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추무진 회장…기사회생과 불명예 갈림길
노환규 전 회장 이어 두번째 불신임 기로 "해야할 일 하겠다"
이인복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7-09-14 05:00
    |초점=불신임 기로에 선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결국 임시총회를 몇 일여 앞둔 상황에서 불신임 기로에 서며 시험대에 섰다.

    그동안 수차례 불신임에 대한 여론이 일었지만 공론화가 되지 못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대의원 정족수를 넘기며 갈림길에 선 상황.

    따라서 과연 추무진 회장이 노환규 전 회장에 이어 두번째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회장이 될지 아니면 조찬휘 약사회장과 같이 기사회생으로 정권을 유지할지 주목된다.

    현실로 다가온 추 회장 불신임안…임총 무게감 상승

    시작은 여느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추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늘 총회를 앞두고 이슈가 됐고 전국의사총연합 등의 주된 안건 중의 하나였다.


    그렇기에 추 회장의 임기동안 여러번의 불신임안이 대두됐지만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어갔고 경상남도의사회 최상림 중앙대의원이 회람문을 만들때만 해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도 문재인 케어 등 범의료계적 문제를 앞두고 집행부를 흔드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에 대한 안건을 거부하겠고 선을 그으면서 이 문제는 금방 정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오는 16일 임시총회를 불과 3일 앞둔 13일 오전 최상림 대의원은 무려 87명이 대의원에 서명이 담긴 봉투를 들고 대의원회를 찾았다.

    현재 대의원회에 보고된 대의원 수는 230명 내외. 정관상 총회 안건 발의 요건이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에 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75명이면 발의 요건이 성립되지만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결국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급작스레 화상회의를 열었고 만장일치로 추무진 회장의 불신임안을 정식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그리고 13일 저녁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임시총회 안건을 재공고했다.

    이처럼 추 회장의 불신임안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이번 임총의 무게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당초 임총의 주된 안건은 문재인 케어에 맞서 의료계의 투쟁을 이끌 비대위 구성안 하나였지만 집행부의 요청으로 한방물리요법 저지 비대위, 한의사 의료기기 저지를 위한 비대위 구성도 안건에 올라간 상태다.

    여기에 사상 두번째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안건으로 올라오면서 사실상 이번 임총은 의협을 사실상 재구성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추게 됐다.

    만약 추 회장의 불신임이 통과되고 비대위 구성이 확정된다면 사실상 비대위원장이 의협의 모든 권한을 틀어쥐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추 회장이 불신임될 경우 남은 임기가 6개월여에 불과해 부회장 중 한명이 임기를 승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올라선 사실상 회장 대행보다는 비대위원장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될 확률이 높다.

    또한 만약 추 회장의 불신임안이 부결돼 사실상 재신임을 받게 된다면 추 회장은 지금껏 자신을 흔들던 세력들을 걷어내며 다시 한번 확고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이러한 재신임을 바탕으로 혹여 3선에 나설 경우 이에 대한 추진력도 확보할 수 있다. 대의원들이 사실상 재신임해준 회장이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이번 임총이 사실상 내년도 의협회장 선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추 회장의 불신임 여부는 향후 회장 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87장의 동의서 의미가 관건…정족수에 따라 희비 갈릴 듯

    따라서 이번 임총에서 과연 추 회장의 불신임안이 통과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비대위와 비대위원장의 무게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연 87명의 동의서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족수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지는 이유다.

    노환규 전 회장의 불신임 당시 178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이중 136명이 불신임에 찬성한 바 있다. 당시 재적 대의원은 242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대의원회 정관에 의거해 운영위원회가 의학회 등 일부 회원들의 자격을 박탈하면서 정족수는 231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대의원 자격 여부를 재조사한다면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추무진 회장의 불신임에 서명한 87명의 대의원 중에서도 자격을 갖춘 대의원은 81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정관상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참석해 그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재적 대의원이 231명으로 확정되면 154명 이상이 참석해야 하며 102명 이상이 불신임에 찬성해야 한다.

