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사 법정근무시간 제정 논의 시작할 때다 2019-02-12 12:00:57
지난 설 연휴 故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과로 순직에 이어 K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35시간 연속 근무 중 사망하는 비보가 잇따라 전해졌고 의료계는 비탄에 빠졌다. 소식을 접한 우리 사회는 고인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한편, 숭고한 희생을 기리자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추모는 잠깐이고 근본적인 제도의 개선 없이 머지않아 또 다른 희생자만 늘어나갈 개연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근로자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주52시간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보건의료 분야는 제외되어 있다. 얼마 전 故임세원교수의 사망에서 보듯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나 격무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타 직종보다 근무시간 제한이 먼저 시행되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 노동부는 과로사의 기준으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로 정하고 있다. 그나마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는 주당 88시간(수련 80시간, 교육 8시간) 이하 근무로 제한되었다고 하지만, 그 로딩이 전임의(펠로우)나 주니어 스태프에게 전가되었을 뿐이라는 한탄이 들린다. 결국 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직종 전반에 대한 법정근무시간 제정 없이는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가의료시스템(NHS) 하에서 의사가 공무원의 근로 기준을 적용받는 영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1980년대에 발생한 의료 사고를 계기로 전공의 노동 시간을 규제하기 시작하여 뉴욕에서부터 주 80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최근 정보에 의하면 주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공의는 72시간, 전공의 과정을 마친 봉직의나 개원의는 약 51시간정도 근무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의사의 과도한 근무시간은 개원의들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십여 년 전 저녁시간이나 일요일 진료 등을 수 년 간 했던 적이 있었다. 진료 시간을 늘려서 얻은 수입은 연장근로에 따르는 직원 인건비 증가라든지 체력 고갈로 다음날 진료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효과 등으로 상쇄되어버렸고, 환자들을 배려하겠다는 신념은 상처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던 뼈아픈 경험이 있었다. 결국 의료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의료진의 과로는 서비스의 저하로 이어지고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료진의 과로는 의료서비스의 저하를 유발 그러면 대한민국 의사들은 왜 이렇게 과도한 근무에 시달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저수가(低酬價)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의견이 많다.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 때문에 병원에서 의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의 고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개원의사들 역시도 근무 시간을 늘린 박리다매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이는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 도입 당시 5천 달러에 불과했던 국민소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수가 저급여로 설계된 의료보험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서는 지금에도 똑같은 싸구려 방식을 유지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결국 저비용 저효율의 의료제도가 의료진들을 과로로 내몰고 이는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져 의사는 물론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근원을 알면서도 정부의 대책은 싸늘하다. 의료수가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급여나 복지에 기여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설 및 장비 등에 투자된다. 그러나 수가 현실화를 주장하면 의사들만 이득을 보는 것처럼 매도당한다. 결국 저수가로 인한 병의원들의 경영 압박은 의료기관의 근로 환경 악화로 이어져 종사자들의 번-아웃(Burn Out)으로 귀결된다. 응급실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극도로 피곤해진 새벽에 환자를 진료할 때면 ‘내 생명을 잘게 쪼개어 환자에게 나눠주는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일했어도 돌아오는 반응은 의사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고, 의사는 돈을 벌면 안 되고, 의료 과실이 없어도 의사가 다 책임지라는 것이다. 이제 의사들은 알량한 희생이나 봉사라는 허울을 벗어던지고 내 생명부터 돌보아야 한다. 이에 보건의료 직종의 주52시간 법정근무시간 포함을 주장한다. 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종사자들도 생명을 존중받아야 할 국민이 아닌가.
|칼럼|응급의료계 동료 윤한덕을 보내며 2019-02-12 05:30:50
윤한덕 센터장이 갑자기 떠나서 가는 길이 외로울까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부터 많은 시민이 애도해주고 위로해줘서 그가 가는 길이 덜 외로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살다가 외롭게 죽는 것을 막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대학후배 윤한덕과는 30년 전 격정의 1980년대 후반 광주시 학동에 있었습니다. 앞에는 전남도청이 있었고 뒤에는 무등산이 있었다. 잘생긴 소년 같은 청년인 그는 말 수가 없었습니다. 응급의학 동료 윤한덕은 1990년대 중반 매일 환자가 죽어 나가는 응급실에서 몇 명의 환자를 잘 치료하기보다 제대로 된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그런 측은지심에서 모든 게 시작됐습니다. 그는 2002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첫발을 디딘 후 독립투사처럼 살아왔습니다. 6년간 응급실에서 뼈저리게 느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응급의료 정책의 계획, 수행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습니다. 그의 진보적이고 이상적인 계획은 늘 현장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노력은 많은 것을 바꿔놨습니다. 이번 설 연휴에 응급환자에 관한 특별한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까? 없었다면 명절 연휴 응급실 운영과 재난대비를 준비하고 수행하며 죽어간 그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 20년 전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시스템이 좋아졌습니까? 그렇다면 국가와 국민은 그의 헌신에 감사하며 국가 유공자로 보답해야 합니다. 나는 소망합니다. 그의 모교 전남대학교 의대에 윤한덕 동상이 세워져 후배들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공부하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헌신을 배우기를 소망합니다. 한편의 한시를 소개하며 제 이야기를 정리하겠습니다. ’매일생한불매향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그는 주위 시련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일생을 아름다운 향기를 간직했습니다. ‘동천년노항작곡 棟千年老恒藏曲’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자기곡조를 간직한다. 센터장님이 구축한 응급의료체계에서 우리는 더욱 더 발전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그의 이상은 백년, 천년 간직되길 바랍니다. 나의 후배이자 동료였던 윤한덕 센터장을 오래 오래 기억해 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칼럼| 남·북한 의료기기 협력, 당장 이익보단 미래 투자 2019-02-12 00:07:10
