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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전문의 중심병원 박차…연구 용역 올해 완료 목표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의대증원과 함께 의료개혁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문의 중심 병원' 도입에 박차를 올린다.보건복지부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5일 전문의 중심병원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정부가 의대증원과 함께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문의 중심 병원 도입에 박차를 올린다.정부는 의대증원과 함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대학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그동안 서울의 빅5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 대다수는 교수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한 레지던트 및 인턴 등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며 수익을 올렸다.이번 의대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실제로 전체 의사의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부재로 대학병원 대다수는 전례없는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중증·응급 환자 수술과 치료가 대부분 이뤄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는 전체 의사의 37.8%에 달한다. 빅5 병원의 경우는 40%에 달한다.이에 정부는 전공의가 병원 진료가 아닌 수련 기능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전문의 중심병원 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다.전문의 중심병원 연구용역은 해가 바뀌기 전에 완성을 목표로 한다. 통상 정부가 진행하는 연구용역은 소요기간이 8개월 정도지만,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은 현 의료계 사태를 고려해 신속성이 필요하다는 판단.복지부 관계자는 "긴급한 연구용역은 3개월에 완료되는 경우도 있다"며 "급하게 진행하면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지만 이번 연구는 사안의 긴급성을 반영해 4~6개월 내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연구용역은 병원의 진료기능은 전문의 중심으로, 수련기능은 수련지도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그는 "지금은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개선의 필요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내용은 대학병원은 전공의가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련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전문의 중심 대학병원 구조가 정착하면 그에 따라 병원에서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진료 업무 또한 감소해 수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의료계 또한 정부의 전문의 중심병원 도입 방향성에 공감을 표했지만,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정부의 예산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 A씨는 "전문의 중심병원은 결국 예산이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연구용역에서도 예산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본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성급히 해결하려 한다면 또다른 미봉책을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전문의 중심병원이라는 방향성은 맞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선 예산과 제도를 바꿀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그만큼 투자할 수 있는 능력과 마인드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2024-04-25 05:30:00병·의원

서울대병원 4월 30일부터 휴진 돌입…의료대란 예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서울대학교병원이 오는 30일부터 주 1회 휴진에 돌입하고 다음 달부터 의과대학 교수들이 사직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합리적인 의사 수 추계를 위한 연구 논문 공모가 이뤄질 예정이다.24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총회에서 오는 30일 주 1회 휴진이 결의됐다고 밝혔다. 전공의 사직으로 교수들이 장시간 근무하게 되면서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총회에서 주 1회 휴진이 결의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방재승 위원장지난 3월 25일부터 시작된 의대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선 이변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 의대 수뇌부의 경우 오는 5월 1일부터 사직한다는 설명이다.비대위는 이와 함께 의사 수 추계 연구 논문을 공모하겠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정부 갈등이 계속되는 만큼, 이를 해결할 합리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이유에서다.정부는 2000명 의대 증원을 대학별로 50~100% 선에서 자율 모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며, 오는 25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를 강조하고 있으며 의사 수를 추계할 별도 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다른 대학병원들의 휴진과 교수 사직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도 주 1회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할 예정이며, 이를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전날 총회에서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휴진한다. 원광대병원 비대위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음 달 3일부턴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충북대병원 비대위도 지난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외래진료를 휴진하고 있다. 경상국립대병원도 외래진료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들 병원 모두 응급·중증 환자 진료·수술은 지속한다.또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는 전날 총회 이후 오는 25일부터 교수들의 사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서울의대교수협 비대위 방재승 위원장은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독선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에 대한 항의와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한 정책 개선을 요구한다"며 "이를 위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개별 교수의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밝혔다.이어 "두 달 이상 지속된 초장시간 근무로 인한 극심한 소모를 다소라도 회복하기 위해 하루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개별적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시행한다"며 "이와 함께 의사 정원에 대한 과학적·합리적 근거를 마련을 위해 국민이 원하는 의료 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의사수 과학적 추계에 대한 연구 출판 논문을 공모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4-24 11:38:12병·의원
초점

