 발맞춰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의 위중성과 티쎈트릭 병용 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인정해 보험급여를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티쎈트릭 병용요법이 높은 관심을 받았던 또 다른 이유는 완전 관해율과 삶의 질 유지 효과 때문이다. 실제로 PD-L1 양성 환자에게 티쎈트릭의 완전 관해율은 10.3%로, 대조군의 1.1%와 차이가 확인됐다. 이는 난치 암으로 알려진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완치의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다른 면역함암제로 눈을 돌려보면 아직 국내 치료 옵션에 포함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1차 치료에 대해 미국 FDA 허가를 받은 MSD의 키트루다는 아직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상태다. 또 길리어드의 트로델비는 미국에서 2차 치료에 허가돼, 전이성 환자가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닌 상황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 사실상 티쎈트릭 병용요법 외에는 국내에서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활용할 카드가 없다는 의미다. 급여 진입 답보…가능성 두고 여러 시각 공존 그러나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 선택지가 늘어난 것과 별개로 보험 급여 적용에는 여전히 한계점이 있다는 점에서 원활한 처방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남았다. 실제 지난해 티쎈트릭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 적용이 답보상태에 놓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중음성 유방암에 면역항암제를 적극적으로 처방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암질위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현재 티쎈트릭은 삼중 음성 유방암과 간세포암을 적응증으로 오는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의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현재 삼중음성 유방암이 유방암 가운데 약 12%만을 차지하고 이 중 전이 단계이면서 PD-L1 양성으로 티쎈트릭 병용요법을 쓸 수 있는 환자는 소수인 만큼 비용 효과성이 있어 급여 확대를 노려볼만 하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신혁재 교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티쎈트릭 병용요법이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약 20~30년 된 세포독성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경제적 부담으로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그나마 정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도에서 급여적용을 받아 치료를 시행할 수 있지만 폐암 치료에 적용되는 1200mg 용량을 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한 신속한 허가와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결국 약값이다. 면역 항암제 특성상 1회에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약값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보험 재정에 주는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 면역 항암제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옵션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번번히 급여 문턱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정부는 면역 항암제에 대한 급여 적용에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적응증이 1년이 멀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약값이 워낙 고가라는 점에서 건강보험 재정 소요 예측 자체가 쉽지 않는 이유다. 분명히 옵션이 적은 질환에 적용되지만 반응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한계점 중 하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암질위에서도 일정 부분 약값에 조건을 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티쎈트릭은 첫번째 적응증인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급여를 적용할때 일종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했다. 초기 투약 비용을 티쎈트릭 제조사인 로슈가 일단 낸 뒤 실제로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경우에는 정부가 급여를 적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로슈가 부담을 지는 방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 최초 적용시도 그렇고 최근 면역 항암제에 대한 급여 적용 상황을 봤을때 온전하게 급여를 적용할 가능성은 적지 않나 생각한다"며 "결국 암질위 등이 제시한 조건을 로슈가 받을지가 관건이지 않겠냐"고 밝혔다.
일 평균 264편씩 쏟아진 코로나19 연구…해석은 제각각 2021-02-03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유행이 1년을 넘어가면서 관련 연구만 1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ACE 억제제 사용이 코로나19를 악화시킨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코로나19와 관련된 악화 기전 및 효과적인 약물, 표준 치료법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올해 1월 나온 혈장 치료 효용성 연구만 해도 "효과가 없다"는 결과를 반박하는 연구가 불과 3일 뒤따라 나오기도 했다.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공방전이다. 수십, 수백건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대립하고 있는 주요 가설들과 연구마다 결론이 제 각각인 이유, 향후 코로나19 유행의 지속에 따른 연구의 방향성에 대해 짚었다. ▲관련 연구 10만건 육박…"전인미답" 전세계의 의학 논문을 정리한 사이트 펍메드(pubmed)의 2일자 기준 코로나19(covid) 키워드로 등록된 연구는 9만 6167건이다. 2020년 1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높음으로 상향했다. 이후 2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 각종 신종 감염병 연구가 활발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동안 동일 주제 논문이 10만건에 육박한 것.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하루 평균 263.5건의 논문이 전세계 연구진들로부터 나온 셈이다. (코로나19 관련 중복 연구 포함) 코로나 바이러스와 계통을 함께하는 SARS 연구는 총 4만 2670건. 메르스는 7만 2201건이 진행됐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연구에 이어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출판 상황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코넬대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떻게 과학 연구 출판 패턴에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한데 이어 비슷한 연구들이 사회과학 학술지 SSRN 및 네이처 지에도 실렸다. 네이처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연구 생산량의 약 4%가 코로나19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의 봉쇄 및 재택 조치 역시 코로나19 연구 생산량 증가에 기여했다는 것이 네이처의 분석. 엘스비어(Elsevier) 출판사에 제출된 자료를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020년 2~5월 사이 등재 연구는 약 27만건(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과 의학 관련 논문은 무려 92% 증가했다. 작년 코로나19에 대해 약 10만건 이상의 논문(프리프린트 포함)이 발표됐는데 초기에는 감염병 확산 및 입원환자의 진단 및 임상결과에 관한 논문이 많았으나 5월 이후에는 정신건강 연구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료평가(peer review)를 통한 코로나19 논문심사가 빨라진 부분은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 상반기 11개 의학저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논문은 평소보다 출판일은 약 100일이 걸렸던 것이 60일 정도로 줄어든 반면 코로나19 외 다른 연구 논문은 그 속도가 평균보다 느려지거나 현상 유지에 그쳤다. MedRxiv에 등록된 프리프린트 연구들은 동료평가 기간이 72일 정도로 코로나19 이외 주제 대비 약 2배 가량 시간이 단축됐다. 