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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관리 강화 나선 정부…의료계는 기대반 우려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가 정신건강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예방에서부터 치료·재활까지 전 단계 관리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의료계는 이 같은 방향성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정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현장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5일 보건복지부는 전 주기적으로 국민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치료·요양에 편중됐던 기존 정신건강정책을 예방부터 회복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정부가 전 단계 관리로 정신건강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사진은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이는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각종 정신건강 관련 지표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고립감 확산과 경제난 및 사회환경 등의 변화로 정신건강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실제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지난 2018~2022년 25~26명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는 OECD 평균 10.6명의 두 배 이상이다. 하지만 기존 정신질환 대처는 사후·수동적이었을 뿐, 사전예방·조기치료나 회복 및 일상복귀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것.정부는 이를 위해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 구축 ▲정신응급대응 및 치료체계 재정비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복지서비스 혁신 ▲인식개선 및 정신건강 정책 추진체계 정비를 4대 전략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이 같은 전략의 핵심 목표는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 자살률을 50%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100만 명에게 전문 심리상담 지원하고 청년·학생 검진 주기 단축 및 조기개입을 시행한다는 설명이다.이와 함께 직업트라우마센터 확대 및 EAP 활성화 및 상담전화 109 통합 등 자살 예방 강화 등으로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의료계 요구가 컸던 정신건강검진 확대와 관련해선 정신건강 검사 질환을 기존 우울증에서 조현병·조울증까지 확대한다. 검진 주기 역시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줄인다.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신건강 지원을 강화하는데, 각 영역의 상담센터를 통해 대학생·직장·실직·구직자 등에 대한 한 심리상담을 확대한다.정신응급상황에 대한 대응 및 치료체계도 재정비한다. 이를 위해 입원제도개선를 개선하고 수가 인상 등 의료의 질을 향상한다. 외래치료지원제 활성화 및 마약치료기관 확충·운영 활성화 방안도 담겼다.이중 수가는 폐쇄병동 집중관리료, 격리보호료 등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2배 가까이 인상된다. 집중관리료는 기존 2만3670원에서 4만7030원, 격리보호료는 기존 5만9520원에서 11만8260원으로 늘어난다. 중증 정신질환자 수가, 작업 및 오락요법 등의 치료 수가 급여기준도 개선한다.정부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에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고 부연했다. 치료 이후 회복과 관련해선 모든 지자체에서 정신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상회복을 위한 고용·주거도 지원한다. 정신질환자가 보험 가입 등에서 차별받는 문제를 해소하는 등 권리보호 지원도 강화한다.그 일환으로 정신질환 편견 해소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16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교육을 의무화한다. 또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정신건강 정책 추진체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이와 관련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국민 정신건강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신질환자도 제대로 치료받고 다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의료계는 예방과 재활에 치중하는 정신건강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의미 있다면서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의료 현장에 적용된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특히 지난 정부의 탈원화 정책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정신병원 병상 감축으로 정신질환자의 입원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또 청년 정신심리상담에 5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배정됐는데, 이 예산이 적절한 치료에 쓰일 수 있도록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봤다.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예방과 치료 후 재활이 단단히 정착해야 더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허리로서 체계를 지탱해야 할 치료 영역에 지나친 규제나 간섭이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혁신 과정에서도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하고 간섭한다면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우려스러운 것은, 청년 정신·심리상담에 5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책정된 것이다. 몇 년 전 정신건강의학과 정신요법이 3000억 원 대인 것으로 고려하면 엄청난 금액"이라며 "이를 일부인 청년층에만 사용한다는 것인데 과연 적정하게 운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책이 소기의 효과를 보려면 정형화되고 예측 가능한 치료와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12-05 16:51:26병·의원

가슴에 묻은 아이들

메디칼타임즈=분당차병원 소아응급센터 박수현 교수 '작은 심장아, 제발, 제발, 조금만 더 뛰어라. 얇은 관을 통해 들어가는 산소가 제발 이 아이의 몸 곳곳에 전달되길, 혹시라도 눈을 떴을 때 손상된 부위가 최소화되도록. 제발, 제발…'마음 속으로 제발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아직 생사에 기로에 있는 것이라면 제발 이 아이의 숨결을 조금만 더 붙잡을 수 있기를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아이의 심장 리듬은 플랫, 일자선으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아이가 그토록 사랑했을 엄마에게 어떻게 설명해주어야 할까, 아이의 병원 도착 소식을 듣고 모든 것을 팽개치고 달려온 아빠한테 어떤 단어로 이 비극을 전해주어야 할까. 가족이 아님에도 마음이 미어져서 눈물이 나는데,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매일 보던 부모는 어떨지 상상 조차 할 수 없다.아이를 사랑한 가족들의 마음은 슬픈소식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릴 텐데 어떡하면 좋을까… 그래도 꾹 이를 물고 아이가 사망했음을 선고하고, 보호자에게 사실을 전달한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가 중심이었던 가족들의 세계를 부숴버리는 단어와 문장들을,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대신해서 말한다. 영원한 이별을 고한다.응급실은 죽음과 가까운 곳이다. 어디서 사망했던지 의사가 사망했음을 확인해야 사망절차로 넘어가기 때문에 수련을 받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생과 사의 가운데 있는 환자들이 오기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 죽음이 가깝다. 위급한 환자들을 치료하며 삶의 문턱으로 끌어와 삶을 연장 시켜주는 경우도 있지만, 끝내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다양한 진단과 사인으로 사망한다. 그 중에서는 고령의 환자들의 존엄한 죽음도, 젊은 환자의 자의적인 죽음, 그리고 질환의 말기로 들어서 더 이상의 소생술이 의미가 없어 끝의 길로 들어서는 일도 있다. 그 환자의 '끝'을 지켜주는 것도 의사의 숙명 같은 것이고, 그 끝을 보호자들이 조금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그 뜻과 말을 전달해주는 것도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보다 나은 마무리를 해줄 수 있도록 그 역할을 하면서 같이 슬픔을 공유하기도 하고, 죽음 앞에 경건해지도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죽음에 대하여 환자와 보호자의 감사인사를 받기도 한다. 생사의 경계에 있다 보면, 죽음과 마무리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아응급실에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전공을 잘 못 선택했는지에 대한 심각한 갈등을 맞이했다. 응급환자를 보고 처치하는 것이, 그리고 그 존엄한 죽음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의미 있고 맞는 적성이라 생각했는데, 삶의 색채가 짙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참고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다. 엄마의 극단선택으로 인해 같이 떠나버린 아기 대신 억울해하고 분노하기도 하였으며, 여러 차례 심장 리듬이 돌아왔다가 끝내 가버린 아이를 보내고 극심한 무기력감과 우울함에 시달리기도 했다. 환자를 떠나 보내고 나서 무엇을 조금만 더 했으면 소아환자를 살릴 수 있었을지 끊임없이 되뇌면서 한동안 멍하니 식음을 전폐하고 폐인처럼 있기도 했다. 동료 의료진들에게 하소연을 늘어놓으니 다들 비슷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견뎌내야 한다고 했다. 떠나 보낸 아이들을 가슴에 묻고 또다른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한다고 하였다.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흘러도 의료진에게 소아 환자들의 죽음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떠나버린 아이들의 마지막은 좀처럼 지워지지도 크게 희미해지지도 않는다. 몇 년 전의 기억도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은 아직도 엊그제 일인 것처럼 또렷하고 가슴이 아프다.소아응급실에서는 보통 심폐소생술 유지하는 시간보다 두 세배 이상은 심폐소생술을 유지한다. 머리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지만 냉정하게 중단하고 사망선고를 할 수가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서 최선을 다하지만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소아환자 진료를 자신의 길로 선택할 때, 가장 큰 이유는 소아를 정말 좋아해서다. 병원에 내원한 아기들은 정말 예쁘다. 아기들의 똥기저귀 마저 더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아응급실의 의료진은 누구보다 아이들을 살리고 싶고, 아이들이 치료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것을 소망한다. 그것이 의료진들의 가장 큰 보람이다. 그렇기에 소아 환자의 마지막은 큰 고통이고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개인적인 슬픔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넘어서서 소아환자들의 사망은 사회적인 파장 또한 크다. 누구라도 아이가 죽었다고 하면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 아이가 사망한 것이 너무나 큰 슬픔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누군가의 책임을 찾기도 하고 그 화살이 안타깝게도 의료진에게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법적으로 봐도 아이들은 기대여명이 길기 때문에 소송시에도 배상이 몹시 크다. 단, 한 명도 죽지 않으면 좋겠지만, 불의의 사고들이 발생하는 것처럼 같은 질환도 아이들마다 다른 과정으로 진행하고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필사적으로 살리고자 노력하지만 의사는 신이 아니다. 모든 아이들을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료진들은 소아 환자들을 보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만을 놓고 1분 1초에 해당하는 그때그때의 역할에 대하여 분석하기 시작하면 과연 법적인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그렇지가 못하다. 그렇다면 모든 환자를 살릴 수 없는 전제하에, 소아응급환자를 본다는 것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굴레 안에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소아환자의 엄청난 배상액이나 구속되는 의료진의 기사가 나올 때마다 언제 그것이 소아응급실에서 일하는 의료진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는다. 이는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소아응급실의 의료진의 무거운 부담감이며 새로운 의료진의 진입을 막은 큰 장벽이다. 생의 열정을 소아 응급환자를 보는데 쓰는 소아응급실 의료진들이 자리를 지키고 최선을 다해 진료할 수 있도록 보호해줄 수 있는 법적, 사회적 방안이 절실하다. 그러한 안전망 없이 이를 누군가에게 의무로 부과하여 진료하게 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의료의 각 분야도 과에 따라서 적성이 매우 다르다. 수술방에서 손을 떨거나 환자의 죽음에 트라우마를 갖는 의사들에게 적성이 아닌 필수과를 무조건 강요하게 한다면 이는 환자의 건강에도 큰 해가 될 수 있다. 강요보다는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소아 진료를 보는 의료진들은 소아 환자를 보는 것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런 의료진들이 소아 응급실을 떠나지 않고, 또 소아 환자를 보고 싶어하는 많은 의료진들이 양성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의 미래와도 같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소아응급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분당차병원 소아응급센터 박수현 교수님의 '삐뽀 삐뽀 소아응급 금쪽이' 연재칼럼 마지막 글 입니다. 
2023-09-11 05:00:00오피니언

