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구조 혁신을 통한 글로벌 기업 탄생을 기다리며 2015-12-24 08:52:34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조사 발표한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파이프라인 현황 및 투자 계획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기업별 벤치마킹 모델로 테바와 길리아드가 1, 2위로 손꼽혔다. 테바는 글로벌 제네릭 의약품 세계 1위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개량신약 개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보와 효율적인 펀드 지원을 강화하고 있고, 길리아드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 매출22위를 기록하면서 HIV 포함 감염증 치료제 위주의 특화전략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테바와 길리아드 두 회사 모두 기본적인 의약품 연구개발력 외에도 비즈니스 경영 전략의 차별화를 통해서 바이오테크기업에서 일약 세계굴지의 기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업 성장의 주요 동력은 의약품개발의 오픈이노베이션과 지속적인 M&A였다. 제약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를 살펴보면 전통적인 모델은 매출중심, 거대시장 진출, 질환중심 화합물신약 후기 개발단계의 라이센싱, 대량판매와 고가 의약품 의사 중심의 마케팅, 일반적인 규제, 특허보호, 제한적인 무역에 있다. 현재의 모델은 아웃소싱 이익 중심, 틈새시장 진출, 질환기전 바이오의약품 초기 개발 단계의 라이센싱, 온라인 마케팅과 경쟁가격구조의 환자 중심 마케팅, 규제 강화, 병행수입, 제네릭 선호에 있다. 지금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모델은 이해관계 중심, 이머징 마켓 진출, 맞춤형 의약 치료진단 유전자 포트폴리오 구현, 다중 채널 마케팅과 소량판매, 비용 효과 수요 마케팅, 더욱 심화된 규제 강화, 자유무역 특허보호 무력화를 지향하고 있다. 결국 국가 차원에서 국내 제약기업과 바이오테크기업을 테바와 길리아드 같은 다국적제약회사로 성장 시키려면 내수시장에서 제약산업을 육성하려는 좁은 시야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의약품 개발의 오픈이노베이션과 M&A의 비즈니스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의 글로벌 경영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2011년에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의 제정에 직접 관여했던 필자는 이 법이 단순하게 혁신 형 제약기업의 선별을 목표로 작동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도 제약산업 구조의 혁신적인 개편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본다. 제약산업의 미래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통한 다국적제약회사의 탄생이 갈급하다. 국내 제약산업 구조의 혁신적인 개편을 통해서 우리나라 제약기업과 바이오테크기업이 하루라도 빨리 다국적제약회사의 자격으로 글로벌 의약품 규제시장에 당당하게 입성 할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칼럼의 내용은 메디칼타임즈 편집방향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불통의 아이콘이 된 추무진 회장을 위한 제언 2015-12-21 05:15:47
|칼럼|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가 지나가고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 추운 것 같습니다. 매년 그렇지만 올해 의료계는 더욱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의료일원화 ,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 의료인 행정처분시효에 관한 의료법 개정뿐 아니라 내년 총선 이후에 논의가 본격화 될 원격의료 등 의료계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일들이 산더밉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겠지만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조짐이 좋지 않습니다. 추무진 회장을 불신임하겠다는 움직임이 이곳저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추무진 회장과는 안면이 오래됐습니다. 수 년간 경기도에서 살을 부대껴 온 만큼 최근 논란은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그의 꼼꼼함과 순수한 마음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가 '불통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현 시점이 아이러니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가감없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협 집행부의 회무에 뼈 있는 조언을 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의학 교육을 통한 의료일원화의 방안은 장기적으로 보면 옳바른 방안일 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중단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끼웠습니다. 의협은 의-한 정책협의체에 참여해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막아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자세히 보면 복지부는 언제나 그렇듯 예정된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그걸 의협은 유예됐다고 착각한 것은 아닐까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의는 질질 끈다고 국회 발의 법안처럼 자동 폐기되는 것이 아닙니다. 복지부는 왜 의협과 한의협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운용하려 했을까요. 의협이 참여하지 않은 정책협의체를 통해 복지부가 한의사 사용 가능 현대 의료기기 리스트를 발표하기란 심적인 부담이 큽니다. 쉽게말해 복지부 마음대로 의협의 합의나 검증을 얻지 못한 채 퍼주기식 의료기기 허용이라는 모험을 감행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협회가 정책협의체에 참여하면서 잘못 끼운 단추가 더욱 어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복지부로서는 의협이 참여해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에 합의했다는 핑계거리가 생겼습니다. 반면 의협은 내심 의료일원화 논의로 지금껏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착각'하고 있을 테지요. 안타깝지만 모든 회무의 판단은 결과론적이어야 합니다. 이는 회무를 집행하는 사람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어떤 회원도 일만 열심히 하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집행부를 용인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영 여건을 걱정하는 회원들에게 의료일원화는 의약분업만큼 파급력을 가진 밥줄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지요. 복지부가 26일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가능 리스트를 공개한다는 설이 파다합니다. 뚜껑이 열렸을 때 의협 집행부는 과연 플랜B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더구나 의료와 한방의료 간 교류를 촉진하고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복지부의 중재안을 보면서 더 이상의 논의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중재안에는 복지부의 의중이 들어있습니다. 의-한 정책협의체로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면 이렇게 길게 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복지부는 의료일원화를 들고나온 의협을 보면서 쾌재를 불렀는지 모릅니다. 복지부가 교차진료 확대를 의협에 제안한 건 "어차피 의료일원화를 주장했으니 그럴 바에야 미리 교차진료를 해보는 게 어때"라는 말이 생략된 것이니까요. 의협은 한술 더 떴습니다. 의료일원화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교육일원화를 들고나온 것이지요. 교육을 받기 전까지는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하는 논리입니다. 한의협은 과거부터 의대 교과 과정의 75%를 이미 배우고 있다고 선전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교육일원화의 논리는 한의협의 "교육을 받고 의료기기를 쓰라고? 우리 이미 배웠어"라는 논리 앞에 자유롭지 않습니다. 의료일원화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막을 근거에서 사용을 위한 근거로 탈바꿈했다는 소리입니다. 의협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요? 너무 멀리, 오래 왔습니다.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즉각 복지부 , 한의사협회와의 대화를 중단하고 복지부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면 복지부의 행위가 적법한 행위인가에 대해 법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정도는 제언해 드릴 수 있겠네요. 이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의사는 희생만 감내야하 하는 고귀한 존재가 아닙니다. 의사 역시 노동자라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때입니다. 의료일원화라는 껍데기 논리 싸움은 이제 벗어던시라는 간곡한 제언으로 마지막 말을 갈음하겠습니다.
