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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바다 위의 종합병원, 매일 책임감 안고 배를 탑니다"
|매일 배를 타고 섬 환자를 만나는 병원선 공보의
황병우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9-09-17 05:35
    |극한공보의| 의료취약지 공보의를 만나다

    공중보건의제도가 도입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역할론은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특히,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의료취약지에 있는 공보의 현실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의료취약지에 근무하는 공보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① 바다 위 환자 안전 책임지는 병원선 서동호 공보의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병원선 의과 공보의가 현장에 없으면 병원선은 출항하지 않는다. 한 달에 한번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병원선에 타고 있다."

    동명의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져 있는 병원선은 '바다위의 종합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병원선은 충남‧경남‧인천에 각각 1척이 있고 전남에 2척을 합쳐 총 5척의 병원선이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 서동호 공보의가 근무하는 충남501병원선의 모습.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서동호 공보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160톤급 규모의 충남 501호 병원선의 3명의 공보의(의과, 한의과, 치과) 중 유일한 의과 공보의다.

    병원선은 일반적으로 의원은 물론 약국도 없어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작은 섬을 방문해 환자들을 진료하며 한번 방문한 섬을 다시 방문하기 까지 보통 1달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드라마 병원선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말 응급이면 모르겠지만 저희는 드라마처럼 선상에서 수술하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답한 그는 지난 4월 충남병원선에 배치를 받아 근무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선은 하루 일정으로 출항하고 복귀하지만 한 달에 한 번, 3박 4일 정도 배 위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먼 거리에 있는 섬들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이 때가 되면 하루에 1~2개의 섬을 방문하던 것에서 더욱 먼 거리의 많은 섬을 방문하게 되는 셈으로 육체적으로 고된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게 서동호 공보의의 설명이다.

    "개인적으로 멀미를 안 하지만 일반적으로 장기간 배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멀미 등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또한 장기간 배 위에서 숙박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외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고 한 곳에 갇혀있는 것도 스트레스다."
     ▲ 보통 병원선 진료는 선상 내에서 이뤄진다.


    병원선이 그날 방문한 섬을 찾게 되면 대부분 작은 수송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병원선으로 실어 나르고 선상 진료가 이뤄진다. 만일 몸이 불편하거나 배에 승선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직접 섬으로 내려가 마을회관 등에 모여 육상진료를 하게 된다.

    병원선 진료는 섬 주민들이 대다수 고연령층이다보니 만성질환의 진료에 가장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서동호 공보의의 경우 마취통증의학과라는 전문과목을 살려 환자들의 통증치료도 직접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섬에 거주하는 분들은 보통 바다 일을 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통증이 많이 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라는 특성을 살려 그동안 없던 통증치료를 병행하고 있고 환자분들도 매우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대부분 환자들은 수송보트를 통해 병원선에 탑승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통증치료는 1년 한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통 1년 주기로 순환배치가 이뤄지는 병원선 특성상 서동호 공보의 또한 1년 후에는 다른 곳으로 배치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또한 매년 선발되는 공보의 중 전문의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또 배치 받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실제 서동호 공보의가 병원선에 배치 받은 이후 통증치료를 시작하면서 초음파를 이용했을 당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사용 기록이 수년 전이라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병원선에 배치 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초음파, x-ray 장비를 사용하기 전까지 효과적으로 장비가 사용되지 않았던 것처럼 이후 장기간 사용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병원선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부분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병원선 특성상 한 달에 한 번씩 환자를 만나기 때문에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어렵다는 점도 서동호 공보의가 말하는 한계점이다.

    "병원선 진료의 가장 큰 한계는 한 달에 한 번 환자를 만나기 때문에 진료 후 예후를 확인하기까지 너무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가령 어떤 약물을 투여하면 메스껍다거나 변비가 생긴다거나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긴 시간을 두고 환자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쉽고 한계일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한 달이라는 주기 특성상 약을 여유 있게 처방해야하는데 진통제를 나눠먹거나 환자 본인이 판단해 혈압약을 조절하는 등 약 처방 이후 약물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도 힘든 점 중에 하나.

    특히, 서동호 공보의 개인적으로는 배를 탄다는 어려움 이외에도 이동과 휴식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언급했다.

    병원선에 탑승하는 3명의 공보의가 있지만 한의과나 치과 공보의가 부재 시에는 병원선이 진료를 나가지만 의과인 서동호 공보의가 없을 경우 병원선이 진료를 나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특별한 일정이 있을 경우 병원선 진료 일정이 잡히기 한 달 전에는 전달해야 한다.

    "한의과나 치과 공보의와 달리 연차 등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만큼 병원선 의과 공보의로서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 서동호 공보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라는 특성을 살려 초음파를 이용하는 진료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공보의는 이런 병원선의 주치의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진료와 또 다른 보람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체 복무이긴 하지만 열악한 지역에 있는 환자들을 만나기 때문에 봉사 활동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다. 특히, 마취통증의학과전문의로서 기존에 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한 통증진료를 하고 환자들이 고마워하는 것을 보면서 전문과목을 잘 선택했다는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

    끝으로 그는 미래에 병원선에 배치될 공보의들에게 진료 외에 마음으로 다가가주기를 부탁했다.

    "대다수의 공보의들이 그렇듯이 저 또한 병원선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왔다. 힘든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병원선을 찾는 환자들이 의사의 따듯한 손길 한번으로도 만족하기 때문에 의료취약지에 봉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훗날 자신이 생활하는데 큰 원동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본 기사는 메디칼타임즈 어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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