작년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 사례 사망률 이해 및 해석 연구(doi.org/10.3346/jkms.2020.35.e137)에 참여한 최영준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신종 플루, 메르스 발병 당시에도 수 만건의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왔는데 코로나19는 전례를 없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여전히 진행중인 신종 감염병이라는 게 연구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연구 축적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확히 밝혀진 부분은 적다"며 "수 많은 연구들이 A라는 가설을 B가 반박하고, B를 다시 C가 재반박하는 식으로 제 각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학계의 정설로 자리잡기까지는 대규모, 장기간의 잘 설계된 임상이 축적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반박과 재반박의 연구들이 계속 나오는게 혼란스러워 보일 순 있지만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이 1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학술적인 관점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1년째 공방전…혈장 치료 효과 "있다" VS "없다" 올해 1월에만 해도 혈장 치료를 두고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나온데 이어, 바로 3일 뒤에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뒤따랐다. 1년째 반복되는 공방전이다. 혈장 치료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완치된 사람이 형성한 항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완치자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대량 생성하는데, 이를 포함한 혈장을 다른 감염자에게 수혈하면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지 않겠냐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시작됐다. 혈장 치료 효용성 논란의 역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딱히 적절한 치료제가 없었던 사스 및 메르스 발병 당시에도 혈장 치료를 대증요법의 일환으로 시도했지만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환자 증상의 심각성 및 윤리적 상황 등을 감안하면 위약군, 투약군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혈장 치료를 받았던 다양한 환자들은 혈장 치료 외에도 다양한 약물 및 표준치료, 부가적인 치료를 병행했기 때문에 온전히 혈장 치료의 효과를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같은 문제는 현재 반복되는 혈장 치료 연구 공방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1월 12일 공개된 REMAP-CAP 연구는 코로나19의 잠재적 치료법을 탐구하는 국제 임상 시험이다. 이미 유럽,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290여 개 임상 사이트에서 4100명의 환자를 모집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임상에서는 중환자실에 있는 9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 치료를 시행했지만 임상적 개선을 확인하지 못했다. 사망률을 낮추거나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치료 일수를 줄이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중증을 대상으로 했고, 초기 분석에서 중증도가 낮은 입원 환자에서 혈장 치료의 영향을 평가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초기 경증 환자에 대한 평가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순없다. 이론적으로는 효과가 있어야 하지만 실제 효과로 이어지지 못한 데 대해 연구진 역시 마땅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혈장이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폐 손상이 너무 심각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정도로 추측하는 선에서 평가를 마무리했다. 대한감염학회 역시 1월 초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발표한 '코로나19 감염증 약물치료 지침'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회복기 혈장치료'에 대한 권고를 보류(근거수준: 낮음, 권고등급: I)한 바 있다. 반면 3일 후 국제학술지 NEJM에 공개된 연구는 혈장 치료가 입원 환자의 사망률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고 결론내렸다. 메이요 클리닉에 입원한 3000명 이상의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항체가 풍부한 혈장을 투여받은 환자는 30일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5% 낮았다. 또 진단 후 3일 이내에 혈장을 받은 환자는 나중에 혈장 수혈을 받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낮았다. 해당 연구는 고농도 항체를 선별했고 초기 환자의 효과도 분석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전문가들은 정교하게 설계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기 전까지 비슷한 공방이 계속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혈장 치료 외의 다른 치료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효과 판별을 어렵게 한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NEJM 연구는 항체가 풍부한 혈장을 수혈했기 때문에 혈장 농도가 효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따라서 확실한 효과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혈장 농도가 낮은 투약군, 높은 투약군, 위약군으로 나눠 임상을 또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위약을 주는 것에 윤리적인 문제가 거론되기 때문에 이같은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기존에 진행된 임상을 사후 분석하는 경우 임상 설계 차이, 투여 약물 성분, 인종, 투약 용량, 혈장 농도 차이와 같은 수 많은 변수가 있어 무엇이 혈장에서 비롯된 효과인지 구분해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혈장 치료 효용성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이런 정-반의 교차 자체가 과학적 근거를 정립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한쪽은 제대로이고, 다른 한쪽은 엉터리 연구라고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혈장의 효과를 판별하기 위한 보다 세밀한 접근법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효과 판별의 아이디어가 보다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가 개발중인 'GC5131'은 코로나 완치자의 혈액 중에서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해 고농도로 농축한 치료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혈된 피를 그대로 사용하는 혈장치료와 달리 정제된 항체 단백질만 사용한다는 점, 환자에게 투약하는 약물의 수를 통일했다는 점은 기존 연구에서 한발 더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항체 치료제도 미지수…효과 "있다" VS "없다" 셀트리온, 일라이 릴리사, 리제네론사 등 국내사, 다국적제약사가 개발에 나선 항체치료제 역시 임상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항체 치료제는 중화항체를 채취해 외부에서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기존에 치료제로 허가된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인 반면, 렉키로나주와 같은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인체 세포 결합 부위에 항체치료제가 대신 결합(중화)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되는 것을 막는 원리다. 리제네론사가 개발중인 REGN-COV2의 1/2 임상은 275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93명은 위약을, 92명은 저용량을, 90명은 고용량을 투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799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임상은 아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다. 결과를 보면 위약과 대비해 투약 7일째 체내 바이러스의 양(viral load) 감소 시간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다만 추가 분석에서 고용량을 투약하고 향후 혈청 반응에서 음성을 기록한 환자들에서는 확실한 바이러스 양 감소에 따른 시간 단축이 관찰됐고, 치료 목적 의료기관 방문율을 약 3% 가량 줄었다. 일라이 릴리사의 LY-CoV555 임상은 미국 41개 센터에서 위약과의 비교로 2상까지 진행됐다. 18세 이상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700mg(n=101), 2800mg(n=107), 7000mg(n=101), 위약(n=143)을 투약했다. 