|칼럼|한국의료기기 동유럽 진출 교두보 마련 2015-12-14 05:14:59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12월 2일에서 4일까지 경제사절단으로 체코 프라하를 방문하였다. 우리 조합이 체코를 방문한 것은 5년만이다. 5년 전 체코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시장개척단을 구성하여 현지 바이어들과 매칭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큰 수출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한국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현지 바이어의 관심을 얻는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체코에서는 한국의 영상진단기기와 치과용 임플란트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매출 또한 많이 증가 하였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BMI에 따르면 동유럽 주요 8개국의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58억 7천만 달러이며 그 중 폴란드의 시장규모는 약 21억 4천만 달러, 체코의 시장규모는 약 14억 달러, 헝가리의 시장규모는 5억 4천만 달러 수준으로 각 국가 별 규모는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동유럽은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 확대와 공공병원 노후화에 따른 의료기기 교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EU기금(2014~2020) 관련 프로젝트들이 본격 발주될 전망이다. 이미 폴란드에서는 6개의 병원이 EU 기금 지원을 활용하여 병원 현대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체코는 의료환경 향상을 위한 3차 운영프로그램(Third EU Health Programme 2014-2020)을 EU에서 최종 승인 하여 약 4억 5천만 유로가 배정되었다. 이처럼 의료기기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동유럽 특성 상 가격에 민감한 시장이기 때문에 진단기기, 치과용 임플란트 등 우리 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를 특화하여 고가의 서유럽 제품을 대체 할 수 있도록 공동 프로젝트를 통한 수요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우리기관은 체코제조유통협회 및 체코구강의학협회와 MOU를 체결하여 체코를 비롯하여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제조업체는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성과는 기본적으로 한국 의료기기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만큼 우수한 품질관리 역량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우리 의료기기 업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한국 의료기기산업은 이제 선진 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원천기술 개발과 현지 마케팅, 인허가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처럼 정부는 기업이 자생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조합은 정부와 협력하여 회원사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여, 제조업체의 수출 증대와 한국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칼럼|사건마다 규제강화 법안개정으로 국민건강 지킬텐가 2015-11-30 05:14:56
우리나라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준 2015년 5월 발생한 메르스 사태가 6개월이 지났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정규직 역학조사관은 아직 단 두 명에 불과하다. 감염관리전문연구병원 신설,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실질적인 대책 대신 병의원의 감염을 관리 감독하고 필요시 감염병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규제하는 규정이 생기고 관련 법안만 수십 개 발의되었다. 한편,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의사의 부인이 비 의료인으로 실질적인 의원운영을 하면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 환자가 집단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약 30년 의사경력의 필자도 처음 본 사건이니 국민들과 언론의 비난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10만 명의 대한민국 의사 중 단 한명도 이 사건을 옹호하지 않는다. 대한의사협회도 즉시 윤리위원회 회부하였으며, 의료법 및 의료법 시행규칙 위반에 따른 해당의사의 철저한 조사 와 징계를 보건복지부에 요구하였다. 의료인의 결격사유를 규정한 의료법 제8조에 해당하며 의료법 제65조에 의해 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여야한다. 면허대여 등의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의료인 결격사유의 경우 현행법은 엄격히 면허취소토록 하고 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33조 10항에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처치에 사용되는 기구 및 물품의 사용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 시 동 시행규칙 제63조에 의거하여 행정처분토록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이 현행 의료법과 의료법 시행규칙에 엄연히 존재하고 이를 위반한 범죄행위이므로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법원의 판결에 의해 처벌하면 될 것이다. 법치국가에서 범죄의 재발방지 대책은 범법자에 대한 공정한 판결과 엄정한 처벌이지 범죄 발생 시마다 새로운 기구나 규제로 행정비용과 행정인력을 늘리는 것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메르스 사태 후 감염전문인력 양성에도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현실을 감안하여 대한의사협회와 의학회가 제안한 국가 감염병 예방관리 선진화 중장기계획은 무시하고 규제법안만 열심히 만들어낸 복지부에서 이 사건 대책으로 중소병원까지는 감염관리 현황을 점검을 하고 의원급은 감염 관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4년 한해 교통사고 발생 건수 22만 건, 사망자 4647명, 부상자 33만 명이다. 교통사고 현장의 신호체계 개편, 도로구조 개선 등의 노력으로 그 발생건수가 줄었다고 하는데, 행정자치부도 복지부처럼 사고 발생 시마다 교육이나 처벌을 강화하는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을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이번 다나의원 주사기 재활용 사건도 환자가 신고한 것이 아니라, 주위 의사의 제보에 의한 것이다. 모든 부분을 복지부에서 갖고 관리하고 있으니 헛점이 더 생기고 관리가 힘들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 변협처럼 의협의 자율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회원징계권을 부여해야한다. 전문가인 의사협회가 있는데, 비전문가인 복지부 공무원을 늘려서 규제를 해도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해서 모두 파악하고 대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의 추가부담 없이 변협처럼 의협에 자율 조사 및 징계권부여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고 의협이 잘 못하면 의료법 제32조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대한의사협회의 정관을 변경하거나 임원을 새로 뽑을 것을 명하면 될 것이다. 의학과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을 모르는 상황에서(의사공무원이나 의사의 자문을 받는다고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병의원을 운영하면서 실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없다.)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복잡한 과정보다 책상위에서 처벌과 규제강화법안만 생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관료의 수가 증가하고 국민세금으로 지출되는 비생산적인 비용이 늘어난다. 관료들은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자기들이 결정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곳에서 작은 정부와 규제철폐를 외치는 이유도 민간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칼럼|엉터리 의료일원화는 각자도살 지름길 2015-11-27 05:15:30
