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총파업 혼란 '귀'의 역할 충실할 때 2020-08-24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때론 사진은 어떠한 조작 없이도 거짓말을 한다. 사람들은 스틸컷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믿곤 한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진실에 불과하다." 베트남전 당시 '사이공식 처형(saigon execution)' 사진으로 1969년 퓰리처상 사건보도사진부문 수상을 한 AP통신 종군기자였던 에디 아담스(Eddie Adams)의 훗날 인터뷰 증언이다. 포승줄에 묶인채 끌려온 북베트남군(베트콩) 게릴라의 관자놀이를 향해 권총을 겨눈 남부베트남(사이공) 경찰국장,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의 순간을 담은 한 컷의 사진. 이렇게 전쟁의 참상을 잡아낸 비극적 사진 한 장은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고, 곧 반전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된다. 그런데, 뒤에 밝혀진 사실은 전혀 달랐다. 사진 속 처형을 당한 주인공은 수천명의 양민에 학살을 일삼던 악명높은 북베트남 장교였고, 정작 권총을 빼어든 남자는 남베트남군에 몇 안 되는 진정한 군인이자 시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인물이었다는 것. 1975년 사이공이 베트콩에 함락을 당한 이후, 사진 속 주인공은 순탄치 않은 삶을 살다 왜곡된 진실 속에서 결국 눈감게 된다. 최근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 발표 이후,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의대생들까지 참여한 총파업 투쟁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내 코로나19 이차 대유행 우려 속에서, 공중파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주요 이슈로 연일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은 덤이었다. 마스크를 쓴채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온 의료진들의 사진 속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의협 주도로 지난 14일 진행된 의대증원 반대 궐기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총 약 2만8000명의 전공의와 의대생, 개원의가 집결했다. 서울 여의도에만 약 1만명이 집결한 것으로 조사된다. 보건복지부 집계 기준 사전 휴진 신고 의원은 전국 3만3836곳 중 1만1025곳으로 휴진율은 32.6%였다. 그만큼 궐기대회 당일, 지역 일차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나 보호자들 또한 발길을 돌려야 하는 불편함이 생겨났고 진료에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때문인지, 이번 의사파업 사태의 이유에 궁금증을 가진 이들이 어느때보다 많다. 의료전문지에 일하는 기자의 가족이나 지인들도 종종 물어오곤 한다. 그럴때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난처한 것도 사실이지만, 내 대답은 이렇다.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증설 문제는, 단순 밥그릇 싸움으로 바라볼 문제는 아니라고. 최근 영상컨텐츠 촬영차 만난 한 의대생의 얘기도 이해가 됐다. 의료 공급의 형평성을 놓고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은 반가운 일이지만,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 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하자는 방법론에는 다들 걱정이 많다고 했다. 다시말해, 의사가 일할 공공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인력의 머릿수만 늘린다고 해서 전체 의료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전국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현 의대 재학생 가운데 약 23%는 향후 전공 진로로 공공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공공의료 분야에 복무하는 선배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이에 대한 보상, 의사로서의 능력개발에 제한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최종 선택에서는 배제된다는 결과에 씁쓸함을 남겼다. 공공의료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강제로 찍어낼 것이 아니라, 복무환경을 개선해 의료인력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에 더 수긍이 가는 이유다. 저녁자리에서 만난 전임의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공의대 학생들이 계속해서 해당 지역의 의료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걱정도 없겠지만, 정부가 제안한 10년 의무복무를 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점과 설사 10년 의무복무를 한다고 한들 복역 후 선택할 수 있는 길에 제한이 없어 언제든 공공의료 분야를 버릴 수 있다는 것도 큰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의사들의 총파업 사태를 한 전문집단의 이해득실 이슈로 치부할 것인가'는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 경험의 몫이겠지만, 전체 국민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공공의료 정책의 본질은 왜곡시키지 말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감염병 대유행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혼란을 부추기는 '입'보다 들어주는 '귀'의 역할에도 충실해야 할 때이다.