"혈우병약 급여 확대 계기 맞춤형 치료 자리잡을 것"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한국에서 8인자 제제 에 대한 급여 확대가 이뤄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 생각된다. 보다 고용량 사용이 가능해진 현재 상황을 잘 활용해 개별 모니터링을 활용한 맞춤형 예방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혈우병은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하게 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출혈성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8번 혈액응고인자가 없거나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혈우병A 환자가 약 70%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국내에서도 혈우병과 관련한 신규 치료제가 등장하고 급여가 확장됐지만 만성질환처럼 치료제를 꾸준히 맞아야 하는 특성상 급여 기준에 한계는 분명했던 상황.임상현장에서 혈우병A 환자의 예방 요법을 위한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응고인자 제제의 급여 기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진 이유다.하지만 올해 8월 마침내 치료제에 대한 급여기준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혈우병에서 강조되는 환자 맞춤형 예방요법을 시행하고 있던 캐나다 아픈 아이들을 위한 병원 빅터 스탠리 블란쳇 박사는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소아 환자들의 활발한 신체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캐나다 아픈 아이들을 위한 병원 빅터 스탠리 블란쳇 박사현재 혈우병 자체를 치료하는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혈우병 증상인 출혈을 막고 지혈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결핍된 응고인자를 투여하는 예방요법/유지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세계혈우연맹(WFH)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증 혈우병 환자에서 표준 치료는 주기적으로 응고인자 혹은 지혈 제제를 예방요법으로 투여하고, 개인마다 다른 출혈 표현형, 관절상태, 약동학적 특징, 선호도 등에 따라 개별화 및 맞춤치료가 돼야한다.이에 대해 블란쳇 박사는 "낙상이나 사고로 인한 큰 트라우마가 없었다는 전제하에 관절출혈은 보통 생후 18개월 차에 일어나게 된다"며 "관절출혈이 반복되면 해당 관절은 염증이 심해지고, 연골 및 뼈 손상이 함께 일어나 관절염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가급적 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2019년도에 혈우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관절출혈로 인한 관절병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데이터가 발표됐다"며 "관절출혈로 인한 관절병증은 통증뿐 아니라 삶의 질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치료제들을 적극 활용해 일상에서 예방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즉, 관절출혈은 어린 나이에 발병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제로 예방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시각."한국 급여기준 확대 고용량 사용 고무적 변화"큰 틀에서 혈우병 치료제는 표준 반감기 제제, 반감긴 연장제제, 비 혈액응고인자 제제 등 다양하게 존재하는 상황이다.한국의 경우 표준 반감기 제제 외에 반감기 연장제제가 출시돼 있었지만 기존의 제한된 급여기준이 확대되면서 중증도나 중증에서 출혈이 많이 발생하는 환자들에게 글로벌 기준에 맞는 표준요법 용량의 사용이 가능해졌다.확대된 급여기준을 살펴보면 혈중 응고인자 활성도 1% 미만인 국내 혈우병 A 환자들이 8인자 제제로 예방요법 시 허가 범위 내에서 요양급여 인정 기준 용량 대비 최대 2배까지 투여 용량 증대되는 변화를 가져왔다.가령 표준 반감기 제제의 경우 국제적인 기준인 IU를 기준으로 했을 때 kg당 20에서 30IU 를 사용한다면, 이달부터 한국에서는(표준 반감기 제제인 애드베이트의 경우) 최대 40IU까지 사용할 수 있고, 반감기 연장 제제인 애디노베이트의 경우 성인 기준 50IU까지 사용이 가능해졌다.블란쳇 박사는 "현재의 예방요법은 출혈을 막기 위해 응고인자 활성도 목표 기준을 과거 1% 유지에서 3~5% 정도로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결론이 난 상태다"며 "응고인자 활성도 반감기 연장제제를 허가 기준 예방적 투여 용량으로 주 2회 투여하면 목표 기준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최근 급여 변화로 한국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고용량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는 평가.그는 "한국에서 이뤄진 8인자 제제 급여 확대는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생각된다"며 "체내에서 발생하는 경미한 출혈을 포함한 모든 출혈을 최대한 줄인다면 혈우병 환자들도 일반인 못지않은 관절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했다.이를 위해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 개인 맞춤형 치료다. 동일한 중증도를 가지고 있는 환자라도 개별 특성에 따라 치료제 사용 시 반감기가 3~4배 정도 차이 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블란쳇 박사는 "다학제적인 팀들이 개별 환자의 수준에 맞춰서 적절한 치료를 맞춤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개별 환자들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모니터링하고 인구 기반 PK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치료 시행이 가능하도록 사용하는 다케다의  마이피케이핏과 같은 프로그램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다"고 전했다.결국 환자 개별 모니터링을 통한 맞춤형 진료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혈우병 치료제의 급여 환경 변화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그는 "고용량 사용이 가능해진 현재 상황을 잘 활용해 PK 개별 모니터링을 통해 아이들의 연령, 출혈력 등에 따라 맞춤형 예방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블란쳇 박사가 강조하는 부분은 각 치료제가 가진 장단점과 위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블란쳇 박사는 "기존 8인자 제제들은 혈중 8인자의 최고 수준과 최저 수준 측정이 가능하나, 비 응고인자 제제의 경우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8인자 수치가 유지되는지 측정이 어렵다"며 "캐나다의 경우 8인자 제제를 사용해야 맞춤형 예방요법에서 충분한 보호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8인자 제제를 일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끝으로 그는 "아무리 좋은 약이어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만큼 환자들이 적합한 치료를 꾸준히 받도록 하는 적절한 소통과 투약 순응도가 중요하다"며 "약물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에 멈추지 말고 삶의 질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최대한 혈우병 환자들이 평범한 아이들 못지않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08-30 05:30:00제약·바이오