얼마 전 의료계는 순천에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지역 국회의원 등의 움직임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했다. 지금도 의사 수가 과잉 상태이고 일부 지역의 병원이나 의사 부족은 잘못된 의료제도로 인한 배분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실 국립순천대의 의대 설립을 허가해주는 대신, 다른 국립대학의 의대 정원을 줄이는 식으로 절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 봇물이 터지면 여타 지역에서도 너도나도 의대 설립을 주장할 것이므로, 여기서 더 밀리면 안 된다는 의료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렇게 겨우 지켜낸 의사 수가 불과 40~50명이다. 적은 수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음 얘기를 들으면 그건 시쳇말로 새발의 피다. 며칠 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주최한 의료일원화 토론회에서 의협은 2025년까지 시기를 못 박아 일원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말이 좋아 의료일원화지,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한의사들에게 - 약간의 교육을 거쳐 - 의사 면허를 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획한 사람이 다름 아닌 추무진 회장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한의사에게 의사 면허를 부여하면 안 되는 이유들은 그동안 의료계에서 충분히 제기되었으므로 그것으로 갈음하고, 일선 진료 현장의 상황을 감안하여 문제점을 지적해본다. 통계에 의하면 2015년 한의사의 수효는 약 2만3천명이고 매년 약 800명씩 늘어나고 있다. 10년 뒤인 2025년에는 한의사의 수가 3만 명이 된다는 얘기다. 한의사들은 의사와 같은 수련과정이 없고 또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는 수도 매우 적다. 따라서 현재 한의사 2만 3천 명 중에서도 거의 2만 명이 한의원에서 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한의사에게 의사 면허를 부여하거나, 최소한 의사에 준하는 의료행위(현대 의료기기 사용 등)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개원가에는 직격탄이 된다. 지금 기준으로 2만 명, 10년 뒤에는 3만 명의 개원의사가 늘어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한의사를 의사에 무작정 포함시키는 의료일원화를 시행할 경우, 의사 수 10만에 한의사 2만이 더해지는 식이 아니라는 거다. 의료의 근간이 되는 일차의료, 즉 개원의들 입장에서는 현재 약 3만 5천 명 정도 되는 개원의 숫자에 2만 명이 더해져 졸지에 수효가 60%나 늘어나는 셈이 된다. 개원가에서는 지금도 불법적인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으로 ‘의사 흉내 내기’를 하는 한의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단지 의료법 위반에서 그치지 않고 많은 분쟁을 야기함으로써 국민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만약 이들에게 의사 면허를 주거나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을 허가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아가 엉터리 일원화로 의사 면허가 통합이 된다면 당장 개원의들한테는 재앙이 닥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점점 더 고사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의사 숫자 급증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다. 이는 의협이 전혀 예상치 못하고 있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과거에 의료일원화의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십여 년 전에도 한참 일원화가 논의된 적이 있었는데, 하다못해 당시에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을 통폐합하고 정원을 줄이는 방식을 취했더라면 지금 20대인 한의사들은 그 혜택을 받았을 것이고 의료계에 미치는 충격도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배출된 한의사들의 학력 수준은 높고, 이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유익한 일이다. 또한 현대의료기기 불법 사용 등을 행하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서 소신껏 일하는 한의사들도 많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일원화를 하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다. 그동안의 숱한 갈등으로 인한 감정의 골도 크다. 더욱이 일차의료가 점차 고사되고 도산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판국에 의협은 자기 식구들 생계부터 책임을 져야지 남의 집 사정 돌아볼 여유가 있는가. 몇 년 전부터 의료계에서는 협회를 믿지 말고 각자 알아서 살길을 찾으라는 ‘각자 도생’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어느 때부터는 ‘각자 도산’으로 바뀌었다. 만약 의협이 끝내 회원들의 생존 위기를 무시하고 학문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맞지 않는 의료일원화를 강행한다면, 지난 2000년 강제 의약분업 시행 못지않은 큰 후폭풍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개원가를 파멸시키는 엉터리 일원화는 이른바 ‘각자 도살’이다.
|칼럼|"의료인 자격정지 시효 기간 5년으로" 2015-11-25 12:24:45
의료인의 자격정지처분에 시효기간을 신설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사실상 의견 접근이 이뤄져 25일 중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는 24일 15건의 의료법 개정안을 상정해 병합 심사했다. 의료인 등의 자격정지처분 시효기간 신설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률안이다. 개정안은 자격정지처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의료인에게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할 수 없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입법안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의료분야 특수성을 감안해 시효기간을 7년으로 하고, 공소가 제기되면 시효를 정지하는 식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김 정책관은 자격정지처분의 주된 사유는 급여비 허위청구, 리베이트 수수 등이라고 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복지부가 현지조사를 제대로 안 나가서 적발과 처분이 늦어진다. 정부가 게을러서 생기는 일을 시효기간을 연장해 해결하겠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정책관은 최 의원의 지적에 대안을 내놨다. 위반정도와 처분사유 등의 경중을 따져 시효기간을 달리 정하자는 내용이었다. 김 정책관은 "공소가 제기되면 시효가 정지되는 것을 전제로 거짓청구나 무면허 의료행위 등은 7년, 나머지 위반행위는 5년으로 달리 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다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사는 행정처분 시효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고 공인회계사, 변리사, 관세사와 공인노무사도 행정처분 시효기간이 3년이다. 행정처분 시효기간을 입법자가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등에 정해 놓은 것은 오랜 기간 동안 피처분 대상자의 법적 불안정성 상태는 잘못된 것이고 국민의 신뢰보호를 위함이다. 하지만 유독 의사면허에 대해서만 이런 행정처분 시효기간이 없어 대한민국 의사만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었다. 이번에 비로소 미비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입법이 된다고 하는데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어야 한다. 의료인 자격정지처분 시효기간을 5년으로 한 입법안도 사실 3년으로 설정된 변호사 등에 비해 형평성에 맞지 않다. 하지만 복지부는 의사에 대해서는 7년을 주장했다. 타 직종은 3년인데 의사는 왜 7년으로 해야 되는지 궁금하다. 복지부는 타협안으로 허위청구나 무면허 의료행위를 매우 나쁜 것으로 매도하며 7년으로 하고 나머지는 5년으로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무면허의료행위, 허위청구를 엄청나게 나쁜 행위라고 복지부는 말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선 매우 애매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처분조차 그동안 선별적으로 해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비롯해 대학병원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는 PA가 수백명 상존함에도 대학 병원은 면허정지 한 번 없이 유지되고 있다. 간호조무사가 검사를 하거나 핫팩을 환자에게 대준 것이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것인데 의사, 한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에게 가능한 의료행위는 실제 유권해석에서 매우 애매하고 애매한 행정해석이 적용돼 수많은 의사가 면허정지를 당하고 있다. 허위청구와 부당청구의 개념이 애매하고 허위청구인지 아닌지 다툼의 수많은 행정소송이 이루어지고 실제로 회원들이 승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변호사 2년, 공인회계사와 변리사가 3년으로 국민으로서 법적안정성을 보호받아야 한다면 환자의 질병을 다루는 의사는 더욱 법적안정성을 보호받아야 한다. 변호사가 2년인데 의사만 7년으로 하는 것은 실효성이 현저히 없는 것으로 의사도 변호사, 변리사와 같이 하던지 변호사, 변리사도 7년으로 하든지 법률의 형평성에 따라 5년으로 해야 한다.
