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첩약 유효성 검증 지지하는 이유 2021-02-22 05:45:50
작년 11월 20일부터 안면신경 마비, 월경통 그리고 뇌혈관질환 후유증에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이 되고 있다. 그러나 유효성, 안전성에 대한 검증의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8년 8월 24일 요미우리신문은 한방약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과, 데이터 수집을 보도하였다. 2019년에는 내각관방이 예산을 확보하고, 한방약 1 종류 당 100 만 명의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건강·의료 전략 추진 본부와 후생노동성이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 후생노동성은 2006년 10월에 ‘중독(重篤)부작용 질환별 대응매뉴얼 가성 알도스테론증’ 책자를 일본 내분비 학회 등의 도움으로 제작 배포했다. 이것은 주로는 감초나 그 주성분인 glycyrrhizin 을 함유한 한방약, 기침약. 위장약, 간장의 병에 대한 의약품 그리고, 일반용 의약품에서도 보이는 고혈압, 부종, 칼륨저하에 대한 내용을 일반인에게 안내하는 것으로, 이를 유발할 수 있는 감초탕, 작약감초탕, 소청룡탕, 인삼탕, 갈근탕, 소시호탕, 방풍통성산, 육근자탕에 대한 주의점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1953년 결성된 ‘전일본 민주의료기관 연합회’(약칭; 전일본민의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8년1월 기준) ‘전일본 민의련 부작용 모니터’에서 한방약으로 인한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이상사례 공통용어 기준) Grade 2 (주: 비칩습적 치료가 요하는 상태)이상의 부작용은 96 례, 105 건이다. 이중 가성 알도스테론증 관련( 주: 저칼륨혈증, 혈압상승, 부종 발생) 48건, 약물성 간기능장애 23건, 간질성 폐렴 10건, 발진 소양 등 21건,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 1건, 아나필락시스 1건, 심부전 급성 악화 1건 등이 보고되고, 작약 감초탕 32건, 억간산 16건(억간산 가진피 반하 3건), 소청룡탕 7건, 반하사심탕 6건, 청폐탕, 보중익기탕 각 5건의 사례가 보고되었다. 게다가 1997년 12월에는 소시호탕의 관련을 부정할 수 없는 간질성 폐렴 50례 중, 8례의 사망발생 사례를 후생성 의약안전국이 발표하였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한방약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한방약을 공적 보험에서 제외하려는 시도가 이미 3번이나 있었는데, 1993년, 1998년에는 '급부의 중점화·효율화' 키워드와 재원 문제로 공적 보험에서 제외하려는 논의가 있었다. 또 다시 2009년 11월에는 행정 쇄신 회의에서, 한방약은 보험 적용으로부터 제외해야 한다고 하는 결론을 내렸으나, 관련 업계의 반대로 2010년도는 겨우 한약의 보험 적용은 계속되게 되었지만 향후에도 다시 한방약의 보험 제외 논의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도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의료체계의 확립을 위해서 그동안 의학의 제도권 밖에서 있는 TM(Traditional Medicine;전통의학)에 대하여 2019년5월 25일 WHO 제72차 총회에서 ICD(국제 질병 및 사인분류) -11에 26 장(chapter) 즉 TM 장을 추가했다. 즉, 시간 경과에 따라 TM을 측정, 산출, 비교, 가설 설정 및 모니터링(measuring, counting, comparing, formulating questions and monitoring) 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인터넷에 “제72차 WHO가 ICD 11에 처음으로 중의약(中醫藥)의 전통의학 chapter를 포함시켰는데 이것은 중국정부와 중의전문가가 10 여 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획득한 보물처럼 귀한 성과이다”라고 자신들의 노력의 결과임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WHO 사무총장이 동년 6월 란셋(THE LANCET)에서 WHO는 "전통의학을 참고(refer to)하거나 지지(endorse)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전통 중의약 중에서 미국 FDA의 3기 임상시험(유효성 시험)을 통과한 것은 아직 없다고 한다. 따라서 객관적 통계학적 검사로 질병 치료 효과와의 연관성 검증에 성공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과학중심의학연구원 강석하 원장 등이 제기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려진 바가 있다. 헌법소원에서 "전통적 경험이 안전성, 유효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서양인은 이미 1800년대에 깨닫고 현대의학을 발전시켰다"며 "안전성, 유효성 심사 면제는 합리적, 과학적으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고 적어도 단순히 고전 한약서에 나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면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중의약과 이것에서 유래한 한방약에 대하여 중국과 일본 그리고 WHO가 부작용 검증이나 안전성에 대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 FDA 임상시험 신청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과 관련 첩약의 유효성 검증’을 대한의사협회가 올해 1월 29일에 다시 한 번 주장하고 있음은 세계적 추세에 걸 맞는 적절한 주장으로 지지한다.
|칼럼|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2021-02-15 05:45:50
|칼럼|이양덕 원장(대전 이양덕내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선정기준에는 ‘근무시간 외에도(주말포함) 냉장고 온도 이탈시 알람가능(문자 또는 유선연락 받을 수 있는 알람)’이 있는 디지털 온도계가 백신관련 필수 세부사항에 있다. 백신의 이상적인 콜드체인 유지를 위해서이겠지만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 이 조치를 시행한 배경은 의료기관 백신냉장고 적정온도유지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의료기관 콜드체인에 문제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 그것을 적발(摘發)하기보다는 실현가능한 해결방안을 연구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선돼야하며 그것이 백신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을 높일 것이다. 이에 필자의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만들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 냉장고의 위치는 햇빛이 들지 않고 온도변화가 가장 적은 곳으로 한다. ㉯ 냉장고 안의 열용량을 높이기 위해 2L 물병을 선반에 배치한다. ㉰ 온도계의 탐침(probe)를 가운데 선반에 있는 물병에 붙인다. 그리고 이 온도계가 5℃가 되도록 냉장고를 조정한다. ㉱ 바닥이 넓은 바구니에 백신을 담아 물병 위에 놓는다. ㉲ 냉장고의 문을 열 때는 무엇을 꺼낼지 확인하고 짧은 시간에 문을 닫는다. 온도란 인간이 느끼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를 수치화 시킨 것이다.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열이고 일종의 에너지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려면 열역학을 이용해야 한다. 1. 열역학 제영법칙 ㉮, ㉰, ㉱는 열역학 제영법칙을 이용하였다. 열역학 제영법칙은 물체 A와 B가 열평형 상태이고 물체 A와 C가 열평형 상태이면, 물체 B와 C는 열평형 상태이다. 즉 열평형에 대한 법칙이고 온도계가 열역학 제영법칙을 응용한 기구중 하나이다. ㉮ 냉장고의 단열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있어야 한다. 창가는 햇빛, 외부온도 등에 의해 온도변화가 심하니 피하는 것이 좋고 건물 안쪽이 냉장고의 위치로 적합하다. ㉰, ㉱ 온도계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은 냉장고 안의 백신의 온도이다. 온도계의 탐침, 물병, 바구니의 백신은 서로 접촉해 있으면 열평형 상태를 이룰 것이고 백신의 좀 더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물병과 접촉해 있는 백신은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열역학 제일법칙 ㉯, ㉰, ㉲는 열역학 제일법칙에 근거하였다. 열역학 제1법칙은 고립계의 전체 에너지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내부에너지의 변화량은 외부에서 계에 유입된 열에너지와 외부에서 계에 한 일을 더한 값과 같다. ΔU=Q+W ㉯ 냉장고는 고립계에 가깝다. 여기에 외부의 열에너지가 들어오면 그 만큼 열에너지가 증가하고 냉장고 안의 온도가 변화한다. 단위 온도만큼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 즉 열용량이 큰 물질이 있으면 온도변화가 크지 않다. 물의 열용량은 4200J/kg.℃이고 건조한 공기는 993J/kg.℃로 물이 공기보다 4.23배이다. 공기의 밀도를 1.275kg/m3로 계산하면 같은 부피의 물은 공기보다 784.31배 무겁다. 따라서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의 열용량은 공기보다 784.31X4.23=3317배가 된다. 간편한 계산을 위해 물 1L와 3000L 공기의 열용량이 같다고 하면 1L를 1℃ 올릴 수 있는 열량으로 공기 3000L 1℃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물의 열용량 대 공기의 열용량 비는 약 3000:1이다. 600L 용량의 냉장고 안 공기를 200℃ 변화시킬 수 있는 열량으로 물 20L의 2℃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열평형을 생각하면 1℃의 변화만 일어날 수 있다. 냉장고에 2L 물병 10개만 넣어둔다면 일시적인 공기의 온도변화에 냉장고 안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 ㉲ 냉장고 물병의 온도가 5℃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면(개인적 경험으로는 2일정도면 평형을 이룬다) 40℃의 무더위 속에서도 냉장고 문을 열어다하더라도 냉장고의 센서가 공기의 온도를 감지해 냉기가 다시 나올 것이며 문을 닫으면 다시 고립계가 되어 실제적인 백신 온도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위에 적은 내용은 2020년 9월경부터 필자가 두 개의 쇼케이스 냉장고를 가지고 실험한 것들이다. 제품사양에 나오는 온도범위는 0℃-10℃였으며 물병의 온도를 5℃로 조정하고 사용했을 때 물병에 붙어있는 온도계는 4℃-6℃를 벗어난 적이 없었으며 공기의 온도를 측정한 온도계도 2℃-8℃안에서 유지되었다. 1분 이상 냉장고 문을 열어 공기 측정 온도계가 8℃를 벗어났을 때도 생수에 부착된 온도계는 6℃미만을 유지했다. 의료기관에 냉장고 온도 이탈시 주말을 포함한 근무시간 외에도 문자나 유선연락을 받을 수 있는 온도계 설치를 하였다하더라도 직원이 24시간 상주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보다는 적정 온도 이탈시 온도를 조절해주는 백신 냉장 시스템의 개발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의사는 냉장 시스템 기술자가 아니다.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안정적인 온도조절 백신 냉장 시스템이 개발되기를 기다리며 필자의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가 동네의원의 백신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칼럼|AZ 코로나19 백신 허가, 꼭 지금이어야 했나 2021-02-15 05:45:50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이 결국 허가됐다. 