남·북한의 정치 경제적 평화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우리사회 각계에서도 북한과의 협력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1월 30일자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명의로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면제요청을 공식 승인했다. 통일부는 이어 지난해 12월 10일 남북협력기금 가운데 725억원을 별도로 배정해 전염성 질병의 방역 등 남북한 보건의료협력 추진사업에 사용토록 결정했다. 특히 남북한 보건의료분야는 개성공단 병원을 비롯해 국제기구 등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최근까지 교류가 이어졌던 만큼 이해관계의 격차나 단절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미래의 남북협력 양상을 예상해 볼 때 지금과는 다른 이해와 접근법이 요구된다. 우선 남북한 평화협력시대에 과거와 다른 몇 가지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남북한 보건의료분야 교류는 인도적 지원이나 일방적 원조 형식이 주를 이뤘다. 물론 북한의 사회경제적 기초체계가 미흡하고 경제적으로도 낙후돼 있는 만큼 민간투자나 상업차관의 가능성은 낮아 당분간 지원이나 원조 형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개방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명을 고려할 때 남북한의 새로운 상호보완적 교류 형태를 모색해야한다. 협력이라는 형태가 국가 간 무역 형태를 가질 수도 있고, 또 양쪽 사회의 인적교류일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교류협력 체계를 구축해야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았던 과거 경험을 돌이켜볼 때 한국은 북한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범위를 좁혀 의료기기에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북한과의 협력·지원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의료용품이나 의료기기 단순 제공이 아닌 초기투자 개념으로 남한의 보건의료 주체들과 협력해 북한 의료기관 및 의료진 수준에 적합한 의료기기를 제공해야 한다. 북한의 시장 발전 가능성 또한 고려해야한다. 과거 한국으로부터 일방적인 지원을 받았던 북한은 근래 높은 경제 성장률을 통해 충분한 시장 수요와 구매력을 갖추게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을 경제주체로서의 한 교역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상호협력방안을 추진해야한다. 첫째 의료기기나 의료용품의 경우 단순한 소모성 재료를 제외하고는 제품별 사용 특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반드시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치료재료는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적용분야에 따른 사용상 적합성이 달라 의료진 등 전문가 집단과의 공조를 통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둘째 의료장비는 유지보수를 위한 기술이전과 소모품의 지속적 공급체계가 요구된다. 과거 의료장비나 의료용품의 일회적 지원으로는 동일한 의료의 질을 보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간단한 진단방사선장비의 경우도 유지보수에 대한 교육과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얼마 되지 않아 장비 사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소모품 역시 지속적인 공급체계가 확보되지 않으면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는 사용 환경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장비 사용 환경이지만 북한의 경우 사뭇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장비 선정이 필요하다. 과거 남북교류가 한창일 때 남한에서 북한에 일반 필름형 X-ray를 공급했었다. 문제는 장비 소모품 공급 및 유지보수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얼마 사용도 하지 못한 채 창고에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거점병원을 통해 원격진단이 가능한 디지털 방식의 장비를 선정해 설치하는 것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진료소별 진단·치료기기 보유율은 매우 낮으며, 그나마 사용 가능한 의료장비도 한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남북한 의료기기 협력은 중장기적 교류를 기반으로 의료전달체계를 고려한 북한 내 거점(병원)을 설정하고, 의료진 스스로 의료장비 사용법과 유지보수를 자체 재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은 한국 정부의 지원과 국내 의료기기제조사를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물론 국내 의료기기제조사 또는 의료기기단체는 단기적 실익보다는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지원과 투자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내사뿐만 아니라 다국적기업 역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 의지만 있다면 남북한 의료기기 협력에 참여해 북한의 의료서비스 향상과 보건의료 발전에 일조할 수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이미 내부 TF를 꾸려 남북한 보건의료분야 교류의 한 축인 의료기기 협력·지원방안을 선제적으로 적극 모색하고 있는 점은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남북한 의료기기 협력은 당장의 이익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인 동시에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의료기기업계의 남북한 의료기기 협력방안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칼럼|전국을 뒤흔드는 특사경 광풍 해법은 없나? 2019-01-22 13:07:27
2018년 10월부터 부산, 경남 특수사법경찰권(특사경) 회원 수사 사건에 이어 2019년 1월 경기도 회원병원에 대한 의료법 위반 특사경 수사 사건이 발생했다. 특사경 수사에 13만 의사들이 충격을 받은 이유는 설마 했던 회원들에 대한 의료법 위반 특사경 수사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것이고, 강압 수사를 받은 사유가 회원 누구나 언제든지 잡혀갈 수 있는 당직인력, 간호인력 규정 위반이었기 때문이었다. 특사경 수사의 문제는 첫째, 진료하는 의사에 대해 진료시간에 출두를 명하면서 출두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는 특사경의 위압적 태도였고 둘째, 모든 1, 2차 병원의 공통 문제인 중소병원 간호인력난을 국가적 해결책과 지원책이 아닌 의사를 중범죄 피의자 취급하면서 강압수사를 했다는 부분이다. 특사경법은 엄연히 회원들 피해가 속출할 수 밖에 없는 조문이었음에도 일반적 의료법 위반 사안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계의 안이한 인식이 가져온 참사였다. 잘못된 제도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 낳은 회원들 진료현장의 참사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최근 심각한 의료계 문제인 의사 구속사태도 그렇다.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당시 민사적 과실을 형사적 과실로 이용해 의사에 대한 형사처벌이 난무하게 될 것이므로 민사적 과실의 형사적 과실 원용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당시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의료계 인사 조차 지나친 기우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경기도 성남시 3인 구속사태, 폐암 흉부외과 교수 처벌 모두 민사적 과실을 형사적 과실로 원용한 사건이었고 최근 형사적 과실을 민사적 처벌에 이용하는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사경법이나 의사 연쇄 구속사태는 의사를 사지로 몰아가고 대한민국 의료의 심각한 공백사태와 종국의 파멸을 가져올 수 밖에 없으므로 회원의 안정적 진료환경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사경은 여기 저기서 회원 피해가 시작될 우려가 크므로 초기 단계에 의료계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번에 전 회원을 공포로 몰아간 의료인력 관련 특사경 사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무엇일까? 첫째, 국회를 통한 특사경법의 폐지 내지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의료기관에 대한 특사경법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나 가사 폐지가 곤란하다면 원래의 취지와 복지부가 지금까지 설명해 온 약속에 맞게 정확하게 법문구를 개정해야 한다. 현재까지 특사경법의 제정이유는 사무장병원 단속 목적이었고 복지부는 여러차례 사무장병원 단속용으로 사용되지 일반 회원의 의료법 위반 사안에 대한 무차별적인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특사경법 문구 자체는 사무장병원 단속용이라고 제한하지 않았고 취지와 달리 포괄적으로 의료법 위반의 사안에 대해서 다룬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특사경을 발동한 공무원의 해명처럼 자신들은 법조문에 따라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일선 공무원은 법조문대로 하지 복지부 설명대로 할 수가 없다. 따라서 현재의 잘못된 의료기관에 대한 특사경법 조항은 폐지하거나 최소한 입법취지와 목적대로 해당 조항에 의료기관 특사경은 사무장병원 단속에 한정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명시해야 이런 기가 막힌 무분별한 대회원 강압수사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둘째, 복지부의 비현실적인 간호인력규정 의료법 시행규칙 39조 5항의 개선이다. 지난 몇 년간 복지부가 강행한 간호등급제, 통합간호간병서비스 등과 같은 일방적 정책은 중소병의원의 간호 인력난을 더욱 심화시켰다. 복지부는 중소병의원 지원책이나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지 의료기관의 의사를 특사경을 이용해 중범죄자 취급하고 체포 운운 겁박하고, 결국 형사처벌로 전과자를 양산하는 사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셋째, 일선 시도의 보건공무원이나 보건소는 숲을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상황인식이 필요하다. 