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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100만명 시대…치료 필요성 인식해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조영재 정책이사는 수면 건강 선언문을 통해 "수면장애는 질환으로 인식돼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불면증이나 지속적인 숙면이 어려운 수면장애 환자가 최근 4년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수면부족은 각종 만성질환과 연관될 뿐 아니라 수면 부족 시간에 비례해 자살 우울지수 및 자살생각지수가 상승하는 만큼 각종 수면장애 증상 및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13일 대한수면학회는 서울 엠갤러리에서 '2024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모두가 잘 자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수면건강 선포식을 열었다.이날 선언식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김성택 교수와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규 교수의 인사말과 학회 소개를 필두로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의 수면건강 선언문을 낭독 등이 진행됐다.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수면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따르면 2022년 수면장애 진료 인원이 109만 8819명으로, 2018년 85만 5025명에서 4년 새 약 28%가 늘었다.이와 관련 조영재 정책이사(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는 수면 건강 선언문을 통해 "수면은 생명 유지와 건강한 삶에 필수적이며, 신체와 정신 건강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은 인간의 기본 권리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보장돼야 한다"며 "수면장애는 질환으로 인식돼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수면건강의 위협은 개인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에 사회공동체 차원에서 건강한 수면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국가 역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양광익 회장실제로 수면 부족-건강 악화의 연관성은 다양한 연구에서 드러난 바 있다.양광익 회장(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과)은 "누구나 꿀잠을 원활 만큼 건강한 수면은 행복한 삶의 근간이자 국민의 만성질환 예방과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대한수면학회 회원들과 수면장애 진단 및 치료, 수면 관련 연구와 기술 발전을 위해 전력하겠다"고 전했다.그는 "다양한 연령대 중에서 특히 청소년들의 수면의 질이 상당히 취약하다"며 "나이를 먹으면서 수면 시간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유독 서구권과 달리 우리나라는 학생들에게서 학업 부담 및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전자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수면 부족이 관찰된다"고 말했다.그는 "문제는 수면 시간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확인된다는 점으로 다양한 연구에서 수면 시간이 적을수록 비만도, 우울 및 자살 경향성이 올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약 17.8%가 과도한 주간 졸림을 호소했다"고 지적했다.수면시간이 9시간 이상일 경우 우울지수(높을수록 악화)는 7.6에 그치지만 수면시간이 6~7시간일 경우 9.5, 5~6시간은 10.9, 5시간 미만은 13.4로 급증한다.비슷하게 9시 시간 이상 수면에서 자살생각지수는 4.1이지만 6~7시간은 4.9, 5~6시간은 5.5, 5시간 미만은 7.1로  연관성이 관찰된다.질병관리본부와 교육부의 수면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3들이 평균 주중에 수면 시간은 6시간 30분에 그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주중과 주말의 숙면 시간 차이는 3시간이지만 미국 고3은 1시간 30분으로 그 격차가 적다.이에 양 회장은 "청소년들은 생물학적으로 저녁형(수면-각성 위상지연) 경향이 높아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면시간이 부족하며 불량한 수면 위생으로 수면의 질 저하 및 이와 관련된 낮생활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수면 시간을 중심으로 7시간보다 적으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이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수면 시간이 부족해도 주말에 보충하면 그나마 그런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데 적은 수면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03-14 05:30:00학술