C형 간염과 K-방역 그리고 8억원의 가치 2020-08-20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학회에 초청된 대만 의사가 한국의 간염 관리 실태를 듣더니 정말이냐고 두번이나 묻더군요. 정부는 무얼 하고 있느냐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8억원만 더 주면 제대로 해볼 수 있는데." 오는 9월 C형 간염 조기 진단 시범사업을 앞두고 의학회 임원이 한숨을 쉬며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실제로 의학계가 그토록 바라던 C형 간염 조기 진단 시범사업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학계는 물론이고 일선 전문가들의 표정에서는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수년간 끝없이 제언했던 조기 검진이 시범사업 성격으로나마 다시 시작된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성과를 내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범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8억여원 정도다. 현재 시범사업 대상은 56세 이상 국가건강검진 수진자. 이 인원은 약 8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C형 간염 항체 검사 비용이 4천원이라는 점에서 이 인원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경우 최소 35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인 만큼 10%만 대상으로 해도 35억원이다. 문제는 또 있다. C형 간염은 항체 검사로만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체 검사를 진행한 뒤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파악해 유전자(RNA) 검사를 받은 후에야 확진이 가능하다. 현재 C형 간염 유전자 검사 비용은 3만 5천원에서 4만원 선이다. 결국 C형 간염 환자 한명의 확진을 위해서 적어도 4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미. 현재 책정된 8억여원의 예산으로 이렇게 검사를 이어나가면 단순 계산으로 2만명 정도 외에는 검사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나라 C형 간염 환자가 최소한으로 추산해도 30만명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때 불과 10%도 조기 검진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사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형 간염 조기 검진 시범사업은 이미 2017년에 진행된 바가 있다. 오히려 당시에 다나의원 사태 등으로 사회적 관심까지 모아졌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부족한 예산으로 제대로된 전국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결론적으로 국가 검진 항목에 들어가지 못하는 결과를 맞았기 때문이다. 당시 문제가 됐던 부분은 비용 대비 효과성. 절대적으로 모수가 부족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이번 시범사업을 앞두고 전문가들의 우려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다시 예산 부족으로 인한 부실한 사업으로 같은 결과지를 받아들게 될까 걱정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을때 다른 국가들은 발빠르게 C형 간염 퇴치에 나서고 있다. 이집트의 경우 불과 1년만에 성인 6250만명을 대상으로 전국적 조기 검진에 나서 환자를 발굴한 뒤 99%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인 끝에 유병률을 0.5% 이하로 줄이며 C형 간염 퇴치 국가로 거듭났다. 이집트의 1인당 국민 소득은 2500달러에 불과하다. 대만도 아예 정부에 C형 간염 퇴치 부서를 별도로 설정하고 이미 10만명 이상의 감염자를 발굴해 99% 이상 치료율을 끌어 올렸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진행되는데는 막대한 자원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대만의 경우 5년간 투입되는 예산이 2조원을 넘어선다. 하지만 이를 통해 대만은 2040년까지 C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를 5만 6천명 이상 줄이며 사실상 퇴치 국가를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이정도의 범 국가적 총력전은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단지 이들이 원하는 것은 적어도 국내 현황만이라도 제대로 파악해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최소한의 예산을 투입해 달라는 호소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K-방역 홍보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이들이 바라는 예산은 8억원이다. K-방역 홍보 예산의 1%도 안되는 금액으로 이들은 C형 간염을 막아보겠다고 읍소하고 있다. 사실상 퇴치가 가능한 감염병인 C형 간염을 외면한 채 막대한 예산을 들여 K-방역을 자화자찬 하는 것을 세계에서 어떻게 바라볼까. 대만의 전문가가 한국의 간염 관리 실태를 듣고 놀란 이유에서 그 답은 이미 나왔다.
8·14 총파업 참여한 의원 행정처분 신중해야 2020-08-18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지난 14일 의사협회가 주최한 제1차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가 의사 2만 8000명(의사협회 추산) 참여 속에 막을 내렸다. 서울 여의도공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 의료계 총파업은 어느 때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철회를 요구하는 의료계 목소리가 전국 시도에서 울려 퍼졌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의원 3만 3836곳 중 1만 1025곳(32.6%)이 휴진을 신고했다. 휴가철을 감안할 때 파업에 실제 참여한 의원 수를 산출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의대생과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이 동참한 이번 총파업 궐기대회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를 연상시키며 문정부 의과대학 증원 정책의 위험성을 가늠해 했다. 보건정책 기본은 현장에 기반 한다. 의료현장을 외면한 정책은 의료 생태계 혼란을 불러와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가 간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여당과 정부는 의료현장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지,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얼마만큼 했는지 자성해야 한다. 정권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단순히 밥그릇 싸움이나 집단 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구태 전략과 언론 플레이는 의사들의 자존감을 자극할 뿐이다. 불과 몇 달 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도움을 요청한 사람도, 자진해서 달려간 사람도 정부가 아니라 의사들이었다. 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정부가 의사협회와 공식적인 의제로 삼고 논의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며 사실상 협의와 소통 부족을 일부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보건소를 통해 휴진 의원에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하도록 강권하는 복지부 형태는 납득하기 어렵다. 휴가기간에도 불구하고 전국 병원이 정상 진료하는 상황에서 동네의원 하루 휴진을 이유로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근거인 업무개시 명령공표는 의료계를 겁박한 옹졸한 조치다. 여기에 청와대 김연명 사회수석이 이임사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어느 순간 결정된 것이 아니라 재임하면서 거의 1년 가까이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고, 부처와 통의하면서 내놓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발언은 문 정부를 지지하고 기대한 많은 의사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제부터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총파업에 참여한 의원급에 대한 행정처분 관련 입장 표명이 선행돼야 한다. 현 의료법에는 업무정지 명령을 위반한 의료기관은 '업무정지 15일' 행정처분을, 의료인은 '3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 형사고발 등 강한 처벌조항이 있다.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요청하기 전에 의사들의 깊은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복지부 장차관이 의료계를 향해 수차례 강조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는 발언을 신뢰할 수 있는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2014년, 의료계가 박근혜 정부의 원격의료 정책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강행했을 때 복지부 상황은 현재와 대동소이했다. 당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료계와 신뢰를 깨뜨려선 안 된다"는 신념으로 청와대 압력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참여한 의원급 4400여곳의 행정처분을 전격 유보하며 의료계와 대화를 재개했다. 복지부가 어떤 입장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사태에서 의료계 협력과 대응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이다.