    여기에 추 회장의 불신임의 여부가 달려있다. 이미 불신임안을 발의한 적게는 81명 많게는 87명은 총회에 참석해 불신임에 찬성을 던질 것이 확정된 상태다.

    만약 총회 참석 대의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변수는 커지게 된다. 만약 200명 이상이 참석한다면 불신임을 위해 133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적어도 50명 이상 찬성표를 던져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족수에 커트라인을 걸치며 155명 내외가 참석할 경우 불과 10여명만 찬성표를 던져도 추 회장의 불신임이 결정된다. 리스크가 더 커진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과연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추 회장의 불신임 안건의 순번을 어느 곳에 넣느냐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에서 만약 상정 순으로 가장 늦게 표결에 붙인다면 총회 막바지 대의원 이탈률이 높다는 점에서 정족수 미달이 될 가능성도 높다.

    가장 먼저 상정할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뒤늦게 참석하는 대의원들도 많은 이유다.

    엇갈리는 관측…일각에선 내부 분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

    이렇듯 급박하게 회장 불신임안이 상정되고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관측 또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의미다.


    의협 B이사는 "일각에서 회장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도 있지만 최근 시도의사회장 회의 등에서도 느꼈듯 지역 대의원들 중에는 추 회장 흔들기에 오히려 반감도 만만치 않다"며 "불신임안 상정은 의외지만 현실로 다가오지는 않을꺼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추 회장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있다 하더라도 불신임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나타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C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추 회장에 대한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더 많은 듯 느껴진다"며 "회원들의 의견과 대의원들의 의견간에도 일정 부분은 괴리가 있는 것도 맞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특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국 집행부를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한다면 불신임의 리스크는 더욱 커진다"며 "불신임을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압박을 주기 위함이지 정말 불신임을 하려는 의미가 아닐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추 회장에 대한 지지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의료 현안 대응에 대한 불만이 문재인 케어를 기점으로 폭발했다는 분석.

    또한 최근 계속해서 대두되는 3선 출마에 대한 문제가 회원들의 마음을 돌려버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D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추 회장에 대한 불신은 비단 문재인 케어 하나로 불거진 것이 아니다"며 "임기 중에 보여줬던 무기력한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 터져나왔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풀이했다.

    또한 그는 "그렇게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가운데 3선 출마 얘기까지 나오니 여기서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겠냐"며 "지금 분위기라면 불신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렇듯 추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또 다시 터져나오는 내부 분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방법을 찾자고 모인 총회에서 회장 불신임안을 올리며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E개원의사회 관계자는 "의료계의 힘을 하나로 모으자고 모인 자리에서 회장을 쳐내면 앞뒤가 안맞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가면 또 정부에 휘둘리며 각개격파 당하기 쉽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투쟁을 하던 협상을 하던 확고한 대표성이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 대표성을 부인하고선 무슨 투쟁이고 협상이냐"고 반문했다.

    승부수 띄운 추무진 회장…박능후 장관 면담 등 정면돌파

    이러한 가운데 당사자인 추무진 회장은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불신임안이 상정된 직후 진행된 당연지정제 예외 허용을 위한 토론회에 나서 축사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13일 밤 9시부를 기해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반대를 위한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또한 14일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과 모처에서 만나 의-정간에 담판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 자리에서 박 장관과 추 회장간에 의미있는 논의 결과가 도출된다면 임총에 상정된 불신임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 관계자는 "장관과의 담판을 선언했고 수일만에 만남을 이끌어 냈다"며 "불신임안에 흔들리지 않고 해야할 일을 하겠다는 것이 추 회장의 의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무진 회장은 불신임안과 별개로 해야할 일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총에서 결과가 어떻게 나던 지금은 회장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추무진 회장은 "우선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 만으로도 회원들에게 죄송하다"며 "결정은 회원들의 뜻인 만큼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겸손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한의사들은 의료기기 사용권을 노리고 있고 성분명처방으로 처방권이 흔들리고 있다"며 "지금은 나의 안위보다는 회장으로서 이러한 일을 막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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