그런데 이 백신의 문제가 마치 65세 이상에서의 유효성 한가지인 것처럼 잘못 이슈화되고 있어서, 필자가 이전 칼럼(2020년 12월14일자 칼럼)에서도 다루었지만, 다시 한 번 이 백신의 문제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문제점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과연 50% 이상의 효과가 나올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50%를 넘을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만약 50%를 넘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 필자도 그렇게 우려를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허가를 위한 자료는 Lancet에 발표된 중간 분석 결과가 주된 데이터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Lancet 논문에 따르면 1,2차 모두 표준용량을 접종받은 군에서의 유효성은 62.1% 인데, 신뢰구간이 41.0~75.7% 이다. 신뢰구간 하한이 50% 미만이라는 점은 3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접종 간격인데, Lancet 논문에 따르면 1,2차 접종간격이 길수록 유효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6주 이상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한 경우 유효성은 65.4%이고, 신뢰구간 41,1~79.6%이나, 6주 미만 간격으로 접종받은 경우에는 백신의 효과가 53.4%로 감소하는데, 문제는 신뢰구간이 -2.5~78.8%로 사실상 그 효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다(신뢰구간 하한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효과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미국 3상의 접종 간격은 4주이다. 따라서 이 데이터에 근거해서 추론하면 미국 3상에서 백신 유효성이 50%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코로나 백신 허가를 위한 유효성 기준은 50%,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유효성은 70%이다. 즉, 적어도 50%를 넘겨야 허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3상에서 50% 미만으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그러니 만약 지금 시점에서 이 백신을 허가하고, 1,2차 접종을 완료했는데, 4월경 미국 3상에서 50% 미만의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식약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설명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 뒤 3차 부스터의 효과 추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만약 미국 3상에서 유효성이 50% 미만으로 좋지 않게 나오더라도 3차 부스터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면 낮은 유효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중 발생한 오류로 인해 1차 접종을 저용량으로 접종받은 사람들에게서 유효성이 현저하게 좋았다. 이 이유를 설명하는 한가지 기전이 저용량으로 접종받은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항원 운반체인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덜 생겨서, 2차 접종 때 백신에 대한 공격이 낮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 점은 추정되는 가설 중 하나이기는 하나, 다른 설명 가능한 기전이 없기 때문에 이 가설이 어느 정도 타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가설대로라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을 여러 차례 할수록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즉 3차 부스터 이상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한 추가 방역 대책이 안드로메다로 가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위에 설명한 두번째 문제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한 추가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하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이미 벡터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져, 같은 플랫폼에 변이 바이러스를 얹는 형식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물론 벡터에 대한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말이다. 정리하면 발표된 데이터를 근거로 추론할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3상에서 50% 이상의 유효성을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 백신은 반드시 미국 3상 결과를 보고 허가를 했어야 했다. 미국의 FDA와 스위스가 65세 이상 접종 제한이 아니라 아예 허가 자체를 보류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식약처의 답정너 심사로 결국 이 백신이 이 시점에 허가돼 심히 유감이다. 2개월 정도만 기다리면 미국 3상 결과가 나올텐데 말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역의료 확립 위한 정보역량 강화 시급하다 2021-02-15 05:45:50
건강 문제를 얘기할 때 ‘건강의 장 이론’(Health Field Concept)을 자주 설명한다.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흔히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만 해결되는 생의학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그 이외 환경적 요인이나 개인의 습관적 요인, 환자가 속한 나라의 제도와 문화도 중요하고 이들이 조화롭게 구성이 되어야만 건강이 유지된다는 개념이다. 보건정책을 전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병원 이외의 요인을 강조하고자 이 개념을 자주 이용한다. 이번 코로나를 통해서 우리는 바이러스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의 병원단계에서의 이용만큼 이나 어쩌면 더 중요한 비중으로 방역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병원 전 단계 즉 사회 속에서 대응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과학으로서의 의학(medicine)과 건강의 장 이론에서 언급하는 모든 요인을 포괄하는 통합적 의미인 의료(health) 둘 모두가 중요함을 말한다. 30년 전 저혈당 쇼크나 고혈당 쇼크로 응급실을 찾는 당뇨병 환자가 많았다. 병원에서는 이 환자의 칼로리 소모 정도와 몸속의 인슐린 용량을 정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그 균형을 맞추어 주면 금새 환자는 정상을 회복하고 퇴원하였다. 이제는 실시간 수준으로 운동량과 칼로리, 인슐린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니 이런 환자들도 응급실 신세지는 일 없이 거리를 활보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모두 의학적 기술발전의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당뇨병을 포함 만성질환자들의 관리가 큰 부담이다. 환자수도 줄지 않고 있고, 의료비를 포함 의료자원의 소모량에서도, 삶의 질 지표에서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과거와 비교할 때는 분명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 체감의 질병관리는 저만치 뒤떨어져있다. 이런 건강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통합적 의료로서 이 문제를 쳐다보는 지역단위 의료체계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한다. 지역에서는 통합적 의료가 과학으로서의 의학보다 더 중요하다. 중앙단위에서 건강문제는 보건복지부를 포함 개별 부처들에서 관련 지침을 만들고, 관련 연구비나 산업을 활성화하는 예산을 책정하고 정책을 시행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중앙 정책을 집행하고 피드백의 과정을 거치는 지역단위에서는 개별 부처의 이 모든 정책들이 융합되어 돌아가야 한다. 중앙지침이 현장으로 가면 현장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여기에는 지역의 정보체계가 필수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한 지역의 상황실장의 인터뷰에서 이를 증명한다. 당시 상황실장은 “‘매일 매일 현장대응정보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각각에서 작성한 것이 모여야 효율적으로 관리도 되는데 실제는 그러지 못하고 쪼가리 DB가 하루에 100개씩 만들어지는 거다. 매일 이렇게 하니까 2주 전에 어떤 자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는 많이 열 때는 30개씩 카카오톡 방을 열고 퍼 나르고 있었다. 모든 정보는 카톡 방에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다운받아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면 똑같은 상황을 그대로 당 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정보체계의 구축이 가장 급하다고 했다. 지역의 이슈는 항상 해당 지역에 해답이 있다. Real world data에 기반한 지역 문제를 다룰 정보 인프라information infrastructure 즉, 정보체계를 구축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 대응에서 이러한 성과에는 이런 시스템적 뒷받침이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한국의 정보화 인프라 역량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포스트코나 혹은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다음에 기술하는 몇 단계 과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 우선 그 첫 단계로 지역의 모든 활동자료를 모으는 단계다. 사회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집할 정보를 결정하고,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은 이미 질병관리 지침이라는 형태로 정리되어 있다. 이를 디지털 솔루션화 하는 단계가 첫 단계의 일이다. 지역마다 역점을 두는 활동이나 캠페인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 의료에서 한정해서 본다면 지역정보의 표준화영역, 진단부문정보화, 영상부문정보화, 임상의사 결정시스템, 진료정보교류 등 많은 요소 학문과 그 응용기술에 대한 고민들이 있어왔다. 이제는 이런 개별 정보학을 지역사회 통합서비스의 각 활동유형 혹은 질병관리 프레임에 맞게 적용하고 개별 지역에서 실제로 해보는 실증단계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두 번째 단계는 1단계의 개별 지역별 서비스(예, 아토피천식 프로그램)가 하나의 플랫폼 화 되어 가는 단계다. 코로나를 포함 호흡기 플랫폼 등이 그 사례이다. 이미 질병관리청이나 보건복지부 혹은 개별 호흡기 관련 학회에서 감염병 모두에 해당되는 공통사안을 지침으로 개발해 두었다. 이런 지침들은 공통형이라서 개별 질환인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 신종플루, 아프리카돼지열병,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 간염 등 을 수용할 수 있다. 