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고질병이 된 자중지란
이인복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7-07-07 05:00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정부가 진단서 등 제증명서류 발급비용을 최대 만원으로 제한하는 고시를 내놓으면서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도의 의학지식이 담겼을 뿐 아니라 향후 법적 책임까지 감당해야 하는 문서를 정부가 가격 통제에 나서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주장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고시가 발표된 후 일제히 정부를 향했던 총구 중 일부가 의료계 내부로 과녁을 바꿨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이러한 법안을 막지 못한 집행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과연 추무진 의협 회장이 이러한 고시를 알면서도 묵인했는지 혹여 해당 고시에 찬성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각종 후문이 돌면서 급격하게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임수흠 의장을 비롯한 의협 대의원회까지 나서 추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이러한 고시가 나올때 까지 어떠한 논의를 했는지와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결국 일부 회원들과 대의원회가 나서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을 공론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집행부에서는 일부 이사들이 책임론을 들어 사의까지 보이면서 의협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계는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물론 만약 의협 집행부가 이러한 고시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면 마땅히 인과관계를 파악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고시안에 대해 아직 정부와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못했으며 마찬가지로 의료계 차원에서 마땅한 대응도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정부의 고시안에 맞서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에 내분이 일면서 아예 전장으로 나가아지고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중지란.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그동안 의료계는 수많은 의료 악법을 비롯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맞서보지도 못한 채 자중지란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전문과목별로 혹은 직역별, 종별로 의견이 나눠지며 결국 모두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고 정부에 끌려가는 상황은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정부는 이미 고시를 강행했고 이제 의료계에 남은 것은 결사항전 외에는 활로가 없는 상황에 대장(大將)의 책임을 묻고 중장(中將)의 갑옷을 벗기는 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전장에 나선 장수의 칼끝을 흐리지 않는다고 했다. 전쟁의 준비와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투가 끝난 후에야 따져볼 일이다. 자중지란은 필패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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