특사경법은 사무장병원 단속용으로 제정된 법이지 무분별한 의료법 위반 사안 단속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고 중소병원 간호인력난 등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를 판도라 상자 열 듯이 무모하게 열어 황금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의료계의 리더 그룹은 회원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위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책무가 있고 그것이 바로 올바른 의료환경을 구축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는 길이다. ※외부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고|수술실 밖에서 만난 환자들과 선한 사마리아인법 2019-01-17 12:00:55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사고나 질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생각나는 두 명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무렵 어느 해 겨울, 난생 처음 무주 리조트로 스키를 타러 갔습니다. 추위를 싫어하는 편이라 스키를 배울 생각은 크게 없었지만 온 식구가 큰 마음먹고 갔기 때문에 한 번 타보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장비를 대여한 다음 초보자반에 들어가 걷는 연습부터 배웠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한 두 시간 지나자 제법 걷기도하고 완만한 슬로프에서 방향도 바꾸며 내려 왔습니다. 오랫동안 즐기다가 잠시 몇 사람과 함께 둘러앉아 쉬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갑자기 우리가 모여 있는 곳으로 돌진했습니다. 그리고 피할 틈도 없이 스키 블레이드로 내 옆에 있던 청년의 목을 강타하고 가해자는 아래쪽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 청년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는데 숨을 쉬지 못하자 입술이 점점 파랗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사이, 나는 얼른 스키 신발을 벗어 던지고 그를 똑바로 눕힌 다음 숨을 쉴 수 있도록 두 손을 이용해 턱을 상방으로 힘껏 올려주었습니다. 청년은 그때서야 "퓨우~"하고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색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구조대 들것에 실어 후송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을 잃을 뻔한 사건이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인데 시내 법원 쪽에서 집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에 어떤 남자가 인도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간질 발작을 심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고개를 들어주고 몇 분간 옆에서 기다렸더니, 어느새 눈을 뜨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 걸어갔습니다. 그 외에도 몇 명이 더 있었지만 지면상 생략하겠습니다. 요즈음에는 이렇게 선한 일을 해도 마음이 불편한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으로 최근에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 때문입니다. 지난해 5월 중순 경기도 부천 ○○한의원에서 30대 여교사가 봉침(벌침) 치료 중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가 발생했습니다. 한의원 원장은 같은 층에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에게 응급처치를 부탁하자 그 의사는 119 대원이 올 때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에피네프린 주사와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했으나 안타깝게도 6월 초에 끝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유족은 사건 현장에 보증인적 지위가 있기 때문에 가정의학과 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9억 원을 내놓으라고 고소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선한 사마리아인법-응급의료법 제5조 제2항(기고문 하단 참조)을 근거로 부당한 소송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환자가 사망하면 형사책임은 면제가 안 되고 감면해준다'는 독소 조항도 있어 선한 일을 하려다가도 오히려 포기하게 만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가족과 함께 한 유럽 여행 중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며 의사를 찾는 '닥터 콜'이 있어서 필자가 응급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안정을 되찾자, 기장은 고맙다는 뜻으로 와인 한 병을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환자가 살아서 망정이지 사망했다면 일부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일부 의사들은 탑승할 때 직업난에 '의사'라고 기록하지도 않고 비행기에서 의사를 찾는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일부러 '모르쇠로 일관'하며 반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제정되었지만 승객 사생활에 관한 문제라 항공사에서는 어떤 불이익을 줄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환자가 사망할 경우 형사책임은 감면해준다'는 이런 독소 조항을 삭제해야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착한 의사들이 응급 환자들을 위해 솔선수범 할 것 같습니다. &8277;선한 사마리아인법-응급의료법 제5조 제2항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성경 누가복음 10장의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 근거한 법으로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해당 행위자는 민사 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은 감면한다.
|칼럼| 고 임세원 교수 간직하기 2019-01-14 12:00:40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그러니까 내가 1994년에 강북삼성병원 입사한 후 12년만에 고 임세원 교수를 처음 만났다. 10여년 차이가 나는 선배지만 같은 병원 동료로서 우리는 12년을 더 함께 지내고 지난해 12월 31일 그해 마지막 날 나는 그를 떠나 보냈다. 뒤돌아보면 그와는 묘한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 비록 그가 떠난 뒤에 알게 되었지만 한 때 그도 흉부외과를 전공하고 싶어했다는 고백에 더 가슴이 메인다. 공사석을 막론하고 그의 모습은 언제나 차분하고, 반듯하고, 설득력이 있는 따뜻한 마음씨의 젠틀맨이었다. 그도 한 때는 가슴의 불편함이 있어서 나의 진료를 받은 적도 있고 나 또한 지인들이 마음의 불편함을 호소할 때 항상 그를 찾기도 했다. 그와 주고 받은 문자메세지 속에서 아직도 그와 속삭이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의 답신은 나도 모르게 지친 일상에서 힐링을 받는 듯한 온정의 배려가 넘친다. 응급호출을 받고 응급실로 달려가 그의 소생을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그를 붙잡을 수가 없었다. 일순간에 어이없이 그를 보내고나니 그토록 그를 사랑한 유족 등 많은 이들이 참담함, 비통함에 억장이 무너졌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 대한 그의 애틋한 사랑이 알려지고 유족들을 통해 평소 임 교수의 뜻이 전달되면서 그 큰 희생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배려를 앞세운 뭉클한 무언가가 그를 기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유족들의 품격 또한 오히려 더 역설적으로 마음을 후벼 파는 듯하다. 그는 떠났지만 그를 보내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기 위하여 남은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 있다. 유족들이 슬픔을 절제하며 호소한 것처럼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하고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정부, 여야, 의협,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어 임세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하고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체계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합리적 법안을 제정하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항상 염려하는 바 이지만 추모의 분위기가 식으면서 흐지부지되거나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을 경계한다. 배려의 삶을 살다가 배려로 희생을 당한 만큼 의사자 지정 등 이제는 정부가 최선을 다해 배려해주기를 바란다. 장기적으로는 3차 의료기관에서 너무나 많은 진료량에 매이지 않고 적정 수준의 양질의 심층 진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많은 고려를 해주기를 소망한다. 저수가 이외에 손쉽게 3차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는 현재의 상황, 그리고 환자 수 등 진료량으로 생존해갈 수 밖에 없는 3차 의료기관의 형편 등이 얽히고 설켜 방치된 채 굴러가고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란다. 고 임세원 교수를 우리 삶 속에서 계속 간직하고 싶다. 유족들과도 늘 함께이고 싶다. 그가 그리울 때는 사라지지 않을 그와의 대화창을 언제나 열어볼 것이다.