최악의 경영난 겪는 대학병원…'전문의 중심' 병원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국 수련병원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의 중심'병원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전공의 사직 장기화로 수술, 외래 등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지면서 직격타를 맞은 진료수익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추후 전공의가 복귀하더라도 근로자 보다 수련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메디칼타임즈는 20일, 보건의료 전문가 5명(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명예연구위원,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특임원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고대구로병원 신정호 기조실장(대한산부인과학회 수련위원장),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 OO대학병원 흉부외과 A교수(익명 요구))을 통해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짚어봤다.좌측부터 신응진 특임원장, 신영석 명예연구위원, 신정호 기조실장, 권용진 교수.전문가들은 전문의 중심의 수련병원 운영이 가능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 혹은 보상체계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의견이 갈렸다.또한 전공의 업무를 누가, 어떻게 맡을 것인가에 대해 전문의 혹은 PA간호사(전담 간호사)가 배분하자는 큰틀에선 의견을 같이했지만 디테일에 들어가서는 이견이 나왔다. 특히 과거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기피과 의대교수가 전문의 중심병원 롤모델이 될 것인가를 두고는 의견이 크게 갈렸다.■ 전문의 중심병원 가능하려면…보상은 어떻게?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명예연구위원=다른 국가들도 전공의 수련병원에 정부의 예산을 투입해서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더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됐으니 그만큼 보전을 해줘야 한다.방법은 수가 인상을 통한 재정 투입이 적절하다고 본다.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채용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한국은 행위별 수가제인데 전문의를 채용함으로써 행위에 투입하는 자원이 더 비싸진다는 의미인 만큼 해당 수가를 높여주는 방식이 돼야한다고 본다.보사연 신영석 명예연구위원은 전공의 업무를 전문의 및 PA간호사에게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신응진 특임원장(대한외과학회 이사장)=글쎄, 수가로 지원하는 것 보다는 전공의 급여 등 수련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문의 진료에 대한 수가만 인상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현재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시장으로 이탈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전문의 진료에 대한 수가를 인상했기 때문 아닌가. 개원하는 편이 수익이 훨씬 높으니까.만약 전문의 진료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면 개원러시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지방 수련병원도 유지, 운영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병상 당 (시설·인력 투자 명목의)유지관리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 해당 병원이 환자를 좀 덜봐도 유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순천향대 중앙의료원 신응진 특임원장은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대구로병원 신정호 기조실장(대한산부인과학회 수련위원장)=전문의 중심병원으로 간다는 것은 다시 말해 건강보험료 등 세금을 어마어마하게 쓰겠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현실성이 있다. 현재 1개 수련병원 당 수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국민들이 의료비 폭등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본다.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 (전공의가 빠져도)수련병원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당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줘야한다. 다만, 전공의 업무를 분담하는데 전문의만으로 할 필요는 없다. PA간호사에게도 분담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고 본다.OO대학병원 흉부외과 A교수(익명 요구)= 전문의 중심병원은 결국 '예산'이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연구용역에서도 예산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그런데 전문의 중심병원이든, 뭐가 됐든 이런 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곤란하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를 거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또 다른 미봉책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전문의 중심병원, 방향성은 맞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선 예산과 제도를 바꿀 노력이 필요한데 정부가 그만큼 투자할 수 있는 능력과 마인드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전공의 업무, 누가 어떻게 대체할까?신영석 명예연구위원= 전공의 업무는 PA간호사와 입원전담전문의에게 넘길 수 있다고 본다. 일선 병원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여러가지 있겠지만 직업으로서의 안정성도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별도 '진료과목'으로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방안이라고 본다. 그렇게되면 소속감도 느낄 수 있고 직업적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다.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는 젊은세대는 과거의 노동강도하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할 것을 당부했다. 권용진 교수= 전공의 업무를 누가 대체할 것인가를 논하기 이전에 먼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의사든, 간호사든 현재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젊은세대는 과거의 노동강도 하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다.전공의 대체인력으로 거론되는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PA간호사 등 모두 마찬가지다.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이 어렵다고 하지만, 업무 강도가 높으니까 지원을 안한다고 본다. 결국 병원이라는 산업현장에서 너무 많은 노동과 생산성을 요구하고 있었던 게 문제다. 이것부터 바꿔야한다.의대교수들이 너무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대학병원을 공장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한 전공의 업무를 전문의, PA간호사가 대체한다고 우리가 원하는 모습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신영석 명예연구위원= 전공의는 현재 주80시간에서 주 52시간(노동법 기준)으로 대폭 더 줄이고 이중 32시간은 수련을 받고 20시간 정도 근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고 본다.현재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계속 값싼 임금으로 노동에 소진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 OECD통계를 보더라도 병원 종사 인력 수 대비 노동강도는 58% 수준이다. 즉, 의료인력 1인당 업무량이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다. 의사를 포함한 병원 종사자에 대한 숨통을 틔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MZ세대는 과거와 달리 오버타임 근무를 수용하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워라밸 등 달라진 세태를 고려해 시스템 변화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신응진 특임원장= 전문의를 충원해서 전공의 의료공백을 채우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전문의)채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다시 말해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가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다. 솔직히 PA간호사 이외에는 답이 없다.  장기적으로는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가면, 전공의는 근로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수련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한다고 본다. 특정 수련병원이 전공의를 선발했다고 해당 병원에서만 수련받는 게 아니라 지방 수련병원과 순환하면서 다양한 환자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한다.신정호 기조실장= 현재 근무하는 촉탁의도 그만두려고 하는 상황에서 임상강사, 입원전담전문의 등 전문의를 채용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전공의를 대체할 전문의를 선발한다는 얘기는 마치 꿈 같은 얘기다.신정호 기조실장은 촉탁의도 사직하려는 상황에서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채용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흉부·산과 기피과, 전문의 중심병원 롤모델?권용진 교수=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해당 진료과목 의대교수들은 수년 째 전공의가 없거나 최소한으로 유지해왔다. 해당 진료과가 (전공의 없이)어떻게 유지됐는지 보면 전문의 중심병원에 대한 답이 있지 않겠나.신정호 기조실장= 산부인과 전공의가 없는 수련병원은 대부분 분만을 최소한으로 밖에 할 수 없었다. 분만은 노동집약적 의료행위다. 현재같이 전공의 없는 기간이 지속된다면  일선 수련병원 의대교수들은 분만을 접을 수 밖에 없어질 것이다.흉부외과 A교수= 전공의 없이 유지해온 기피과는 전문의 중심병원의 롤모델이 될 수 없다. 흉부외과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2019년, 흉부외과학회가 전체 회원 대상 실태조사 결과에서 흉부외과 교수들은 수년 째 기피과로 전공의 없이 버텨오면서 번아웃을 호소했다. 흉부외과 전문의 주5일 기준 평균 63.5시간, 하루 평균 12.7시간 근무한다고 답했다. 또한 대부분 주말에도 근무하고 월 평균 당직일수가 5.1일, 병원 외 대기근무도 월 10.8일에 달한다.최근에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에서 전공의 사직으로 의대교수들이 번아웃됐다는 발표를 했지만, 지금의 번아웃이 일상이 되면 전문의 중심병원이 될 수있다. 다시 말해 흉부외과가 전공의 없이 현재 의료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흉부외과 교수들이 자신을 갈아넣어서 가능했던 것이다.PA간호사도 능숙하게 수술장 업무를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에 이른 것은 과거 교수들이 수년 간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를 교육해왔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간 교수들의 인건비와 교육비용은 어디에서도 산정되지 않았다. '전문의 중심병원'이라는 이름은 그럴싸 하지만 결국 '전문의 노동병원'을 만든다는 얘기다. 
2024-04-23 05:30:00병·의원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 몰고 온 폭풍