|수첩|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된 정신의학과 2020-08-13 05:45:56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2016년 강남역 사건, 2018년 경북 경관 사망사건, 고 임세원 교수사건, 2019년 안인득 방화살인사건에 이어 최근 부산 정신과 의사 사망사건까지. 매년 잊을 만하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고인이 된 부산 정신과 원장 역시 고 임세원 교수처럼 피의자인 정신질환자를 제지하고 최악의 상황을 막아 보려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해당 사건은 퇴원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한 뒤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는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을 만들 때부터 여러 번 되풀이됐다. 정신건강복지법은 환자의 인권을 위해 비자의입원을 줄이고 퇴원은 쉬워져야 한다는 기조 아래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법인데, 의료계에서는 이를 통해 수많은 범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장점보단 부작용을 우려했었다. 그래서 결과는 어떠한가. 입원은 어렵고 퇴원은 쉽게 바뀐 법 시행 이후 폭력성이 잠재된 환자들에게 의사 혹은 일반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늘 위기 대응에 부산하다. 하지만 정작 정신건강복지법이 가지고 있는 거대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조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이 발생한 뒤 이를 막고자 방지책으로 내놓은 시스템은 이번 사건에서 전혀 작동하지 못했다.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인 의원에서 발생한 탓이다. 고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 뒤 정부는 병원에 안전요원 의무화와 그에 따른 안전관리료라는 보상책을 설계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의원을 대상으로 한 보완책은 전무하다. 실망스러운 것은 방지책 논의 당시 의료계는 의원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하면서 추가적인 방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그 사이 폭력성을 가진 환자에게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또 사망하고 말았다. 이를 두고 한 정신과 의사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후 매년 의사가 사망하고 주변 환경은 계속 나빠져 가는데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환경에 둔감해 진 것 같다"고 말한다.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부작용에 대한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경고가 거듭될수록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개구리처럼 2년 만에 빠르게 변화된 의료환경을 느끼지 못한 채로 의료 현장에 노출돼 있다. 이제는 정신건강복지법이 부른 문제를 어떻게든 바꿔가야 한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허위 자료 적발에 식약처 곤혹…재발 방지책 없나 2020-08-10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또 터졌다. 서류 조작으로 인한 품목 판매 정지 사태. 이번엔 무려 62개 품목이 품목허가 취소 대상이 됐다. 의료기기 수입업체 메드트로닉은 의료기기 제조소의 제품 표준서를 직접 작성한 후 제조소의 담당자 허위 서명을 제출하거나, 과거 제출한 서류의 관리 번호 및 개정 일자를 수정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가 덜미를 잡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제출서류와 다른 세포주를 사용했다가 세계 첫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라던 인보사의 허가 취소 굴욕을 맛봤다. 국내 1호 보툴리눔업체 메디톡스도 서류를 조작,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식약처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간 식약처의 허가 과정에서 검증 수단이 부재했다. 제약사나 의료기기 업체가 허위 서류를 제출해도 이를 검증하거나 사전에 차단할 방법이 없었다. 쉽게 말해 업체가 작정하고 식약처를 속이려 들면 속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결이 다르다. 지난 6월 식약처는 메디톡스 행정처분을 결과를 발표하며 '재발 방지책'에 공을 들였다. 식약처는 제조·품질관리 서류 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GMP) 중 데이터 신뢰성 보증 체계를 집중적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작성부터 수정, 삭제, 추가 등 변경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지침을 마련·배포할 계획이며, 시험결과 뿐만 아니라 시험과정 전반에 걸친 데이터를 관리하고, 특히 허위·조작 가능성이 높은 시험항목을 집중 관리하겠다는 게 당초 식약처의 의지. 그런데 발표가 있은지 불과 한달 보름만에 메드트로닉의 자료 조작 사태가 터졌다. 허위 자료 적발이 지속되면서 식약처가 이를 사전에 검증할 능력이 없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안 잡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국내 첫, 세계 첫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신약, 제제에서도 부실이 드러나는 마당에 제네릭이나 개량신약, 의료기기엔 얼마나 더 많은 오류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다. 실제 공익제보자의 신고나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실직고'가 없었다면 취소된 품목은 지금도 여전히 판매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사전 검증은 차치하고 판매중이던 품목에 대한 허위 내역을 식약처 스스로 발견했다는 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식약처는 부랴부랴 유사 사례에 대한 무작위 검증 및 문서에 대한 사전 검토 단계 도입, 심사자료 유효성 확인을 위한 제조사 자료 제출 방안을 꺼내들었다. 규제방안이 하나 둘씩 늘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머쓱한 느낌마저 든다. 한달 전에 기자 수첩으로 "두번 속으면 바보, 세번 속으면 공범…식약처는?"이라는 글을 썼다. 이렇게 빨리 같은 주제를 다시 다루게 될 줄은 몰랐다. 자료 조작에 따른 신뢰도 하락은 비단 업체만이 짊어질 멍에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화만사성 되새겨야 할 심평원장 2020-08-06 06:00:51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고위간부들의 역할이 위축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신명나게 일하는 고위간부들이 많아야 한다." 지난 4월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소통'을 강조하면서 직접 써내려간 취임사의 일부분이다. 