|칼럼| 법률적 시각에서 본 고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2019-01-10 12:00:29
근래에 응급실에서의 의료인에 대한 폭행이나 상해가 사회적 이슈가 되더니, 최근에는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유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가칭 임세원법이 발의되고 있는바, 그 법안의 골자들을 보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진료환경 실태조사 실시와 필요한 정책 수립의무를 부과하는 안(신동근 의원 대표발의), 의료인을 폭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자에 대한 가중처벌 및 의료기관에 경찰서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비상벨 또는 비상공간의 설치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지원의무를 부과하는 안(김승희 의원 대표발의), 의료기관에게 의료기관 내에서의 범죄예방을 위한 보안장비와 보안요원을 배치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지원의무를 부과하는 안(박인숙 의원 대표발의) 등이 있다. 그러나 위 법안들이 제시하는 방법 중 의료실태조사는 그 실효성이 의문이며 보안장비나 보안요원의 배치 역시 비용의 문제와 더불어 형식적인 방안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또한 현행 청원경찰법에 따를 경우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은 경찰력의 실행이 가능한 청원경찰을 의료기관에 배치해 줄 것을 관할지방경찰청에 신청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를 배치하여야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일 뿐 아니라 그 비용을 의료기관의 운영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 또한 대형 종합병원이 아닌 경우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필자는 위와 같은 불행한 결과를 막는 방법은 결국 일반 국민의 법의식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살펴본 입법안에 포함된 내용으로서 일반적인 폭행, 상해보다 법정형을 강화하는 것도 그 한 방법일 수 있으나 처벌에 이르기 전에 사건의 발생 단계에서 법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으로서 수사기관인 경찰이나 검찰이 진료행위 중인 의료인에 대한 폭행 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엄단할 것임을 천명하거나, 법원 또한 의료인에 대한 폭행에 대하여 엄하게 처벌하는 관행을 마련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관행을 만드는 것의 전제로서 의료인 본인들도 진료 중 행하여지는 폭행 등 가해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인 법률대응이 필요해보인다. 현재 의료인에 대한 폭행 등에 대하여 대응하기 귀찮거나 병원의 이미지를 걱정하거나 추가적인 범행을 회피하고자 그에 대한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인 본인들의 적극적인 대응 없이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엄단의 관행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경찰서나 일선 파출소에서 주취자들이 경찰관들에게 폭행을 행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2014년경부터 수사기관이 엄정대응 방침을 선포하였고 그에 따라 법원도 무관용을 원칙으로 하여 판결을 선고하고 있어 현재는 공무집행방해사범은 엄벌에 처해진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지금은 주취자들이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의료인에 대한 폭행 등의 근절에 있어 현재 시점을 위와 같은 과정의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 즉, 위와 같은 법의식이 정착되기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의료인에 대한 폭행 등의 행위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법의식이 일반적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의사협회 등 유관단체에서는 법률의 개정 외에도, 회원들에게 의료인에 대한 폭행 등의 가해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청하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에도 의료인에 대한 폭행에 대하여 엄정대응(예컨대 수사기관이 의료기관에서의 폭행 등 업무방해에 대하여 훈방이 없는 무조건적인 입건을 수사 원칙으로 하는 것)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을 제안한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여서는 안 될 뿐 아니라, 고인의 희생이 헛되어서도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칼럼| 커뮤니티케어와 의료서비스 2019-01-01 06:00:57
국가차원의 커뮤니티 케어의 준비가 한창이다. 경제적으로 3만불 시대가 도래 했고 사회적으로 고령사회가 급속히 다가오고 있으니 '커뮤니티 케어'가 국가의 주요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준비가 늦은 감이 드는 이유는 이미 10년 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될 때 동시에 준비되었다면 하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커뮤니티 케어는 그 용어가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 말로 명확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굳이 한국말로 바꾸어 쓰자면 '정부와 주민이 함께하는 우리 동네 돌봄망 구축 사업' 정도가 될 것이다. 의료서비스는 이런 돌봄망 구축에 필요충분조건이다. 의료서비스만으로 커뮤니티 케어를 할 수도 없고 의료서비스 없이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해 커뮤니티 케어가 주요 정책이 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의료서비스는 지역에서 수요자를 중심으로 재조직화 돼야 하는 서비스 중의 하나가 된다. 이런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다. 결국 커뮤니티 케어란 '우리 동네'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내가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갖고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함께 논의할 때 비로소 가장 최선의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조적 측면에서 상시적인 민관협력체계의 구축이다. 재원이든 서비스든 공적 자원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 한계는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냉정하지만 국가의 재정능력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은 비중은 높지만 당장의 현실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세심하고 촘촘한 지원체계가 필요한 커뮤니티 케어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민간 기부와 자발적 지지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절실하다. 셋째, 서비스 측면에서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사회보험인 의료서비스는 형평성을 주요한 가치로 한다. 따라서 전국에 동일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차별 없이 진료하는 것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커뮤니티 케어는 맞춤형 서비스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찾아가는 서비스와 적극적인 예방 및 관리활동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서비스의 위험(risk)을 배제하기 위한 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해서 학술적인 연구와 의료계의 합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준비되어야 할까? 첫째,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이 통합되기 전에는 매년 보험조합과 지역의사회 간의 협상이 있었다. 물론 이 협상이 지역사회 건강문제를 중심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버넌스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시사점이 있다. 건강보험 통합이후 자연스럽게 의료계는 지역의료의 문제보다 전국단위의 제도 문제에만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 필요한 만성질환관리와 반복적인 입퇴원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네의원과 지역사회거점병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활약을 위해서 수가제도의 마련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건강보험 총재정의 1%만이라도 지역의료재정으로 만들어 지역의료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지역에 배분할 필요가 있다. 그런다면 사업 준비를 위해 자연스럽게 지역의사회-지방정부(기초지자체)-보험자-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민관협력체계는 상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두 번의 회의보다는 구청이나 주민센터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병원에서 진행되는 상시적인 사례회의에 주민대표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들이 한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의식주에 필요한 서비스를 함께 제안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우리동네 돌봄망'이 될 것이다. 환자가 퇴원할 때 옆집에 사는 이웃이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안부를 물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회진이 어디 있겠는가? 셋째, 구체적으로 홈케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의 수준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송 프로토콜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수가의 마련은 그 다음 문제다. 서비스가 결정되어야 수가를 논의할 수 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의 전제는 안전한 서비스이다. 이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먼저 이루어지고 의료행위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방문의료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런 준비 없이 방문의료가 추진될 경우 의료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자칫 모든 환자들이 방문 진료 후에 입원권고를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까 우려된다. 커뮤니티 케어는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추진되어온 서비스들을 지역이라는 틀로 재조직화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사회보험서비스와 사회서비스를 연계하여 재조직화 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각 제도의 원칙과 틀이 존재한다. 이것을 잘 이해하고 조정해야만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할 수 있다. 성과주의에 집착해서 서두르는 것보다 근본적인 성찰과 준비를 튼튼히 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2019년 커뮤니티 케어의 성공을 기대한다.
|칼럼| '커뮤니티케어' 일차진료의사 응답할 때 2018-12-26 12:00:57
커뮤니티케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금년 3월, 보건복지부가 고령사회를 대비한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했을때만해도 '커뮤니티'라는 용어자체가 한국사회에 생소했었다. 9개월이 지난 지금 전국적으로 지역별, 직종별, 질병별커뮤니티케어를 위한 세미나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필자도 일본의 고령사회 모습을 보기위하여 올해만도 일본에 두차례 방문하였다. 전세계 최초로 '고령사회'를 맞닥뜨린 일본은 독거노인의 고독사, 포화상태가 돼버린 노인 시설로 인해 소위 '노인지옥'이 되어 버렸다. 고독사한 노인을 장례시켜주는 업체가 성행하게 되고 노인 요양시설의 체인점이 기업화, 상업화 되면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지역의 노인들은 우리가 돌보아야겠다'라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노인들의 모습은 곧 지역 주민들의 몇십년 후의 자기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의료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65세이상을 노인이라고 칭하지만 스스로 거동이 어려워 생활자립이 힘들어지는 75세부터는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는데, 바로 후기 고령자들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병원의 입원 병상은 포화상태가 되고 오히려 개인 의원에는 환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차진료 의사들이 왕진 가방을 들고 동네안에서 회진을 돌기 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것이다. 커뮤니티케어의 핵심은 '다직종연계협의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사회 돌봄을 구현하기위해서 보건과 복지가 자연스럽게 네트워킹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필수 조건이 관계자 간의 상호이해, 연계, 조정을 바탕으로하는 포괄적 프로그램의 구성이다. 동경대에서 모델링하고 있는 '가시와시' 사례에서도 이를 엿볼수 있다. 지역의사회와 지역병원협의체와의 워킹그룹,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가 참여하는 워킹그룹 그외의 다직종 보건복지 관계자들의 워킹그룹, 지역 행정관계자들과 함께하는 워킹그룹 등 끊임없는 '소통'의 장이 연중 수시로 열리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정립과 의료복지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사례를 공유하면서 서로간의 '신뢰'를 쌓아가고 내 환자를 이들에게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형 커뮤니티케어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여러 단체간의 이해관계 및 영역 확장의 수단으로서 커뮤니티케어가 회자되기 보다는 진정한 지역사회의 돌봄을 추구하는 전문가 단체들로서의 성숙한 면모를 우리도 이번 기회에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일본 북부지역의 커뮤니티케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에서는 다직종연계협의체의 성공 요건으로 '리더십'을 꼽았다(JMDH 2017;10:399-407). '효율적인 리더십'의 요건으로는 직종간의 협력을 유도할수 있는 조정역할과 상호이해를 증진시킬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인데 이를 가능하면 '의사'가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닌 보건학적 관점에서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임상예방적 이해를 가지고 있는 의사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다. 커뮤니티케어 참여자들이 가지는 일차진료의사에 대한 기대감에 우리는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의료계는 커뮤니티케어에 발담글 준비가 되어있는가? 초고령 시대를 맞이하여노인환자들의 지역사회 돌봄을 위해 이제는 일차진료 의사들이 응답할 때이다.