이제 개별 지역별로 이런 플랫폼을 가지고 지역자료를 축적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지역정보체계의 마지막 단계로 사회 재난의 다양한 이슈별로 구동하는 플랫폼이 최종적으로는 해당 지역사회(시군구, 마을 단위) 전체 체계로서 즉, 지역의 인프라로서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을 때다. 이 단계에서는 마을 이장, 군수, 시장, 도지사 등 지자체 장이 나서야 한다. 일반 시민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협동체까지 참여해서 지역 주민 체감형으로 사업이 구동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에 필요한 이런 일련의 전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일반 시민의 스마트폰에서도 작동되고, 이동구급차의 차량 내 정보기기에서도 연계되고, 병원 진료실에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주민들이 평소에 자주 산책하는 개천 길, 운동장, 체육관, 등산길, 맛 집, 유명 관광지 등에서도 생성되는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시설이 생활형으로 설치되는 단계이다. 우선은 실증을 위한 시험적 지역을 지정하고 해마다 관련 예산을 늘려나가면서 주민이 체감하는 지역건강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할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지구적 재난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한 국가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작은 중소 도시의 실증사례와 실증자료에 기반한 지침은 우리나라 KOICA ODA 사업과 연계되어 세계로 나갈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비정부기구 등에서 코로나 관련 자료의 구축과 공유를 위한 노력들을 지역의 핵심역량과 연결할 때 진정한 한국형 뉴딜사업이 구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식약처의 '답정너' 심사, 국민 불신 초래한다 2021-02-08 05:45:50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에 대한 최종 허가 기구이다. 허가는 철저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서 이뤄져야 한다. 얼마나 '철저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심사하는가가 규제기관의 수준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필자가 식약처에서 일할 때 안구건조증 치료제에 대해서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과거 어떤 싸이클로스포린 제제를 미국의 FDA가 1차 유효성 지표에서 실패한 임상시험의 후향적 분석에 기반해 허가한 적이 있었다. 이는 문제가 있는 허가였다. 이 약물은 유럽의 EMA와 일본의 PMDA에서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당연히 식약처는 허가를 했다. 필자는 FDA 허가된 약이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데 그럴려면 심사는 왜 할까). 심지어 일본의 PMDA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로서 싸이클로스포린 성분 자체를 그 뒤로도 전혀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안과학회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인데, 필자가 참으로 놀란 부분이었다. 그만큼 허가기관과 의학전문기관의 소통이 원활하고 허가기관이 의학기관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반영한다는 뜻이니까. 어쨌든 위의 예는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경우 각 규제기관마다 그 결과가 다를 수 있고, 심지어 각 국가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FDA가 항상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EMA가 항상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PMDA가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일본의 PMDA는 FDA, EMA 등 다른 선진규제기관의 심사 결과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판단을 잘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은 허가 후 안전성 관리도 FDA/EMA와 달리 매우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나중에 칼럼에서 다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허가 후 안전성 관리를 일본 제도를 따라하다가, FDA와 EMA를 짬뽕해 형식적으로 따라하다가 결국 어느 것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셀트리온 치료제 승인,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승인 등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 말이 많다는 것은 데이터가 깔끔하지 않거나(유효성이 현저하지 않음),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도 충분하고, 유효성의 근거도 충분하다면 사실 문제될 것이 없다. 바로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각 나라 규제기관의 역량과 수준이 드러나게 된다. 미국의 FDA는 판데믹 상황에서 최소한의 공정하고 과학적 기반 심사를 위해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전문가 심사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고, FDA는 우리나라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와 유사한 회의를 항상 공개적으로 해왔다. 전문가들은 사전에 충분한 자료를 전달받고 검토한 후 참석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토론을 하고, 최종적으로 투표를 한다. 이 토론 과정이 생중계된다. FDA는 이런 논의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자료를 구성할 뿐 토론 자체에 개입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시에도 토론 상황이 생중계됐는데, 22명의 참석자 중 4명이 만16세 이상 승인에 대해서 반대했지만, 나머지 전문가들은 찬성했기 때문에 화이자 백신의 경우 만16세 이상에 대해서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졌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 식약처가 심사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인 작년부터 셀트리온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 정부(대통령, 국무총리, 여당대표 등)는 올해 초 사용할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가 과연 객관적인 심사를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식약처가 그런 과학자로서의 자존심과 강단이 있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그렇기에 인보사케이주, 리아백스주 등 부적절한 조건부허가가 난무할 수밖에 없다), 식약처는 답정너 심사를 할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전문가회의, 중앙약심 등을 거친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사실 이미 결정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필자의 예상대로 진행 중이다. 2019년 8월 KBS 추적60분에서 인보사케이주 허가 문제를 다루었는데, 내용 중에 중앙약심 위원중 한 분이 중앙약심이 식약처의 거수기, 즉 이미 식약처가 내린 결론을 뒷받침하는 요식행위로 이용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필자도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식약처가 만약 진정한 의미에서 전문가회의, 중앙약심을 하고 있다면, 그 과정을 떳떳하게 공개하게 바란다. 생중계가 가장 바람직하다. 어떤 전문가들이 참석해, 어떤 토론을 했는지 국민들과 참석하지 못한 전문가들이 듣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럴 때 그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검증자문단은 현재 진행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결과보고서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분석자료를 허가 후에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라고 돼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pivotal data는 전부 나중에 받고 일단 허가하겠다니 이것이 말인가 빙구인가. 설사 허가를 하더라도 말은 되게 허가하기를 바란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긴급 칼럼| 행복요양병원 감염병전담 강제 지정 문제점 2021-02-05 10:41:29
행복요양병원은 재활 및 요양 치료가 필요한 노인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요양병원으로 현재 262명의 고령의 중증 와상 환자분들이 삶의 회복을 위해서 열심히 재활 및 요양 치료를 받으며 입원 중입니다. 따라서 만성기 질환을 진료하는 행복요양병원은 감염성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의 역할 수행이 어려우며, 현재 입원 중인 262명 환자의 타병원 전원 진행 시 심각한 질환 악화 위험이 예측되어 더욱 더 감염병전담병원으로의 전환이 힘든 심정입니다. 행복요양병원은 이미 중앙사고수습본부에 2차례(1월 4일, 6일), 서울시에 4차례(2020년 12월 29일, 2021년 1월1일, 4일, 6일) 전담병원 지정 추진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한 채 2021년 2월 1일 서울시로부터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되었고, 2월 15일까지 코로나환자의 입원이 가능하도록 협조하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지정 통보 직전인 2021년 1월 28일에서의 강남구 이호현 복지생활국장님이 주재한 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서울시 관계자 (유희정 의약무팀장)와 대면하였으며, 병원 측에서는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전환 시 기존 환자분 전원 및 의료진의 대규모 사직 문제로 지정 계획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의 논의 없이 2월 1일 일방적으로 지정을 통보 받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하여 행복요양병원이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전환 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점에 대하여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의료를 행하는 병원에서는 가장 기본은 환자 안전과 의료 적정성이라고 판단합니다. 요양병원은 만성기질환 환자의 치료 및 요양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의료진 및 병원 시스템은 만성기질환 환자 관리에 맞춰져 있으며, 대부분 재활치료, 치매 및 요양이 필요한 환자를 중점적으로 담당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감염은 급성기 감염질환으로 만성기질환을 담당하는 요양병원에서의 진료영역을 명백히 넘어서는 것입니다. 