메디칼타임즈=가톨릭의대 김성근 외과 교수 2월 6일. 정부에서 기습적으로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2개월 하고도 보름이 지나고 있다.그전에도 증원에 대한 소문이 있었지만 의사들에게 의대 정원은 9.4 의정합의 사항이기에 일방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약간의 증원은 의사들 안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기에, 증원안이 나오더라도 의료계와 논의 후 좋은 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기습적인 발표 내용은 그동안의 논의를 모두 묻어버릴 만큼 파괴력이 큰 원폭투하 수준이었다.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냈고 학생들은 휴학을 선택했다. 정부는 의사들을 집단이기주의, 환자를 볼모로 국민을 볼모로 잡고 행동하는 악마로 몰고 갔다.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교수들은 사직서를 내고 비대위를 구성해서 맞서기 시작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회장의 유고로 비대위를 꾸리고 젊은 의사들을 뒤에서 도우며 힘을 결집시켰다. 정부는 같이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의료개혁 패키지로 이름을 바꾸고 의료개혁을 이루어 나가겠노라 외치며 전국 방방곡곡, 아파트 엘리베이터, 지하철 등등에 무차별 광고를 뿌려가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전공의들에게는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을 던져 댔고, 수련병원에는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을 내렸다. 학생들의 휴학은 받아들이지 말라는 교육부의 명령이 나왔다. 변호사들조차 우리나라에 이런 명령들이 있었나 의아해하는 행정명령들을 쏟아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전공의라는 존재는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인권이 없고 국가에 매인 존재로, 마치 노예 같은 존재로 여겨지게 만들었다.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에게도 역시 같은 인상을 갖게 했다. 정부는 주 100시간 이상을 병원에서 버티며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는 교수, 전문의들에게 대책을 세우기는 커녕 당신들이 있는 자리에서 쓰러지더라도 그 자리를 지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해댔다. 정부는 이러한 급격한 학생수 증가는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기에 불가능하다는 의대학장들과 교수들의 항변에 해부실습을 위한 카다바를 수입하겠다는 대답으로 답해왔다. 의사들이 없으면 전세기를 띄우겠다는 말도 아닌 말로 의사들을 조롱해 댔다. 평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우리나라 국민들은 갑자기 초록 점퍼를 입은 총리, 장, 차관들을 매일 화면에서 보면서 국가위기사태를 맞은 듯한 시간을 지내고 있다. 전시도 아니고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시기도 아닌데 보건의료 심각 단계가 유지되고 있고, 전공의들이 떠가간 빈자리를 경험도 일천한 그리고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PA 간호사들로 버텨가라고 하고 있다. 처음에는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고 의사들을 비난하던 국민들도 지금의 밀어붙이기 식의, 근거도 부족한 정부의 행태를 알아가고 있고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의료는 OECD 보고서를 보면 결과지표에서 대부분 최상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근본적으로 잘못된 부분도 있고 현재 모자란 부분도 있다. 건강보험체제를 지금과 같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공중보건의가 급감하면서 발생하는 지방의료원들의 인원 보충문제, 미흡한 공공의료 문제, 의료전달체계 문제, 중증 및 응급환자 문제, 실손보험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 필수의료 분야 기피 문제 등 많은 현안들이 쌓여 있다.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세심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의료계의 협조와 국민들의 후원이 있다면 미래의료의 청사진을 그리고 더욱 나은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정부는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를 유지해 오는데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 기여와 희생을 했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얼마나 많이 방기했는지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 OECD 자료를 보고 의사수가 적음을 확인할 것이 아니라 공공부분이 꼴찌임을, 의료비 증가가 최고임을 먼저 바라보아야 한다. OECD 국가 중 의사 양성과 전공의 수련에 우리같이 국가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는 가부터 바라봐야 한다. 여기에 대한 반성과 해법이 제시되는 것이 의료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시스템에서 큰 톱니바퀴가 빠져 있는 지금 다시 그 톱니바퀴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 시계를 만들기 전에 있는 시계를 못 쓰게 만든 지금의 증원정책은 철회되어야 한다. 
2024-04-22 05:00:00오피니언

의협 임현택-비대위 김택우 화해의 포옹…"의료계 단일대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차기 집행부가 짧았던 갈등을 끝내고 화해했다. 향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 논의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등 단일대오를 견고히 하겠다는 각오다.14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화해의 포옹을 나눴다. 비대위 주도 건을 두고 내부 갈등이 있었지만, 원팀으로 향후 같은 목소리를 내며 협력하겠다는 설명이다.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김택우 비대위원장(왼쪽)과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화해의 포옹을 나눴다.갈등의 시발점이 된 것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화가 성사되면서다. 이 대화가 다수 전공의나 다른 의사단체와의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내분 조짐이 있었는데, 이후 의협 비대위가 다자 합의체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란이 커졌다.이어 의협 비대위는 브리핑을 통해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는 것을 전제로 국민·의료계·정당·정부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전공의 7대 요구안에 따라 의대 증원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이에 정부가 600명 선에서 의대 증원을 합의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갈등이 커졌다. 특히 의협 집행부는 의대 정원 감축을 요구하며 다자 협의체를 전면 거부한다고 맞섰다. 또 의협 집행부는 비대위에 공문을 보내 권한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하지만 법원이 의협 비대위 간부들의 의사면허 정지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분위기가 환기됐다. 임현택 당선인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이를 맹비판했는데, 보건복지부의 국민 탄압에 맞서 정의를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가 하수인 역할을 자처했다는 지적이다. 의협 집행부가 비대위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다시금 단일대오를 형성한 모습이다.이와 관련 김택우 위원장은 "회장 당선인과 비대위 간 불협화음은 없었다. 뜻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었을 뿐"이라며 "남은 기간 비대위는 비대위대로 행보에 최선을 다하겠다. 차기 집행부 인수위원회에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현택 당선인도 "그동안 의협 비대위와 차기 집행부와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 소통상 문제가 조금 있었는데 오늘 충분히 비대위원장과 소통을 많이 했다"며 "미래 세대인 의대생·전공의를 포함해 교수·개원의·봉직의·공보의·군의관 모두가 하나라는 합의를 구축했다. 의사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합쳐서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대전협 비대위 박단 위원장이 최근 본인의 SNS에 올린 글에 대한 해명도 있었다. 앞서 박 위원장은 '두 개의 축. 그리하여'라는 제목으로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약간의 해프닝으로 봐야 한다. 기사를 발췌한 글이고 기사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의료 개혁 방향에 대한 것"이라며 "그 의료 개혁을 위해 병원과 교수들의 역량도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교수나 병원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무기한 연기된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에 대해선 그 효용성에 여러 얘기가 오고 갔지만, 당장은 필요하지 않다는 데 뜻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필요하다면 충분히 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마지막으로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총선 결과를 수용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라고 재차 촉구했다.이와 관련 김성근 홍보위원장은 "오늘 회의를 통해 의대 증원에 대한 의협과 의대생·전공의들의 단일입장은 '원점 재논의'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며 "대화를 위해 교육부는 의대 정원 배정 시스템을 중지하고 부당한 행정명령을 취소해달라. 지역·직역의사회 간부들에 대한 압박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김택우 위원장 역시 "이해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 행동했다면 화답은 정부와 대통령이 해야 한다"며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겠지만 향후 그런 만남을 더 자주 가져야 좋은 방향으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내일 대통령 담화문에 이런 내용이 담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4-04-14 18:14:38병·의원