코로나 시대 건강책방 베스트셀러는? '치유' 화두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장가화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건강 관련 서적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책방 일일호일이 2022년 올해의 베스트셀러 건강책 판매 트랜드를 집계한 결과 마음 치유 관련 책이 압도적이었다.14일 건강책방 일일호일은 올해 최다 판매 서적 집계 결과를 공개했다.가장 많이 판매된 책은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 『마음챙김의 시』 등으로 주로 ▲마음 치유 ▲일상 속 건강 ▲건강한 노후 관련 책들이 많았다.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찰리 맥커시가 집필한『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상상의힘)은 소년, 두더지, 여우, 말 네 친구가 주고받는 우정과 사랑의 대화를 담은 그림책으로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치유의 그림책이다.넘치는 생각 때문에 삶이 피곤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처방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부키), 100세 정신과의사 할머니의 마음 처방전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바다출판사), '나'라는 여행지로 떠나려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정신과의사의 마음 여행 기술 『걷다 보니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멀리깊이) 등 정신과의사, 심리학자의 마음건강 에세이 역시 인기를 끌었다.이 외 마음챙김이 필요한 이들에게 건네는 류시화 시인이 선택한 시 모음집 『마음챙김의 시』(수오서재), 번뇌로 잠 못 이루는 이들을 위한 헤르만 헤세의 치유의 문장 『밤의 사색』(반니) 등 치유의 문장으로 깊은 위로를 전하는 책들도 지지를 받았다.건강한 마음이나 치유 메시지를 담은 서적의 강세는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팬데믹에 따른 심리적 위축, 불황의 영향으로 풀이된다.한편 쉽고 재미있는 건강관리의 의미를 담은 '헬시플레저' 트랜드는 도서 판매로도 이어졌다. 전문적인 건강 정보서 보다는 일상 속에서 건강한 루틴을 만드는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와 실용서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작지만 단단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채소로운 일상을 담은 『매일매일 채소롭게』(카멜북스), 매일의 숙면을 위한 소소한 '굿슬립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어제도 잘 잤다』(세개의소원), 나를 사랑하고 타자를 존중하는 슬기로운 식탐 탐구생활을 다룬 『섭식일기』(오월의봄), 우울증을 이겨낸 산책의 힘을 만날 수 있는 『야생의 위로』(심심)등이 일일호일을 찾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건강 정보를 다룬 책 중에는 치매 당사자가 겪는 변화를 생생하게 구현한 『비로소 이해되는 치매의 세계』(에디터), 뇌과학자가 전하는 꿀잠 솔루션, 『잠이 부족한 당신에게 뇌과학을 처방한다』(궁리) 등이 주목을 받았다.도전하고 적극적인 신중년(뉴시니어)들은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에 대한서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과 갱년기의 의미를 발견하고, 건강한 나이듦을 이야기하는 책들의 구매 비중이 높았다.70년대 생 언니들의 수다로 갱년기를 새롭게 정의하는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일일호일), 매일매일 공부하는 삶의 건강함을 전하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더퀘스트), 노년의 삶을 바라보는 90세의 지혜를 용감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구현한 『어떻게 살 것인가』(뮤진트리) 등이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랐다.김민정 일일호일 책방지기는 "건강책 판매 경항을 통해 마음 치유, 일상 속 건강 챙기기,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2023년에도 일상 속 건강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해 건강한 생각이 교류하는 공간으로써 가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서울 서촌에 위치한 일일호일(日日好日)은 헬스케어PR 회사 엔자임헬스(대표 김동석)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건강책방이다. '매일매일 건강한 하루'라는 슬로건 아래 어렵고 딱딱한 건강이 아닌 일상 속에서 건강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 전시,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2022-12-14 18:31:43학술

우리 아이 꿀잠자는 비법 없나요?