글의 취지로만 보자면 고위간부들이 그동안 소극적으로 역할을 해왔는데, 자신의 임기 3년 동안에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고위간부들에서부터 젊은 직원들까지 모두 신명나고 일하고 심평원장 자신은 책임을 지는 경영자의 본분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렇다면 김선민 심평원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난 현재 이 다짐은 유효할까. 지금까지로만 보자면 이러한 다짐은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심평원 노동조합은 비의료기관의 코로나19 손실보상 업무 위탁과 심사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김선민 심평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연 이어 냈다. 이들은 '시녀', '조롱거리' 등의 언어를 써가며 김선민 심평원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결국 심평원이 지난 27일 코로나19로 인한 비의료기관 손실보상 업무를 손해사정사협회에 재위탁 하되, 손실보상 업무와 관련해 쟁송 발생 시 당사자를 복지부로 명시하도록 하면서 노조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다만, 심사체계 개편을 둘러싼 내용에 대해선 뚜렷한 합의사항이 없어 아직 갈등의 '뇌관'은 남아있다고 봐야한다. 사실 김선민 심평원장은 기관장으로 취임한 뒤 다양한 언론과 유관단체를 찾아다니며 '소통'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해왔다. 내부 대외협력 업무에 전담직원은 편성할 정도로 유관단체와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심평원 내부와의 소통에는 부재한 모습을 대외적으로 드러내면서 기관장의 업무 추진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옛말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번 논란은 원장으로서 직원들과의 소통 부재가 낳은 것으로 가화만사성이라는 옛말을 되새겨 보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해 고쳐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노조의 주장처럼 김선민 심평원장은 '복지부의 심평원'이 아닌 '국민의 심평원'의 될 수 있도록 내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활발히 소통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심평원이다.
의료계 파업 국면…정부-의협, 물밑 대화 나서야 2020-08-03 12:00:55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명실상부 '파업' 국면이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집행부가 2년전부터 외쳐왔던 '파업'이 젊은 의사들의 가세로 일단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좀처럼 붙지 않는 의사들의 투쟁심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확정이 불을 지폈다. 공공의대 신설과 의사 정원 확대 기정사실화가 기름을 부었다. 등장하기만 해도 의료계가 '결사' 반대를 외치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줄줄이 추진되고 있으니 의사들의 투쟁 목소리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이 중 하나만 추진한다고 해도 반대 목소리는 거셀텐데 네 가지나 속도를 내서 추진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선 현장은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 의료진은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휴가 시즌임에도 방역 최전선에 있는 관계자들은 휴가를 선뜻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실 의사 수 확대나 원격의료, 첩약 급여화는 의료계의 해묵은 논쟁거리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가장 앞으로 내걸고 이 해묵은 논쟁을 처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태도는 코로나19를 '핑계'삼아 어느 한 집단의 강력한 반대는 그냥 듣지 않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의료계 대표 단체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확대 방향을 발표하기 전 의료계가 왜 이렇게 해당 사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대안이 뭔지 대표 단체 의견을 들어봤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의협은 끊임없이 정부에 "전문가 단체 목소리를 들어달라. 정부와 대화 통로가 없다"고 호소했다. 아무리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 성향이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정부는 그랬어야 한다. 의협 역시 정부, 여당과 무조건 각만 세울 게 아니라 하나라도 얻을 수 있는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막후에서라도 정부와 대화를 해야 한다. 정부가 물밑에서 내미는 대화 손길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투쟁 선봉에 선 전공의들 2020-07-30 11:26:34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바야흐로 투쟁국면이다. 그리고 선봉에는 전공의가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총 파업을 선언했을 당시만해도 투쟁의 바람은 약풍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 노조를 설립한 직후 총파업을 선언하면서부터는 후퇴할 수 없는 투쟁의 불화살이 당겨졌다. 전공의협의회 투쟁은 의사협회와 뭐가 다를까. 일단 의사협회는 최대집 회장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거듭 투쟁 기조를 유지해왔다. 늘 대화와 투쟁을 넘나드는 것이 현 집행부의 노선인 셈이다. 초기에는 의협 집행부의 투쟁기조에 예의주시하던 정부도 어느새 적응(?)한 탓인지 의협의 투쟁 선언에 놀라지도 않는 눈치다. 덧붙여 앞서 최대집 회장 개인의 정치적 행보까지 맞물리면서 의협 투쟁에 빛이 바랜 측면도 없지 않다. 그에 반해 전공의들은 앞서 전공의법 시행 이후 권리를 확보한 이후 묵묵히 의료현장을 지켜왔다. 정부 정책에 대해 찬반 입장을 제시할 뿐 불만이 있어도 '총 파업'카드는 늘 가슴팍에만 품었다. 앞서 의사협회가 다양한 이슈로 파업을 논했을 때에도 의료현장의 전공의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그리고 첩약급여화에 통합의대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면서 가슴에 품어만 왔던 총파업 카드를 던진 것. 그리고 전공의 노조를 통해 파업 행위에 대한 법적인 검토까지 마치며 투쟁의 수위를 정하는 등 전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전공의들의 행보에 일선 교수들도 동조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다. 함께 투쟁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파업에 참여하더라도 '징계'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전공의들의 파업에 명분이 분명하다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 투쟁의 서막이 올랐다. 부디 젊은의사들의 투쟁 명분이 빛에 바래지 않길 바란다.