임계점 달한 의대교수들…"총선 끝…대책 마련 소통하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총선 이후 의대증원 추진이 소강기에 접어든 가운데 의대교수들이 신속한 협상을 통해 해법 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주목된다.전공의 사직 2개월째 접어들면서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 더 늦기 전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서울의대 비대위)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의대생·전공의 공백)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면서 "정부와 의료계가 모두 살을 깎는 심정으로 진정한 의료개혁에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숫자에 매몰된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증원 규모와 필수·지역의료 미래를 논의해달라는 얘기다.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와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의대교수들의 업무 과부하가 임계점에 달했다며 의-정간 협상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서울의대 비대위는 정부는 물론 의료계도 한발 양보해 협상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의-정간 서로 양보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이다.서울의대 비대위는 "지난 2개월간 너무나 많은 상처를 입었다.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자 불편은 커지고 남은 교수들은 주80시간을 넘어 100시간 이상 근무에 지쳐가고 있다"고 호소했다.이들은 일선 수련병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급여를 삭감하고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현실을 전하기도 했다.서울의대 비대위는 "희귀·중증 진료, 지역·필수의료를 책임지고 버텨온 병원들이 무너지면 그 상처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의료파국을 막기 위해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거듭 우려를 제기했다.또한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12일, 성명서를 내고 의대교수들의 업무 과부하 상태를 전하며 대화와 협상으로 현재의 의료공백을 수습해줄 것을 당부했다.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1주일간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를 대상으로 '근무시간 및 업무 강도'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그 결과 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교수가 86%에 달했으며 주 평균 100시간 이상 근무한 교수도 8% 수준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특히 당직 근무로 24시간 근무한 다음날 12시간의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교수가 74%에 달했다. 설문 응답자의 80%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체적, 정신적 한계 상황에 도달할 것이라고 답했다.성균관의대 비대위는 "먼 미래의 의사 수, 의대증원에 매몰될 게 아니라 당장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전공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수련 후 전문분야를 지켜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아직 기회가 있다. 눈 가린 경주마처럼 돌진하는 의료정책은 파국을 불러올 뿐"이라면서 "정부는 대국민적 의료정책과 의료사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2024-04-12 17:31:41병·의원

해결기미 안보이는 전공의 사직…병원 무관 '공통수련제' 급부상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공의 없는 병원이 현실화되면서 그 해법으로 병원 소속과 무관한 '공통수련'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지역·필수의료 의료인력을 확보하려면 지역인재 특별전형 정원 확대 필요성도 언급됐다.정부는 전공의 정원 배정을 의과대학 정원 수준으로 비중을 늘려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전공의 수련과 지도전문의에 대한 직·간접적 비용 지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이는 12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한국 의료 이대로 주저 앉는가, 의료개혁 대토론'에서 거론된 내용이다. 이날 패널토의에 나선 전문가들은 각 주제별로 현재 의대증원 사태를 둘러싼 대책을 제시했다.■전공의 없는 병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이날 토론회는 현재 대학병원을 마비시킨 '전공의 없는 병원'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대한외과학회 이사장인 신응진 순천향대의료원 특임원장(외과)은 현재 전공의 사직 이후 1000병상 당 15억원씩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대형 대학병원이라도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신 원장은 "앞으로는 전공의를 한개 병원에서 선발하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될 것 같다. 특히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면 더욱 그렇다"면서 공통수련 도입을 제안했다.신응진 순천향대의료원장(좌)과  박인호 병원장(우)은 전공의 공통 수련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외과학회는 현재 공통수련을 운영 중으로 전공의가 파견 형태로 다양한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그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경험은 많지만 경증을 접하긴 어렵다"라며 "2차, 전문병원 파견 수련을 통해 다양한 질환을 접하도록 하는 식으로 공통수련 제도로 전환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목포한국병원 박인호 병원장(신경외과) 또한 신 병원장이 제안한 '통합수련'에 대해 동의하면서 동시에 인턴 과정을 마치면 개원할 수 있을 수준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전공의 교육을 바꿀 것을 제안했다.윤석준 고대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현재 수련병원 의료진 중 전공의 비중이 30~40%에 육박하는 의료기관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할 것을 당부했다.그는 "현재 전공의는 8:2 비중으로 근로자 역할이 큰 상황으로 이를 5:5 혹은 4:6으로 전환해야한다"면서 "대신 전공의 역할을 전문의 혹은 간호사와 나눠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 업무범위 재정립 등이 과제라고도 했다.  윤석준 교수(좌), 정재훈 교수(우)가천의대 정재훈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전공의가 낮은 인건비로 많은 노동시간을 버티는 것은 의사사회 내에서 (고통의 시간을 버티면 전문의 면허를 취득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세대간 약속 때문"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 필수의료 대책은 사다리 걷어차기로 느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은 정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 지적에 대해 오히려 의료계 내부의 세대간 잘못된 약속이 현재의 의료왜곡을 악화시켰을 수 있다고 봤다.정 정책관은 이어 정부차원에서 전공의를 근로자가 아닌 피교육자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문의가 꼭 해야하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국립대병원 교수 정원을 늘리는 등 대책을 추진 중"이라며 "전공의 역할을 PA간호사에게 분담하는 등 구조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필수의료 강화 대책은? 패널토의에 나선 토론자들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대책도 내놨다.정재훈 교수는 필수의료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며 미래 초고령화 시대 등으로 의료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수요를 무제한으로 충족시키겠다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다.윤석준 교수는 필수의료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재정적 투자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정책적 의지를 요구했다.이에 정경실 정책관은 "건강보험 재정만으로는 수가인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안정적으로 재정 투입 루트를 만들고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필수의료를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사고 리스크와 저수가를 꼽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보상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 ■낙후된 지역의료 개선대책은?지역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나왔다. 박인호 병원장은 지방에서 권역외상 및 권역응급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의료인력난'을 꼽았다.그는 "의사 구인난 때문에 전남지역은 심뇌혈관센터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골 병원에서 의사 채용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했다.그런 점에서 의대증원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지방 지역병원에서 의사, 간호사 처우를 대폭 인상하면 좋겠지만 병원 경영상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인건비 인상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가 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박 병원장은 지역 의료인력 확보 방안으로 지역인재전형을 늘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목포한국병원 의료진 80%이상이 지역대학병원에서 수련받았다.정경실 정책관도 지역 내 전공의 수련을 마친 경우 지역 내 남는 경우가 82%까지 상승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지역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지역 내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련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이 과거 4:6에서 4.5:5.5로 조정했으며 앞으로 6:4, 7:3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지역 수련병원도 늘어난 전공의 수련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2024-04-12 14:44:32병·의원