메디칼타임즈=대전을지대 소청과 김주영 교수 # 주말부부인 탓에 ‘독박육아’중인 엄마 유 씨, 유 씨는 지난 밤 새벽 1시가 넘어도 잠들지 않고 칭얼대는 8개월 딸아이 덕분에 한바탕 진을 뺐다. 기저귀를 갈아줘도, 우유를 먹여도 잠들지 않았다.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걱정돼 체온부터 쟀지만, 지극히 정상이었다. 결국 겨우겨우 재우기에 성공했으나, 이미 동이 틀 시간이 머지않은 시점이었다.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힘들었던 지난밤을 떠올리며 ‘내가 울고싶었다’던 유 씨, 이렇게 오늘도 기약도 해법도 없는 ‘재우기 미션’에 돌입해야 하는 걸까?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신생아 때나 유아기의 수면은 아이의 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 시기의 수면 습관이 평생의 키와 두뇌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서 신생아기부터 ‘수면교육’이라 일컫는 수면 습관들이기가 붐이다. 우리 아이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수면과 수유는 분리보통 수면 시간은 개월 수에 따라 달라진다. 생후 1개월 미만의 아기의 경우 총 수면 시간은 16시간이며, 신생아 시기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젖 먹는 시간이 낮이고, 배불러 자는 때가 밤이다. 하루에 5~6회 잠을 자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2개월 이후부터는 잠을 잘 때 우유를 주며 재우기보다는 충분히 먹고 스스로 잠들게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습관을 들이다 보면 3~4개월 무렵에는 수면 패턴이 생기게 마련이다. 또 밤에 깰 때도 아기에게 바로 우유부터 주지 말고 스스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6개월 전후로는 밤에 푹 자는 아기가 많으며, 9개월 이후부터는 낮잠을 두 번 정도 잔다. 밤에 잠을 일찍 재우기 위해서는 오후 4시 이후에는 낮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 좋고, 한 번만 낮잠을 재운다면 2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 3~5세가 되면 하루에 11~13시간 정도 잠을 자고, 5세 쯤 낮잠이 없어진다.▲ 목욕, 마사지도 도움아기가 편안하게 잠들기 위해서는 잠들기 30분 전에 목욕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아기는 매일 목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목욕물은 36~38℃로 약간 미지근하게 준비한다.자기 전 가벼운 마사지도 숙면을 유도한다.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해주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고, 뇌 속의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가 늘어 정서 안정은 물론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마사지는 심장에서 먼 쪽부터 시작하고, 엄지손가락과 손바닥을 사용해 아래에서 위,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쓸어준다. 팔과 손은 혈액순환과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심하게 마사지를 한다. 베이비오일이나 라벤더 등 아로마 제품을 활용해도 좋으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아기 때는 성인 수면의 20~25%를 차지하는 램수면(꿈을 꾸는 수면)이 50% 정도로 높아서 꿈을 많이 꿀 뿐더러 자주 깨서 몸을 뒤척인다. 아기가 자주 깨고 보채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부모들은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수면의식 부모가 함께해야3~5세부터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들이 제때 잠들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부모 때문이다. 부모가 늦게까지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아이들이 잠을 늦게 자도록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늦어도 10시 이전에 잠을 자도록 부모가 나서야 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잠잘 시간이라며 ‘수면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다. 수면의식은 아이를 재우기 위해 매일 같은 패턴의 과정을 겪게 하는 것을 뜻한다. 9시경부터는 아이에게 잠옷을 입혀주고 양치질도 같이하고, 책을 읽어주는 등 잠자기 전에 하는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만일 이미 늦게 자는 아이라면 3~4일마다 15분씩 잠자는 시간을 당겨줄 것을 권한다.자기 직전에 너무 많이 먹이거나 무리하게 놀지 않도록 하고,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은 잠자기 전 6시간 이내에는 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항상 일정하게 반복되는 방법을 찾고 잠을 잘 잤던 상황을 기준으로 수면의식을 행하는 것이 좋다.