생중계에 타해 후 자살까지…"청소년 정신건강 대책 시급"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19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정신건강기관 설립 및 지역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조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소년의 어려움을 배려하는 취지에서 법적·금전적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청소년 정신건강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이는 2018년 이후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아동 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0~17세 아동 청소년 자살률은 2021년 기준 10만 명당 2.7명에 달했다. 자살이 가장 큰 청소년 사망 원인이 된 것.더욱이 최근 외국 사례를 모방해 자살 장면을 생중계하거나, 타해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목격자·주변인들의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어린 나이에 생명을 잃고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은 청소년들에 대해 큰 슬픔과 위로를 전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청소년 자살은 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이며, 함께 노력하고 예방해야 한다"며 "희생자 주변 청소년들은 충분히 애도하되, 감정을 표현하며 나와 주변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청소년 자살은 주관적 동기가 분명하고, 복수심으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 우울증은 단순 우울감보다는 짜증·충동성·분노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이런 증상을 조절한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또 해당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접한 청소년들이 트라우마에 대해 시달리거나 모방행위를 하지 않도록 사후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청소년은 또래 집단의 기준을 중요시하고 주면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고 자기 가치관을 형성하는 만큼, 학교·부모가 아닌 기관에서 어려움과 비밀을 털어놓고 상의할 수 있는 체계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단계적인 예방책도 제시했다. ▲1차적으로 또래들이 서로를 돌보며 예방 역할을 하며 전체적으로 자살 위험에 대해서 선별할 수 있도록 하고 ▲2차적으로 고위험군 청소년들이 적절한 치료·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마련 및 법적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3차적으로는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청소년들이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후 예방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청소년이 부모의 동의 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이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이 때문에 자기 문제가 부모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청소년이 상담을 마음껏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 절차적인 부분에서 곤란을 겪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원도 많아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상담을 비롯한 추후 처방 등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이런 부분에 대해 해결이 필요하다"며 "저출산 문제와 인구 감소를 해결하려면 출산 장려에만 몰두하기보다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의 생명을 소중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대통령 직속으로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자문기구를 설립해 각계각층의 전문가의 힘을 모아 총체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는 전문가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 더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고, 이번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04-19 12:10:58병·의원

건보공단-강원도자살예방센터와 업무협약 체결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0일 강원도자살예방센터와 ‘임직원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증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직무대리 현재룡)은 지난 10일 강원도자살예방센터와 임직원의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이번 협약은 조직 내 생명존중문화 조성 및 확산을 통해 직원의 정신건강 중요성을 알리고, 우울증 등 자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체결됐다.주요 내용은 ▲임직원 대상 자살예방교육 ▲정신건강․자살 고위험군 발생시 유관기관 연계 ▲생명존중문화 조성 홍보 캠페인 등 공동사업 활성화 ▲정신건강‧심리지원 및 자살예방사업 자문 지원 ▲기타 기관별 상호 요청사항에 대한 협력이다. 양 기관은 협약 내용을 토대로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김형식 안전관리실장은 "민원응대와 행정업무 등 각종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 직원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조직 차원의 심리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강원도자살예방센터와 상호 협력해 공단 내 생명존중문화 정착과 직원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건보공단은 임직원의 생명․안전 보호 및 안전보건문화 확산을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 근로자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올해 1월 전담부서인 보건관리부를 신설해 다양한 보건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건보공단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화, 방문, 출장 등 대민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1만6000여명 직원의 감정손상 등 정신적‧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예방과 치료지원을 통해 직원의 삶의 질 향상 뿐 아니라 고객서비스 향상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직무스트레스, 관계갈등, 개인‧가정문제 등 근로자 상담‧컨설팅 코칭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직원 정서지원(EAP) 프로그램', 직원의 감정노동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 마음안심버스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2023-04-12 11:19:47정책