주요 평가 지표는 양성 판정 이후 11일째까지의 바이러스 양 감소 여부로, 참여자들의 평균 바이러스 양 감소 시기는 3.81일이었는데 위약과 비교해 2800mg 용량 투약군은 0.53일이 더 빨리 감소했다. 반면 700mg 투약군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7000mg 투약군은 위약 대비 효과는 있었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을 나타내진 못했다. 비슷한 결과가 셀트리온 렉키로나주에서도 관찰됐다. 바이러스 양의 감소 및 이로 인한 양성→음성으로의 전환 시간 변화에선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약 3일 정도 회복기간의 단축 효과는 나타냈다. 증상 완화 시간 감소와 같은 보조 지표에선 항체 치료제가 효과가 있어도 바이러스 양 감소 등 치료제 개념의 효과에선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 해석도 엇갈린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회복기간을 3일 이상 단축시켰다는 것을 획기적으로 평가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효과 확인을 위해선 치료제를 투약하지 않은 그룹과 투약군의 직접적인 비교가 필요하고, 충분한 환자 참여가 이뤄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식약처 검증 자문단은 일부 효과의 확인에 의의를 뒀다. 식약처 관계자는 "약을 투여받은 환자가 코로나19 증상에서 빨리 회복됐다"며 "적절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정도 효과만으로도 치료제로서의 가치는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진격의 헌터라제…1조원대 헌터증후군 시장 잠식하나 2021-01-25 05:45:57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이두설파제 베타, GC녹십자)가 후발 주자의 한계를 극복하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세계 11개국으로 시장을 넓히는 동시에 세계 최초로 ICV(intracerebroventricular) 방식을 통해 중증 질환에 가능성을 증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시장을 장악하고 나선 것. 중국 이어 일본에서 품목 허가…ICV 방식 최초 성공 헌터라제 제조사인 GC녹십자는 글로벌 파트너사인 클리니젠(Clinigen K.K)을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헌터라제 ICV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현재 헌터라제는 지난해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의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서 중국 시장에 발판을 마련한 상황. 이번 일본의 품목 허가로 아시아 양대 시장에 모두 창구를 열었다. 이번 일본에서의 품목 허가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단순히 품목 허가를 받아낸 것이 아니라 ICV 방식으로 중증 질환자에 대한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ICV란 과거 사용하던 정맥 주사 방식을 넘어 약물이 작용하는 뇌실에 별도의 기기를 활용해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비단 헌터라제 뿐만 아니라 뇌질환이나 중추 신경 손상 등에 활용하는 약물들은 뇌혈관 장벽(BBB)이 최대 난제로 꼽혀온 것이 사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BBB를 통과하지 못하면 약물이 효과를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헌터라제가 시도한 ICV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실상 세계 최초의 시험에서 성공했다는 의미. 이로 인해 BBB에 막혀 과거 약물로 치료할 수 없었던 중증 헌터증후군 환자에게도 효과적으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실제로 일본에서 이뤄진 임상시험에서 ICV 방식을 활용한 헌터라제는 중증 환자의 중추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인 헤파란황산(Heparan sulfate)을 대폭 감소시키는 효과를 증명했다. 또한 가장 우려했던 부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GC녹십자 허은철 사장은 "이번 승인으로 중증 헌터증후군 환자의 중추 신경 손상 문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와 의료진, 지역사회의 큰 업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약물 없던 헌터증후군 수요 급증…아시아 중요 거점 그렇다면 헌터증후군 시장에서 헌터라제가 기록한 세계 최초 타이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단 헌터증후군 자체로만 살펴보면 매우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다. 일단 초 희귀질환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에 현재 환자수는 1만명도 되지 않는다. 국내에는 약 70여명이 치료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병률 또한 상당히 낮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추산한 통계로는 약 15만명에 1명꼴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치명도에 있다. 헌터증후군은 리소좀 축적 질환 중 하나로 제2형 뮤코다당증에 속한다. X염색체가 하나 뿐인 남성에게서만 나타나며 이러한 유전자 변이로 뮤토다당의 대사를 관장하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을 분해하지 못해 리소좀이 축적되며 합병증이 나타난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리소좀 축적이 매우 위험한 장기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약하게 나타날 경우 단순히 얼굴 변경이나 작은 키 등에 머물지만 뼈나 동맥 등에 축적될 경우 간과 비장 등 주요 장기가 비대해지면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각종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높여 사망하게 된다. 헌터라제를 포함한 약물 치료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헌터증후군은 치료제 자체가 없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었다. 결국 완화 요법 외에는 근본적 치료가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2006년 인체내에서 생성할 수 없는 효소를 환자 몸에 직접 주입해 리소좀 축적을 해소하는 효소대체요법(ERT)이 나오면서 희망이 생겨났다. 바로 사노피·아벤티스의 세계 최초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엘라프라제(이두로네이트2-설파타제)다. 그러나 이 또한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질병 초기에 효소대체요법을 시행하면 질환의 악화를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지만 중증으로 발전한 뒤에는 앞서 말한 BBB의 장벽으로 치료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헌터라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BBB장벽과 무관하게 뇌실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ICV 방식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이유다. 대한신경과학회 임원은 "뇌, 신경 질환에서 가장 큰 장벽이 바로 BBB"라며 "리얼월드데이터를 지켜봐야겠지만 ICV 방식으로 희귀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면 상당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천억원대 신약 효과 기대…공격적 전략으로 엘라프라제 추격 이처럼 헌터라제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가면서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헌터증후군 환자는 극히 드물지만 희귀 질환의 특성상 약값는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 현재 출시된 약물이 엘라프라제를 비롯해 헌터라제 등 2가지 밖에 없는 상황에서 1인당 연간 치료비는 4억원 선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병률에 따른 환자수 증가 등을 종합해 보면 8000억원에서 1조원 정도가 전체 시장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일단 시장은 선두 주자인 엘라프라제가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뒤 2007년 유럽 의약품 평가기구(EMEA)의 승인을 받은 엘라프라제는 현재 세계 70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에 반해 일단 헌터라제는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후발 주자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점유율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GC녹십자는 상당히 공격적인 방식으로 엘라프라제를 맹추격하고 있다. 일단 기대되는 부분은 바로 지난해 9월 개척한 중국 시장이다. 헌터증후군이 질환 특성상 아시아 인종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회사 글로벌 데모그래픽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약 30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중국내에서 헌터증후군 치료제로는 헌터라제만이 허가를 받은 상황. 