전공의 사직에 제약계도 시름…병원 처방 매출 20% 감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의대정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치료제 활용 급감에 따른 제약사들의 시름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이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제약산업 전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의약품 재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국아이큐비아는 지난 12일 '2024년 주목해야 할 제약업계 9가지 이슈'를 주제로 웨비나를 진행했다. 연자에는 이강복 마케팅 & 영업담당 상무가 나섰다.이날 이강복 상무는 올해 국내 제약시장에 영향을 요인으로 '의대정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지난 2월 19일부터 시작된 전공의 중심 집단행동이 3월 말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으로까지 번지면서 병원들의 경영악화가 가중, 제약 및 도매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아이큐비아는 올해 제약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이슈로 의대정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을 꼽았다. 장기화될 경우 전체 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병원 처방 감소로 전문의약품 수요 감소가 우려되는 데다 ▲수술 관련 의약품(마취제, 진통제 등) 수요 급감 ▲수련병원 의약품 발주량 20~30% 감소 ▲제약사 영업활동 제한(의사 대면 방문 어려움, 학술행사 취소)이 지난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이강복 상무는 이 같은 의-정 갈등이 계속돼 장기화될 경우 제약업계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제약시장 성장률의 직접적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실제로 한국아이큐비아 자체 분석 결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3월과 4월 각각 의약품 사용금액이 20%, 2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3월 병원급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의-정 갈등에 따른 의약품 사용금액이 20% 감소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1490억원에 육박한다는 평가다.이강복 상무는 "아직 의대정원 이슈에 대한 결말을 예상할 수 없기에 현재 추계가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장기화된다면 병원급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국내 제약시장 성장률에도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시나리오별로 4월 말 시점으로 부정적 이슈가 마무리된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시장 성장률이 7.1%라고 예상하면 이보다 1.3% 감소한 5.8%의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는 "장기화돼 부정적 이슈가 5월 말까지 계속된다면 2%의 전체 성장률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며 "5월 의대 입시요강 발표까지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업계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부재한 상황이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재고 관리가 필요하고 추가 악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제약업계 구조조정 계속될까더불어  올해 추가적으로 주목해야 할  제약업계 이슈로 '구조조정'도 언급됐다.제약업계 전반으로 경기침체와 함께 비용절감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 추진, 영업인력 감축․CSO 도입이 늘어나면서 구조조정이 올해 주요 이슈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실제로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C녹십자, 일동 제약 등 대형 국내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경동제약과 유유제약이 영업조직 축소 및 CSO 전환을 확대했다.한국아이큐비아는 제약업계 안에서 올해 또 다른 이슈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꼽았다. 국내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기업 한국법인들도 여러가지 이유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국내사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중 한국노바티스, 한국MSD 등이 한국법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베링거인겔하임, 먼디파마도 조직을 개편하면서 희망퇴직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이강복 상무는 "국내사 구조조정은 주로 경영악화와 실적부진에 따른 자구책 성격이 강하다. 연구개발비 증가, 약가 인하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한국법인은 본사 차원의 경영전략에 따른 의사결정인 경우가 많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핵심 사업 역량 강화 등이 주요 목적"이라고 차이점을 분석했다.그는 "국내 제약산업은 여전히 제네릭 비중이 높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 중인 상황에서 중소 제약사들의 구조조정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팬데믹 특수가 사라지면서 그동안 고성장을 구가하던 제약사들도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다. 위축된 성장세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4-04-12 05:30:00제약·바이오