요양병원에서도 간단한 감염성질환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폐렴 및 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 대학병원으로 전원 하여 치료하고, 회복 후 다시 요양병원으로 재입원을 합니다. 물론 국가 의료시스템이 붕괴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다르지만 현재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이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요양병원에서의 급성기 감염질환 치료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의료행위라고 판단합니다. 현재 (2월 2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 가동률은 전국 31.3%(가용병상 5917병상 여유)이며 서울시 35,4%(가용병상 1108병상 여유)입니다. 아무리 음압시설 등의 시설 보완을 하여도 요양병원 역량을 급성기병원 역량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에 감염병 전문인력과 시설이 갖춰지질 않았는데 대학병원에서도 쩔쩔매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요양병원에서 관리할 수 있겠느냐", "말이 전담시설이지 수용시설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정책은 불필요한 의료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적절하게 치료 받아야 하는 노인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라고 판단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코로나에 확진 되었지만 호흡기증상이 없는 경미한 환자만 전담요양병원 입원 대상으로 하겠다고 하지만,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고령에 복합성 만성질환, 다약제 복용 환자분으로 이미 고령이며 다수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것 자체가 중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으로 질환 악화로 인한 상급병원 전원 가능성을 알고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실제 작년 12월에 집단감염이 있었던 서울시 요양병원 의료진(신경과 전문의)의 언론 인터뷰 기사에서 “고령에 중증질환을 갖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은 감염되는 순간 열이 나고 호흡곤란이 시작되면서 중환자로 빠르게 넘어가게 된다”,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 하루라도 빨리 전담종합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해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 전담종합병원이 아닌 전담요양병원이라는 중간단계를 거치게 되면 치료시기를 놓치고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 되었습니다. 급성기병원 입원환자는 일반적으로 1주에서 1개월의 짧은 입원 후 퇴원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급성기병원 환자의 전원은 전원 준비기간 중 대부분의 급성기 치료가 시행 된 후이며, 또한 급성기 의료적 치료가 입원의 주목적이기에, 표준화된 동일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된다면 환자분에게 전원은 다소 불편할지라도 크게 거부할 일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행복요양병원의 경우 평균 재원 기간이 약 2년으로 단기 입원이 아닌 대부분 장기 입원 형태로, 질환에 대한 지속적 관리가 주목적입니다. 행복요양병원은 주치의를 통한 의료적 치료, 병동 간호사를 통한 간호처치(생체증후모니터링, 드레싱, 가래 흡인, 주사처치, 투약 등), 재활치료사를 통한 재활치료(물리치료, 작업치료, 인지치료, 언어치료), 영양사에 의한 식단 관리(연하보조식이, 당뇨식이, 경관식 등) 등의 총체적인 관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장기입원 환자분들이기에 오랜 기간 환자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통해 환자마다 다른 세밀한 부분을 파악하여 개인화된 맞춤 처치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같은 성별, 같은 나이, 같은 질병인 경우에도 환자마다 수면 패턴이 다르고, 폐렴 발생 시 나타나는 증상과 진행속도가 다르며 약제에 반응 및 부작용이 모두 다르고, 식이 종류에 따른 기호도와 적응도가 다릅니다. 행복요양병원 의료진과 종사자들은 오랜 기간 환자분들과 함께하면서 이러한 환자 고유의 세밀한 특징을 치료에 반영하여 환자들이 최대한 건강하게 여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료, 간호, 식이, 재활치료 등의 총체적 치료의 변화는 환자에게 의학적 상태 악화 및 정서적 상태 악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점에 대한 보호자분들의 걱정은 단순한 우려가 아닌 환자분에게 닥친 실체적 위험에 대한 것입니다. 어느 한 보호자분은 “요양병원 환자의 전원은 이사를 가는 것과 같은데, 모든 살림살이를 다 두고 몸만 달랑 나가라는 것과 같다, 이건 죽으라는 하는 것하고 같은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은 그냥 이사도 아니라 강제이주나 마찬가지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요양병원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환자들이며, 환자 중 약 60%정도가 치매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치매환자에게 급격한 환경 변화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로 인하여 증상의 급격한 악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치매 환자들의 전원은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였던 의료진 및 병원 직원, 간병인 등의 모든 인적 관계의 완전한 단절과 더 나아가 외적 생활환경(병실, 식사 공간, 재활치료 공간, 보행공간, 산책 공간 등)의 급작스러운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는 환자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처사입니다.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는 치매연관 행동 장애 및 불면을 유발하여 불가피하게 항정신병 약제 처방을 증가시키고, 일부의 경우 억제대 사용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행복요양병원의 환자안전위원회에서는 질 향상 활동을 통하여 항정신병 약제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소의 약제사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를 물리적으로 강박하는 신체 억제대를 단 한 명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행복요양병원에서는 요양병원에서는 매우 드물게 치과 진료과목을 운영하여 입원환자분의 구강 및 치아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으며, 단순 구강 관리가 아닌, 임플란트를 포함한 일반 치과병원에서 시행하는 모든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전 연구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치아 건강과 치매 위험이 서로 연관성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행복요양병원은 강남구 소속이지만 민간 의료법인에서 위탁 받아 회계상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병원입니다. 따라서 직원은 강남구 소속 공무원이 아닌 일반 요양병원 직원이기에 감염병전담병원 전환 시 대규모 사직이 예상됩니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어 운영 중인 서울시 직영 공공병원 의료진분들이 헌신적으로 환자 진료와 간호에 노력하고 계신 것은 충분히 알고 있으나, 그나마 고용과 복지가 안정된 공무원 신분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직원, 특히 의료진의 경우 다른 비슷한 급여를 받는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기에 모두 사직 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98%의 의료진이 사직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실제 서울시 첫 전담요양병원인 느루요양병원도 한의사 병원장을 제외하고 기존 의사 및 간호사 전원이 사직하였으며 다른 운영 중인 전담요양병원에서도 대규모 사직이 발생하였습니다. 감염병위기상황에서의 감염병 관리기관의 임시적인 지정에 관한 감염병예방법 제37조 제1항 제1호6는 ‘행정청의 조치가 필요한 재난 상황’에 관하여 ‘감염병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거나 기존에 지정된 감염병관리기관만으로 감염병환자 등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를 특정하고 있습니다. 조치의 내용에 관하여도 ‘기존에 지정된 감염병관리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을 일정기간 동안 감염병관리기관으로 지정’으로 구체화하고 있고, 조치 대상기관에 관하여도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28조에서 의료기관 중에서도 그 범위를 ‘의료법 제3조 제2항 제3호 가목 및 마목에 따른 병원 및 종합병원’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단지 감염병예방법 제37조에 있는 내용만으로 요양병원의 감염병전담병원 지정이 가능하다고 하나,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28조 내용에 나와 있는 명백한 의료기관의 범위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서울시에서 전담 요양병원으로 운영 중인 느루요양병원의 경우, 의사인력은 1명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담당(주간 시간대)하고 있으며, 야간 및 휴일은 한의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연 아무리 경증의 코로나환자라 해도, 고령의 기저질환을 동반한 코로나환자를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한의사가 적절하고 전문적으로 볼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는 느루요양병원 간호 인력으로 간호 인력 전부는 중수본에서 (자원봉사자로 지원받은 인력을) 파견해주는 형식인데 과연 각 지역에서 모인 간호사들이 어떻게 서로 화합을 하여 안전하게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노인 환자 진료에서 중요한 것은 팀워크입니다. 간호사는 3교대 근무를 하면서 환자 상태에 대한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합니다. 팀워크가 없는 지원간호인력 만으로의 조합은 환자안전에 중대한 위험 상황이며, 노인 환자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요양병원 또한 전담요양병원 지정 통보 시 대부분의 의료 인력은 사직하고 빈 건물에 파견 의료 인력 위주로 병원 운영이 될 것이며, 실제 운영 시 환자 안전에 중대한 위험 요인입니다. 현재 급성기 전담병원에서 돌봄 업무로 인하여 의료진들이 많이 힘든 것으로 기사를 통하여 알려져 있습니다. 요양병원의 전담병원 지정 이유 중 한가지로 중수본에서는 돌봄 기능을 특화 하여 요양병원을 전담병원으로 운영한다는 것인데, 돌봄은 다름 아닌 ‘간병인 업무를 누가 하는지’에 관한 내용일 뿐입니다. 요양병원은 대부분의 돌봄이 중국인 간병인에 맡겨지는 상황으로 저희 병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전담 요양병원 지정 시 당연히 모든 기존 간병인은 병원을 떠납니다. 대부분 간병인이 중국인이며, 이들 역시 고령이기에 코로나감염에 대한 불안이 매우 큰 상태입니다. 