역할 커진 정신건강의학과…수가 개발·마약관리법 개정 방점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새 역점 사업으로 국민 트라우마 관리, 수가 개발 및 확대, 마약류 법개정을 강조했다.19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2023년 정기학술대회 및 전국운영위원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유일 정신건강 전문가단체로서의 영향력 강화를 강조했다.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2023년 정기학술대회 및 전국운영위원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조근호 정책위원장은 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여러 사회적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피해자·유가족의 심리적 트라우마 최소화를 위해 긴급성명서를 발표했으며, PTSD 자살추정 사건 등 심리적 방역 중요성이 커진 상황을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내부적으로는 회원을 대상으로 긴급진료체계 안내문을 배포해 사망자 유가족 및 지인, 부상자, 목격자, 구호 활동 요원 등에 대한 진료 패스트트랙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총 104개 회원 소속 의료기관이 이태원 사고 의료비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조 정책위원장은 사회적 참사 재발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역시 정신건강 전문가단체로서 이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설명이다.그는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어떤 사회적 참사에서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정신건강 전문가 단체다"라며 "향후 사회적 재난 발생 시 대한의사협회와의 공조 뿐만 아니라 긴급한 심리적 트라우마에 대해 보건복지부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직접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사회적 참사의 심리적 대응을 보다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회원 대상 정례적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5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한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긴급한 대응 시 응대할 수 있는 전국적인 우선 대응 조직망도 구성돼 있다"고 강조했다.■수가 개발 및 확대 필요성 강조…"원내 조제·검사 인정 못 받아"새로운 수가 개발 및 확대도 제안했다. 개인정신치료는 2018년 개편된 뒤에도 여전히 현실에 맞지 않는 저수가라는 지적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대가 커지는 만큼 적절한 수가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개인정신치료와 마찬가지로 가족치료 역시 본인부담금을 20%포인트 낮추고, 소아청소년·노인 등 심층상담이 필요한 특정연령군에 대한 가족치료 수가 신설 등, 전반적인 가족치료 수가 인상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것.독거노인 등 1인 가구가 많아진 만큼, 가족치료 대상자 범위를 가족에서 요양보호사 등 환자 상태를 잘 아는 주보호자까지 넓혀지도록 가족치료 행위정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봤다.정신건강의학과 원내조제 관련 수가 적용도 제안했다. 현재 약사법 상 정신건강의학과는 예외적으로 의사의 원내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에 따른 조제료 및 복약지도료에 대한 수가는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의약품 조제 및 복약지도까지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수가가 없다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며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정신상태검사(MSE) ▲기질 및 성격검사(TCI) ▲전반적 기능평가(GAF) 척도 ▲전반적 발달평가(GAS) 척도 등 새로운 수가 신설도 제안했다.MSE는 모든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검사여서 매 진료마다 이뤄지지만 수가가 없기 때문이다. TCI도 임상에서 매우 자주 시행되고 있지만 수가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GAF·GAS 척도 역시 정신장애·자폐성장애 장애정도를 평가할 때 정부 필수검사항목으로 지정된 검사지만 수가는 없다.개인정신치료에서의 건강보험적용 횟수 제한을 없애고 내과·소아청소년과·정신건강의학과 입원료 가산 폐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정신건강의학과 신용선 보험부회장은 "개인정신치료는 주 2회, 가족치료는 주 1회로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돼 있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며 이를 없애기 위해 의료급여 환자도 건강보험 환자와 동일하게 개인정신치료는 매일, 가족치료는 주 3회 이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입원의 경우 등급에 따른 정액제를 폐지하고 역시 건강보험 환자와 동일하게 모두 행위별수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또한 정부가 연간 843억 원에 달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입원료 30% 가산 폐지에 대한 100% 보전 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내·소·정 입원료 가산 폐지안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마약 취급 받는 향정신성의약품…"기존 관리체계 무너져"마약류 법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향정신성의약품, 대마가 관리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하나만으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로 통합돼 환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현재 정신건강의학과는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NIMS)을 통해 환자의 향정신성처방내역을 기록하고 전국 의사가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향정신성의약품과 마약을 구분하고 불법적인 사용을 막고 있음에도, 용어가 혼동되면서 환자가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역시 이 문제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공조를 통해 해결해나가겠다는 설명이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송성용 의무법제부회장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로 의사의 처방하에 안전하게 사용해 오던 약물들이 관리의 효율성을 이유로 무너져 내렸다"며 "이는 환자를 치료에 끌어들이기 위해 신분 노출을 하지 않으면서 중독을 방지하는 통합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허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불법적 마약과 치료적 목적의 향정신성약물을 하나의 통합된 법률로 묶으면서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나빠졌으며, 환자의 치료저항성이 더욱 커졌다"며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에서 분리 시켜 주기들 정치권에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상욱 부회장은 "정신분열병이 조현병으로 바뀌었고 치매도 용어 변경이 논의되고 있다. 마약도 같은 맥락에서 변경돼야 한다. 항불안제·수면제 등 의료용 의약품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마약하면 중독자의 개념을 떠올린다. 의료용 의약품은 이런 마약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우울·불면 등 국민 정신건강이 악화한 만큼 지금이 관련 논의를 시작할 적기다. 학계와 함께 이를 입법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오는 것에 상반된 의견이 있다. 치료받기 어렵다는 내용이 있고 취업·진학 등에서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며 "예약제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도 있는데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일 예약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전국 1500여개 중 80%이른다. 이 같은 낭설을 하나씩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이어 "무엇보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개원가가 살아남아야 국민 정신건강을 일선에서 챙길 수 있는 만큼 수가 개발 및 확대도 논의할 것"이라며 "전문가 그룹으로서 국민 트라우마 관리를 위해 개원의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전날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결론 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집행부 결정을 지지하고 의사단체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02-20 05:10:00병·의원

경희대병원 정신과 의료진, 에세이 모음집 발간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좌)와 백명재 교수경희대병원(병원장 오주형)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 백명재 교수를 비롯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9명이 타인의 마음을 치료하며 기록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모음집 '그대의 마음에 닿았습니다'를 발간했다.공동 저자는 광주동명병원 정찬영 원장, 국립정신건강센터 이정현 전문의, 서울대 김은영 교수, 울산대병원 전진용 교수,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 마음드림의원 정찬승 원장,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 까지 함께 참여했다.이 책은 청년정신건강, 남겨진 자를 위한 애도, 트라우마 극복, 마약중독 재활, 자살예방, 코로나19, 군정신건강, 북한이탈주민, 국가폭력 치유 등 단어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분야에서 최전방에서 헌신하는 아홉 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다. 치료과정에서 부족함을 고백하며 의사로서 얼마나 잘 치료했는지가 아닌 얼마나 함께 견뎌주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이들은 섣불리 스스로를 치료자라 칭하지 않고 환자를 통해 오히려 자신들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모든 재난 현장의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의사들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위로와 공감을 나누는 기회도 제공하고자 했다.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는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장, 국회자살예방포럼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백 교수는 "고통의 현장에 있는 환자를 마주하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서 괴로워하기도 하고 자책하고 때론 무너지기도 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로 환자분들과 함께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경희대병원 백명재 교수는 민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는 최초로 군에 채용돼 국내에서 가장 많은 현역 장병을 진료실에서 만났으며 국군수도병원에서 PTSD팀장, 정신건강센터장,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을 역임했다.백 교수는 "군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경희대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군장병을 꾸준히 진료하고 있다"며 "이 책을 통해 본인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많다는 것과 회복의 희망의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3-01-11 10:35:58병·의원
인터뷰