사실상 중국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다. 일본 허가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본에 엘라프라제가 공급되고 있지만 중증 질환에 대한 품목 허가는 헌터라제가 유일하다. 환자군이 많은 아시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은 셈이다. 여기서도 ICV를 활용한 공격적인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2016년 FDA 승인을 얻어 시작된 2b상 임상시험 결과가 올해 상반기 도출되는 것도 호재 중 하나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FDA의 최종 승인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임상시험도 GC녹십자의 공격적인 전략이 숨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임상 설계 자체가 엘라프라제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임상은 사실상 직접 비교 연구(Head to head) 형태로 엘라프라제보다 투여 용량을 2~3배 늘려서 진행하고 있다. 비열등성을 증명해 빠르게 허가를 받기 보다는 엘라프라제에 대한 우월성을 보이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만약 이대로 임상이 성공한다면 GC녹십자의 승부수는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된다. 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고용량에서도 안전하다는 근거를 갖추면 후발주자로서 핸디캡을 상당 부분 상쇄할 기회를 갖게 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전문가들은 헌터라제가 중국과 일본 시장이 안정화되는 단계에 신약 가치만 4천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시 4년만에 세계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만한 가능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NH 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허가만 놓고도 헌터라제의 가치는 상당한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며 "기존에 추산되던 신약 가치인 2,228억원을 넘어 4,831억원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중국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에서 최초(First mover) 타이틀을 가진 만큼 이에 대한 프리미엄도 상당할 것"이라며 "또한 4분기 FDA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통한 비약적인 신장도 기대할만 하다"고 내다봤다.
중국산 시노백 '반쪽짜리' 코로나 백신 믿을 수 있을까? 2021-01-25 05:45:55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50% VS 100%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에 들어가면서 임상 환경에서 기록한 예방률(유효성)이 실제 구현되는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 대상자들 선정 및 투약 환경이 엄격히 통제되는 임상시험 결과는 다양한 인종 및 병력, 소득수준, 주거환경 등 개인차를 반영하는 리얼월드데이터 대비 더 나은 효과를 기록한다. 반대로 임상을 통해 효과를 증명한 약제가 허가 이후 무용성 논란에 시달리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예방률과 관련해 개인별 편차를 반영한 결과로 보기 힘든 차이가 벌어졌다는 점. 중국 시노백사 백신의 경우 약 100% 예방률을 나타낸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서는 그 절반인 50%에 그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면역력 형성 및 사망률에 직접 연관되는 예방률은 백신 수급 계약 우선순위 등 방역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효능에 편차를 보인 코로나19 백신을 기준으로 예방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및 원인, 저조한 효능 백신에 대한 규제 기관의 개입 가능성 등에 대해 짚었다. ▲50% VS 100% 시노백 백신의 두 얼굴 논란은 중국 시노백(Sinovac)사가 개발한 백신이 도화선이 됐다. 시노백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죽은 상태로 소량 포함한 불활성화 방식. 중국은 작년 7월 시노백 백신을 긴급승인했다. 이달 3일 시노백의 현지 파트너사인 부탄탄연구소는 "브라질에서 시행 중인 3상 임상에서 예방률 78%의 효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코로나19 백신 예방률 권고 기준은 50% 선. 예방률 78%는 안전하게 허가를 획득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이를 근거로 브라질 방역당국은 "시노백 백신이 코로나19에 맞서 브라질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높은 수준의 효율성과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14일에 나온 추가 데이터는 효능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추가 데이터는 앞서 발표한 78%에 훨씬 못 미치는 약 50%에 그쳤다. 불과 일주일만에 같은 나라에서 수치가 다른 데이터를 내놓은 것. 예방률은 백신과 위약을 1 대 1로 나눠 투약한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비율을 살피는 방식으로 집계했다. 경증 감염자는 백신 투약군에서 85건, 위약에서 167건이 발생했다. 중등도 감염자는 백신 투약군이 7건, 위약군이 31건, 중증 감염자는 백신 투약군이 0건, 위약군이 7건이었다. 이를 상대위험도(RR)로 계산하면 시노백 백신은 중증도에 따라 경증에선 50%의 예방 효과가, 중등도에선 78%, 중증에선 100%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구소 역시 편차의 원인으로 중증도를 꼽았다. 연구소는 효과 저하의 원인으로 '매우 약한' 감염 그룹을 예방률에 합계해 전체 수치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엇갈린 결과가 이어졌다.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임상 3상 중간 데이터 분석에서는 65.3%의 효과가 있었지만 터키는 91.25%의 효과를 보고했다. 이와 관련 시노백 인웨이동(Yin Weidong) 최고경영자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중증에서 예방률이 100%에 달한다고 반박했지만 국가별 편차 발생의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비용-효과성 논쟁…'반쪽 백신' 접종 실익있나? 브라질 사례를 그대로 수용하면 시노백 백신의 경우 중증도 이상에서 예방에 효과가 좋을 뿐 경미한 코로나19 감염은 막을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무증상자나 경증 환자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50%에 불과한 예방률은 비용-효과성 논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같은 값이면 더 예방률이 높은 백신을 맞는 것이 방역 관점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체결된 시노백 백신 공급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작년 하반기 시노백 백신의 가격이 60~7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여타 백신들이 몸값을 낮추면서 실제 가격은 대략 13~17달러(필리핀 기준)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1도즈 당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달러선, 모더나는 32~37달러, 화이자는 10.5달러, 러시아의 스푸트닉V는 10달러로 책정돼 있다. 3상 임상 결과로만 보면 모더나 백신 예방률은 94.5%, 화이자는 95%, 아스트라제네카는 평균 70%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예방률이 50~100%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흔한 사례는 아니"라면서 "50% 이상이면 백신으로서 효과는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과연 여타 백신과 비교했을 때 효율적인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예방률 50%, 접종 가격을 17달러로 가정하면 화이자 백신은 95% 예방률에 가격은 20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노백 백신 물량 확보 및 접종은 실익은 커녕 예산 낭비에 가깝다"며 "문제는 다른 백신들도 임상에서 나타난 예방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냐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노백이 도화선이 됐지만 코로나19 백신 대다수가 개발 및 생산, 허가까지 1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효용을 논하기는 성급하다는 것. 리얼월드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예방률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보다 많은 인원에 접종한 후 효용성을 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들쭉날쭉 불확실한 데이터…다른 백신은 안전할까? 실제로 이와 유사한 '예방률 널뛰기' 현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도 관찰됐다.