|칼럼| 의료원가는 과연 얼마인가 2018-12-19 05:30:45
의료 원가는 얼마일까요? 거두절미하고 각종 약품과 치료재료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사실 전신마취나 국고마취 등으로 구분해야 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으니 국소마취로 작은 수술을 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국소마취 혹은 부분마취의 경우 주사기 50원, 국소마취제 500원, 봉합용 실 2000원(싸게는 100원), 소독용 각종 약품 100원, 소독된 거즈 500원, 칼날(메스) 200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재료의 원가만으로 계산한다면 5000원 정도면 국소마취를 통한 간단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이런 치료재료와 약품은 눈성형 수술 즉, 쌍꺼풀 수술을 하는 재료입니다. 외과나 정형외과 등에서 하는 표피낭(dermoid cyst)나 지방종(lipoma) 등도 같은 치료재료를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표피낭 수술의 경우 의사의 의료 행위료는 8만원에 불과 합니다. 이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는 10여년 동안 고된 수련을 거쳐 탄생합니다. 외과 전문의인 필자는 외래에서 대략 4가지의 수술을 시행합니다. 표피낭, 지방종, 내성발톱 그리고 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입니다. 그외에도 간단한 것들을 시행하지만 통계를 내어 보면 많지가 않습니다. 2018년 1년간 표피낭의 경우 113개의 수술을 실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수술 자체의 매출은 형편없습니다. 겨우 950여만원 정도입니다. 또한 방아쇠수지라는 질환에 대한 수술도 145개의 수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이 역시도 수술로 인한 매출은 1650여만원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일각에선 "월간 매출아니냐"고 묻는데 연간 수술한 총액입니다. 사실 연간 145례나 되는 방아쇠수지 수술을 하려면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전국에서 오고 있지만 이렇게 수술을 해도 혈액검사를 하지 않고, 입원을 시키지 않으며, MRI를 촬영하지 않습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오로지 국소마취로만 수술을 하게 되면 외과의사에게는 적자 경영과 폐업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 찾은 자료에 의하면 영국의 경우도 2430유로 한화로는 310만원 정도 됩니다. 미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약 1300~3000달러 그외 기타 비용(재활치료 비용)을 포함하면 1800달러(최소 200만원에서 390만원) 이상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표피낭의 행위료로 산정한 수술비는 8만원, 방아쇠수지 수술(용수지수술)의 경우 행위료로 산정한 의사의 의료 행위료는 10만 9910원입니다.수술이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하는 의료기술입니다. 대부분의 수술은 한번의 치료로 영원히 고통이나 장애에서 혹은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 역도 성립합니다. 그래서 수술을 결정할 때는 많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책정된 수술비 체계 아래에서는 수술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환자도 없으며, 수술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의사도 없습니다. 그래서 수술비 책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라도 의료행위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 가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현대 민주적인 사회 자본주의적인 사회에 맞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술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는 외과의사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뜻입니다. 외과 질환이라는 것이 감기처럼 고혈압처럼 매일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시면, 감기, 배탈, 피부질환, 고혈압, 당뇨는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암이나 외과적 수술을 할 질환을 가지신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외과 수술은 성형외과의 쌍꺼풀처럼 같은 재료로, 같은 시간을 들여서, 같은 전문의가 심혈을 기울여서 하는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처럼 방아쇠수지수술(용수지수술)이 몇백만원이 되지는 않더라도 또 쌍꺼풀 수술처럼 100만원은 아니더라도 10만 9910원에 방아쇠수지 수술을 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해 의사들을 위해 공정하고 정당한 것인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칼럼| 영리병원 Why So Serious? 2018-12-10 05:30:57
며칠 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 개설 허가된 투자개방형 병원(이른바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으로 논란이 뜨겁다. 여러 보건의료시민단체나 노조 등은 영리병원이 의료의 공공성을 해치고 국민건강보험을 붕괴시킨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즉 투자개방형 시스템이 병원의 영리화를 부추겨 의료비가 폭등하고, 고소득자들이 영리병원을 선호하여 건강보험제도가 무너지는 연쇄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한민국 국민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개원을 한지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 필자의 임상 경험으로는 여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우선 국내에서 영리병원의 개념이 도입된 지는 이미 오래다. 지난 2002년 김대중정부가 경제자유구역 내의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에 대한 근거법률을 제정하였고, 2005년 노무현정부 때 제주도 내에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이번에 허가된 녹지국제병원은 관련 법률에 의해 개설되며, 역시 관련 조례에 의해 ‘외국인만 진료하는 조건’으로 허가되었다. 바꿔 말하면 당초 설립 목적에 반하여 내국인 진료로 확대될 경우 개설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해당 병원이 행정소송을 통해 조례에 근거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다툴 여지가 없지 않지만, 현실적인 여건 상 실익이 적어 보인다. 제주녹지국제병원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기관으로서, 똑같은 진료를 받고도 환자의 부담이 건보 적용 병원에 비해 서너 배는 크다. 다른 병원들보다 얼마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지 모르겠으나, 내국인 환자들이 그 정도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외국인 환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관광객들이나 단기 체류 외국인들은 우리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기 어려우며, 어차피 그렇다면 건보 적용이 되지 않는 영리병원을 이용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의학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하향평준화를 강제하는 국민건강보험제도 하에서는 박리다매식 진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의료소비자의 불만 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건보 적용 안 되는 영리병원에 누가 갈까 이번 참에 ‘영리병원’의 개념에 대해서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유시장경제 하에서 구성원들의 경제활동은 모두 영리(營利; 영업이익) 추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사나 의료기관들도 당연히 영리를 위해 일을 한다. 학교재단 등 일부 ‘비영리법인’ 의료기관들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의 대부분 병의원들은 사실상 다 ‘영리병원’인 것이다. 지금 언론에서 회자되는 영리병원은 의료기관 개설자 외의 다른 투자자들이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말한다. 바꿔 말하면 ‘영리법인’이 개설한 병원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위에 언급한 비영리법인과는 달리 투자에 대한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제주도가 개설 허가를 내준 것은 관련법(‘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307조에 의거하여 외국인이 투자한 영리법인을 허용하고, 이 법인이 만든 병원을 허가한 것이다. 이는 국내의료기관이 아니라 외국의료기관으로서 국민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의 적용이 되지 않고 당연지정제에서도 제외되는 병원을 말한다. 