나홀로 분만닥터 심상덕 원장…"정상적인 진료로 먹고 살아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저출산 기조와 연이은 의료분쟁으로 분만 인프라 붕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분만병원조차 문을 닫는 상황에서 최전선인 일차의료현장에서 분만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은 한 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원내에서 숙식하면서 분만을 이어가는 곳이다. 분만 의료기관은 그 특성상 의사가 1년 365일내내 24시간 상주해야 한다. 이런 곳에 의사가 한명 뿐이라면 휴가는 고사하고 의료기관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거리에조차 나갈 수 없게 된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은 이렇게 20년째 분만 현장을 지키고 있다. 입원실 한편에 숙직실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원 환자가 없을 때에만 틈틈이 본가나 처갓집에 다녀오는 게 다다.심 원장은 "산부인과를 한지 30년이 됐는데 그중 10년은 다른 의사와 동업했으니 20년은 혼자 일한 것 같다"며 "물론 20년을 쭉 혼자 한 것은 아니고 5~6년 전쯤에 여행을 다녀오긴 했다"고 회상했다.이어 "병원에서 멀리 떨어지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고충은 있는데 30분 이상 거리는 가급적 안 가려고 한다"며 "그래도 아예 개인생활이 없는 것은 아니고 근처에 놀러오는 친구와 동기를 만나는 것 정도는 한다"고 말했다.■홀로 현장 지킨 20년…"언제 아플지 몰라 불안해"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하루 이틀 꼴로 한 명의 산모를 받아 분만하는 게 심 원장의 일과다. 다만 진통과정에서 전문의에게 1:1 관리를 받을 수 있으니 이 같은 방식이 산모에게는 장점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산모주치의제도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으론 본인이 언제 아플지 모른다는 점을 꼽았다. 심 원장은 "혼자 진료하다보니 연속성이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혼자하다 보니 고된 것은 사실이다"라며 "특히 걱정스러운 부분은 아프면 어떻게 하냐는 것인데 이럴 때엔 산모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 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라고 말했다.그는 이런 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도 이 같은 삶을 택한 이유에 예상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 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멍에를 진 것이었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그가 내놓은 답변은 '먹고 살려고'였다.더 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진료가 널렸음에도 굳이 분만을 고집하는 이유와 관련해선 '이게 성격에 맞는다'는 것이 답변이었다.심 원장은 "남자 산부인과 의사가 외래만으로 병원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피부·비만진료를 해본 적이 있기는 한데 성격에 맞지 않아서 그만뒀다"며 "예전엔 3명이 동업을 했는데 여러 명이 나눌 정도로 수입이 생기지는 않아서 혼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돈을 벌기 위해 분만을 선택했다는 답변과 그렇지 않은 현실의 괴리를 지적하자, 그는 분만이야 말로 본인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가장 많은 돈을 벌수 있는 수단이라고 부연했다.그는 "의료는 제로섬이란 시장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고 다른 아픈 사람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그냥 나으면 좋은 것이다"라며 "의사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으로 열심히 돈을 벌면 된다. 나도 봉사심이나 사명감으로 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이어 "의사가 정상적인 진료로 돈을 잘 벌면 환자에게도 득이 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라며 "그게 안 되니 비급여진료에 매달리거나 과잉진료의 유혹을 받는 문제가 있다. 요는 정상적인 진료, 분만 만해도 잘 먹고 잘살게끔 돼야 한다는 얘기다"라고 강조했다.■유일하게 제로섬 아닌 의료…"사람 살리는 일로 돈 벌어"산과 지원율이 떨어지는 것 역시 정상적인 진료로 돈을 벌 수 있는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아직까진 40대 의사도 분만 현장에 있어 원정 출산정도로 문제가 그치고 있지만 대책 없이 시간이 지나버리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다.2013년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을 만들고, 이 같은 뜻을 가진 진오비라는 이름으로 의원명을 바꾼 것도 정상적인 진료만으로 돈을 벌자는 취지에서다. 당시 산부인과가 음지에서 낙태수술을 하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했는데 이 같은 문제를 자정하자는 취지였다.심 원장은 "당시 낙태수술이 문제가 되니 현장에 문제가 있어도 산부인과 의사들이 제대로 된 항의를 못했다. 스스로 떳떳하지 않은데 수가가 좀 미진하다고 항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종교적인 이유나 큰 뜻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니고 그냥 떳떳하게 일하자는 취지에서 뜻이 맞는 의사들과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진오비 활동이 낙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지금에 와선 낙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되지 않는 데다가, 낙태를 예방하기 위해 피임을 하자는 진오비 주장 역시 지금에 와선 상식이 됐다.다만 심 원장은 아직까지 경제적인 이유로 낙태를 선택하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진오비 활동을 절반뿐인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하다.심 원장은 "아직도 낙태의 이유 중 90%가 사회적인 인식이나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결혼을 통해서만 아이를 낳아야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미혼모라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아이를 낳는 것에 경제적인 걸림돌이 없어야 한다. 다만 이는 정부만 해야하는 일은 아니고 사회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은행 빚만 8~9억…"의료사고 트라우마로 남아"진오비산부인과의원 상황도 녹록지 않다. 심 원장은 현재 은행에서 진 빚만 8~9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이처럼 빚을 지게 된 이유는 그동안의 의료분쟁 때문이다. 매 의료사고마다 2~4억 원의 배상금을 물어준 탓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설명이다.심 원장의 탓만은 아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생긴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환자가 위험성이 높은 분만방식을 원해 각서를 쓰고 진행했음에도 배상금을 문적도 있다. 일전에 동업하던 의사의 사고로 예기치 않게 배상금을 부담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기억이 남는 사례로는 갑작스럽게 산모의 자궁이 파열돼 인근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한 뒤 수술실 앞에서 10시간 넘게 기다렸던 일을 꼽았다. 앞선 출산으로 자궁벽이 약해진 상황에서 아이를 가져 문제가 생겼다는 설명이다.다행히 발견이 빨라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했고 산모는 무사했고 산모 측도 이런 상황을 이해해준 덕에 상황이 의료분쟁으로 번지지는 않았다.그는 "보호자와 마주보고 있을 용기가 없어서 대기실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밤새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며 "출혈이 멈추지 않는지 10시간동안 계속 혈액백이 들어가는데 그걸 보고 있는 심정이 어땠겠느냐. 내가 왜 의사를 해서 이런 벌을 받고 있나 싶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순산을 한 경험이 훨씬 많고 이런 산모들에게 100일 떡이나 손 편지를 받은 경험이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이런 의료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더 강렬하다고 전했다. 또 본인이 분만실에 들어가는 순간을 참사 피해자가 사고 장소를 방문하는 일에 비유했다.■"출산 자체는 기쁘고 좋은 일"…유튜브가 버팀목 돼이 같은 상황에 그나마 버팀목이 되는 것은 유튜브다. 홍보 목적으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본인의 상황이 딱했는지 구독자가 늘어나 12만 유튜버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유튜브를 통한 수익도 꽤 돼 부족한 병원 적자를 메꿀 수 있게 됐다.진오비산부인과 유튜브 캡쳐심 원장은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거다. 이런 저런 일이 있다 보니 진료할 때 무뚝뚝한데 다른 면에선 인간적인 부분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이러니 저러니 해도 홍보 목적이 가장 컸는데 유튜브를 보고 왔다는 산모들이 꽤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 수입은 줄어들고 있는데 유튜브 수익 덕분에 현상유지는 하고 있다. 세무사가 요즘 다 매출이 줄어드는데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그는 본인 상황을 외줄타기에 비유하면서도 출산 자체는 기쁘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심 원장은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 분들은 웃으면서 음식을 내주고 손님 웃으면서 먹는다"라며 "의사에게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삐끗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외줄 타기다"라고 말했다.이어 "그럴 확률을 줄이기 위해 경험을 늘리고 실력을 쌓고 책도 많이 보고 있는데 결국 복불복이다"라며 "그래도 출산 자체는 즐겁고 기쁜 일이다. 아이가 건강하게 나와 기뻐하는 모습은 상당히 좋다. 그리고 산모에게 그런 기억만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3-01-05 05:30:00병·의원