따라서 실제 코로나 확진 환자 돌봄을 위한 간병인 구인은 국가 차원에서도 어렵고 병원 차원에서도 어렵습니다. 결국 전담요양병원으로 운영하려면 간병인을 새로 지원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지원하는 간병인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근거로 요양병원이 (코로나 환자의) 돌봄에 특화가 돼있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간병인은 거의 대부분 위생개념이 매우 낮습니다. 개인적 판단으로는, 이들을 격리병실에서 level D 방호복을 착용시키고 감염 안전수칙을 잘 지키게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담병원에 긴병인이 투입되지 못하고 간호인력이 돌봄 업무를 대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환자를 보기에는 부적절한 치료 역량을 가진) 요양병원에 파견해줄 인력을 기존 전담병원에 추가로 파견해 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돌봄 업무가 많이 요구되는 환자를, 전담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은 단순히 힘든 일이 되겠지만 요양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및 사망자 급증의 문제는 병상부족의 문제였고, 병상이 있어도 돌봄 요구가 많은 요양병원 노인환자의 경우에는 병상 배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발생한 문제입니다. 느루요양병원은 암 요양환자가 주로 입원하는 116병상 요양병원으로 최근 병상가동률 감소(50% 이하)로 병원에서 자발적으로 전담요양병원을 신청하였습니다. 느루요양병원은 전담병원 신청 당시 입원환자는 50명이었으며 모두 거동 가능하신 환자분이어서 느루요양병원 송파지점으로 전원이 이루어졌습니다. 1월 19일부터 운영을 시작하였으며, 현재 전담병원 병상은 68병상이며 병상가동률은 16%(2월4일 기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미소들요양병원은 403병상의 요양병원으로 2020년 12월 중순 경 코로나 집담감염이 시작되어 코호트 격리 조치 상태로 2021년 1월 중순까지 총 2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전담병원 지정 전 약 50명의 입원환자가 남은 상태로 현재 모두 전원 조치 되어 전담병원으로의 시설 보완 공사 중인 상태입니다. 미소들요양병원은 코호트 격리 기간 중 불가피하게 많은 직원의 사직이 발생하였으며, 전담병원 지정 후에는 그나마 남은 직원의 사직이 추가로 발생하였습니다. 전담병원으로 전환 시 약 200병상이 확보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요양병원 집단 감염 시 병상 부족으로 인한 코호트 격리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요양병원 자체의 본질적 문제도 있지만 그러한 열악한 곳에 코호트 격리 방식으로 확진자와 접촉자를 분리해주지 못한 것이 문제입니다. 초반 확진자만 제대로 전담병원으로 원활하게 전원 시켜주었어도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호트 격리와 요양병원 사망자 급증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지자 졸속으로 전담요양병원을 지정 추진하는 상황입니다. 요양병원의 코호트 격리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최근 보건의료단체연합에서 성명서를 발표하였으며 성명서 내용에 “정부의 ‘전담요양병원’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요양병원 코로나 확진자는 기본적으로 급성기 환자이고 일반 인구보다 건강상태가 취약한 집단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만성기병상인 요양병원을 활용해서는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담요양병원이 아니라 결국 중환자실이나 준중환자실, 급성기 병상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요양병원은 만성질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곳인데 급성기 질환인 감염병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요양병원에서 사망자가 속출하자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빨리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하였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며 "기존 운영 중인 감염병 전담병원을 추가로 확충하는 편이 더 나았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명확하게 전담병원으로서 요양병원이 부적절함을 지적하였으며,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전담병원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현재 행복요양병원에는 262명의 노인 환자들이 입원 치료 중입니다. 대부분 만성질환 및 중증 기저질환을 가지고 재활치료를 받으며 삶을 유지하고 회복하려 노력하는 분들이며, 이중 다수가 치매를 동반한 환자입니다. 환자들에게 강제전원은 의료적, 생활적인 환경의 총체적 변화를 가져와 환자에게 의학적 및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행복요양병원 환자들의 강제 전원은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다시 재고되어야 합니다. 행복요양병원의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의 추진은 기존 환자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전원문제를 발생시키고, 240명의 직원의 대량 실직의 매우 큰 희생을 요구하며, 결코 안전하게 코로나 환자를 치료 할 수 없는 병원을 만들 뿐입니다.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추진에 관한 성찰과 비판을 통해서 노인환자들이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칼럼|인사평가의 길 잃은 풍경들 2021-02-04 18:00:55
|노무칼럼|이동직 노무사(노무법인 해닮) 본말전도(本末顚倒). 뿌리와 잎사귀가 뒤바뀌었음을 뜻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주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 구별되지 않거나 일의 순서가 잘못 바뀐 상태일 때 ‘본말이 전도됐다.’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연말연시에 사업장에서 인사평가를 하거나 인사평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때 저는 어쩔 수 없이 이 고사성어를 떠올리며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어느 날 제조업체 대표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개업 초기부터 동거동락하며 잘 지내던 경영지원실 부장이 있는데, 최근 회의시간에 사사건건 이견을 제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상여금을 어떠한 기준으로 얼만큼 지급할지 논의했을 때도 회사의 위태로운 재정 상황을 걱정하는 척 시늉만 했지, 결국 대표인 본인이 제시한 동결안을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조목조목 반박하더랍니다. 며칠 전엔 부장이 본인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대관업무를 수행하다 실무 담당자에게 밉보이는 일이 발생해 향후 관급사업 참여시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래서 부장과 관련한 이 사태를 조기에 종결시키기 위해 꺼내놓은 카드가 바로 인사평가. 대표님은 인사평가의 엄밀한 잣대에 대해 제게 한동안 일장 연설을 한 뒤 비로소 그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문의했습니다. 물론 부장을 염두에 둔 채 말입니다. 최근에 명망 있는 한 중견기업 인사팀에서 '근무성적평정표'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영업사원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 분기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명목으로 나눠주고 싶은데, 이를 위해 근무성적평정표를 토대로 영업사원을 S등급에서 D등급으로 나누겠다는 게 인사팀의 골자였습니다. 하지만 근무성적평정표는 정성적 평가에 한없이 치우쳐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사명감을 갖고 근면성실하게 담당직무를 수행하고 있는지(책임성), 담당직무를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적극성), 상사 및 동료와 원만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협조성) 등 평가지표가 구체적이지 않고 계량화 할 수 없는 것들이라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친소관계, 사적우연에 따라 평가결과가 갈릴 여지가 다분했습니다. 게다가 거래업체에 상품을 파는 게 영업사원의 주요 직무임에도 영업실적을 무엇이라고 정의할지, 영업실적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지에 대해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근무성적평정표에 기재된 게 전무했습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IT 관련 한 젊은 스타트업에선 신입 기획자 및 개발자들의 직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당면 과제였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을 동기부여시키기 위해선 결국 금전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각 팀당 일정한 금원을 할당한 뒤, 팀원들에 대한 팀장의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공지가 나간 후 팀원들은 평가자인 팀장의 입만 쳐다보게 됐습니다. 팀원들은 팀장이 내린 방침에 허점이 있어도 토를 달지 못했고, 조금 더 생산적인 업무처리 방식이 있어도 입을 닫았습니다. 팀장은 프로젝트의 원만한 수행을 위해 팀원들을 다독이며 협조를 구해야 하는 입장인 탓에 팀원들에게 남보다 박한 평가를 내리거나 후한 평가를 내릴 수 없었습니다. 팀장은 인센티브가 모든 팀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평가결과를 중간값에 수렴시키고야 맙니다. 인사평가를 내세워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지표 없이 무턱대고 인사평가를 들이대거나, 인센티브를 나눠먹기 위한 도구로 인사평가를 악용하는 경우 등 과연 위 사례들을 두고 인사평가를 제대로 실시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이렇게 인사평가는 그간 산업현장에서 오용되고 남용돼 왔습니다. 오용되고 남용돼 왔다는 얘기는 그간 인사평가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폄훼돼 왔다는 의미겠지요. 인사평가는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인사평가의 공적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정의내린 상태에서 승진대상자를 가리거나 연봉 인상액을 결정하기 위해, 또는 직무교육 우선순위를 확인하거나 학습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인사평가가 실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인사평가가 직원들로부터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타당성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구체적이고 계량화 가능한 평가지표를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인사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평가자 · 피평가자에 대한 인사평가 교육 및 평가방식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이 선행돼야 할 겁니다.