그들은 왜 학회와 연수강좌에 목을 매는가 2020-07-27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결국 여름까지 이어지는 장기화 추세를 보이면서 온라인 전환을 망설이던 의학회들도 속속 이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수많은 혼선 끝에 온라인 학회에 대한 후원과 평점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되면서 그나마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골머리를 썩어가며 고민에 빠져 있는 곳들도 눈에 띈다. 이른바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의 공식 산하 단체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곳들이다. 현재 온라인 부스와 광고가 각 200만원씩으로 지침이 생기기는 했지만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앞서 언급한 공식 산하 단체 뿐이기 때문이다. 그외 학회와 의료기관, 재단 등은 온라인으로 전환하더라도 후원이 막혀버린 셈. 이들이 어떻게든 오프라인 행사를 이어가보자 노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프라인 후원은 가능한데도 온라인은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미 수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만큼 뒤로 차치하더라도 이들이 이렇게 학술대회와 연수강좌에 목을 매고 있는 이유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A학회의 경우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다. A학회는 의학회 소속 기간학회 즉 26개 전문과목학회의 공식 산하 학회지만 아직까지 의학회 정회원의 자격은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즉 온라인 학회 전환시 후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다. 그렇기에 이 학회는 올해 모든 학술대회 개최를 이미 포기했다. 또한 학술지 발간 업무를 제외하고는 대국민 캠페인과 건강강좌, 타 전문과목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강좌 등도 모두 전면 중단했다. 이 모든 학술 모임과 대국민 서비스 모두가 1년에 두번 열리는 학술대회 예산으로 충족되기 때문이다. 결국 온라인 학회를 연다해도 후원이 불가능한 이상 1년 예산이 통째로 없어진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그 기간 동안 학회 운영이 정지된 셈이다. B대학병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B대학병원은 올해 개원의 대상 연수강좌와 건강강좌를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젊은 의사들을 위한 연구비 지원과 학회 지원금도 모두 중단할 계획이다. 이 대학병원도 이유는 마찬가지다. 이 모든 예산들이 바로 연수강좌 수익으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온라인으로 연다해도 후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10여년 이상 이어오던 모든 전통들이 한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전문의 수백명이 모여 학술활동을 하는 의학회가 한 차례 학술대회를 열지 못한 것만으로 운영이 흔들리고 굴지의 대학병원 의국이 연수강좌 한번을 열지 못한 것으로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은 의학회와 의국의 운영을 온전히 제약사의 후원에 의지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학회와 대학병원 모두 비영리 기관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면 어떻게 운영할 수 있느냐는 역설적 반론도 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의학회, 대학병원과 제약사간의 검은 거래의 끈은 끊어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의학과 의료의 발전은 자금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세계 유수 저명 저널에 실리는 논문의 대부분은 길게는 수십년간에 걸친 제약사의 후원으로 이뤄진 연구들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러한 후원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계와 의학계의 뒤틀린 구조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학술대회 한번의 불발로 1년간 학회 문을 닫는 지금의 현실속에서 의학의 발전과 의료산업의 세계화는 요원한 일일 뿐이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정부와 의료, 의학계, 제약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투명하게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
감염병 백신의 상용화, 경쟁 프레임 이르다 2020-07-23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논문 인용지수(IF)가 학계 수위권을 겨루는 NEJM, LANCET, BMJ 등 국제 의료학술지 상단에는 주요 키워드로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성과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감염증의 대유행(팬데믹) 사태가 사그라들 기미없이 올상반기를 강타한 가운데, 항말라리아약이나 에이즈치료제, 독감약 등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제로 국한됐던 초기 치료제 개발 이슈는 이제 치료용 백신으로까지 확산되며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국내라고 다르지 않다. 지난 21일 치료용 백신의 상용화 작업에 첫 신호탄이 터졌다. 현재 3상임상 단계에 진입해 가장 개발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평가되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제너연구소(옥스퍼드대)의 백신 후보물질을 놓고 복지부 주도로 글로벌 공급과 국내 물량 확보 협조를 위한 3자간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이다. 정부가 이달 중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업 대상 범정부 지원을 위한 설명회 자리에서 총 1936억원을 분야별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한 뒤 나온 일이었다. 항체 및 혈장 치료제, 백신 3대 플랫폼 기술 등을 중심으로 임상단계별로 예산이 지원되는데 치료제 450억원, 백신에 490억원이 할당되면서 지원 규모자체도 비교가 됐다. 그렇다면 통상 수십년의 소요시간이 투입된다는 백신 개발을 두고,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감염병 백신의 상용화 소식이 바짝 다가온 이유는 왜일까. 환자수가 폭증하면서 관련 임상연구가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좋은 텃밭이 됐겠지만, 그간 차세대 백신에 접목시킬 수 있는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의 주요 후보물질로 거론되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adenovirus vector vaccine)'이나, 'mRNA 전달 백신' 등 모두가 면역항체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발시키는 물질을 벡터라고 하는 최신 운반기술에 적극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벡터기술을 접목한 백신 개발 열기는 가득하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Trials.gov에 신규 등록(7월 10일 기준)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은 총 1060건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임상시험 중에 백신 관련 임상시험만 총 47건이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들 유망 치료제나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개발의 마지막 단계라 볼 수 있는 후기임상들을 이달말 시작한다는 점에서 상용화에 기대감도 큰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열기를 경쟁적 관계로 바라보는데 적지않은 경계의 시선도 나온다. 