경영위기의 대학병원…분원 통째 폐쇄까지 검토 임박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병동 폐쇄에 이어 분원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할 지경이다."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보직자는 4월 접어들면서 한단계 더 심각해진 경영위기 상황을 이같이 말했다.8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결과 수련병원 상당수가 전공의 사직 여파로 4월 접어들면서 경영난이 한층 악화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위 대학병원 보직자는 "병동을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지만 경영난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영난이 더 심각해질 경우 분원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서울대병원 대한외래  평일 오후 시간대 모습. 평소 붐비던 것과 달리 한산하다. ⓒ사진=메디칼타임즈 실제로 수도권 내 분원을 둔 A대학병원, B대학병원은 기존에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병원. 전공의 사직 여파로 병동 운영을 줄이고 환자가 급감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해당 대학병원들은 의사를 제외한 임직원 대상 강제 무급휴가 카드까지 꺼내가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당장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인건비 절감 대책으로 장기 무급휴가를 적극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무급휴가도 한계가 있다. 결국 대학병원들은 줄줄이 4월달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있다. 향후 1년치 예산 지출을 고려해 직원 급여 여력을 확보하느라 분주하다.최근 511억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힌 서울아산병원은 8일부터 5월 31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신청 대상자는 올해 12월 31일 기준으로 50세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20년 이상인 일반직 직원이다. 이와 더불어 무급휴가도 최대 100일까지 늘렸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지난 2019년, 2021년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장기화된 전공의 사직으로 어느때 보다 극심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기기, 치료재료 등 대금 결제는 미뤄둔 지 오래다. 대학병원 재무담당자는 "의료기기 등 병원에 납품하는 업체에 지급한 대금을 최대한 연기하면서 버티고 있다"면서 "병원에 품업체들도 적자가 70%에 달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대학병원 경영난이 장기화 되면 의료기기, 제약사 등 관련 업체까지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상급종합병원 재무담당자협의회 라병학 총무(가톨릭의료원 재무담당팀장)는 보건복지부에 건강보험 미수금을 선지급해줄 것을 요청해 둔 상태다.이와 더불어 총선 이후 의료개혁 특위가 구성되면 지방세 분리과세 개선, 지방세 감면 축소 개선, 상종 카드수수료 개선, 원내 직원 진료비 감면 혜택 유지 등 4가지 건의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라 총무는 "얼마전 윤석열 대통령 담화문만 보더라도 의료는 완벽한 공공재"라며 "정부 차원에서 위 제안사항을 추진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일선 대학병원들은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당시에는 정부 지원금이라도 있었지만 현재는 병원 운영상 문제로 간주해 모든 책임을 병원에 지우고 있어 더욱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2024-04-09 05:30:00병·의원

한계 다다른 응급실…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 '초읽기'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현장을 지키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탄식이 커지고 있다. 응급실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으로 여기서도 사직하는 의료진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8일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효과 없는 의료 대란 대책들만 남발하며 현장에 남아있는 응급의료진과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현재 500여 명의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응급실을 나갔으며, 대부분 수련병원이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의 의료 대란 대책이 무의미하다고 비판하며 응급실에서도 자발적 사직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로 인해 의대 증원 사태 이전 대비 30% 이상 환자 수가 감소했는데도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있다는 것. 남아있는 의료진은 피로와 탈진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교수들까지 업무를 단축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다.비대위는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재난 위기 응급의료대책 중 유효했던 것이 있었는지 반문했다. 정부가 그동안 정책들은 응급의료 현장과 상의 없는 졸속·탁상행정들 뿐이었다는 지적이다.실제 정부는 개원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해 응급실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 구청 직원의 거절로 무산됐다. 의료법상 의사의 겸직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또 비대위는 ▲비대면 진료 확대 ▲PA 업무 확대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파견 ▲은퇴 의사 재취업 등 정부가 내놓은 다른 정책들도 실제 현장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다만 보건복지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보건의료 재난 위기 '심각' 단계 동안 의료인의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가 한시 허용된다며, 일부 지자체와 심평원 관계자가 이를 미숙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비대위는 이 같은 정부 행보가 정치적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는 사직 전공의에 대한 대처에서도 강력히 처벌한다고 했다가 유연히 대응하라고 하고, 협상은 없다면서 대화하자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것.또 비대위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안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시 응급실 사직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을 준비할 것이고, 이와 별개로 수많은 전문의가 자발적으로 현장을 떠날 것이라는 경고다.이와 관련 비대위는 "이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용한 돈이 이미 5000억 원이 넘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사태 발생 이전에 이 비용이 필수의료에 투입됐다면 이토록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턴들의 임용 포기로 벌어질 연쇄반응으로 향후 5년간의 전공의 부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아무런 대책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이어 "이제는 정말 서로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이대로 계속 시간이 지나면 환자들의 피해는 커져만 갈 것이고, 사태를 촉발한 정부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진정한 해결을 위해선 의대 증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백지화하고 의료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진지한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024-04-08 11:54:50병·의원

산과의사회 "전공의 지원 희망 없다...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정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공의 7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현 사태는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7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춘계학술대회 인사말을 통해 전국 의대생들의 단체 휴학 및 인턴·전공의·교수들의 사직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를 향해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 의대 증원을 원점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이 정부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 2000명 의대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의료 대란을 중단시키기 위해선, 전공의들이 주장 해온 7대 요구사항을 정부가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설명이다.이는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이다.의대 증원은 과잉 공급된 의사들의 노동을 저비용으로 의료시장에 갈아 넣는 희생을 강요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저수가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또 이번 사태의 본질은 필수의료 공백을 막고 지역의료를 활성화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의대 증원에만 몰입해 오히려 필수의료를 포기하는 상황만 초래했다고 우려했다.이와 관련 김재연 회장은 "앞으로 산부인과 지원 전공의를 더 이상 기대할 수조차 없게 만들고 말았다. 의료 개혁의 목표는 의사 수의 확대가 아니다"라며  "임신 출산 등의 필수의료의 적절한 보상을 통해 현재 활동 중인 의사들이 필수의료 영역으로 유입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그는 또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적은 보상과 각종 의료사고 위험을 꼽았다. 이처럼 민형사적인 책임에 휘말리기 쉬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어렵고 힘든 분야를 파격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와 함께 의사가 의료사고나 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그리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추진하는 과정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미지급된 국고 지원금의 예산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필수의료 보상 강화에 투입해야 진정성 있는 대책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선 법령개정을 통한 제도개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사법부가 의사단체,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이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을 계속해서 각하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지난 2일 1만3057명이 의대생이 제기한 6차 행정소송과 집행정지신청을 강조하며 이는 전국 의대생의 70%에 달하는 숫자라고 전했다.이와 관련 김재연 회장은 "법원 논리는 고등교육법은 입학 연도 1년 10개월 전 발표된 대입전형 시행계획, 입시요강을 변경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규정을 위반해도, 정부가 아무리 입시·의료를 농단해도 의대를 보유한 대학의 장이 아니라면 본안 심리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산부인과의사회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사법부가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을 중단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2024-04-07 17:50:57병·의원