2022-01-25 09:42:52학술

동·서양을 연결하는 터키로…소아시아 신앙 중심 에페소스(1)

메디칼타임즈=양기화소아시아 신앙 중심 에페소스(1) 터키에서 다섯 번째로 맞는 아침이다. 휴대폰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간을 보니 새벽 3시반. 알지 못하는 번호라서 전화를 끊는다. 외국여행 중이라는 안내를 들었을 터인데도 전화를 거는 이유를 모르겠다. 4시에 모닝콜을 받기고 했지만, 강행하는 일정에 30분의 꿀잠을 빼앗긴 것은 억울하다. 이날 오전 일정은 에페소스까지 가는 것이다. 가는 길에 점심식사를 했지만, 에페소스에 도착한 1시반까지 우리 일행은 두 곳의 가게에 들른 것이 전부였다. 결론적으로 쇼핑 때문에 새벽 4시에 일행을 깨워 몰고 나선 셈이다. 적지 않은 여행비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쇼핑과 선택관광에 시간과 돈을 추가로 지불해야만 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어둠이 막 걷힐 무렵에 들른 상점은 의류와 침구류를 취급하는 곳이다. 대체로 한 시간 가량 머물면서 상품을 구경하고 필요한 사람은 사기도 했다. 아무래도 여성들은 쇼핑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8시경에 다시 출발하여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상점 에페시아에 도착한 것은 11시가 조금 넘어서이다. 이곳은 흥미로운 곳이다. 상품들을 구경하기 전에 우리 일행은 먼저 런웨이가 있는 작은 방으로 안내되어 모델들이 입고 나온 가죽의상을 감상했다. 소규모 고객을 위한 특별한 쇼라선지 중간에 모델들이 객석으로 내려와서 일행 가운데 몇 사람을 골라 무대 뒤로 데려갔다. 모델들이 보여주는 패션쇼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소를 직접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에페시아의 패션쇼(상), 모델 데뷔(하) 패션쇼 감상도 처음이었는데 팔자에도 없는 모델로 데뷔하는 일이 생겼다. 무대 뒤에서 모델이 골라주는 옷을 입고 무대에 나설 준비를 했다. 무대에서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던 여성 모델이 갑자기 손을 붙잡고 돌리는 바람에 넘어질 뻔 했다. 결국 내 대신 자신이 도는 것으로 낙찰을 보았고, 중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추어 말춤도 추기로 하고 무대에 나섰다. 대학의 연극동아리에서 배역을 맡아 무대에 오를 때처럼 눈앞이 하얘지지는 않았지만 바로 눈앞에 앉아 있는 일행의 얼굴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대에 어떻게 걸어 나갔다가 되돌아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떻든 내 차례가 끝난 다음에 출연한 아마추어 모델들을 포함한 모든 출연진들이 나와 인사를 하는 것으로 패션쇼가 끝났다. 패션쇼가 끝나고서 아내가 찍은 사진을 보니 얼굴이 가려지거나 포커스가 잘 맞지 않았다. 예쁜 모델과의 공연이라서 그랬을까? 쇼가 끝난 다음 본격적으로 가죽상품들을 구경하였다. 옛날부터 터키는 최상급의 양피지를 생산할 정도로 양가죽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런 기술로 만든 동물 가죽을 의복 재료로 사용하여 좋은의 가죽옷을 만들고 있었다. 다만 색깔에 대한 감각이나 패션감각에서는 우리네와 다소 차이가 있어 선뜻 사기가 뭐했다. 물론 일행 가운데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죽옷을 구입했기 때문에 나머지 일행들이 행복할 수 있었다. 로마 무희의 춤(좌), 검투사의 대결(우) 여흥을 즐긴 로마황제의 퇴장 가죽옷을 구입하지 않는 사람들은 에페시아의 마법에서 풀려나 바로 옆에 있는 뷔페식당 아르테미숀으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의 외관이나 직원들의 복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로마식이었다. 이식당의 점심메뉴는 지금까지의 어느 식당보다도 훌륭했다. 쇼핑 때문에 늦은 일행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생겨 식당 밖으로 나왔다. 마침 식당 모퉁이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옛 로마시대 귀족들의 여흥을 재현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전체 구성은 잘 모르겠으나 궁녀들의 춤에 이어지는 검투사들의 대결이 볼만 했다. 