|칼럼|국제의료지원법 후폭풍 몰랐다면 의협은 저능아 집단 2015-11-24 11:59:18
해외의료지원법은 원격의료와 일차의료 붕괴의 신호탄이다. 이명수 의원이 2014.10.24.에 발의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안과 최동익 의원이 2015.4.16.에 발의한 의료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유치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병합 심의 되어 소위 해외의료사업지원법안으로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더불어 이 법은 의료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일차의료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법이 될 수 있다. 이 법안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것이 없어 보이지만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 번째 민간보험사의 해외환자유치관련 부분이다. 법에 따르면 해외환자유치업을 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며,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국내에 사무소를 설치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어디에도 민간보험업자는 안 된다는 언급은 없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잘 아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 보험회사가 해외환자유치업에 뛰어들어 환자를 데려오고 그 보험사와 계약을 한 의료기관만이 외국인 환자를 보게 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이 보험사가 갑이 되는 의료시스템이 만들어지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더 쉽게 말하면 의원급 의료기관이 대자본의 네트워크 의원이 되는 것일 수 있다. 말 안 들으면 계약 안하고 환자 안 보낸다는 말이다. 두 번째 원격의료에 대한 사항이다. 법 어디에도 원격의료란 말이 없다. 다만 해외의 의료인과 국내의 의료인 및 소속의료기관의 의료인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환자에 대한 상담과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고만 되어있다. 다시 말해 시행령에서 시설 장비 방법 등을 풀어버리면 스마트 폰 등으로 간호사 등을 통하여 아무데서나 원격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또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도 없기 때문에 병원급 의료기관도 참여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만 안 들어갔지 환자유치에 민간보험사의 참여와 간호사가 돌아다니며 스마트 폰으로 병원급 의료기관과의 원격진료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다음 수순은 이렇게 얼마쯤 해보다가 국내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론몰이 해서 의료법 개정해 버리면 여태껏 막아왔던 것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이다. 어쨌든 이 법에 두 가지, 즉 원격의료와 민간보험사 참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상정을 저지해야 한다. 그야말로 헬게이트의 서막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의협이 이를 알고 동의 했다면 복지부와 모종의 뒷거래가 있다는 말이고, 몰랐다면 저능아 집단인 것이다. ※칼럼의 내용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복지부, 심평원부터 대한민국 법 지켜야 2015-11-19 11:30:18
지난주 한 회원으로부터 현지조사가 나왔다며 제게 도움을 청하는 연락이 왔는데, 매번 이런 연락을 받을 때마다 보건복지부의 소위 불법 갑질을 당하는 회원들 사연에 많이 화가 납니다. 행정조사기본법 1조에는 행정조사시 준수해야 할 기본원칙·행정조사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행정조사의 공정성·투명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하러 나오는 복지부 공무원들은 법에 명시된 행정조사의 기본사항을 전혀 준수하지 않습니다. 행정조사기본법은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해 조사자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기본사항들을 명시한 법임에도 아래와 같이 오히려 조사자인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버젓이 불법을 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법이 만연함에도 대한의사협회는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고 있으니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첫째, 사전통보 의무를 어기고 갑자기 들이닥치는 불법조사를 행하고 있습니다. 행정조사기본법 17조 1항에 행정조사시 조사개시 7일 전에 조사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저에게 복지부 행정조사가 나왔다고 전화가 온 수 많은 회원들에 따르면 위의 17조 1항을 준수한 사례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 사전통지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말 그대로 그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지 지금처럼 전국 의료기관에 대한 모든 행정조사에서 17조 1항을 무용지물로 준수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피조사자에 대한 기본권 침해이고 공무원 직권남용죄입니다. 둘째, 복지부가 제시한 조사명령서를 보면 제가 본 모든 사례에서 언제까지인지 조사기간도 없고, 조사범위는 황당하게 '제반사항'이라고 되어 있으며 조사목적은 법을 잘 지키는지 보기 위하여라는 말 밖에 없습니다. 행정조사기본법 11조 1항에 따르면 조사자는 조사목적, 조사기간, 조사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피조사자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피조사자의 헌법에 보장된 방어권을 위해 육하원칙에 따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구체적 사유를 통보하라는 입법자의 취지이지 그냥 제반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나왔다는 막연한 하나마나식의 통보를 하라는 법이 분명 아닙니다. 제반사항이라는 막연한 사유와 조사범위는 통보를 하지 않은 것과 같고 그것은 명확히 행정조사기본법 11조 1항을 위반한 불법입니다. 의사이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피조사자의 방어권과 인권은 어디로 갔습니까? 조사기간도 언제까지인지조차 전혀 없습니다. 회원들이 이런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찰서에 가도 일반 국민에게 왜 조사를 하게 되었는지 육하원칙에 따라 통보를 하고 피조사자의 이런 행위에 대해 이런 죄로 조사를 하겠다고 고지하고 시작합니다. '그냥 당신이 대한민국 법을 잘 지키는지 조사하는 것이고 조사범위는 당신에 대한 제반사항이다'라고 하는 것은 참 기가 막히는 복지부와 심평원의 권력남용, 재량권 일탈의 실태입니다. 오죽하면 행정조사기본법 4조에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해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해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아니 된다. 행정조사는 법령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친절하게 입법자가 당부까지 해 놓았겠습니까? 조사권을 남용하고 처벌을 하기 위해 기습조사를 실시하고 조사범위와 기간조차 고지하지 않는 불법적 복지부의 현지조사 권한남용이 조속히 시정되기를 바랍니다. 회원들 회비로 운영되는 의협도 이런 명백한 위법적 조사와 회원들 기본권 침해에 대해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서 복지부의 슈퍼갑질을 통한 회원들의 관치의료의 고통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대한민국 의사는 더 버는 자도, 더 가진 자도 아니다 2015-11-10 05:10:00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은행 남자 직원의 경우 평균 18.6년 근속하고 연평균 급여가 1억100만원이라고 합니다. 연평균 급여가 1억이라면 과거에는 은행에 근무하는 직원에 비해 의사들의 연봉이 훨씬 높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렇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근무시간으로 보정한 시간당 임금은 훨씬 낮습니다. 그럼에도 은행노조는 '민노총 사무금융노조'에 소속돼 붉은 띠를 매고 근로시간, 임금 등의 노동자로서 권리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들은 근로시간, 근무조건 등에 대한 불법적 대우를 당연시 감내하고 있습니다. 