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 백신 2/3상 결과는 작년 11월에 발표됐다. 임상 디자인은 18세 이상 성인 1만 여명 등록자를 대상으로 1개월 간격으로 백신 2회 접종 후 2주 뒤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살폈다. 결과를 보면 중간 도즈를 맞은 2741명에서 90%, 풀 도즈를 맞은 8895명에서 62%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131명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두 연구를 합쳐 1만 1636명을 대상으로 효능이 70%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62~90%의 평균일뿐 실제 예방률이라고 보긴 어렵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백신의 예방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너무 많다"며 "인종간에 따른 차이, 백신이 작용하는 지점(site)에서의 차이는 물론 임상 설계가 똑같아도 등록하는 환자의 편차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바이러스 검체를 채취하고 샘플링, 분석하는 검사자의 역량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며 "지금 나타난 예방률 논란은 코로나19 백신의 태생적인 문제일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적인 대유행의 시급성을 감안해서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한 백신 개발이 1년 안에 완성됐기 때문에 정밀한 임상, 검증 과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임상에서 드러난 예방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예방률이 중요한데 이는 시간의 검증 과정을 거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노백 백신만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백신들이 대규모 대상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의 안전성/효능 평가를 받지 않은 만큼 유사한 유효성 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시간의 검증을 통해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축적한 이후에야 백신의 평가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현재 WHO는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을 5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만일 긴급사용 승인이나 조건부 허가로 승인된 백신이 향후 평가에서 50% 언저리의 예방률을 기록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까지는 당시 기준으로 작성된 평가 기준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며 "제출한 자료가 임상 설계 및 예방률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타당하면 이를 기준으로 허가를 내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제 리얼월드데이터는 임상 환경과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약제, 백신도 허가 이후 재평가를 거치게 된다"며 "실제 여러 평가에서 기준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WHO 기준을 받아들여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을 50%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이는 최소 기준에 불과하다. WHO가 제시하는 코로나19 백신 프로파일을 보면 바람직한 기준으로는 70%를 제시한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160여개에 달하지만 상용화에 근접한 것은 20여개로 추려진다. 이들 백신들은 상용화 이후 최소 2~3년간의 데이터 축적이 있어야만 옥석이 가려질 전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WHO는 (백신 보급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전파가 지속된다면 백신 유효성에 대한 더 높은 확실성을 도출하기 위해 평가 변수를 축척하는 임상시험은 지속돼야 한다고 제시한다"며 "이 역시 백신은 임상 3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찰, 평가돼야 하는 대상임을 설명한다"고 덧붙였다.
"예방률인가, 접종률인가" 백신 접종 검토 방식 놓고 딜레마 2021-01-14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과 예방률 증대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용량 접종 및 접종 간격 증가 등의 변칙 방안이 나오면서 실제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임상이나 과학적인 근거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한 명에게 두 번 접종하는 것보다는 두 명에게 한번씩 접종하는 것이 집단면역 형성에 보다 기여하는 바가 클 수 있다는 단순 논리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정된 자원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근거가 중요하다는 식으로 비중을 두는 바에 따라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의 합치된 의견이 없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방역당국의 의지가 곧 접종계획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접종 이슈와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 및 방역당국의 해석을 들었다. ▲세 가지 논란…접종 기간·교차 접종·용량 분할 현재 백신 접종 계획과 관련해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임상에서 설계된 접종 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타사 백신간 혼용 접종이 가능한지, 접종 기한을 늘리지 않는 대신 접종 용량을 낮출 수 있는지다. 논란 모두는 수급난과 관련돼 있다. 접종 기간을 늘리거나 용량을 낮춰 맞는 것 모두 한정된 백신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논란의 시초는 영국과 미국이다. 올해 초 영국은 1차 접종 후 3~4주 후 2차 접종하는 대신 이 기한을 12주까지 연장해 남은 분량을 1차 접종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한달 두 번 접종을 3달 두 번 접종으로 기한을 늘려 수요 부족분에 대응하겠다는 것. 게다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타사 백신을 혼용하는 교차 접종을 언급했다가 철회하기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미국도 접종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임상에서 모더나 백신을 풀도즈(100mg)의 절반으로도 접종해도 비슷한 예방률이 나타난다는 것을 근거로 저용량 분할 투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접종 기한 연장은 당장의 유행을 차단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성비로는 효과적"이라며 "다만 우리나라는 영국과 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일면적으로 고려할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기간 연장 OK" 백신 및 감염 전문가들은 세 가지 이슈 중 접종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 2차 접종은 1차 접종의 부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한보다는 접종 횟수가 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최영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에 있어서 접종 간격이 짧은 것은 문제가 되지만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며 "이는 백신 예방접종의 기본 원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프테리아, 폐렴구균 등 다양한 백신이 2, 4, 6개월의 접종 간격을 가지고 있지만 누적 차수를 잊고 있다가 1년 후 맞아도 유효차수로 인정해 준다"며 "2차 접종은 1차 접종의 부스트 효과에 그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는 간격보다는 횟수"라고 덧붙였다. 2차 접종의 목표는 1차 접종후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세포의 활성화 및 항원 기억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1회 접종으로 100% 면역원성 획득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개념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할 뿐 간격을 늘린다고 해서 예방률이 급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21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관리지침에도 비슷한 내용이 발견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처음 받는 경우엔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고하지만 2020년 백신을 총 2회 이상 누적 접종한 경우 1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강 소장은 "접종 기한에 정답은 없다"며 "성인 대상 2회 접종이라면 보통 4주간의 간격 설정이 가능한데 1차 접종후 면역력 유지 기간에 따라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접종 예방률이 70% 이상과 같은 근거가 있다면 접종 간격을 4주 이상으로 늘릴 수 있지만 50% 내외라면 곤란하다"며 "보통 항체는 2주 후에 생기기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낮은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접종 간격은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용-효과성을 따질 때 두 번 접종으로 한명의 예방률을 90%로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각 두 명에게 접종해 70%의 예방률을 유지하는게 집단면역 형성에 보다 기여할 수 있다. 