선두권 그룹에 속하는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제약 등 다국적제약기업의 최신 임상 데이터를 놓고,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주요한 기준 중 하나인 T세포반응(항체반응)을 비교해 미리 우열을 점치는 것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다양한 인종 및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군에서 여러 감염병 백신 옵션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장 효과가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단일 품목에 기대기보다는 중화항체 및 T세포반응 측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선택지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1상/2상 결과를 들여다보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후보물질명 AZD1222)이 안전성 확보와 항체 생성이라는 개발 필요충분조건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난다. 같은시기 발표된 화이자제약과 바이오엔텍(BioNTech)의 mRNA 코로나 백신(후보물질명 BNT162)에서도, 바이러스 중화항체 수치를 강력하게 증가시키는 동시에 CD4 양성 및 CD8 양성 T세포 반응을 높였다. 결국 이들 후보군 모두가 백신 가능성 지표인 T세포 및 면역글로불린 반응률, 항체 생성을 놓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이 "코로나 후보물질들이 다양하게 임상연구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백신 후보군 사이에 경쟁에 초점을 맞추기는 것은 감염병 예방에 중요치 않다"면서 "백신들마다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중화항체 역가 비교 등 다양한 분석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교차 비교는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 것도 다시 한 번 곱씹어볼 부분이다. 현재 신개념 치료용 백신 시장에는 2010년 4월 미국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한 전립선암 백신 프로벤지(Provenge)가 면역기전을 활용한 유일한 품목으로 물꼬를 튼 상황에서, 감염병 분야 최신 플랫폼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백신들의 시장 진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의사와 약사 20년 갈등 복지부는 뭐했나? 2020-07-20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진단과 처방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지난 2000년 7월 시행된 의약분업 제도가 올해로 시행 20주년을 맞았다. 의약분업 이전 의료기관과 약국은 진단과 처방, 조제가 혼재되면서 경쟁관계였다. 의료계와 약계는 의약분업 제도 시행 과정 중 홍역을 앓았지만 2020년 현재 의사와 약사의 역할은 분명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동거 상태이다. 2000년 당시 의사협회 의권쟁취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원의와 봉직의, 대학병원 교수 그리고 전공의 등 전국 의사들이 의약분업 시행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가톨릭의대 운동장(현 서울성모병원)에서 대학병원 교수들과 전공의들이 가운을 입고 뙤약볕에서 '의약분업 결사반대'를 외치던 모습이 생생하다. 의사협회 유성희 회장과 약사회 김희중 회장이 1999년 3월 2일 의약분업 시행안에 사인한 '의약정 합의서'가 의료계 투쟁의 도화선이 됐다. 북한 방문 중 작고한 유성희 회장은 의료계 웃어른이자 의사협회 직원들도 존경하는 인물에서 일순간에 의료계 '공공의 적'으로 평가절하 됐다. 시간이 흘러 의약분업 시행 20년이 지났다. 국민들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진단과 처치를 위해 의료기관을 내원하고,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크고 작은 의료기관이 개원하면 인근에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고 문전약국이 경쟁적으로 개국하는 것도 새롭지 않다. 의사의 처방전으로 약국 경영이 유지되는 공생관계이자 기생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의사와 약사는 왜 불편한 관계가 됐을까. 의약분업 시행으로 의사는 조제권을, 약사는 처방권 내려놓은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 건강보험 시스템이다. 한해 60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파이 배분을 놓고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의사는 행위별 수가에 따른 진단과 처치, 수술 건수를 늘리는데 집중하면서 심사평가원의 삭감과 현지조사 칼날을 피하는 고수가 돼야 한다. 반면,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에 입각한 전문약 조제와 조제일수에 비례한 조제료 수가를 받는다. 처방전 조제 수가는 건강보험 재정의 20%를 상회한다. 의사들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조제수가를 받은 약사들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여기에 문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피부미용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의료행위가 통제를 받고 기승전-'수가'로 귀결되는 의료현실도 일조했다. 처방전 유입에 따라 경영 성패가 갈리는 약사 입장에서 의사는 탐탁지 않은 기득권자로 비춰질 수 있다. 결국 의사와 약사의 갈등은 보건복지부가 초래했다. 의약분업 제도는 차지하더라도 의사와 약사가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적정수가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건강보험 재정을 놓고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현 의료시스템에서 의사와 약사의 협업은 요원하다. 최근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놓고 의사협회와 약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건강보험 원칙과 재정에 기인한 일시적 동행에 불과하다. 의약분업 당시 복지부장관이던 차흥봉 한림대 명예교수는 최근 의약분업 2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해 "의약분업은 혁명이었다. 당시 의료기관과 약국을 점검해보니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면서 "제도 시행 전 가장 문제는 의사와 약사의 갈등 해결이었다"고 말했다. 의약분업 시행 전후 진찰료 인상과 조제료 신설은 제도 시행을 위한 땜질식 처방에 불과했을 뿐 20년이 지난 지금도 의사와 약사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의사와 약사의 갈등을 촉발한 복지부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 '강 건너 불구경'할 뿐이다.