의사이기 때문에, 은행원이나 현대자동차 노조등과 달리 가진 자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희생하라고 강요당했던 보편적 근로기준법과 일반적 법원칙에 벗어난 형평성을 상실한 수많은 의무들이 이제는 하나씩 바로 잡혀야 할 것입니다. 의사가 된 사람들은 성직자를 희망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발적 희생이 아닌 본인들의 동의가 없는 근로기준법에 위배된 불법적 근무 강요는 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반인권적 포퓰리즘 폭력일 뿐입니다. 은행원들이 주5일 근무를 한다면 이제는 의사들도 주5일 근무가 당연히 보편화 돼야 할 것이고, 1.5배의 정당한 연장근로수당 없는 근무의 관행도 사양해야 할 것이며, 소위 콜을 받는 대기시간도 판례대로 당연히 근로시간으로 산정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직종이 대한민국의 법이 정한 원칙대로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 직종에게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의사이기 때문에 야간, 주말도 없이 가족도 없이 주당 100시간 이상 근로 착취는 이제 의사들 스스로 거절해야 합니다. 대형자본의 경영자들이 의사착취가 아닌 더 많은 의사를 고용해 근로시간 문제를 해소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의료기관의 도산문제는 국가가 수가정상화로 해결할 문제이지 의사 인력착취의 정당화 이유가 더 이상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야 적절한 휴식없이 잠 못자고 힘든 3D업종의 외과계열 기피현상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의사들의 퇴근시간도 지켜져야 하고 저녁이 있는 삶도 보장되어야 하며 업무시간 이외의 연락도 의사의 기본인권을 위해 당연히 금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도 글로벌 표준화 시대에 의료분야에 대해서만 유독 OECD 최저의 수가를 강요하는 것도 사라져야 합니다. 원가 73.9%의 이율배반적 수가공급 강요도 이제는 바로 잡아 적정부담으로 가야 합니다. 의사에게만 적용되던 하나의 행위에 대한 일반형법, 의료법,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3중 처벌의 위헌적 처벌관행도 하나의 행위에 대해 하나의 처벌로 바뀌어야 할 것이고 타면허에서 볼 수 없는 연간 400건 이상의 남발수준의 의사면허정지도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판단도 애매한 성추행이란 범죄로 의사 면허를 10년간 정지하는 제도를 만들어 의사들이 오히려 합의금을 강요 당하는 불평등하고 황당한 도가니법도 폐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법언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사들은 더 이상 더 버는 자도 더 가진자도 아닙니다. 사회도 더 이상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가진 자라는 인식하에 출발했던 수많은 희생을 강요하지 않아야 하고 대한민국 의사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보장된 법에 보장된 권리를 요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칼럼의 내용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비급여는 한국의료의 '필요악'이다 2015-10-26 11:07:38
의료수가 원가 보전율이 73.9%인 현실적 문제는 외면한 채 마치 보장성 강화를 '절대 선'으로, 비급여를 한국 의료의 '절대 악'으로 매도하는 비이성적 포퓰리즘 주장은 분명 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선동이다. 필요악이란 존재로 인한 부정적 요소도 있지만 존재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으로 더 큰 피해와 혼란이 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필요악의 부정적 요소만 극단적으로 부각해 비이성적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이 사회에 매우 큰 혼란과 피해를 주는 선동이었음을 우리는 경험해 왔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소, 주한미군, 국가정보기관 등이 이 사회의 필요악을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대안도 없이 무조건적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초래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었다. 원자력의 폐해를 내세워 무조건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주장하기 앞서 먼저 대한민국 전기공급의 대안을 내어 놓아야 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무조건 주장하기 앞서 대한민국 안보의 대안을 먼저 내어 놓아야 한다. 현재 의료수가 원가보전율이 73.9%라는 것은 비급여를 제외하면 의료기관은 100원짜리를 73.9원에 공급하는 구조라는 말이다. 여기에 대한 합리적 대안없이 무작정 혹세무민의 보장성강화와 비급여 철폐만을 외쳐서는 안 된다. 원가 이하의 수가에 대해 적정부담, 적정급여 보장으로 가는 국민적 설득은 정치권도 포기하고 있는 국민적 큰 저항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국가가 부담하기에는 국가재정의 부담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도산하지 않고 유지하게 하는 필요악으로 비급여가 존재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의료수가는 최소한의 재투자비용을 생각한다면 경제적으로 원가의 110~115%까지는 보전해주어야 비급여 철폐와 보장성강화의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 비급여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은 먼저 원가 이하의 저수가 현실화에 대한 국민적 설득과 동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 저수가는 그대로 둔채 비급여 철폐만 주장하면 저수가를 비급여로 보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병원, 빅 5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도산할 수 밖에 없다. 최소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야 할 지식인이라면 비급여라는 판도라 상자를 아무 대책없이 열자는 무책임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주먹구구 의사협회 2015-10-21 12:00:55
지금 대한의사협회는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지난 4월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선출된 대의원의장이 무효라는 주장 때문이다.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다섯 명이 출마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두 명이 2차 투표를 치렀는데, 공교롭게도 동수를 득표했다. 그래서 당시(전임) 대의원의장이 3차 투표를 진행하였는데, 얼마 전에 알고 보니 득표수가 같을 때는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3차 투표 끝에 당선된 후보가 연소자임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명색이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회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규정(대의원회 운영 및 운영위원회 규정)조차도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지난 4월에 선출된 대의원의장(현 의장)의 선출은 무효가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 의장의 자격이 없다면 그가 주재한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이뤄진 모든 선출직의 선출과 안건들의 의결마저도 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 황당한 일은, 선거 얼마 뒤에 이 사실을 여러 대의원들이 알게 되었으나, 사건의 파장을 우려하여 쉬쉬하고 있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건 차마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으나, 만약 그렇다면 정말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일이 세간에 알려지자 많은 의사들이 이로 인해 의사협회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언젠가 터질 게 터졌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금껏 의사협회와 대의원회가 보여준 구태의연한 방식들이 대형 사고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 대의원총회를 방청해 본 회원이나 외부인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테지만, 코리언타임으로 늦게 시작된 회의가 초반부터 축사나 시상 등으로 시간이 늘어지다가, 나중에는 시간에 쫓겨 중요한 안건들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의 역시 정관이나 제규정, 회의법 등을 숙지하지 못한 대의원회 운영진이나 대의원들이 진행 순서나 토의 방법 등을 갖고 싸우다 귀중한 시간을 허비한다. 