"의대 증원 600명 조율 사실무근…2000명 변화없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만남 이후, 의대 증원 규모가 600명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료계 일부 주장에 대해 정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2000명 증원에 대한 정책은 기존 방침대로 유효하다"고 밝혔다.박민수 차관은 "정부는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증원 규모를 제시할 경우 재논의한다는 입장으로, 지금은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2000명 증원은 정부가 정책 결정을 내린 사항이기 때문에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 기존 방침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대통령실 또한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 600명 조율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또한 복지부는 대통령과 전공의대표의 만남과 관련해 "어제 대통령과 전공의협의회장이 첫 만남을 가졌는데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않겠냐"며 "정부는 브리핑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 노력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어 "복지부 장관 또한 지속적으로 전공의와 대화를 원했으며 실제 만난 적도 있다"며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계기가 된다면 장관도 얼마든지 전공의와 만나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대통령과 만남 이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평을 올린 박단 대표와 관련해서는 "해당 논평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고 개인의 소감을 적은 글"이라고 평했다.한편, 정부는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오는 2025년도부터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의대 교육지원 T/F에서 지역별 전공의 정원 배정 방향을 논의했다.현재 비수도권의 의대 정원 비율은 전체 의대 정원의 66%이며, 2025학년도 정원 배정 이후에는 72.4%까지 올라간다.하지만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은 전체 정원의 45%에 불과해 의대 정원과 전공의 정원 간 불균형이 있는 상황.박 차관은 "지역에서 의대 졸업 후 수련까지 받는 경우 지역에 정착해 근무하는 비율이 높지만 현재는 지역에서 의대를 졸업하더라도 수도권으로 이동해 수련받는 경우가 많아 지역에 정착하는 비율이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어 "T/F에서는 지역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지역 수련병원의 전공의 정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에 2025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 시 비수도권 배정 비율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별 의과대학 정원과 연동하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이와 함께 지역 수련병원의 전공의 배정 확대와 함께 국립대병원 교수 증원, 임상교육훈련센터 확충 등 지역 내 수련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박 차관은 "2025년도 지역별 ·병원별 전공의 정원은 향후 전공의전문학회 수련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올해 11월까지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2024-04-05 11:37:12정책

박단 대통령 면담 이후 "대한민국 의료 미래없다" 저격...의료계 파장 예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되면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료계 갈등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지만 회동이후 박단 전공의가 SNS에 "대한민국 의료 미래없다"며 의미심장한 글을 써놓으면서 큰 기대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4일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전협 비대위 박단 위원장의 회동이 끝난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단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특히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고 밝혔다.윤석열 대통령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되면서, 정부·의료계 갈등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향후 의료계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을 논의할 시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이번 회동이 언론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국장과 김수경 대변인만 배석했다. 2시간 15분 동안 회동이 이뤄졌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으면서 야권에서 이를 총선용 보여주기라고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박단 전공의는 회담 직후 SNS에 "대한민국 의료 미래없다"고 적었다. 단순한 글귀지만 면담 성과에 기대감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의료대란을 해결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변화인지 아니면 총선 직전 지지율이 떨어져 울며 겨자먹기식 그림 만들기인지 혼란스럽다"며 "정부의 태세 전환이 단순히 총선용 쇼가 되지 않으려면 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한 환자 중심의 의료 개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혔다.이번 회동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이는 상황이다. 이는 대전협 비대위의 결정일 뿐 전체 전공의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회동이 성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밀실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회동 시점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것도 이를 키우는 모습이다.전공의 7대 요구안인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에 대한 정부의 신뢰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게 전공의·의대생의 다수 여론이라는 것.이와 관련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만남은 전공의·의대생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독단적인 밀실 결정이다. 박단 위원장이 이번 만남을 '언론 비공개'로 먼저 요청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는 밀실 결정에 이은 밀실 만남이며 '기습 합의'라는 2020의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그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는 백년지계해야 할 일"이라며 "선거마다, 정권마다 호떡 뒤집듯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에 대전협 비대위는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만남은 행정부 최고 수장에서 전공의 의견을 직접 전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밀실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7대 요구안에서 벗어난 협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024-04-04 18:31:54병·의원

박단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만난다 "전공의 요구 변함 없어"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이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 2000명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 반 만이다.4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은 이날 대전협 대의원 대상 공지를 통해 비대위 회의를 거친 결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한 응답이다.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앞서 전공의들의 입장을 전달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 사태와 관련해 대전협 내놨던 '전공의 7대 요구안'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이 요구안엔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이 담겼다.이와 관련 박단 위원장은 "현 사태는 대통령의 의지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며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 총회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24-04-04 13:52:16병·의원