중요성 커진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접근성 개선 노력 지속"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코로나19, 이태원 참사 등 연이은 악재로 우울증·PTSD 등 정신건강질환 관리 중요성이 커졌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관련 치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28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울증 외래 1차 평가 종별·진료과별 지표 결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가 타과 대비 월등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우울증 외래 1차 평가 종별·진료과별 지표 결과관련 평가지표는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 ▲첫 방문 후 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율 ▲우울증상 초기평가 시행률 ▲우울증상 재평가 시행률 등 4가지다. 그 결과 1등급 의원 진료과 대부분이 정신건강의학과로 나타났으며 일부 신경과 등도 포함됐다. 제대로 된 우울증 치료를 받기 위해선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질의응답으로 SSRI 처방 기준이 완화됐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행정해석이 추가된 것일 뿐, 다른 질환으로 인한 2차적 우울증 환자가 아니라면 비정신과의사회 우울증 환자에게 SSRI를 처방해선 안 된다는 기존 고시가 그대로라는 것. 다만 질의응답 이후 이렇다 할 현장변화가 감지되진 않은 상황이다.이와 관련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신용선 보험이사는 "당연한 얘기지만 우울증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타과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며 "부산에서 시행 중인 동네의원·정신의료기관 치료연계 시범사업처럼 타과에 방문한 우울증 환자를 적극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로 진료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신건강질환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도 강조했다. 특히 의사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우울증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은 실정이며 방역기준이 완화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옅어진 상황이다.이태원 참사로 PTSD를 겪는 환자가 늘어난 상황도 우려했다. 생존자 등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이나 희생자의 가족 또는 지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더욱이 최근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PTSD 관리 강화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이와 관련 신 보험이사는 "PTSD는 트라우마 사건 이후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사고를 접하신 분들이나 가족 분들이 아직까지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국가트라우마센터, 대한의사협회 진료연계센터 등, PTSD 치료에 대한 대국민 홍보로 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다만 보건복지부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지원 현황 자료'가 공개되면서 상담 횟수와 시간이 짧은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예약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왼쪽부터)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 신용선 보험이사이와 관련 의사회는 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의 치료접근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이 포진해있고 의사회 자체 조사결과 사전예약 없이 당일 초진 진료가 가능한 의원이 80% 수준이었다.오히려 예약 후 방문하지 않는 노쇼 환자가 많고 상담 횟수나 시간이 짧다는 지적 역시 프로그램의 종류에서 생기는 차이라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신 보험이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하지만 문턱이 높다는 편견이 형성돼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 의사회는 물론 복지부·의협·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함께 나서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디지털치료기기 임상 적용을 추진되는 상황도 전했다. 국회 입법은 물론 현재 식품의약안전처와 복지부가 구체적인 적용을 위한 법령과 고시를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디지털치료기기는 정신건강의학과 관련이 커 때문에 이미 의사회 차원에서도 여러 기관·단체·기업 등과 회의를 거쳤고 앞으로도 관심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다만 디지털치료기기 임상 적용을 위해선 안전성·유효성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기존 치료약제와 장•단점을 명확하게 비교해야 한다는 것.또 전문성이 높은 치료행위인 만큼, 전문의 처방 없이 의료기관 외에서 유통·사용돼야하며 특히 자격이 없는 한의사 등의 처방도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디지털치료기기가 의료시장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시중 유사기기나 유사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신 보험이사는 "디지털치료기기가 의료시장에 효과적으로 정착하려면 현실적인 수가가 보장돼야 한다"며 "만약 수가를 제한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상 어려움이 있다면 일단 비급여로 처방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14대 회장으로 연임된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기존 공약인 회원 권익 보호, 소통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관련 성과로는 임원진을 통한 실사 대응과 진료환경특별위원회 구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비대면진료, 디지털치료기기, 진료보조 프로그램 등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현장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설명이다.소통 강화와 관련해선 시도별 지역위원회를 구성해 중앙과 즉각적인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임원진들이 돌아가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복지부 회의에 참석해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이런 노력이 연임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임기 때도 회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현장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코로나19 이태원 참사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 역할이 커졌다 전문가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2-12-30 05:00:00병·의원

한해 예산 100조 넘긴 복지부…심뇌혈관센터 당직비 확보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보건복지부 2023년도 예산이 109조 1830억원으로 확정, 100조원을 넘겼다.복지부는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거쳐 22년도 본예산 대비 11조 7063억원 늘면서 100조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108조 9918억원)대비해서도 1911억원 늘어난 수치다.■보건·의료 분야 309억원 증액= 고위험 산모·신생아 지원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신생아 집중치료병상 5개를 확보할 수있는 예산 110억원을 확보했다. 당초 정부는 22년도 108억원 예산을 삭감해 102억원으로 줄였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 110억원으로 최종 확정했다.간호조무사 직무교육 대상을 1500명에서 3000명을 늘리고, 취약병원 중심 교육전담간호사(151명)에 대한 인건비 예산을 총 15억원 확보했다.국회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복지부 등 정부예산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복지부는 23년도 첫 1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운영하게 됐다. 약국가 관심이 높았던 공공야간 및 심야약국 사업도 정부안에선 전액 삭감되면서 우려가 높았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사회적 요구를 대폭 반영하면서 오히려 22년 대비 10억원이 늘어난 2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또한 정부안에서 전액 삭감했던 감염병 대응 관련 전문인력 등 인건비 지원 예산이 22억원으로 일부 살아났다. 22년도 604억원 예산 대비 582억원이 감소하긴 했지만 한시적 파견 의료인력 200명에 대한 인건비 지원은 가능해졌다.장기요양기관 환기시설 설치 예산 47억원은 순증, 3595개소에 대해 3년간 연차별로 예산을 책정했다.이어 중증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전문요양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문요양병원(76병상)을 건립할 수 있는 4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장애인 의료지원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 예산과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예산도 확보했다.앞서 정부안에선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예산이 전액 삭감됨에 따라 우려가 컸지만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22년도 예산과 동일한 17억원을 확보했다. 또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22년 대비 14억원 늘어난 69억원의 예산을 챙겼다.■재난 및 응급상황 대응 142억원 증액 = 권역심뇌혈관센터에 24시간 응급당직체계 구축 등 전문진료체계 운영을 위한 당직비·인건비로 총 28억원 증액했다. 이는 윤정부의 보건의료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필수의료 강화 일환으로 개소당 평균 2억 5천만원 예산이 가능해졌다.권역심뇌혈관센터 지원 계산은 앞서 정부안에선 22년도 71억원 대비 4억원 증액한 75억원의 예산안을 올렸다. 이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22년 대비 32억원 늘어난 103억원으로 확정됐다.이와 더불어 응급의료지원 예산도 확대했다. 중앙응급의료상황팀 인력 증원(3명), 일반인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 확대(66→100만명, +34만명)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세부적으로 보면 중앙응급의료센터는 22년 대비 7억원 늘어난 109억원으로, 응급처치 활성화에는 22년 대비 7억원 늘어난 47억원을 확정했다.최근 이태원 참사로 관심이 급부상한 재난응급의료지원(DMAT) 인력 교육(250→450명, +200명)및 권역 DMAT 보험지원(750명), 재난거점병원 노후 차량 교체(3→5대, +2대)를 위해 총 73억원을 확보, 22년 대비 16억원 늘어났다.이와 더불어 트라우마센터 전담인력 확충(+7명), 정신건강복지센터 재난심리 전담인력 확충(기초(244개소), 광역(17개소) 각 2명, +522명)을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 예산 20억원, 정신건강증진 예산 1171억원을 확정했다.■바이오·헬스 53억원 증액= 복지부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활용기술 연구개발 및 실증 R&D 예산은 정부안 98억원에서 35억원 감액한 63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국회 심의 과정에서 개인 의료데이터를 의료기관 이외 민간기업인 제3자에게 전송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미비해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이외 제약산업 관련해 오송 첨복단지 내 '바이오의약품생산 전문인력 양성센터'를 신규 건립할 수 있는 설계비 5억원은 예산에 반영했다.이와 더불어 'ICT 융복합 어린이재활기기 지원센터' 신규 구축(장비비 및 기업지원) 8억원과 마이크로 의료로봇 기반 의료제품 개발 연구(신규 16억원), 국립정신건강센터 메타버스 기반 정신건강관리 기술개발(신규 5억원), 수요자 중심 돌봄 로봇 및 서비스 실증연구비(5억원 증액) 등이 확정됐다. 
2022-12-24 13:48:03정책