예컨대, 한 사람이 계속 발언권을 얻어서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거나 의사진행발언을 얻은 자가 안건과 관련된 장광설을 늘어놓는 식이다. 작년 4월 노환규 전 회장 불신임을 전후하여, 지금껏 대한의사협회가 파행된 책임이 집행부뿐만 아니라 대의원회에도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부랴부랴 대의원회가 만든 것이 혁신위원회였다. 의협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해보자는 것이 그 취지였고, 필자 역시 의협의 체질을 크게 바꾸는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몇 달 후 혁신위원회는 별다른 성과 없이 해체되었고, 의협이나 대의원회는 옛날 그대로였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다가는 의사 회원들이 의협과 대의원회에게서 더욱 멀어지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규정이나 회의 방식도 제대로 모르고 밤낮 소모적인 정쟁만 벌이다가 정작 회원들의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안건들은 허술하게 처리되고, 의료계의 절박한 위기에도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는 협회나 대의원회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책임을 지지 않는 풍토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 의사 사회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회원들의 마음을 붙들고자 하는 생각이 남아있다면 이번 일을 예사롭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책임지고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시라.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회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열린 조직으로 환골탈태를 시작해야 한다. 예전보다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사회에서 의사들을 높게 보는 이유는 공부를 많이 했거나 돈을 더 벌어서가 아니다. 적어도 의사라면 일반 사람들보다는 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가 우리의 대표 단체에서조차 무너진다면, 앞으론 어디 가서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칼럼의 내용은 메디칼타임즈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건보 국고지원 중단 추진 기재부, 한치 앞도 못보나 2015-10-12 05:23:36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8일 개최된 종합 국정감사에서 기재부는 국가 건강 증진 기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8년간 국고 3조5211억원, 건강증진기금 7조130억원을 합해 총 10조5341억 원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미지급한 국고지원도 모자라 국고지원 일몰기간이 끝나는 2016년 12월 31일에 맞춰 관련 조항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재부는 KDI에 연구용역까지 의뢰해 구체적인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대안을 보면 보험료 예상수입액에 따른 정률 방식을 폐지하고, 차상위계층 및 저소득층 등의 지원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하고 있다. 이는 건보 재정이 아닌 사회 복지 예산으로 지원해야 마땅하다. 기재부는 10조원이 넘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부족액을 마땅히 지급하려고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않은데다 내년말에는 관련 조항 폐지까지 한다고 하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특별법(2002.1.19, 법률 제6620호)'은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해소하고 재정수지 균형을 이루게 하려고 2002년 만들어져 2004년 1월 법률 제7146호로 한차례 개정됐다. 이는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마련해 201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특별법이다. 이 법안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설치하며, 건정심에서는 요양급여의 기준과 비용, 지역가입자의 월별 보험료 액,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과 건강보험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에는 '국가는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를 통해 건강보험에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이는 건강보험법 부칙을 통해 2016년 12월 31일까지 효력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내는 '보험료' 격인 정부지원금의 정산 문제와 2012년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 중단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힘없는 국민이 내야할 보험료를 체납하면 압류 처분 및 건강보험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국고지원 정산을 법률로 명시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번 18대 국회에서도 이미 국고지원 정산 법률안이 제출되어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정부가 내는 '보험료'인 국고지원금 정산에 대해 부정적이다. 2010년 11월 30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6차 법안심사소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은 "정부가 내는 보험료인 국고지원금 정산은 결국 보험료를 올리자는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협박으로 논란을 중단시키고 만다. 기재부 사고의 한계는 국민건강보험을 근시안적인 사보험으로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야할 책무가 있다. 국가의 의무에 대한 소요비용을 국가의 세금으로 전액 부담해야 함이 국가의무의 기본 대전제임에도 국민이 그 비용의 일부를 건강보험료 형태로 추가 비용을 더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 국민 의료비를 공공의료비 뿐 아니라 건강권 보장을 위해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더구나 최근 4대 중증질환 의료비로 8조5천억원이라는 비용이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 문제까지 더하면 추가소요재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4대 중증질환 중에서 미용. 성형 등 치료에 무관한 의료비는 비급여로 남겨진 것 또한 2016년 이후에는 99.3%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려 한다. 여기에다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급여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부터 선택진료비 즉, 특진비는 선택진료 의사 비율을 (기존 80%에서) 67% 이내로 축소했고, 일반병상 의무 비율을 조정해 대형병원의 일반병상이 약 1600여 개로 늘었다. 간병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포괄간호서비스를 확대 추진하려면 추가예산이 막대하게 들어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재부의 국고지원 관련 조항 폐지 추진은 당장 한치 앞을 보지도 못하는 조치다. 기재부의 시도가 현실화된다면 건강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재앙수준이 될 지도 모른다. 그동안 의료전문가와 단 한 번의 협의도 없이 밀실에서 어설픈 사보험 수준의 논리로 국고지원 폐지를 추진 한다면 기재부는 의료보험료 폭탄 앞에서 엄청난 국민의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독감예방접종사업과 메르스랜드 2015-10-06 12:00:50