병원 임직원 본인부담 감면 위법일까? 합법일까? 2021-02-01 05:45:50
비급여진료비에 관한 가격 책정, 할인 등이 비교적 느슨한 규제 하에 각 의료기관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환자 본인부담금은 홍보·마케팅에 있어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ㆍ알선ㆍ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문에서 “본인부담금 면제 및 할인”은 아주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부담금을 건드는 것은 절대 금기시 되는 행위 중에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다. 신용카드 할인, 포인트 적립 등도 비급여진료비에 한해서 진행하라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특히, 의료기관 임직원 할인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했는데, 보통 비급여진료비에 한해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게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였다. 보건복지부는 본인부담금을 할인하거나 면제할 경우에는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기에, 결과적으로 본인부담금을 할인함으로써 환자를 유인하고, 의료기관은 여전히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요양급여 청구까지 완전히 포기한 본인부담금 면제”를 조건으로 임·직원에 대한 본인부담금 할인을 검토할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해 왔다. 이에 대해 실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보건복지부에서 그런 해석을 하고 있는 이상, 대법원의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확실히 “괜찮다”라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각종 강연 등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해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다. 실무적인 관행과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부산지방법원 항소심에서 유의미한 판례가 선고되었다. “직원 및 가족에 대한 본인부담금 감면이 영리 목적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의료기관이 혜택을 제공한 감면 대상 범위와 감면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의료시장의 근본 질서를 뒤흔들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고, 본인부담금 감면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유인행위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본인부담금 감면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임직원 및 가족들에 대해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목적이 “환자 유인”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임직원들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진료비 할인 혜택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인 혜택의 범위를 넓혀서 N차 지인들에게까지 전부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준다면, 어느 정도의 환자유인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으나, 임직원 및 그 가족에 한정한 혜택을 두고 “영리목적이 있다”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런 맥락의 하급심 판결이 처음은 아니고, 아직까지 대법원을 통해 확정된 판례도 아니지만, 이번 부산지방법원의 하급심 판례는 임직원에 대한 진료비 할인 혜택 제공에 있어 조금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유의미한 판결이라 사료된다.
|칼럼|코로나 1년 단상…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 2021-01-25 05:45:55
필자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세계 제2차 세계대전 시리즈를 보았다. 이를 보며 참 놀란 것이 전쟁에서의 실패가 어떤 전력의 차이에 기인하는 경우보다, 상당 원인이 부하나 동료의 경고를 무시했을 때 발생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진주만 폭격도 부하의 경고를 무시해서 발생했고, 반대로 미드웨이 해전은 경고를 경청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뤘고, 지금도 치루고 있다. 물론 이 전쟁이 다 끝나고 나서 전반적인 평가를 해야겠지만, 이미 드러난 뼈아픈 실책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가장 큰 실책은 초기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해외로부터의 입국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는 1년 전에 "방역 골든타임 놓친 정부…호미 대신 가래든 셈"이라는 칼럼을 썼었다(2020년 2월10일자 칼럼). 필자가 당시 정부에 요청한 것은 위험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금지, 내국인은 입국시 2주간 자가격리였다. 초기 격리에 실패할 때 결국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종식까지 많은 시간, 인력, 비용의 낭비를 초래하게 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을 경고했었다. 단지 필자 개인의 의견이었으랴. 대한의사협회,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 집단이 한 목소리로 외부로부터의 차단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사실 질병관리본부장의 첫 국내 브리핑에서도 의료전문가인 본부장은 입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그런데 다음날 정부는 아직 입국금지에 대한 결정을 하지 못했으며 논의 중이라는 발표를 했다. 그 때 느낌이 참으로 쎄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 때 질병관리본부장이 좀 더 강력하게 입국금지를 요청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그 위치는 방역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나 보다. 결국 정부는 전문가 집단의 반복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타격을 이유로 입국금지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았다. 방역과 경제 둘 다 잡을 수 있다고 자만한 탓이었으리라.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했을 때 그 뒤 어떻게 됐는가? 누군가 이런 매우 적절한 표현을 했다.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잡고 있다고! 물론 전기모기채가 모기를 잡는 방식에 대전환을 가져왔듯이, 국내 방역 자체는 메르스 사태 이후 많이 발전했다. 진단키트가 굉장히 빨리 개발됐고, 확진자에 대한 역학 조사로 전파위험자들을 조기에 격리하는 시스템은 매우 유효한 듯 보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모기와 달리 무증상 전파가 가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점점 지역사회로 퍼져갔고, 이로 인해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확진자들이 점차 증가했다. 정부는 1차 대구발, 2차 이태원발 대유행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해외로부터의 입국자 관리를 강화했는데, 이 때는 이미 지역사회로 퍼진 상태라 그 효과가 강력할 수 없었다. 즉, 우리나라는 대만, 뉴질랜드와 같이 초기에 강력하게 입국 금지를 취한 나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넌 상태였다. 대만, 뉴질랜드가 우리나라보다 잘한 것이 뭐가 있겠는가? 초기 해외로부터의 차단을 확실하게 한 것 한가지뿐이다. 덕분에 이 둘 나라에서의 확진자는 대부분 해외 유입환자들이다. 외부로부터의 차단을 확실하게 할 때 그들도 비록 마스크를 쓰고 조심해야 했지만, 학교도 식당도 야구장도 정상적으로 열 수 있었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미국, 유럽보다는 낫지 않은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의 나라는 메르스를 겪지않았고, 신종플루를 잘 극복한 경험 탓인지 초기 경계에서부터 실패했다. 우리나라가 메르스 초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경계에서 실패했을 때 참혹한 결과가 초래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메르스를 겪어서 초기 경계에는 매우 예민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소리를 무시해 적극적인 조치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더 유감인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너무 많이 했고, 앞으로도 해야 되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적인 타격을 이유로 초기 입국금지를 강력하게 취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제는 지킨 걸까? 지켰다고 해도 그게 잃지 않았어도 될 생명과 전국민의 1년 이상의 심한 고생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필자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필자가 존경하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러스킨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유일한 부는 생명이고, 이 부를 얻기 위한 선결 조건은 정직과 애정이다' 사람의 생명에 유일한 가치를 두고 초기 해외로부터의 차단을 확실하게 했다면, 생명도 지키고, 교육도 지키고, 경제도 더 잘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코로나는 언젠가 종식되겠지만 이런 판데믹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그 때는 부디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대면 서류제출형 현지조사 주의사항 2021-01-25 05:45:50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의 여러 분야가 비대면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실시해오던 건강보험 현지조사 또한 예외일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2020년 2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요양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자제하면서 중단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복지부와 심평원의 입장에서는 현지조사를 마냥 연기하거나 중단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요양기관이 부당 청구한 내용에 대해 소멸시효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2020년 9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현지조사를 비대면 서류제출형 현지조사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어서 각종 요양기관과 원장님들이 이를 정확하게 알고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 비대면 서류제출형 현지조사란 복지부와 심평원의 현지조사관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진행해오던 현지조사를 대체하여 시행하는 현지조사 방법으로 기존의 방문조사와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복지부와 심평원이 요양기관에 보건복지부장관명의로 「요양기관 현지조사 사전통지서」와 「조사명령서」를 공문으로 보내면서 「요양기관 관계서류 제출요구서」를 첨부하여 보낸다. 「요양기관 관계서류 제출요구서」에는 대상기관, 서류제출 대상기간, 제출하여야할 서류의 목록, 제출기한 등이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공문이 오면 요양기관이 「요양기관 관계서류 제출요구서」에서 제시하는 서류를 직접 작성하여 심평원에 제출하여야 하며, 심평원 직원이 제출된 서류를 검토하여 전화로 내용을 확인하거나 추가 자료의 제출 등을 요구한 후에 마지막에는 원장이 서명한 확인서를 제출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비대면 현지조사의 결과도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실시한 현지조사와 동일하므로 요양기관이 부당하게 청구한 급여비용은 환수하고 환수금액이 클 경우에는 서류제출 대상기간을 36개월의 범위 내에서 연장하거나 요양기관 업무정지 및 과징금부과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비대면 현지조사과정에서 안타까운 점은 서류제출요구 공문이 오면 직원들이 일반적인 서류제출이라고 생각하여 원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상태로 해당서류를 제출하는 실수를 범하는 사례가 자주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원장도 모르게 현지조사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요양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비대면 현지조사가 방문형 현지조사 보다는 대응하기가 수월할 수도 있다. 현지조사관이 느닷없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어찌해야할 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받게 되는 현지조사가 아니라 공문을 확인하여 제출하라는 서류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요양기관이 무엇 때문에 현지조사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알면서 정확한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자료제출과정에서 건강보험에 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한다면 요양기관이 환수당하는 손실을 줄일 수도 있게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비대면 서류제출형 현지조사도 현지조사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원장이 긴장감을 가지고 직접 챙겨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중증질환 의료비 부담 해결책은? 2021-01-25 05:45:50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미국 FDA로부터 한해에 새로이 사용허가 승인된 항암제가 1~4 종류에 불과했으나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총 18개의 항암신약이 새로이 승인됐다. 신약 승인 이외에 기존 항암제의 허가확대까지 포함하면 여러 암종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사용 승인을 얻은 범위는 그야말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암환자에게는 기다리던 희소식이고 암환자를 치료하는 종양전문의로써도 쌍수를 들어 반길 발전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신약의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연 1억에 가까운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고, 종양전문의들은 환자의 사정을 눈치보면서 조심스럽게 신약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의 건강보험정책 당국자들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보험재정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앞으로 어떤 신약이 더 나올지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매년 피보험자인 국민으로부터 증액할 수 있는 보험재정은 한계가 확실한데 의료비의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지속적으로 감당이 가능한 선에서 필수적인 진료의 범위를 결정하고 보험급여를 부담해주는 반면 어느 이상의 고가 진료는 환자의 부담으로 남겨 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항상 보험정책 당국과 제약회사, 그리고 환자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중증질환 환자가 있는 가정의 경제적 파탄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없을까? 첫째, 경증 질환 치료비의 보험급여 범위를 줄여서 중증질환의 급여 범위를 넓혀 주는 방법이 있다. 이 방안은 정치적 판단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다. 둘째, 중증질환자라 하여도 질병의 경과에 따라 의료비 부담은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위암 3기 환자라 하여도 절반의 환자는 수술과 6개월의 보조항암치료만으로 완치가 되는 반면 나머지 절반은 중도에 재발해 끝없는 항암치료에 커다란 경제적 부담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동일한 본인 부담 5%의 적용이 아니라 질병 경과에 따른 맞춤형 보험재정 지원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행정적 부담과 이전보다 부담이 증가할 환자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셋째, 가장 좋은 방법은 신약임상시험(의뢰자 주도와 연구자 주도 모두 해당)을 국내에 많이 유치하고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효과가 기대되고 경제적 부담이 없는 신약 접근 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방법을 긴 안목으로 장기계획을 세워 진행해가는 것만이 미래 보험재정의 파탄을 막는 방법일 것이다.