이렇게 영리법인을 통해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의 투자가 개방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병의원의 시설이나 장비, 제반 서비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고 그 결과 의료관광객 유치 등 서비스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투자한 만큼 수익을 올려야 하는 진료 압박이 따르고 자칫 과당 경쟁으로 내몰릴 수 있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영리병원이 의료의 공공성을 해치고 국민건강보험을 무너뜨린다는 주장은 십 년 전 급성충수염 수술비가 천만 원이 된다는 ‘식코(Sicko) 괴담’ 만큼이나 섣부른 얘기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건보 혜택에 익숙해져 있어서 다소 의료서비스의 차이가 있더라도 몇 배의 비용을 더 지불해가며 영리병원을 이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이번에 허용된 영리병원은 외국인에만 한정된 진료를 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확대되어 국내 전체에 적용되기엔 법적으로 무리가 있고 여론 상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국가의료시스템(NHS)을 도입하고 있는 영국이나 영연방국가들도 영리병원을 도입하고 있고 사회의료보험 체계인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베트남조차도 영리병원이 허용되고 있으니(녹지국제병원도 중국계 자본이 설립하는 것), 무조건 도입 자체를 백안시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영리병원의 장단점은 분명히 있으며, 우리 의료제도 내에 도입할 것인지 말 건지, 만약 도입한다면 어떤 모델을 취할 것인지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허나 그러려면 사실을 그대로 적시하고 합리적인 연구와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극단적인 반감이나 공포를 조장하는 괴담식 주장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건강보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도 적지 않고 진료 현장에서 의사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고착화된 저비용 저수가로 인해 필수의료 붕괴를 비롯한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가 차츰 드러나고 있으며, 한편으론 건보의 사각지대 역시 존재한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란 없으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환자나 진료 분야에 대해서는 영리병원 형태로라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의료제도에만 얽매이지 말고 문제점이 있다면 자꾸 보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새로운 형태의 제도 도입을 위해선 차분하고 이성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어떤 제도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제도 자체의 문제점보다 오히려 비과학적인 선전선동이 국민들에게 해가 되어왔던 것을 익히 보아왔기 때문에 이번엔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본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칼럼| 영리병원 반대를 반대한다 2018-12-07 12:00:07
영리병원 반대는 의료에 있어 국가 통제, 관치로 억압된 의사들의 자유와 정당한 보상, 적정한 이윤의 보장을 위해 투쟁을 해 온 의료계의 기존 철학이나 주장과 전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의료계에서 언제부터 김용익 이사장이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이 주장해 온 '건강보험 하나로 주장'이 절대 선이 되었는가? 대한민국에서는 의료분야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시장경제 요소자체를 반대하고 영리추구 자체를 죄악시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판을 치고 있다. 최근 '국가'는 선하고 '자본'은 악하다는 공산주의자들의 잘못된 논리가 득세를 하면서 기업이 위축되고 국가 경제 지표 곳곳에서 국가 위기의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자본, 영리는 악하다는 논리로 모든 기업, 병원들의 민영화를 금지하고 이익 추구를 금하는 공영화가 실현된 곳이 북한이다. 북한이 어떤가? 자유시장 경제인 대한민국보다 국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북한이, 그들의 선동대로 지상낙원이 되었고 국민들이 행복한가? 영리병원 반대 주장은 분명 의사들의 염원이 아니라 의료에 있어 어떤 이윤추구도 반대하고 국가통제가 이뤄져야 하고 의사들에 대한 OECD최저의 수가와 노동 착취를 강요해 온 좌파 무상의료주의자들의 극단적 철학에서 출발한 주장이다. 영리병원 반대를 회원 앞에서 주장하는 일부 의료계 사람들의 주장이 과연 상식적인지 살펴보자. 첫째, 그들은 의료에서 자유를 주장하고 투쟁을 주장하면서 영리병원 반대라는 주장을 하는 이유가 의사들의 의료에서의 정당한 이윤추구만은 가능하다는 주장을 한다. 과연 그럴까? 언어란 듣는 사람 즉 일반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본질이고 가치이다. 의료계의 '영리병원 결사 반대'라는 용어가 일반 국민들에게 보편적으로 어떻게 이해되는 언어인가?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대다수의 극좌세력이나 민주노총, 보건노조,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주의자의 주장과 같은 영리병원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의사들 자신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의료영역에서 영리추구는 불가능한 것에 동의한다는 선언이고 건강보험 강제 지정제의 건강보험하나로가 절대 선이라는 것에 의료계도 동의한다는 선언으로 이해될 뿐이다. 의료는 영리추구 대상이 아니라는 의무 준수자에는 당연히 의사들도 포함이고 의사들에 대한 고귀한 착취가 선이고 정당화되는 논리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주장이다. 영리병원 반대라는 용어를 의사들이 국민들에게 주장하면서 의사는 영리추구해도 된다는 뜻으로 말했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매우 신의없는 집단으로 귀결될 뿐이다. 어떤 분야이든 열심히 일하면 영리가 자연히 추구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지 열심히 일해서 영리추구하는 것, 즉 돈을 버는 것이 죄악인가? 의사들이 정말 건강보험하나로 운동에 동의하고 무상의료주의자들의 주장처럼 그렇게 희생과 봉사의 강제를 당연히 받아들일 것인가? 둘째, 영리병원반대는 자본가가 병원을 설립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말 역시 ‘영리’ ‘자본가’는 적폐라는 공산주의자들의 이분법적인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주장일 뿐이다. 자본가가 병원 설립하는 것을 반대한다면 현재 아산병원, 삼성병원 같은 자본가가 설립한 병원의 폐원부터 요구해야 한다. 자본가가 설립한 삼성, 아산병원이 한정된 건보재정 속의 무한경쟁의 제로섬 게임을 하며 불법 PA제도, 의료인력 착취 등의 편법까지 행하며 블랙홀처럼 건보재정을 빨아들이며 나머지 소위 자본가가 아닌, 경쟁력이 약한 의사들의 의료기관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건보재정 안에서 자본가가 병원을 설립하면 괜찮은 것이 아니라 경쟁력이 약한 우리 의사 회원들을 상대로 벌이는 제로섬 게임의 폐해는 훨씬 더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셋쩨, 영리병원 반대론자들은 언제부터인가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입장을 바꾸어 건강보험제도는 선하고 '건강보험 하나로'를 해야 하며 '건강보험 튼튼히'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보험제도가 선하기 위해서는 수가결정구조부터 동등한 구조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런 개선이 현재의 건강보험 단일체제에서 받아들여지고 있고 가능한가? 건강보험제도의 핵심인 수가결정구조, 건정심구조가 착취구조라고 하면서 국가 마음대로 강요하고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매우 불합리한 현실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건강보험제도는 선하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 강제지정제로 보험제도의 독점일 뿐 경쟁이 없는 현재의 대한민국 공산주의 건보제도는 수가결정구조부터 착취구조일 뿐 아니라 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0)가 되는 무한의 제로섬 게임의 경쟁을 강요하는 이율배반적 제도이다. 원가이하의 저수가를 정해 놓고 링위에서 선수들이 노동력을 착취하든 박리다매를 하든 불법PA를 하든 내가 10을 더 얻으면 상대가 10을 더 잃고, 상대가 10을 더 얻으면 내가 10을 더 잃게 되는 의노예들의 비참하고 처절한 게임을 하게 만든 현재 건보제도는 적어도 의사들에게는 최악의 구조일 뿐이다. 의사착취기반의 강압적 건강보험제도 강제지정제의 다양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획일화 강제의 불합리와 폐단을 반대하고 개선의 염원을 가진 의사들도 많다. 왜 이 땅에 획일적 공영병원만 있어야 하고 영리병원은 없어야 할까? 의사의 착취를 해소하려면 건강보험제도로 운영되는 의료기관도 필요하지만 자유시장 경제주의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의 다양화와 국민과 의사의 선택권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의료의 자유를 주장하던 의사들이 국가강제 건강보험제도 이외의 어떤 시장경제 도입도 의료에 있어 반대한다는 극단적 좌파들의 주장과 함께 하는 것은 분명 모순된 주장이다. 이 문제는 의료계 회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반드시 필요한 문제이다. 일부 의사들이 의견수렴도 없이 마치 건강보험제도 강제지정제만이 선이고 의료에 어떤 시장경제주의 요소 도입도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영리병원 결사반대가 의사들의 전체 입장인 양 성급히 결론내려고 해서는 안 되고 의료계 내부의 회원들 의견수렴과 충분한 논의가 우선이다. ※본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칼럼| 의료폐기물 처리 대책은 전형적 탁상공론 2018-11-26 12:00:41