1955년 7월 17일 월트 디즈니는 로스앤젤러스 근교 애너하임에 당시로선 천문학적인 돈인 1,700만 달러를 들여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개장했다. 첫날 세계 언론을 상대로 한 프리뷰는 성공적으로 치렀으나, 이튿날 일반인들이 입장하자 문제가 터졌다. 새벽부터 줄을 서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데다, 찌는 듯한 캘리포니아의 여름 햇볕은 사람들을 녹초로 만들었다. 게다가 식수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고 화장실마저 부족하여 탈진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다행히 더 큰 불상사는 없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시설이나 장소의 경우 사전에 여러 가지 변수를 충분히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었다(그래서인지 금년 말 개장 예정이었던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도 안전의 문제로 내년으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6,7월에 메르스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다. 그리 오래 전도 아니고 불과 3,4개월 전의 일이다. 중동의 일부 국가에서 국지적으로 유행하던 메르스가 머나먼 극동의 우리나라에 돌발적으로 들어온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이후의 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응은 참으로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비판과 해석은 분분하지만, 필자는 이를 한 마디로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그릇된 판단' 때문이라고 본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0월 1일부터 65세이상 어르신에 대한 무료독감예방접종사업을 민간 의료기관들에 위탁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시행 첫날부터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접속하는 의료기관들이 폭주하면서 서버가 다운이 되었고, 복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의료기관들은 물론 많은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독감예방백신이 떨어지기 전에 접종을 하려는 어르신들이 첫날부터 대거 몰리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백신부족 현상이 가장 큰 문제인데, 병의원들이 평소 내방하는 어르신들의 수효 등을 감안하여 신청한 백신의 숫자보다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백신만 공급했기 때문에 예방접종사업이 시작된 지 불과 2,3일 만에 개원가에서 백신이 거의 동이 나고 말았다. 이에 병의원들은 신청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백신이나 추가로 신청하는 물량을 서둘러 공급해달라고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승인되는 양은 적을뿐더러 그나마도 언제 공급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다. 그 결과, 이번 주에 들어서는 병의원들마다 무료독감접종을 받으러 온 어르신들을 돌려보내는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일반인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사입한 백신을 대체하여 접종하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지만, 그것도 지자체들마다 방침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즉, 일부 지자체 보건소는 무료독감예방접종사업용 백신이 떨어질 경우 일반 백신으로 대체하여 접종하라고 권하고 있는 반면, 또 일부 보건소들은 이를 금하는 등 도대체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며칠 더 지나면 어르신들의 원성때문에라도 어떤 식으로든지 해결 방안이 생겨나겠지만, 이렇게 불요불급한 시행착오와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보건사업에 있어서 왜 사전에 충분히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고 시뮬레이션을 거치지 않는가. 사업 전에 서버를 더 구축하고 백신 물량을 충분히 제공했다면, 이런 혼란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아가 이런 식으로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사업은 지극히 비효율적일뿐만 아니라 문제 발생 시 해결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알다시피 이번에 65세이상 어르신들의 독감예방접종사업을 민간의료기관으로 이양하는 데는 보건소 주도의 단체예방접종의 비효율과 위험 때문이었다. 해마다 정해진 기간 내에 무료로 독감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어르신들이 보건소 앞에 아침 일찍부터 장사진을 치고 충분한 병력 조사나 진찰 없이 단체로 접종을 하는데 따른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어르신들의 편의와 의학적인 안전성을 우선시 한다면, 지금처럼 정부가 지시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거다. 예컨대, 각 지자체에서 어르신들께 접종 기간이 분산되도록 정해진 바우처를 나눠준다. 또 민간 의료기관들은 평소 내원하는 어르신들의 수효를 감안하여 자기 거래처에서 백신을 구비하고 적절히 홍보하여 접종을 유도하였다면, 작금의 혼란과 불편은 피할 수 있었었을 것이다. 보건당국이 접종사업에 따른 통계가 필요하다면 나중에 회수된 바우처를 통해 얼마든지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방안들을 도외시하고 보건당국이 전산망에 의해 관리되는 사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나라의 모든 보건사업을 정부가 빡빡하게 통제하겠다는 속셈이다. 그 부당성을 논하는 건 차치하고, 그런 방식이 제대로 돌아가리라고 기대하는 공무원들의 사고방식이 참 궁금해진다. 디즈니랜드는 몇 사람이 탈진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메르스의 경우 나라를 뒤흔들고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다음에야 겨우 수습되었다. 이번 무료독감예방접종사업의 파행으로 누군가 죽거나 하진 않겠지만, 앞으로도 정부가 계속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다 통제하겠다고 나선다면, 언젠가 더 큰 사고를 치지 않을까 두렵기 그지없다.
의사와 환자 사이 신뢰 무너뜨리지 마라 2015-10-01 05:26:59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환자 국내 첫 발생이후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루었으며 현재도 메르스 위기경보수준 '주의'단계이다. 6명의 환자가 치료중이고 그 중 2명은 상태가 불안정하며 공식적인 메르스 종식선언조차 못하고 있다. 낙타가 살지 않는 나라 가운데 세계1위를 기록한 메르스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많은 의료계 전문가와 관련 행정당국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의 노력이 있었다.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의료전달체계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의료쇼핑문화의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의료쇼핑문화 개선을 위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개도국보다 싼 세계 최저수준의 의료수가 인상으로 '저수가정책' 탈피이다. 보장성강화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 정책의 단점을 찾으려는 노력조차 않는다. 언뜻 보면 보장성강화 정책이 확실한 국민의 의료비 지출을 감소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한 환자가 질병이 걸렸을 때 단 한 곳의 병의원만 갈 수 있다는 가정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현 의료전달체계에서는 저수가로 인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므로 이러한 정책들이 환자의 방문 당 진료비용은 줄이지만 오히려 전체 의료비용은 증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상식적으로 국가의 어떤 정책이나 제도가 장점만 있다면 거짓 선동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새로운 제도를 실시하기 위해 항상 미리 그 배경이 되는 용역연구로 철저히 장점만 보이도록 논리를 만든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거금의 연구용역비를 타 내기위해 국민은 물론 관련전문가의 의견조차 반영하지 않고 돈 주는 사람(모든 세금은 국민의 부담이므로 실제로는 돈을 전달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는 연구결과를 내 놓는다. 다음에 또 거금이 걸린 연구용역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메르스 확산의 중요한 근본원인 중 하나는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 훼손으로 아파서 찾아가는 의사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또 다른 의사나 더 큰 병원을 찾는다.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는 치료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좋은 치료결과를 얻을 수 없기 마련이다. 