의대신설, 주판 튕기는 용도 아니다 2020-07-16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의사 인력 증원 논란과 맞물려 의과대학 신설 이슈가 여전히 뜨겁다. 최근 공공의대 설치법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가운데 이전부터 의과대학 신설을 노려오던 지역들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의대 신설 군불을 지피고 있다. 표면적으로 의과대한 신설 의지를 밝히고 있는 곳만 해도 벌써 다섯 손가락으로는 부족하다. 목포와 순천이 전남 내 의과대학 유치를 추진하고 있고 경북 포항과 경남 창원 또한 의대 설립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최근에는 부산 부경대학교에 방사선 의대 설립을 추진하는 국회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저마다 내세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목표의 경우 의료 소외지역 보건의료서비스 확충과 타 지역대비 큰 비용편익을 내세웠고, 포항과 창원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떨어지는 의료 인프라 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부경대의 경우 향후 방사선의료 시장 확대에 따른 관련 전문 의료인력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상태이다. 일견 각각 내세우고 있는 의대설립 당위성은 모두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논의가 연일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기 위한 허울 좋은 구실로 보이는 것도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향후 의료계 내에서도 걱정거리 중 하나인 외과계열 비인기과들을 모아 '외과 특성화 의대 신설'을 타이틀로 내세운 지역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많은 지역들이 의대 신설을 내세우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역 입장에선 전국에 몇 개 없는 의대를 이 기회에 유치한다면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정말로 의대가 생긴다면 기왕이면 우리 지역에"라는 심리가 작용할 법도 하다. 문제는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정원 확대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설득하거나 함께 논의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6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목포의대 설립의 필요성과 추진방안' 토론회는 토론자와 발표자 모두 목표의대 설립을 주장하기 위한 구성으로만 이뤄져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결국 이런 모습을 지켜봤을 때 의대 신설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있지는 반문할 수밖에 없는 것. 각 지역이 요구하는 의대설립은 해묵은 이슈이다. 하지만 정치권 여론몰이를 기회 삼아 편승하려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표면적인 이유가 아닌 의료계와 고민하고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래본다.
해묵은 과제 '저수가'마저 무력화하는 의-한 갈등 2020-07-13 09:36:12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립하고 있다.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이 먼저라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한의계는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겠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정부는 건강보험체계에서 급여 여부를 논하기 위해 안전성과 유효성, 경제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따져왔다. 어떤 이유에선지 정부도 첩약 만큼은 안전성, 유효성 검증을 시범사업에 추진하겠다고 한다. 정부의 입장이 확고하다보니 첩약 급여화 반대 입장을 표방하고 있는 의료계와 약계에서는 유례없는 주장이 나왔다. 시범사업을 위해 책정된 수가가 너무 높으니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만든 첩약 급여화 수가안은 기본진찰료에다 심층변증 및 방제기술료 3만8780원, 조제 탕전료 4만1510원, 실거래가를 적용한 약제비 3만2620원~6만3610원으로 이뤄졌다. 의료계와 약계는 이중 심층변틍 및 방제기술료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는 결국 6290원을 낮춰 3만2490원으로 수정했다. 저수가는 의료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해묵은 단어 중 단연 1순위다. 관행 수가의 60~70% 수준으로 낮게 책정된 수가를 올려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이는 비단 의료계 뿐만 아니다. 공급자 단체가 정부를 향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주장도 '한의학'이 개입되면 무장해제 된다. 가입자 단체도 아니고 공급자 단체가 앞장서서 수가가 높다며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한의계는 이 수가도 관행 수가의 60~70%라고 하고 있는데 말이다. 공급자 공통 문제점인 '저수가'를 놓고도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의료계와 한의계. 이들의 모습을 봤을 때 의·한 공통과제인 '의료일원화'는 요원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0일 의료계 석학 단체인 의학한림원이 내놓은 첩약 급여화에 대한 입장문에 공감한다. 의학한림원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 약학자 투유유의 사례를 예로 들며 한의학계는 객관적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의학계와 한의학계가 함께 국민에 도움이 되는 진료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의계와 의료계의 대립은 저수가를 주장하는 의료계의 해묵은 주장만큼 오래됐다. 정부는 한 쪽의 입장을 들어주는 식의 정책을 합의 없이 추진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보다 이들이 '함께' 국민 건강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 2차 팬데믹이 걱정스러운 이유 2020-07-09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의사, 간호사 의료인력을 갈아넣어 간신히 유지했다. 그런데 2차 대유행 상황에 빠졌을 때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마 전 만난 한 의료진의 토로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50여명을 오가는 불안불안한 상황을 지켜보며 2차 대유행이 왔을 때 1차 팬데믹에서처럼 몸을 바쳐 버텨줄 의료진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시점을 2차 대유행 이전에 소강기 상태라고 봤다. 