정부는 피로스의 승리를 원하는가

메디칼타임즈=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좌훈정 회장 기원전 3세기 경 그리스 북서부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1세는 로마에 맞서 이탈리아 반도와 시칠리아 원정에 나섰다. 그는 뛰어난 용맹과 전술로써 로마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었으나, 많은 병력의 손실을 입은 데다 전략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여 결국 아무 성과 없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에 후세의 역사가들은 싸움에서 이겨도 별 이득이 없이 손해만 큰 승리, 애당초 싸우지 않은 것만도 못한 승리를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고 일컬었다.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사직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헌법에 보장된 직업 수행의 자유까지 부정하면서 수련병원들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못하게 하고 전공의 9천여 명에 대해 3개월간의 면허정지를 처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그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복귀는 매우 미미한데, 그들은 파업이 아니라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수련을 받을 이유를 상실했기 때문에 절망에 빠져 자발적인 사직을 하는 것이며, 그렇게 강요한 것은 오히려 정부라고 외치고 있다. 또한 비슷한 이유로 의대생들 역시 공부할 의욕을 잃고 휴학계를 내고 있는 것이다.필수의료 붕괴의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정부정부와 의사들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에 대한 시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구 당 의사 수가 여타 OECD 선진국들에 비해 적고 새로 배출되는 의사들이 힘들고 위험한 소위 '필수의료' 보다는 비교적 편하고 수입이 나은 미용 성형 등으로 쏠리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의사 수를 대폭 늘려서 미용 성형 등의 시장이 과포화 되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밀려 필수의료에 종사할 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이렇게 저열한 주장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티던 '필수의료' 종사자들의 마지막 버팀목을 무너뜨렸다. 살인적인 저수가와 천문학적인 의료배상 요구, 다른 나라들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높은 형사소송 비율 등으로 무너져 내리던 필수의료에 이제는 '낙수의료'라는 차별적 낙인을 찍고 만 것이다.특히 미래의 의료 주역인 전공의들의 충격이 가장 컸다. 알다시피 전공의들은 근로자이기 전에 피교육자라는 이유로, 법정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의 두 배인 80시간에서 비공식적으로는 100시간 이상을 저임금에 일하고 있다. 아무리 교육을 겸한 시간이라고 해도 다른 직종의 근로자들에 비해 너무 과도한 시간을 일하고 있으며, 업무 시간이나 강도에 비해 임금 또한 최저 시급을 겨우 넘는 정도로 박봉이다.더욱 황당한 일은 아직 피교육자 신분으로 일하고 있음에도 의료분쟁 시 전문의들과 별 차이 없는 무거운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의는 전문의보다 의학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또 장시간 근무하다 보면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전공의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해줄 생각이 전혀 없고, 오히려 반(反)헌법적인 사직금지, 재취업금지 명령만 내리고 있다.급기야 의대교수님들까지 제자 보호를 위해 나서서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와 함께 의사들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다수 의대의 교수들이 투표를 통해 전공의들이 처벌을 받을 경우 사직하겠다고 뜻을 모으고 있고, 이미 많은 교수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물론 사직서를 냈더라도 당분간은 진료현장을 지키겠다고 선언하였지만, 이미 한 달 이상 전공의 공백을 메우면서 진료하느라 심신이 극도로 피로한 상태이기에, 사직하기 전에 순직하겠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지금까지 전공의 이탈로 생겨난 의료 공백은 오히려 미미한 것이고, 각 의료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대학교수들까지 과로 때문이든 사직 때문이든 본격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한다면 그때부터 진정한 의료 재앙이 될 것이라는 데는 세간의 여론도 동의하고 있다. 의학의 최고봉인 의대 교수들이 진료 현장을 떠나게 된다면, 그 여파는 전공의의 이탈과는 비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렇듯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악화된 이유로는 무엇보다 정부의 비상식적인 강경대응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태의 초기부터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의사들을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업무개시명령, 면허정지, 법정최고형 등의 극언들을 쏟아냈다. 심지어 의사를 비하하는 '의새'라는 말이나 '여자 의사는 남자의 0.7'이라는 혐오적인 표현조차 서슴지 않았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에만 매진해왔던 의사들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더욱이 전공의들은 아직 배우고 있는 입장으로서 지금 우리나라 의료가 망가진 것에 대한 부채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마치 의사를 악마화 하는 듯한 정부의 대응에 질려서,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전공의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전공의들, 특히 이른바 필수의료를 전공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렇지 않아도 붕괴되고 있는 필수의료 현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자명하다. 기존의 전공의들뿐만 아니라 올해 인턴 수련 후 내년에 전공의를 지원할 때 '필수의료 과'는 극도로 기피할 것이라는 것 또한 명약관화하다.마지막 기회를 놓친 대통령 담화그런 차원에서 4월 1일 오전의 대통령 담화는 매우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이면서 잠시 상승했던 대통령 및 여당의 지지율은 금세 다 까먹었으며, 정부여당의 불통으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과 피로가 누적되면서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총선에서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 압도하고 있다. 그나마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대통령 담화에서조차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이제 의사들 포함한 국민들은 총선에서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만약 총선에서 정부여당이 참패를 하게 된다면, 의사증원 문제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정책들에 있어서 추진 동력을 상실하게 될 거라고 예측되고 있다. 아직 임기를 3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조기 레임덕을 자초하는 자충수를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설령 의대정원을 다소라도 증원하더라도, 그로 인한 이득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증원을 통해 배출되는 의사들이 현장에 투입되는 시기는 거의 10년 이후인데, 그 전에 순식간에 붕괴될 필수의료와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큰 불신, 나아가 국민들이 입게 될 상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말인가.이번 사안에 있어서 정부여당이 어떤 식으로든 의사들을 굴복시켜 승리(?)를 얻게 되더라도, 그것은 이겨도 별 이득이 없이 손해가 훨씬 더 큰 '피로스의 승리'가 될 것이다.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가 되든 필수의료나 지역의료 기피현상은 심화될 것이고, 많은 인재들이 의료현장을 떠나거나 외국으로 향하는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그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어서야 비로소 잘못된 길이었다고 후회할 것인가. 그 때쯤은 정책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도, 다시 바로잡을 기회도 없게 될 것인데도.마지막으로, 피로스1세와 관련된 일화를 하나 전한다. 이탈리아 원정 준비로 바쁜 피로스에게 신하 키네아스가 찾아왔다. 그는 로마가 매우 호전적인 나라라고 말하면서 만약 로마를 상대로 승리하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묻자 피로스는 로마를 정복하고 나면 인근의 시칠리아도 정복할 거라고 말했다. 키네아스가 시칠리아도 정복하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묻자 그리스 전체를 정복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리스까지 다 정복하고 나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묻자 피로스는 편안하게 쉬면서 날마다 즐거운 얘기나 나누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키네아스는 '전하는 지금도 편하게 쉬면서 즐거운 일만 하실 수 있는데 왜 위험한 고생을 사서 하시려고 합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2024-04-03 05:3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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