얼마 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은 '환자중심형 평가모형 개발 연구'를 통해 환자경험 평가를 위한 평가도구 개발완료를 발표했다. 메르스 발병 이전인 작년에 이미 용역연구에 들어갔던 결과이다. 먼저, 우리나라 의료급여의 일종인 미국 메디케어에서 실시 중인 환자만족 설문조사(HCAHPS Survey)를 참고했다고 하여 찾아보았다. 총32개 문항으로 1-4번은 간호사가 얼마나 친절하고 공손하게 잘 듣고 설명했는가, 호출벨을 눌렀을 때 잘 왔는가, 5-7번은 의사가 얼마나 친절하고 공손하게 잘 듣고 설명했는가, 8-9번은 병실과 화장실 청소를 자주했는지, 밤에 시끄럽지 않았는가, 10-17번은 입원 중 화장실 갈 때 도움이 필요하거나, 진통제가 필요한 경우 적절한 도움을 받았는가, 이전에 먹던 약이 바뀐 경우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잘 들었는가, 18-20번은 퇴원 시 필요한 도움과 퇴원 주의사항, 21-22번은 병원에 대한 평가와 타인 추천여부, 23-25번은 치료에 환자 의견반영, 퇴원 후 투약설명 여부 및 건강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가, 26-32번은 응급실을 통한 입원여부와 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 학력, 인종 및 사용언어이다. 개인특성을 제외한 25개 문항 중 11개 문항은 주관적이고, 14개 문항은 병실 청소 빈도, 화장실 이용 시 도움이나 진통제 요청, 투약이 변경된 경우처럼 특정한 상황에 대한 질문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이 설문조사에 대한 2012년 3월 14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미국 암 병동 간호사의 글이다. "환자는 한편으로 소비자이지만 병의 치료를 위해 오랜 기간 훈련된 간호사와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므로 병원은 호텔이 아니다. 의료진의 특별한, 자주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는 도움이 필요하므로 휴가를 온 것이 아니다. 불행히도 때때로 환자들이 원하는 도움을 줄 수 없다. 병원치료는 통증을 수반하는 외과적 처치, 수술 후의 통증, 골절치료, 항암제투여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으로 대부분 아플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자만족 설문조사보다 통증을 줄이는 시술 개발에 인센티브를 주는 게 현실적이다." 한편, 최근 심평원이 발표한 '환자중심형 평가도구' 최종안은 총29개 항목 모두 지극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이다. 평가 조사 항목에 '불만 제기 및 불만 접수 방법 안내', '불공평한 대우 받은 경험', '수치감 느끼지 않도록 배려', 심지어 '정서적 지지'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평가 점수를 높이려는 노력과 시간만큼 환자의 치료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과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정말 모르고 만든 것인지 궁금하다. 제목부터 '환자중심형'으로 '의사, 간호사 종속형'인 평가제도의 실시로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기 바란다. 제도의 조기안착을 위해 의료질 향상지원금과 연계하고 초기에는 의료기관이 참여하기만 하면 정해진 환자경험 평가 비중의 만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제안한 연구진의 무모함과 용기가 정말 놀랍다. 환자치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평가 제도를 실시하면서 초기에는 참여만 하면 대충 만점을 부여하자는 연구진의 제안이 얼마나 '연구진 중심형'이고 '심평원 중심형'인지 심평원 관계자와 연구진만 모르는 것 같다. Joshua Fenton(assistant professor at UC, Davis)의 미국 성인 환자 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자만족도 점수가 높을수록 병원의 서비스를 많이 받지만 사망률은 증가하였다. 섣부른 평가제도의 무리한 추진은 반드시 부작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의협 집행부와 지도자분들, 그만 꿈에서 깨어나세요" 2015-09-24 12:04:59
|칼럼|송후빈 전 충남의사회 회장 추무진 집행부는 과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사상 처음 직선제를 통해 연임에 성공한 의협 회장으로서 자신감에 충만한 탓인지 몰라도 의료계와 정부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의료 환경을 추무진 회장은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경만호 전 의협회장은 서울시 의사회장으로 재임시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정치적 협력을 통해 서울시의사회의 발전을 이뤘다. 그리고 그 둘은 비슷한 시기 각각 대한의사협회장과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제36대 의협회장에 취임한 경만호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치적 협력을 통해 열악한 의료 환경 개선과 불합리한 의료제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의협회장이 권력 심층부와의 정치적 협력이라는 파워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의료제도 개선은 생각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경만호 전 회장의 정치적 협력을 통한 제도 개선은 의료계 내 정치적 헤게모니 논쟁을 불러 왔을 뿐 별다른 성과 없이 임기를 마칠 수 밖에 없었다. 추무진 회장에게도 비슷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추무진 회장,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복지부장관, 건보공단이사장등 보건의료제도를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는 요직에 동문들이 자리하면서 학맥과 인맥을 통해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과거 의협회장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협력을 통한 의료 제도 개선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통찰이 없다면 추무진 회장이 추구하고자 하는 의료제도 개선 방법 또한 아마추어 회장의 허망한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다. 경만호 전 회장의 정치적 협력을 통한 의료제도 개선이 왜 실패했을까? 의협회장과 대통령과의 밀접한 유대 마저 의료제도 개선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서울의대 출신 의사들의 보건의료단체 요직 진출이 100년 동안 누적된 잘못된 의료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꿔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꿈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 관료를 수시로 만나 의료계 현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모범생 코스를 통하면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 꿀 수 있을까? 지난 100년 의협 역사중 극히 일부 예외적인 시기를 빼고 대부분의 집행부가 그렇게 하지 않았나. 입법부. 행정부의 인맥을 자랑하면서 복지부 관료들과의 모범생 코스를 통하면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는 그런 사고방식으로 지난 100년 의협을 이끌어 오지 않았나?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보건의료정책과 의료제도를 그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연구와 유학 등을 통해 배출된 수백의 보건의료 제도 전문가들이 존재하고 있는 곳 또한 보건복지부다. 대한민국 관료의 최대의 꿈은 정년 및 노후 연금 보장 그리고 예정된 엘리트 코스를 통한 승진이다. 그들은 수 많은 직능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의 눈치를 보며 다수가 찬성하는 정책이나 극히 예외적으로 특정 직능만이 반대하는 정책만을 입법 추진하려고 하는 본능적 체질을 갖고 있다. 순진하게 보건복지부 관료들이 의사들을 사랑하고 보건의료계 맏형이라고 어여삐 여겨 의협이 원하는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고 의료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는 신기루에 계속 빠져 있어야 할 것인가? 다수의 의료계 지도자들은 투쟁으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말 한다.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투쟁 없이는 어떠한 의료제도의 변화도 기대 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의협 집행부와 일부 의료계 지도자들에게 꿈에서 깨어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