최근 의료폐기물 수거업체에서 의료폐기물의 수거를 거부하면서 의료폐기물 처리에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8203; 이에 대해 현재 정부는 감염성이 있는 의료폐기물에 대해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향후 의료폐기물의 발생량 증가에 대비하여 의료기관에서 의료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의 분리배출을 엄격히 하도록 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관련법령을 개정하여 노인요양시설에서 발생된 일회용 기저귀 중 설사, 구토, 혈변 등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 등에서 발생되는 일회용 기저귀가 아닌 경우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한편, 소각시설의 장애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일반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의료폐기물 처리 허용에 관한 입법화를 추진한바 있다. 그러나 의료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방안으로 분리배출 강화나, 요양시설의 기저귀에 한해 일반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처리를 허용하는 정책만으로는 그 한계점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에서는 폐기물의 중간처리가 원활하지 못한 사고가 기습적으로 발생한 특별한 상황에서 타 소각시설의 확보, 관할 환경관서장의 승인, 관계 공무원의 입회 등 일련의 절차를 진행하여 의료폐기물의 일반소각시설 소각을 허용하고자 하는데, 의료폐기물은 보관기간이 짧아 정부 개정안처럼 시행하는 것은 시간적 제약 등으로 현실적인 처리 대안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의료폐기물의 급증이 명백히 예견되고 소각시설의 처리능력 한계를 감안하여 일반 의료폐기물의 경우 소각시설의 장애, 처리용량의 한계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닌 경우라도 일반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상시 처리를 허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둘째, 현행「폐기물관리법」은 의료폐기물을 성상 및 위해특성 등에 따라 격리의료폐기물, 위해의료폐기물, 일반의료폐기물로 대분류하며, 이 중 위해의료폐기물을 조직물류폐기물, 병리계폐기물, 손상성폐기물, 생물·화학폐기물, 혈액오염폐기물로 소분류하고 있는데, 실제 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분류기준이 복잡하고 적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협의하여 의료폐기물 분류기준을 작업 환경상 인체 감염의 위해성, 작업 편리성, 전용용기 및 처리 방법 유사성 등을 고려해 통합·단순화하여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는 의료폐기물 중 요양시설에서 발생하는 기저귀에 대해서는 일반폐기물로 처리를 허용하고 있는 데 반해, 의료기관에서 감염병 전파의 우려가 없는 일반환자의 기저귀는 단지 병원에서 배출됐다는 이유로 가정이나 노인요양시설에서 배출되는 기저귀와 달리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한 규제이며, 비용 낭비이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일본, 미국 등의 해외 선진국에서는 의료폐기물을 MSW(도시고형폐기물) 소각시설, 산업폐기물 소각시설 등에서 소각을 허용하고 있고, 의료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의 소각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하여 합리적 수준에서 의료기관에서 배출하는 기저귀 등 의료폐기물에 대해서도 일반폐기물 소각장에서 소각 허용을 확대할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관계 당국에서 감염관리 대책 강화로 인하여 의료폐기물은 매년 급증추세가 예견되나, 이를 위탁 처리하는 소각시설은 13개소에 불과하여 소각시설의 법적 처리용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시도에서는 소각시설이 없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2차 감염의 우려가 있다. 그래서 해외 선진국들은 의료폐기물의 장기 이동에 따른 감염을 막기 위한 장거리 이동 제한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나 병원내 멸균시설 확충을 허용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추가적인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추진할 때 지역주민들의 설치 반대 등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료폐기물의 급증에 비해 소각시설 부족, 의료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의 소각방식의 차이점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고, 어떤 정책이 국민건강 보호와 환경보존을 위한 정책인지를 비교형량하여 합리적 수준에서 완화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 본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칼럼| 의사 구속은 의료인 방어권 실질적 침해 2018-11-09 12:00:58
최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의료인 3명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을 놓고 의료계가 뜨거운 논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 논의를 보면 대부분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오진을 하였다고 하여 구속하는 것이 합당한 조치인가, 즉 의료계에서는 의사가 신이 아닌 이상 오진의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인데 오진을 하였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이 된다면 이는 결국 모든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한 것입니다. 필자는 이 사건에 대하여 1심 법원이 인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할 경우,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의 선고는 가능한 사안이지만 재판부가 법정구속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물론 위 사건에서 다루어진 쟁점은 다양할 것이므로 단순한 하나의 쟁점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지만, 1심 판결이 확정한 사실과 같이 어는 누구도 '좌측 폐에서 흉수를 동반한 폐렴'이 확인되는 최초 X-ray 필름을 확인하지도 않은 사실은 매우 이례적인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단지 의료소송은 의료와 법률이 혼재되는 영역으로서 고도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의료행위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1심 법원이 법정 구속하는 것은 의료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아쉽기는 합니다. 즉,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의 생각으로 위 사건은 아주 이례적인 사건에서 매우 아쉬운 판결이 선고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사건도 항소심 판결을 통하여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따라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하여 더 이상 언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이므로, 본 글에서는 의료계와 법조계에 한 가지씩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다수의 의료소송을 현실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에 대한 의료인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러나 필자가 경험한 법조의 실무,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에 일선 경찰관은 물론 검사와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판사에 이르기까지 의료행위 자체가 고도로 위험한 행위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자신들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사건을 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아주 이례적으로 보이는 이 사건의 판결에서 촉발된 의료계의 분노가 지나친 방어적 진료나 의료소송에서 방어적인 감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판결이 의료인을 구속하였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며, 또한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법정구속을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판결임은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피고인들이 항소를 하였으므로 항소심의 판단이 이루어질 것이지만, 그 이전은 물론 그 이후에도 일선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를 포함한 수사기관과 법원은 의료인에 대하여는 불구속을 원칙으로 하는 현재의 실무를 계속 유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즉, 이 사건 판결이 의료인에 대한 인신 구속의 선례가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형사재판의 경우 1심 법원에서 실형 선고 시 법정구속을 하는 것이 원칙적인 현재의 재판실무를 재고할 때가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실무의 배경을 추측해 보면 실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형 집행이 두려워 도주의 우려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인신을 구속하겠다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것만으로 구속사유를 인정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거니와 무엇보다도 그러한 실무가 과연 무죄추정의 원칙에 합치하는지도 매우 의문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사건 판결을 법정 구속의 실무를 재검토 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여성탈모, 병합치료가 중요하다" 2018-11-09 09:53:08