한명에게 백신 자원이 집중될 때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은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차 접종 "절대 NO" 반면 백신을 혼용하는 교차 접종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론이 득세하고 있다. 영국은 1차에 화이자 백신을, 2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는 교차 접종을 검토했지만 이내 비판에 직면하자 철회했다. 반대 목소리는 임상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강 소장은 "교차 접종은 안 된다"며 "근거도 없고 윤리적으로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설계는 2차까지 동일 백신을 두고 진행됐다"며 "따라서 각각 다른 백신을 혼용하면 어떤 결과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망자나 확진자 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태부족인 극한의 상황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보건의료체계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교차 접종이 논의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기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최영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교차 접종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교차 접종과 관련해 확립된 이론이나 데이터는 없다"고 덧붙였다. 교차 접종에 우려는 각 제품간 백신의 원리가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화이자&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BNT162 및 모더나가 개발한 mRNA-1273은 mRNA 방식이다. mRNA는 바이러스 배양 및 이를 약화시켜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생산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운반체(벡터)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실어 인체에 주입하는 벡터 방식을 사용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의 아데노 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스파이크 돌기)를 조합했다. 시노백(중국), 시노팜(중국)이 개발하는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죽은 상태로 소량 포함한 불활성화 백신이다. 각각의 방식 및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임상을 통해 각 제품 조합별 유효성, 안전성을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 CDC 역시 코로나19 백신 가이드라인을 통해 "2차 접종까지는 같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A series started with COVID-19 vaccine should be completed with this product)하고 있다. ▲저용량 분할 접종 가능할까? "글쎄" 풀도즈(full-dose) 대신 용량을 낮춰 접종하는 것은 어떨까. 유효성 면에서 아직 입증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이론적으론 풀도즈가 유효성 입증에는 최적이지만 코로나19 백신에서는 저용량에서 보다 효과가 좋은 기현상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 백신 2/3상 임상은 18세 이상 성인 1만 여명 등록자를 대상으로 1개월 간격으로 백신 2회 접종 후 2주 뒤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살폈다. 결과를 보면 중간 도즈를 맞은 2741명에서 90%, 풀도즈를 맞은 8895명에서 62%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오히려 저용량 백신에서 예방률이 28%p 높아진 것. 모더나 백신은 풀도즈의 절반으로도 접종해도 비슷한 예방률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있다. 보통 용량을 줄이면 풀도즈 대비 비슷하거나 다소 약화된 유효성을 나타내야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냈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저용량이 고용량보다 효과가 더 좋게 나온 것은 적절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이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교수는 "2017년도에 황열병이 유행할 때 백신이 부족했다"며 "당시 백신 수급난 해결책으로 용량을 나눠 분할 투약하는 방법이 시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백신 용량의 절반에서 1/4까지 분할 해 투약했는데 면역 확보에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신이 부족한 점, 코로나19 백신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용량 분할 접종 시도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미국 행정부의 몬세프 슬라위 책임자가 모더나 백신 투약 용량을 줄여서라도 투약자를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며 "의학단체 및 FDA는 근거가 없다고 반대한 것처럼 이런 주장은 방역당국 차원에서 상황의 시급성을 대변하는 것이지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결정은? "수급 상황 변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일 500명대로 다소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차 접종 및 백신 투약 기간 연장 조치 등의 급진적 접종 계획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별한 방역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백신은 임상을 근거로 한 허가사항에 기반해야 한다"며 "저용량 투약 및 접종 기한 연장에서 일부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근거가 있다면 접종 계획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접종 계획 수립은 질병청이 주관한다"며 "주로 감염병의 확산 추이와 백신의 수급 상황에 따라 임상(허가) 외적인 사용도 고려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모두가 가정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청은 백신 보급 및 접종까지 분기 이상의 시간이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 의견을 통해 세부 접종 계획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세부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항체치료제 학계·규제당국간 엇박자…임상 성적표는? 2021-01-07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코로나19 완치자의 항체를 활용하는 항체치료제가 허가 막바지 과정에 접어든 가운데 여전히 신중론과 긍정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같은 규제 당국에선 확진자 급증 등의 시급성을 감안해 긴급사용을 승인한 반면 학계에선 여전히 근거 불충분을 들어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 최근 도출된 주요 항체치료제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실제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짚었다. ▲현재 개발 단계 성분들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항체치료제의 임상 및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REGENERON)사가 개발중인 항체치료제 REGN-COV2(성분명: 카사리비맙과 임데비맙)는 지난 11월 22일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얻었다. REGN-COV2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후 치료에 사용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다국적 제약사 릴리와 캐나다 생명공학업체 엡셀레라가 공동개발중인 LY-CoV555(성분명 밤라니비맙) 역시 지난 11월 9일 긴급사용 승인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성분명 레그단비맙, 코드명 CT-P59)를 개발중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하고 12월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는 오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학계는 신중론, 규제 당국은 긍정론 FDA의 긴급사용 승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계는 신중론이다. 