대결에서 패한 남자를 살릴 것인가 아니면 죽일 것인가를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딱히 패자를 죽여야 할 이유가 없었던 나는 당연히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살려주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황제가 나를 보았던 듯 패자를 살려주라면서 퇴장했다. 황제만세! 공연이 끝나면서 마침 우리도 버스를 타고서 에페소스로 향했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아르테미스신전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에페소스는 에게해로 흘러드는 카이스트로스(Kaystros)강 어귀에 있는 항구이다(지금은 퀴직 멘데레스강이다). 성 사도 요한의 무덤이 있는 아야솔룩 언덕에서 발굴된 주거지가 기원전 5,000년 무렵의 신석기 시대의 것이라고 고고학자들은 말한다. 기원전 2,000년 무렵에는 도시가 발달했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히타이트 사람들은 이곳을 ‘대지 어머니 여신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아파샤(Apaşa)라고 했고, 먼 옛날 이곳 사람들은 ‘대지 어머니 여신’ 키벨레(Kybele)를 숭상했다. 그 키벨레 신앙은 아르테미스신앙을 거쳐 성모 마리아신앙으로 이어졌다. 에페소스라는 이름 역시 히타이트 시대의 이름 아파샤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페소스를 건설에 관하여 아마존의 여왕 에포스가 세웠다는 설과 아테네의 코드로스왕의 아들 안드로클로스가 세웠다는 설이 전해오는데, 대체로 안드로클로스설에 무게가 실린다고 한다. 아버지가 죽은 다음에 아테네를 떠난 안드로클로스가 델포이신전에서 정착할 곳을 물었더니, 물고기와 멧돼지가 도시를 세울 곳을 알려줄 것이라는 신탁을 얻었다. 안드로클로스가 카이스트로스강 어귀에 이르렀을 때, 마침 어부들이 식사를 하려고 굽던 물고기가 펄떡 뛰는 바람에 숯불이 숲으로 옮겨 붙어 산불이 났고, 멧돼지가 놀라 튀어 나왔다. 안드로클로스가 뒤쫓아 맷돼지를 활로 쏘아 죽이고 그곳에 도시를 세웠다는 것이다. 기원전 1,200년전 쯤의 일이다.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터(Wikipedia. Artemis에서 인용함) 기원전 8세기 무렵에 이 지역에 스미르나(Smirna)라는 마을이 들어섰다고 하며, 기원전 7세기 후반에 피타고라스(Pythagoras)라는 참주가 아르테미스신전을 처음 세웠다고 한다. 기원전 560년 에페소스를 점령한 리디아의 크로이소스(Kroisos)왕은 이곳을 박해하는 대신 자금을 내어 아르테미스신전을 증축하도록 하였다. 당시 에페소스에 살던 그리스 사람들이 모시던 아테네여신을 대신하여 소아시아 토착의 아르테미스여신을 모시는 신앙의 중심지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1) 이 두 번째 아르테미스신전은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로 꼽혔는데, 그 목록을 작성한 시돈의 안티파트로스는 아르테미스 신전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고 한다. “나는 전차(戰車)를 위한 글이 나 있는 바빌론의 높이 치솟은 성벽을 보았고, 알페우스가 세운 제우스 신상(神像), 공중정원, 태양의 거상과 수많은 노동력으로 지은 높은 피라미드와 거대한 마우솔로스의 묘를 봤었다. 그러나 내가 구름 위에 치솟은 아르테미스의 집을 보았을 때, 그들 다른 불가사의들은 그 빛을 잃었다. 그리고 나는 말했다. ‘보라, 올림푸스를 빼면, 어떤 장대한 것에도 태양이 비추지 아니하였구나.’”(2) 그런데 기원전 356년에 헤로스트라토스(Herostratos)라는 청년이 자신의 이름이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아르테미스 신전에 불을 질러 파괴하였다. 우리의 국보1호 숭례문에 불을 지른 이가 아르테미스신전의 옛일을 배웠던 것일까? 마침 이날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대왕이 태어난 날이었다. 알렉산드로스가 에페소스를 점령하였을 때, 이를 기억하고 신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다면 건축비용을 대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에페소스 사람들은 이를 거절하고 자신들의 돈으로 아르테미스 신전을 화려하게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세 번째 지은 신전도 서기 268년 서고트족의 침략으로 파괴되었다. 참고자료 (1) 유재원 지음. 터키, 1만년의 시간여행2, 15-20쪽, 책문, 2010년 (2) 위키백과. 아르테미스신전.
2015-11-19 05:09:05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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