렉키노나주 임상 2상 결과 보도의 문제점 2021-01-18 05:45:50
셀트리온이 드디어 코로나 항체치료제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비교적 예상했던 대로인데(항체 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보도 내용이 조금 과장된 점들이 있어서 간략한 결과 요약 및 몇가지 문제점를 짚고자 한다. 먼저 이 임상시험은 2상으로서 307명의 코로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204명은 치료제를 투여받았고, 103명은 위약을 투여받았다. 참고로 미국 FDA에서 긴급사용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 EUA)을 받은 릴리의 항체 치료제는 465명, 리제네론은 79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대부분의 보도 기사에 따르면 이 치료제가 중증으로 가는 발생률을 54% 감소시켰고,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는 68% 감소시켰다고 돼 있다. 그런데 코로나와 같이 중증으로 가는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질환에서 이런 방식의 데이터 제시는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서 치료군에서 중증 환자가 1명 발생하고, 위약군에서 2명이 발생하면 이 또한 발생률을 50% 감소시킨 것인데, 이런 경우 50% 감소시켰다고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상시험에서는 적절한 통계기법에 의해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됐는가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셀트리온 보도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체 환자에서 중증으로 가는 비율은 치료군 9명/204명(4.4%), 위약군 9명/103명(8.7%)였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전체적으로는 중증으로 가는 발생률을 줄이지 못했다. 그런데, 50세 이상의 폐렴을 동반한 중등증 환자에서는 치료군 7명/80명(8.8%), 위약군 9명/38명(23.7%)로서 p value 0.0418 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그러므로 제한된 환자군에서 중증으로 가는 비율을 감소시켰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일반적으로 고령을 정의하는 65세 이상에서의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는데, 같이 제시하는 것이 전체적인 경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제시된 유효성 지표는 임상적 회복에 걸린 시간인데, 치료군은 평균 5.4일, 위약군은 8.8일로서 약 3일 가량 단축됐고,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에서는 약 5~-6일 단축됐다는 점이다. 이는 데이터적으로는 분명한 효과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 회복에 까지 걸리는 시간은 환자간 차이가 매우 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체 치료제에 매우 신속한 반응을 보인 소수의 환자들로 인해 전체적인 중앙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중앙값을 비교한 경우 데이터의 distribution plot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회복까지의 시간이 빠른 점이 실제 방역 현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코로나 치료제로 가장 먼저 허가된 렘데시비르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입원한 환자의 회복까지 필요한 시간이 약 5일 정도 단축된 효과로 정식 허가됐으나, WHO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인공호흡기 치료 또는 입원 기간 감소와 같은 실제적 효과는 없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외래 환자의 회복까지의 시간 단축이 실제 방역에서 병상순환율 등 의료시스템의 부하를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을지는 추정하기 어렵다. 또 본래 셀트리온 임상2상의 주요 1차 유효성 지표 중 하나는 바이러스의 음전율이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으며, 몇 개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러스 음전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해서 식약처와 논의 중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매우 부적절한 답변이다. 임상시험을 디자인할 때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에 대한 정의(definition) 없이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상시험을 마치고, 이 지표에 대한 정의를 다시 의논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릴리의 항체치료제의 경우 바이러스 음전율에는 영향이 없었으나 이로 인해 효과가 저평가되지는 않았다. 요즘은 약물의 효과를 전체적으로(comprehensively)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일부 1차 유효성 지표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개발에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결과 그 자체를 정직하게 소통하면 된다. 정리하면 셀트리온 항체치료제는 릴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 유사하게, 중등증 코로나 환자에서 중증으로 가는 비율을 줄이는데 일부 효과가 있다고 판단된다. 아쉬운 점은 전체적인 임상디자인이 미국 등의 실정에 맞게 계획된 점이다. 이 3가지 항체치료제 임상2상은 디자인이 모두 입원하지 않고 산소 치료를 받지 않는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는 미국 등에서는 코로나 확진자를 동네 의원에서도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외래 베이스의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진료현실에도 불구하고 미국 FDA는 항체치료제를 2상 결과에 기초해서 허가하지 않았다(조건부 허가도 하지 않음). 긴급사용승인만 했다. 이는 2상 결과가 조건부 허가를 할 만큼 현저하지 않으며, 정식 허가를 위해서는 3상 결과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폐렴이 있는 50세 이상의 중등증 코로나 환자는 거의 모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 3,000여명의 코로나 환자 치료 데이터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는 13.2%가 산소치료 혹은 인공호흡치료가 필요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진료 현실에서 50세 이상 폐렴을 동반한 코로나 확진자는 외래 치료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이 임상시험의 결과를 그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입원해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추정하기 어렵다. 입원 및 산소 치료에 의문의 1패를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항체치료제의 허가에 있어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승인 또는 허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식약처는 raw data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이 부분은 식약처의 능력에 별로 신뢰가 안간다. 차라리 raw data 검증 경험이 있는 전문 CRO에 맡기길 바란다). 또 타 항체치료제와 유사한 정도이지, 조건부 허가를 할 만큼 현저한 치료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조건부 허가보다는 미국 FDA의 긴급사용승인과 유사한 제도를 활용해 승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대로 임상시험의 적응증이 우리나라의 진료현실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항체치료제의 특성 및 우리나라의 진료현실을 고려한 유연한 적응증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요양병원 집단감염시 상급병원의 과부하로 이송이 어려운 경우 초기 대응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항체치료제는 코로나 항체 음성인 경우 더 효과가 높으므로(리제네론 항체치료제 데이터), 코로나 확진 초기 항체 음성인 경우 치료제를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약물 사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의 결과가 드라마틱하게 나오지 않은 것은 충분히 예상된 결과였다. 이는 셀트리온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바이러스 질환에서 항체치료제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나치게 선전을 많이 해왔다. 가끔 정부가 셀트리온의 홍보대행팀인가 싶을 정도로 회사의 발표보다 정부의 발표가 더 많았다. 만약 결과까지도 조금이라도 과장해서 해석한다면 이는 과학의 영역에까지 국뽕이 개입하는 것으로서 결코 셀트리온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셀트리온은 이번 계기로 항체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셀트리온은 그냥 셀트리오니즘으로 놔두자.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With 코로나19, 급변하는 헬스케어 따라잡기 2021-01-11 05:45:50
2020년은 코로나 19로 시작하여 코로나 19로 끝난 한해였다. 하지만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한 혼란 중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 한해이기도 했다. 2019년과 2020년을 비교해 보면 마스크의 착용 유무 외에도 비대면 서비스의 확장,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투자 집중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실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액과 투자건수를 보아도 증명이 되고 있다. 락 헬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액은 총 94억 달러로 2018년의 82억 달러를 갱신했고 투자 건수 또한 22% 증가하였다. 비대면 서비스라는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이미 변화가 생활 속으로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오프라인 학회 개최가 어렵다 보니 온라인 기반의 학회가 시작되었다. 청중이 없고 방송장비만 있는 어색한 분위기에서 발표자들은 강의를 해야 했고 온라인 학회 참여자들은 다양한 장소에서 그 강의를 듣고 강의 후 실시간으로 질의 응답들이 이루어 졌다. 비대면 회의들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어색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국가간 장벽을 넘어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는 진료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19 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인 전화 상담과 처방이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다. 시작된 이후 7개월 간(2020년 2월부터 2020년 9월) 77만 3천건의 전화 상담과 처방이 이뤄졌고 지금도 이를 분석하는 여러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 외에도 코로나 19 진단 키트 업체들의 급성장, 인공지능(AI) 기반 임상 의사결정 도구들의 점진적인 도입 증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 증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관심 증가, 바이오 테크 기업들의 라이센스 아웃 계약 증가 등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빠른 헬스케어 변화의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의사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닥터스 바이오 헬스케어' 포럼만 예를 들어도 630명이 넘는 의사들이 새로운 헬스케어 지식과 흐름을 같이 공부하고 있다. 의대 교수, 개업의, 봉직의 이면서 바이오 스타트업, 디지털 헬스케어의 스타트업 대표로 근무하는 의사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뿐만이 아닌 이러한 스타트업을 평가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 엑셀러레이터(AC)의 투자 심사역으로 근무하는 의사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변화를 따라잡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의사들은 헬스케어 영역의 전문가이다. 