아픔 여전한 이태원 참사…정신과의사회 "심리 방역체계 시급"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의료계가 적극적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를 촉구하고 나섰다.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고등학생 A군이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PTSD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 체계 마련이 시급해졌다.의료계가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PTSD 치료를 촉구하고 나섰다.대한정신의학과의사회는 PTSD를 겪는 사람들은 사건이 종료 돼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또 초기 증상인 재경험을 통한 플래시백, 공황발작, 악몽 등이 환경적 요인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우울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중의 비난, 지나친 언론 보도 등 2차 가해가 우려되는 상황도 지적했다. 조사 명목이어도 불필요한 세부사항까지 진술하게 하는 것도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야 한다는 압박감도 당사자를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TSD는 사건 발생 수개월 후나 1년 이상 경과된 후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이번 사건의 당사자가 PTSD 고위험군인 청소년이라는 점도 조명했다. 10대는 재난상황을 겪을 시 우울증이 발병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문제가 복합애도반응으로 병합될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정신의학과의사회는 "재난 상황에서의 정신건강 개입은 현재 증상이 심한 사람을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다만 여력이 된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부상자,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 등에게는 더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PTSD의 위험성이 다르므로 예전에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나, 기존에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청소년, 고령, 독신 등 PTSD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 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대한의사협회 역시 트라우마에 대한 집중적인 후속 관리를 강조하면서 의협이 운영하는 진료연계센터에서 관련 지원을 수 있다고 전했다.의협은 지난달부터 진료연계센터를 운영해 이태원 참사 부상자·유가족의 국가트라우마센터 상담 과정에서 진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희망하는 경우, 전문의료기관을 매칭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현재 107곳의 의료기관이 매칭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더 많은 의료기관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의협 이필수 회장은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선 전문가의 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며 "본회 회원들도 참사의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 국민들이 트라우마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진료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2022-12-16 16:33:55병·의원

[신간]아동청소년 트라우마 치료 : 전문가가 알아야 할 18가지 치료법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아동청소년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가 알아야 할 18가지 치료법군자출판사가  '아동청소년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가 알아야 할 18가지 치료법(Evudence-Based Treatment for Trauma Related Disorders in Children and Adolescents)'를 번역, 출간했다.이번 책은 가천대 길병원 배승민 교수(법무부 위탁 인천 스마일센터장, 법원 전문심리위원)와 을지의대 노원을지대병원 방수영(노원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 을지대 학생정신건강연구 센터장) 교수가 공역했다.이 책의 저자인 Markus A. Landolt, Marylene Cloitre, Ulrich Schnyder는 아동기 트라우마의 기본 원리에 대한 최신 정보와 함께 하나의 치료법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근거 기반이거나 근거가 인정되는 현재 사용 가능한 모든 치료법의 개요를 심층적으로 담았다.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트 1에서는 진단, 역학, 평가 등 기초를 담았고 파트 2, 3에서는 다양한 개입방법을 대상군으로 나눠 세밀하게 구성했다. 역자인 배승민 교수, 방수영 교수는 “환자를 보는 치료자에게 유용할 뿐만 아니라 대학 및 임상 훈련 과정 중인 이들 에게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경희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장)은 “아동청소년 트라우마 치료의 근거 있는 모든 치료들이 한권의 책에 담겨있다”고 총평했다.  목차Part I 기초1 아동 및 청소년 트라우마 관련 질환의 진단 스펙트럼2 아동청소년의 트라우마 및 트라우마 관련 질환의 역학3 공중 보건 문제로서의 아동기 트라우마4 아동기 트라우마와 애도의 근거 기반 평가: 개념, 원칙 그리고 실제5 아동 청소년의 외상성 스트레스 질환의 심리적, 생물학적 이론 배경Part II 치료적 개입6 트라우마에 노출된 아동청소년을 위한 예방적인 조기 개입7 아동 및 가족의 외상 스트레스 개입8 외상 초점 인지행동치료9 아동청소년 PTSD의 인지치료10 PTSD 청소년의 지속 노출 치료11 아동청소년의 내러티브 노출치료(KIDNET)12 청소년을 위한 STAIR 내러티브 치료13 안구 운동 민감 소실 및 재처리 치료14 애착, 자기 조절과 역량 치료15 아동 부모 정신치료: 영유아의 근거 기반 치료16 부모-자녀 상호작용 치료17 아동과 청소년 트라우마 체계 치료18 트라우마 관련 질환을 진단받은 아동청소년의 약물치료Part III 특정 환경에서의 개입19 의료환경에서의 개입20 입원 및 주거시설 환경에서의 트라우마 정보기반 돌봄관리21 소년원과 사법 체계: TARGET 접근22 학교 기반 개입23 분쟁지역 아동과 청소년 트라우마의 치료 및 예방Part IV 요약 및 결론24 아동청소년 트라우마 관련 질환의 치료구성저자 : Markus A. Landolt, Marylène Cloitre, Ulrich Schnyder역자 : 배승민, 방수영페이지 : 528p정가 : 30,000원판형 : 160*240구입 : 군자출판사 www.koonja.co.kr (tel : 070-4458-7794) 
2022-11-29 16:33:49학술