그럼에도 산발적으로 터지는 집단감염을 대응하기 벅찬 상황이다보니 팬데믹 상황이 재연되는 것에 벌써부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코로나19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의 번아웃에 대한 우려는 계속 있어왔다. 2020년 상반기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의료진들에게는 '얼마나 더 갈려야 하나'라는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6월부터 각 의료기관마다 환자 수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밀려드는 환자 진료에 코로나19 방역과 환자 치료까지 책임져야하는 의료진들은 숨이 찰 지경이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의료진 스케줄을 짜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의료현장이 얼마나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오히려 팬데믹 상황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에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환자 수 급감으로 선별진료소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게 사실. 지금은 환자가 급증하고 그동안 밀려있던 수술까지 소화를 하려다 보니 틈새를 찾는게 힘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말로만 덕분에'식 보상은 의료진들의 사기를 더욱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앞서 대구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 전담 역할을 톡톡히 했던 대구동산병원이 100억원 이상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은 의료계 전반에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는게 사실이다. 공공와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자처했지만 남은 것은 빚뿐인 현실은 의료진들에게 어떤 동기부여가 될까. 지금 지키고 있는 자리를 떠나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두번 속으면 바보, 세번 속으면 공범…식약처는? 2020-07-06 11:44:17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제제 메디톡신의 허가 품목 취소 사태를 보면서 "과연 첨단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주 등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원액 및 제품의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 적합한 것으로 허위기재했으며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해당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했다. 인보사 역시 서류로 제출한 내용과 실제 사용한 세포가 달라 허가 취소의 운명을 맞았다. 실제 사용 세포와 서류 내용이 다른데도 임상 투약 및 허가를 거쳐 상용화되는데까지 걸림돌은 없었다. 구멍가게 수준의 회사가 아니다. 메디톡스는 작년 기준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중견사다. 인보사를 만든 코오롱생명과학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 바꿔 말하면 비단 두 회사의 문제로 끝이냐는 지점까지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 가공의 서류를 내도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지금까지 없었다. 작정하고 속이려들면 식약처는 그저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취재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1990년대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얻은 해당 약제는 수 년간 약효 논란에 시달렸다. 논란이 일자 식약처는 재작년 품목허가 갱신까지 적법하게 받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전체 품목에 대해 부랴부랴 재평가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재평가의 당위성에 대해 허가 '당시의 기준'과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솔직히 과거 기준이 '허접했음'을 시인한 대목이다. 최근 특정 NSAIDs의 추가 적응증 획득 관련 취재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목격했다. 많은 의료진들이 임상을 통해 진통 적응증을 획득한 NSAIDs 계열 약제가 처음 나왔다며 추켜세웠다. 과거 출시된 NSAIDs 올드 드럭의 경우 "효과가 있더라" 정도의 문헌으로도 적응증이 추가됐다고 한다. 의약품의 허가 및 관리엔 구멍이 많았다.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 새 검출법의 발견, 임상 메커니즘의 발달 등이 없었던 과거엔 그런 허점이 통용 가능했다는 주장도 일부분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2020년에도 서류 조작으로 품목 허가까지 받을 수 있거나, 과거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유효성 입증에 눈을 감는 일은 납득하기 어렵다. 인보사는 세포주 변경 이슈가 밝혀진 이후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과 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체결이 무산됐다. 품목 허가 취소로 메디톡신이 진출한 49개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가 부정 사태는 국내한정판 '해프닝'이 아닌 K-바이오/제약의 신뢰도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는 뜻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류 조작에 대해서는 무관용·엄단 조치를 예고했다. 식약처는 제조·품질관리 서류 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GMP) 중 데이터 신뢰성 보증 체계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데이터 작성부터 수정, 삭제, 추가 등 변경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지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장점검을 통해 기준을 마련하지 않거나 지키지 않는 등 관리지침에 어긋나는 경우 데이터 조작 시도·행위로 간주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할 계획이다. 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다. 앞으로 과제는 이런 원칙이 얼마나 지켜지는지 여부다. 이런 말이 있다. "두번 속으면 바보, 세번 속으면 공범". 식약처가 각성한 바보가 될지, 공범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