이제 탈모 인구 천만 명 시대가 도래하였다. 국민 5명중 1명은 탈모인이라는 뜻이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요즈음 탈모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였고 치료받기 원하는 환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10~15년 전만 해도 40~50대 남성 탈모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들어 20~30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여성 탈모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잦은 파마,염색,피임약 복용,다이어트,호르몬 변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여성 탈모의 주원인이지만 여성에서도 남성형 탈모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성탈모란? 여성형 탈모증은 남성형에 비해 탈모의 정도가 덜하며 전두부의 모발선은 비교적 잘 유지되나 두정부의 모발의 소실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형 탈모증 역시 남성의 경우와 같이 남성호르몬의 2차 대사물인 DHT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남성처럼 완전한 대머리로 발전할 확률은 극히 드물며, 전두부의 헤어라인이 유지되면서 정수리와 가르마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감소하게 된다. 단지 머리카락이 다량으로 빠지게 되어 숱이 적어지고 굵은 머리털이 연모화의 상태에서 진행을 멈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여성의 경우 탈모를 유발시키는 남성호르몬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의 전두조직에는 여성에게 우세한 아로마타제의 활성도가 매우 높아서 이 아로마타제가 DHT를 상대적으로 잘 억제하도록 도와준다. 현재 여성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법들을 소개하겠다. 미녹시딜외용액 미국에서 개발된 혈관 확장제로 주로 중증 고혈압에 사용되는 약품이다. 고혈압 치료를 위해 혈관 확장제로 사용 중 모발이 나자, 바르는 미녹시딜로 여러 임상시험 끝에 FDA에서 1988년 탈모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녹시딜은 함량에 따라 2%와 3%는 여성, 5%는 남성에 주로 사용하고 제품으로는 로게인액, 목시딜액, 볼두민액, 카필러스액, 나녹시딜액, 케어모액, 리드녹실액 등이 있다. 말초 혈관에 작용하여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모낭세포를 활성화시키며 모발의 생장주기를 연장한다. 원형 탈모의 경우 주원인인 T림프구의 수치를 감소시켜 면역 기능을 정상화시킴으로써 탈모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모낭세포의 분열을 촉진함으로써 상피세포 증식에 직접 작용해 발모효과를 촉진한다. 사용 2~3개월 후 효과가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쉐딩 현상으로 휴지기 모발이 많이 빠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생모가 올라오면서 생기는 것으로 사용을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적으로 미녹시딜의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5% 미녹시딜은 남성용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실제로 여성에게도 처방되고 있다. 약용효모, 케라틴, L-시스틴 등 복합제 (효모제품) 예전 독일 맥주공장 노동자의 모발이 풍성하고 윤기 있었던 이유가 맥주 효모의 효과 때문이었다는 것에 착안해 만든 제품으로 약용 효모, 케라틴, 티아민질산염, L-시스틴, 파라아미노벤조산, 판토텐산캴슘 등 6가지 성분이 이상적으로 배합되어 모발의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함으로써 손상된 모발이나 영양부족과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두피 전체에서 탈모가 발생하는 확산성 탈모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제품으로는 독일 MERZ사의 판토가 캡슐, 제네릭 제품으로 케라민 캡슐, 판시딜 캡슐, 마이녹실S 캡슐, 모애드 캡슐, 볼두민 캡슐 등이 있다. 평균 치료기간은 3~6개월이고 보통 약 3~4개월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며 필요한 경우 투여를 계속하거나 반복 투여할 수 있다. 엘크라넬 액 17 α-Estradiol 성분의 탈모치료제이다. DHT농도를 감소시켜 모낭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킨다. 치료 7.5개월 후 여성의 성장기 모발비율이 69%에서 77%로 8% 증가하였고 여성환자의 80%가 치료를 성공적으로 평가하였다. 성장기 모발비율이 유지되거나 증가한 여성은 88%이었다. 적응증은 경증 안드로겐성 탈모증, 유전성이 있는 여성형탈모, 프로페시아 부작용 남성환자, 프로페시아복용을 꺼리는 남성환자에 우선 적용해볼 수 있다. 성장인자(Growth factor) 성장인자는 세포 내에서 특이 수용체와 결합하여 DNA에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호르몬의 일종으로 세포에 작용하여 세포의 성장, 회복, 증식, 분화, 면역반응, 자멸 등 세포의 모든 활동을 조절하는 신호인자이다. 세포분열을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두피에 주입하면 탈모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세포의 성장과 분화 등 모든 세포활동은 세포 내에서 생산,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탈모 역시 모유두 세포에서 DHT에 의해 생성된 모낭세포파괴인자에 의해 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모낭세포를 파괴하는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유효한 사이토카인을 활용하여 전신호르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DHT 작용 기전에 의한 탈모를 조절할 수 있고,모발 성장주기를 정상화할 수 있다. 또한 모낭세포 증식인자로 작용하는 각종 유효한 사이토카인을 추가하면 세포증식과 분화에 필수 시그널이 활성화되어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모발의 성장기를 유지시켜 모발재생을 유도한다. PRP(Platelet Rich Plasma) PRP는 혈액을 특수한 키트에 넣어 원심분리하여얻어 낸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으로 혈소판에서 성장인자가 분비되므로 ‘자가혈 성장인자’라고도 한다. 이 응축된 혈장에는 다량의 성장인자들이 포함되어 있어 콜라겐과 섬유질 생성을 활발하게 하고, 피부의성체줄기세포 분화를 촉진시켜 빠른 상처치유를 일으킨다. 탈모부위에 PRP를 적용하면 PRP에 다량 함유된 성장인자가 상피세포, 간엽 줄기세포와 결합해서 줄기세포에서 모모세포로의 분화와 혈관생성을 촉진시켜 발모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한다. PRP는 자신의 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나 다른 합성 물질을 주사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병합치료가 중요하다. 여성탈모치료는 효과적인 치료방법들을 총동원해 병합치료해야 만족스럽고 결과가 좋다. 왜냐하면 탈모를 일으키는 매커니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강력하게 우리 몸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두가지 치료법에만 매달리게 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각각의 치료법들이 조금씩 중복되기도 하지만 각각 치료법들은 해야 할 역할들이 있다. 엘-크라넬 액은 남성탈모의 주원인인 DHT를 감소시키고, 미녹시딜 액은 모낭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모낭세포를 활성화시키며 모발의 성장주기를 연장한다. 효모제품 영양제는 약용효모, 케라틴, 시스틴, 티아민 등 모근의 필수 영양소가 들어있어 특히 여성 확산성 탈모와 휴지기 탈모에 도움이 된다. 성장인자와 자가혈 성장인자(PRP)는 모낭세포 파괴인자를 억제하고 성장기 유도인자를 활성화시켜 모낭주기 사이클을 정상화시키고 모낭세포 분열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검증된 치료들을 총동원해서 병합치료 하는 것이 여성 탈모치료의 핵심이다. 암치료 정복도 멀지 않았다.탈모치료가 암치료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잊지 말자. 탈모는 과학이다.탈모 메커니즘을 잘 규명하고 성공법칙을 따라가면 어떠한 유형의 탈모도 치료가 가능하다. ※외부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