긴급사용 승인 특성상 대규모, 장기간에 걸친 임상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확실한 효과, 안전성을 논하기 이르다는 게 주요 이유다. 미국 보건부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AID)도 릴리사의 항체치료제 임상 2상과 관련 코로나19 환자에 효용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릴리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중단하는 한편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 실제로 3일 소아감염병학회지(Journal of the Pediatric Infectious Diseases Society)는 소아와 청소년에 대한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사용에 대한 지침을 공개(doi.org/10.1093/jpids/piaa175)해 소아, 청소년에 대한 항체치료제 사용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직 확실한 근거가 없어 무분별한 투약에는 반대한다는 게 주요 이유다. 다만 이같은 반대 입장 표명이 효과에 대한 완전한 부정을 의미하진 않는다. 적어도 성인에서는 항체 치료제의 이점에 대한 제한된 증거가 있다고 학회도 언급했기 때문이다. 소아, 청소년에 대해서만큼은 무분별한 투약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같은 성분을 대상으로 임상을 해도 참여 인원 수, 투약 용량, 중등도, 심지어 비만도와 기저질환 여부, 인종까지 다양한 변수가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같은 계통인 항체치료제라고 해서 다들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학술적인 의미에서 항체치료제는 원리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효과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가 관건으로 남는다"며 "규제 당국의 긴급사용의 의미는 상황의 시급성을 감안한 조치이지 긴급사용 승인만으로 의학적 결과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릴리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것처럼, 대상자를 바꾸는 것으로 추가 효과가 관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중증 환자에서 효과가 없었다고 경증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리제네론사 REGN-COV2 REGN-COV2의 1/2 임상은 다기관에서 위약과의 비교로 설계됐다. 275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은 93명이 위약을, 92명이 저용량을, 90명이 고용량을 투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799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임상은 아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다. 결과를 보면 위약과 대비해 투약 7일째 체내 바이러스의 양(viral load) 감소 시간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다만 추가 분석에서는 고용량을 투약하고 향후 혈청 반응에서 음성을 기록한 환자들에서는 확실한 바이러스 양 감소에 따른 시간 단축이 관찰됐다. REGN-COV2로 투약군의 치료 목적 의료 방문율은 약 3% 가량 줄었다. 치료 및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지표 NNT 개념으로 살폈을 때 REGN-COV2의 수치는 33을 기록했다. 33명에 REGN-COV2를 투약해야 한명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위약과 비교하면 약 9%의 NNT 감소 효과가 있었다. 혈청 반응 음성군에서의 REGN-COV2의 NNT는 11이었다. 응급실이나 입원해야 하는 비율은 REGN-COV2군이 2%(NNT 50), 위약군이 4%였다. 고위험군에서의 NNT는 17이었다. REGN-COV2 투약은 큰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은 주입 반응 및 아나필락시스에 그쳤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위약 대비 지표상 수치의 감소가 있긴 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을 살필 정도의 의미있는 결과로는 볼지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가용 의료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 반대로 긴급하게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는 상황에 따라 비용-효과성 판단은 가변적이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사 LY-CoV555 LY-CoV555 임상은 미국 41개 센터에서 위약과의 비교로 2상까지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18세 이상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700mg(n=101), 2800mg(n=107), 7000mg(n=101), 위약(n=143)을 투약했다. 주요 평가 지표는 양성 판정 이후 11일째까지의 바이러스 양 감소 여부로, 참여자들의 평균 바이러스 양 감소 시기는 3.81일이었다. 위약과 비교해 2800mg 용량 투약군은 -0.53일이 감소한 반면 700mg 투약군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7000mg 투약군은 위약 대비 효과는 있었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을 나타내진 못했다.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 사망로 구성된 주요 임상 결과는 LY-CoV555 투약군이 1.6%에 그쳤고 위약군은 6.3%에 달했다. 추가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65세 이상이며 BMI 지수 35 이상인 환자들의 경우 효과가 더 컸다. 이들의 임상 결과는 4%인 반면 위약군은 15%에 달했다. 부작용은 주입 반응 및 멀미가 보고됐다. 중증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셀트리온 CT-P59 글로벌 임상 2상은 한국 식약처, 미국 FDA, 유럽 EMA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디자인됐다. 대한민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지난 11월 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시험의 상세 데이터를 국내외 전문가 및 자체 평가를 통해 분석 완료하고 CT-P59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데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해,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CT-P59의 안전성 및 효능과 관련한 상세 임상데이터는 식약처의 요구로 그간 데이터 비공개 처리, 시민단체의 공개 요구에 시달렸지만 13일 자료 공개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셀트리온이 자체적으로 허가에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언급했다는 점은 허가에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CT-P59의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추진한다. 미국 FDA 및 유럽 EMA(유럽의약품청)와 이번 임상 2상 결과 데이터를 상세히 공유하면서 승인신청서 제출 관련 협의를 개시하고 내년 1월중 이들 국가 대부분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허가 임박 치료제 임상 의미있나? 2020-12-16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코로나19 백신이 해외에서 실제 접종에 들어가면서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같은 계통인 사스와 메르스가 종식된 것처럼 코로나19도 백신의 영향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수천건에 달하는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데 있다. 일각에선 90% 이상의 유효성을 가진 백신이 나온 마당에 더딘 치료제 개발 임상은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도 어려운 실패 사례가 될 것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백신 개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만 수 십개 업체가 임상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최대 2023년까지 개발 기한을 설정해 두고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는 이유 및 치료제 개발 이후의 기대효과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유례 찾기 힘든 임상 진행 건수…전세계 1636건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초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걸음마 단계인 국산 치료제 신약 및 용도변경 의약품이 물거품이 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려의 기원은 무엇보다 유례를 찾기 힘든 정도의 진행 임상 건수다. 15일 기준 미국 임상 관련 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은 총 1636건에 달한다. 