전문가로서 국민들에게 해가 예상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하며 옥석을 구별해서 알려야 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디지털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 등 아직 효과가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검증하고 논문으로 알려야 한다. 그것이 헬스케어 변화 따라잡기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 닥터스 바이오헬스케어 포럼 김준환 공동대표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통합내과 교수이자 DHP(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코로나 백신 확보 허둥지둥 "선택과 집중해야" 2021-01-04 05:45:50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 대책이 늦었다. 정부가 좋아하는 OECD 데이터에 따르면(공공의대를 밀어붙일 때 OECD 데이터를 활용), 우리나라의 백신 확보는 OECD 37개국 중 34위라고 한다(12월22일 기준). 이는 정부가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백신 확보를 하고 있지 않다가,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임상결과가 예상외로 빨리, 그리고 매우 양호하게 나오고, 미국과 유럽에서 백종 접종을 시작하게 되자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백신 확보 전략이 우려스럽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확보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코박스 퍼실리티 1,0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이다. 즉,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 확보를 뒤늦게 한 것은 정부의 실책이나, 늦게 시작할 때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예를 들어서 미국, 유럽, 일본 등이 다양한 백신을 인구의 여러 배 이상 확보한 것은 어떤 백신이 성공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두가지에 몰빵했다가는 망할 수가 있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2개의 백신이 성공한 상태에서 백신 확보를 시작했다(물론 논의는 그 전에 시작했겠지만 계약을 기준으로). 그렇다면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을 배제하고 안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늦게 시작하는데,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이 있다면 전체적인 코로나 방역 대책 수립에도 혼란이 오고, 국민들의 불안도 가중될 뿐이다. 그런데 정부가 확보한 백신들에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이 너무 많이 있다. 코박스 퍼실리티를 통해 어떤 백신이 언제 공급될 지 결정이 되지 않았으며, 얀센은 아직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았고 당연히 그 결과를 모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의 MHRA는 승인을 했다고 하지만, 대표적 규제기관인 미국의 FDA와 유럽연합의 EMA는 승인하지 않았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3상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용법/용량이 확증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 백신을 승인할 때 용법/용량을 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 한가지는 Lancet에 발표한 중간 분석 결과를 정리한 필자의 칼럼(2020.12.14.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2~3개월 뒤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은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영국 또한 이를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까지(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뒤) 사실상 1분기가 소요된다. 즉, 1분기를 까먹고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분기에 맞는 것과 모더나 백신을 2분기에 맞는 것이 실제 백신 효과가 있는 타이밍상 유사한 것이고, 게다가 효과는 모더나 백신이 더 좋다. 이는 모더나 백신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정부의 계획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백신을 나누어 공급하려고 할 때 운송 체인을 아스트라제네카는 냉장 체인, 모더나는 -20도 냉동 체인, 화이자는 -60도 이하 냉동 체인 이렇게 3가지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경우 일반 의료기관에서는 접종이 불가능하고, 소수의 접종 센터를 별개로 지정해야 되서 백신 접종의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 냉동 체인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있고, 과연 냉장 체인조차 제대로 없는 우리나라에서 -60도 냉동 체인이 잘 구축될지도 의구심이 든다. 더군다나 화이자 백신의 공급시기는 여름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냉동체인 구축에만 수백억이 들 가능성이 있고, 나중에 다른 용도로 쓸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과연 이렇게 하는게 효율적일지 검토가 필요하다. 모더나의 경우 -20도 냉동 체인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일반 냉장고의 냉동고가 -20도 냉동고이기 때문에 표준온도계 등으로 냉동고 정도관리를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일반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백신의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칼럼을 쓰는 오늘(2020.12.31) 국내 회사가 모더나 백신의 위탁 생산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위에 언급한 여러 사항과 오늘의 뉴스를 종합해서 고려할 때 모더나 백신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필자는 모더나라는 회사를 코로나 때문에 처음 알게 됐고 아무런 conflict of interest가 없음을 밝혀 둔다. 스포츠 경주에서 계주는 역전의 묘미가 있다. 1등으로 출발한 팀이 최종 우승자가 되는 경우가 오히려 별로 없다. 때론 경주자가 넘어져도, 심지어 바톤을 떨어뜨려도 역전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힘을 믿는다. 다만 정부의 시나리오가 불안할 뿐인데, 정부가 차분히 선택과 집중을 잘 해서 역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기를 바래본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년칼럼|With코로나19, 미래의료 어떻게 바꿀까 2021-01-04 05:45:50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의료서비스의 수요를 폭증시키고 백신, 치료제 등의 제약수요도 폭증시켰다. 그러나 특정 감염질환에 대한 수요이기에 격리병동, 중환자실 등 특수시설은 모자라고 기존 질환자들의 병의원 방문 기피현상으로 특히 의원급 환자의 급감으로 인해 의료분야도 지금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변하지 않으면 붕괴가 될 수밖에 없다. 신속함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엄격한 규제가 일반적인 백신 및 신약개발 정책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병의원의 타격은 경증환자의 병의원 방문 기피 현상으로 대형병원은 20% 정도의 환자 감소로 인한 적자가 발생하였으나 개인의원은 평균 50% 정도의 매출 급감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의 환자감소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내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등 감기, 독감 등 호흡기 감염질환자들의 비중이 컸는데 국민의 생활방역으로 급성 호흡기 감염환자가 준 대다가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이 코로나19와 구별이 어려워 증상이 있을 경우 개원의 방문 이전에 보건소 등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하고 음성이 나와야 진료가 가능하여 개점 휴업상태에 가까워 의원 운영이 심각한 상태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몇몇 병원은 코로나19 환자가 응급실로 내원하거나 병실에 입원하여 응급실 또는 병원 전체 폐쇄를 경험하였다. 이후 병원 건물 밖에 코로나19검사 임시 시설을 구축하여 고열,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사전에 감염 확인을 한 후 병원 안으로 진입을 허용한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이 많다는 것이 알려진 현재 이 방법도 완벽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는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응급상황에서도 비대면 진료가 필요함을 뜻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정부는 원격의료 반대에 부딪히자 비대면 진료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원격의료는 고가의 장비와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상업적 영리가 개입하지만 비대면 진료는 통신 수단을 이용한 1차 의료기관 중심의 기존 의료체계 내에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3~5년 지속된다면 현 체제로서는 개인의원의 존립이 어려워져 결국 적절한 선에서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한 타협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 경제를 불황으로 빠뜨리고 있어서 주요국 정치 지도자들을 곤혹하게 하고 있어 10개월 만에 신속 임상시험과 허가를 승인하는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안정성을 중시하여 엄격했던 의약품 규제 제도의 유연한 변화는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한 여러 제약회사가 동시에 백신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이 신속히 이루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렘데시베르가 에볼라 출혈열 창궐이 사라지면서 임상시험이 중단되었는데 이를 개발한 길리어드 사이언스 회사가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행하여 회사가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부작용이 강해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였는데 일부 환자에서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치료제로 미국 FDA가 긴급사용승인 조치를 하였다. 이 정도의 효과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승인되기 어렵지만 다른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이어서 신속허가를 하는 제도를 이용하였다. 그 외에도 줄기세포 등 새로운 치료가 응급임상시험 승인 및 다른 치료법이 없는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목적사용승인이 되어 신약개발 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이는 국민뿐만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여 빠르게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규제 정책에도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인류가 역사적으로 경험해 오던 수많은 질병 중에 하나다. 지금까지 인류는 특별한 과학지식 없이도 극복을 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따랐다. 현대는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희생을 줄이면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이러한 팬데믹은 그동안 탐욕에 빠진 제약회사와 이들을 규제하던 국가의 비효율적인 신약개발 과정을 합리적으로 바꾸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공공적 협업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