의협 진료연계센터 개소식 개최…"민관협력 재난대응 정착 기원"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이태원 사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민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목표다.17일 대한의사협회는 '이태원사고 유가족 및 부상자 진료연계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이태원 사고 피해자 및 유족, 트라우마 호소 국민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이태원사고 유가족 및 부상자 진료연계센터 개소식 현장의협이 운영하는 진료연계센터는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의료기관 간의 협업으로 운영된다. 이태원 사고 관련 국가트라우마센터 상담 과정에서 정신과적 진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전문의 진료를 희망하는 환자는 진료연계센터를 통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전국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참여 기관을 모집해 진료와 치료를 담당한다. 보건복지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 대상자를 의료기관에 연계한 이후 상황과 치료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등 사후 관리를 맡는다.이와 관련 의협 이필수 회장은 "진료연계센터는 재난 후 경험하게 되는 트라우마를 초기에 개입해 전문적 치료로 후유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데 의미가 있다"며 "해당 센터는 6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본 협회는 이태원 사고 유가족 및 부상자가 불편 없이 전문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복지부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렇게 신속하게 연계체계가 구축·운영된다는 것이 경이롭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우리 민족의 근본적인 저력이 아닌가 싶다"며 "트라우마를 잘 극복해 나가는 것이 사고를 치유하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이태원사고 유가족 및 부상자 진료연계센터 개소식 현장신경정신의학회는 현재 100여 명에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원했으며, 향후 지원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이사장은 "진료연계센터 개소로 고통 받는 유가족 및 부상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며 "대형 재난이 없어야겠지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혹시 모를 재난 상황에서 의료지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민관협력 제도가 정착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의료계는 모든 국민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됐고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결정을 했다"며 "전문가로서의 빠르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에 여러 회원이 뜻을 함께 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재난에 대한 시스템을 더 적극적으로 준비하길 기대하며 본 의사회 역시 이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전날 의협 회관을 방문한 복지부 박민수 2차관 역시 진료연계센터 운영에 있어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박 차관은 "대상자들이 불필요한 중복상담을 겪지 않아야 한다"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즉시 전문의에게 연결해 처방까지 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한편, 의협은 이날 박 차관의 면담을 통해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수술실 CCTV 설치 지원 확대  ▲코로나19 확산세 대응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2022-11-17 11:50:21병·의원

10.29 참사 피해자 의료지원 돌입한 의협 "정부와 협업"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료계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 등을 위한 의료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의 협업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방안이다.14일 대한의사협회는 10.29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 등의 의료지원을 위해 전문의료기관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오는 16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사진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의료지원센터정부와 대한의사협회·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등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적극적인 의료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이다.이는 심리·진료지원 연계체계로 국가트라우마센터, 의협 상황실, 정신건강의료기관 간의 협업으로 이뤄진다.대상자는 국가트라우마센터 상담 과정 정신과적 진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거나 전문의 진료를 희망하는 10.29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 부상자 가족 등이다.의협은 진료연계센터 설치하고 지역 접근성과 대상자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의료기관을 찾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신경정신의학회·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전국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참여 기관을 모집해 전문적 진료와 치료를 담당할 예정이다.보건복지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 대상자를 의료기관에 연계한 이후에도 상황과 치료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등 사후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의협은 이번 참사 피해자들이 국가에서 제공하는 상담을 넘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희망하는 경우,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번 연계 방안을 담은 '이태원 사고 유가족 및 부상자 적극적 의료지원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의협 이필수 회장은 "이번 심리‧진료지원 연계체계 구축을 위해 복지부·의협·신경정신의학회·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며 "재난 후 경험하게 되는 트라우마 초기에 전문가가 신속히 개입해 전문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서 후유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10.29 참사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운영기간 동안 긴급의료지원단을 운영해 분향소 이용 국민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2022-11-14 11:59:56병·의원
권용진 교수의 뉴 씽킹

위로가 필요한 시간,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권용진 교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게 조의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상처를 자꾸 들춰내는 것 같아 망설였다. 나의 트라우마도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05년초 인도네시아에 대형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나는 대한의사협회 긴급구호단을 이끌고 반다아체에 갔다. 5일째 한국을 떠나 7일째 현장에 도착했다. 우린 인도네시아 의사회의 도움으로 빨리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참담했다. 도시의 절반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여기저기 사체가 부패하는 냄새가 진동했다. 도로며 마당이며 바닷물에 밀려온 흙더미 속에서 사체를 찾아내기 바빴다. 찾아진 사체들은 누구인지 확인할 것도 없이 검정비닐에 넣어 도로 한켠에 쌓아두면 거대한 트럭들이 어디론가 옮겨가고 있었다.충격적인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달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가끔은 사람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멍하게 앉아있곤 했다. 이런 증상들이 PTSD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현지에서는 아동들을 위한 정신건강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정작 의료단이었던 나도 PTSD에 시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질 못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나도 그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나는 내가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는지 아니면 그런 트라우마로 다른 행동특성이 생겼는지 잘 알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그 장면 장면들이 영화처럼 기억 속에 남아있다가 어떤 기회에 생생하게 재생된다는 것이다. 분명 좋은 기억은 아니다. 애써 의미를 부여해 보지만 힘든 기억들임에 분명하다. 이태원 참사의 현장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게 되었다.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 앞이 넘어진 줄 모르고 인파에 끼여 있던 사람들, 끼인 사람들을 빼낸 사람들, 그들을 옮긴 사람들, 심폐소생술을 하던 사람들, 그들을 지켜본 사람들. 의대생들도 처음 죽음을 목격하는 것은 충격적인 경험이다. 하물며 일반인들이 사망자가 많은 재난현장을 목격하는 것, 그것을 영상으로라도 목격하는 것은 더욱 충격적인 경험일 수 있다. 이런 충격적인 경험의 회복은 어떻게 가능할까? 반다아체 진료소에 찾아왔던 한 환자가 기억 난다. 3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가족 9명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고 했다. 2주일동안 식사를 못했다고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 의사 앞에서. 나도 눈물이 났다. 한참을 듣고 괜찮아질 거라는 위로와 함께 비타민 한박스를 건넸다. 그 분은 연신 고맙다며 돌아갔지만 내 가슴 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환자로 남아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분명 들어줄 사람, 위로해 줄 사람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말이 꼭 통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절실했던 것 같다. 그 환자에게 나는 얘기를 들어주고 함께 울어준 의사로 기억될 것이다. 나에게 이 환자는 나를 치유하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함께 극복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던 것 같다.정부는 이태원 참사의 대책으로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확대하고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꼭 필요한 일이다.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영상을 한번 본 것만으로도 자꾸 떠오르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적극적으로 연락해서 상담을 받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이나 경찰관이나 의료진이나 그들도 예외가 돼선 안된다. 책임추궁을 앞세우다가 그들도 입은 상처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누군가는 정치적 책임을, 누군가는 행정적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현장에서 출동한 대원들의 상처와 충격 그로 인한 PTSD까지 외면돼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공무원이나 의료진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다 적극적인 발굴과 치료를 계획해야 한다.인도네시아 쓰나미가 지나간 후 5년이 지나서 반다아체를 다시 방문했다. 수천명의 집단 매장지가 그 때를 기억하고 있었지만, 반군과의 전쟁은 평화협정으로 중단되었고, 시내에는 피자헛이 생겨 있었다. 주립병원은 새로 지어졌고 반다아체는 모든 면에서 새롭게 재건 중이었다. 그들이 새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이 되고 치유가 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바뀌는가를 경험하는 것은 그것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치유가 된다. 모두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
2022-11-14 05:3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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