이중 치료제 임상은 1509건으로 92.2%,백신 임상은 127건으로 7.8%를 차지했다.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한 치료제 임상만 454건으로 30.1%를, 백신 3상 건수는 57건으로 전체의 44.9%를 차지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7일 기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국내 임상시험 총 26건으로 이중 치료제는 21건, 백신은 5건이 진행중이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BNT162은 영국에서 이달 8일부터, 미국에서는 14일부터 접종이 시작된데 이어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도 17일 이후 시점부터 미국내 접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접종에 들어간 백신을 제외하더라도 미국 FDA 기준 현재 52개의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으며, 이중 13개가 이미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 나와도 치료제 개발 지속한다…국내 업체 속내는? 쟁쟁한 백신 후보군들이 속속 시중에 풀리는 가운데도 여전히 대기군들은 임상을 지속하고 있다. 7일에는 이뮨메드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개발중인 'hzVSF-v13(이뮨메드)'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 치료제만 추려보면 국내에서 2상에 진입한 약제는 이뮨메드 품목을 포함, 부광약품 레보비르캡슐30mg(성분명 클레부딘), 엔지켐생명과학 EC-18, 신풍제약 피라맥스정, 종근당 CKD-314(나파모스타트), 크리스탈지노믹스 CG-CAM20(카모스타트), 대웅제약 DW1248정(카모스타트), 녹십자 GC5131(혈장분획치료제), 셀트리온 CT-P59, 한국MSD MK-4482, 동화약품 DW2008SR까지 총 11개다. 국내 개발 백신 5종은 1~1/2a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시점에서도 늦깍이 임상 1상 진입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 뉴젠테라퓨틱스는 나파모스타트 성분을 가지고 임상 1상을 지난달 3일 승인받았다. 대웅제약은 DWRX2003 1상을 10월에, 셀트리온은 CT-P59 1상을 8월 25일 승인받았다. 해외의 실제 백신 접종 시작에 이어 국내에서도 확보 백신 물량이 공개되면서 관심사는 과연 백신의 대량 보급 이후 치료제 임상이 지속되냐는 데로 초점이 변하고 있다. 관건은 백신의 보급이 곧 코로나의 종식을 의미하는지 여부다. 올해 6~7월에 임상 2상에 진입한 일부 업체들은 환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여름을 기점으로 신규 확진자 발생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임상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기 때문이다. 모 업체의 경우 100명 안팎의 환자 모집 규모 중 아직 한명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국내 개발 치료제는 성분도 겹친다. 대웅제약과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카모스타트로, 종근당과 뉴젠테라퓨틱스, 경상대병원이 나파모스타트로 임상을 진행중이다. 종근당의 경우 2023년까지 치료제 개발 기한을 명시해 뒀다. 임상을 지속하는 이유는 뭘까. 종근당 관계자는 "흔히들 백신이 나오면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 전망하지만 실제 그렇게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업체는 이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감 백신이 있어도 매년 독감 환자가 나오는 것처럼 종식이나 지속되는 신규 확진자 발생 여부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달려있다"며 "독감 백신이 있어도 타미플루와 같은 독감 치료제가 같이 공존하는 것과 비슷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백신과 치료제의 영역이 구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 다양한 임상들이 진행중이지만 같은 성분 임상만 해도 설계 방식, 제형, 대상 환자군이 각각 달라 하나로 뭉뚱그려 보기도 어렵다"며 "본사가 개발중인 나파모스타트는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성분 나파모스타트 치료제를 개발중인 뉴젠테라퓨틱스는 서방형 경구제를 시도하고 있다. 비슷한 계열인 카모스타트 역시 일부 업체는 경증을 대상으로 하는 등 연구 설계가 각각 다르다. 곧 치료제가 개발되도 적응증이 달르기 때문에 각 업체별 품목은 환자별로 효용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도 비슷한 입장이다. 7월부터 2상에 진입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치료제가 백신과는 다른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신약 임상의 경우 환자 1명당 들어가는 비용이 약 1억원에 달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임상은 이와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기존에 허가를 받은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용도를 변경하는 약물재창출 임상이기 때문에 임상 비용은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며 "안전성을 이미 확인한 약제를 대상으로 효과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업체에겐 큰 부담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약제들의 경우 특허가 풀린 제네릭 약제가 많아 약제비 지원에 있어 부담은 거의 없다"며 "백신이 나온다고 종식을 예상하는 건 지금으로선 섣부른 판단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신 나오면 치료제 물거품된다? "이번 코로나는 다르다" 치료제 무용론의 근거는 앞선 사례다. 사스와 메르스가 자연 종식된 만큼 백신의 보급이 코로나19의 종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반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계절성 전염질환으로 남을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일반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매년 겨울에 유행한다"며 "비슷하게 신종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생겨도, 전염력은 낮아지고 치사율이 낮아진 형태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겨울에 독감과 함께 유행하거나, 단독으로 유행하거나, 계절 코로나19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니까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강 소장은 "백신이 나왔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종식될 거라 보지 않는다"며 "사스와 메르스와 계통을 같이하지만 이번 코로나19는 엄밀히 말해 앞선 사례들과 다른 변종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동물이 아닌 인간을 최종 숙주로 선택한 이상 인간 대상 공격이 지속될 수 있다"며 "백신 개발되면 팬데믹이 종식될 것이란 희망은 낙관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역할은 독감 백신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의 조절, 통제에 있다"며 "따라서 백신 개발 및 보급 이후에도 치료제는 치료제 나름의 역할을 구축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백신이 광범위한 접종을 통해 확진자 창궐에 대비하는 1차 목적이 있다면, 치료제는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자가 면역이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엄연히 치료제와 백신의 역할은 구분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치료제의 존재 당위성을 설파한 만큼 향후 관건은 성공적인 임상의 종료 여부다. 종근당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확진자 규모에 비해 임상 참여 업체가 사실 과도한 건 맞다"며 "이미 환자 모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임상 설계 때 2023년까지 지속하겠다고 언급해 놨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임상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임상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며 "러시아에서는 2상 투약이 종료됐고, 멕시코, 세네갈, 호주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를 근거로 국내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임상이 어려워도 해외 임상 결과를 근거로 조건부 허가를 내주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조만간 있을 화이자 백신의 국내 도입 사례를 보면 무조건 국내서 임상을 진행해야 승인을 해준다는 건 규제 일관성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