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부작용 주장 진원지는 복지부?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7-04-28 05:00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역설적으로 자체 보유 신약이 가장 많은 미국은 제네릭(복제약)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다.

    미국의 제네릭 사용량은 89%로 약 10% 정도만 브랜드 약을 쓴다. 캐나다의 경우 79%, 독일은 74% 제네릭을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약이 별로 없는데도 브랜드 약을 쓰려는 경향이 강해 제네릭 사용 비중은 54%에 불과하다.

    약효 동등성을 검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했는데도 유독 한국의 복제약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오리지널 약 대비 카피약의 부작용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주장의 진원지가 보건복지부라면 믿을 수 있을까.

    불법 리베이트 대상 약제에 대한 행정처분 원칙은 이렇다.

    대체약이 있으면 해당 품목에 대한 급여 정지를 시행한다. 대체약이 없는 경우, 혹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과징금으로 급여 정지를 대체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27일 보건복지부는 노바티스의 불법 리베이트 의약품에 대한 행정처분 내용을 발표하면서 그 원칙을 슬그머니 내려놨다.

    복제약이 존재하는 항암제 글리벡에 대해 급여 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을 결정한 것. 이유는 뭘까.

    "혈병 치료제 글리벡필름코팅정의 경우,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수년간 장기 복용해야 하는 항암제로서, 약제 변경 시 동일성분 간이라도 적응 과정에서의 부작용 등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복지부의 변.

    30여개가 넘는 글리벡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 대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복지부가 언급한 셈이다.

    근거는 있을까.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임상 자료 등 근거에 대해서는 찾아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제네릭을 개발한 국내 제약사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모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처가 동등성을 인정했는데 복지부만 딴 소리를 하고 있다"며 "약의 구조 차이로 인한 부작용 증대 가능성에 대한 논문이나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대체 가능한 의약품이 있는데도 복지부가 애써 예외 규정을 적용, "대체약이 있으면 해당 품목에 대한 급여 정지를 시행한다"는 규정을 무력화했다는 소리다.

    사실상 환자단체가 주장하는 "글리벡과 제네릭간 제형이 달라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경한 주장을 복지부의 입으로 되풀이한 것. 근거 중심의 의료정책을 추진해야 할 복지부가 제네릭 괴담의 진원지가 된 셈이다.

    황당하게도 복지부의 제네릭을 바라보는 관점은 정부의 재정절감 정책과도 상충한다.

    보험재정 절감 차원에서 이뤄지는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나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외래처방 인센티브는 싼약의 처방으로 보험재정을 절감한 행위에 대해 보상한다.

    대체조제 인센티브의 전제조건은 생동성 시험을 통과한 약제는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오리지널과 제네릭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오리지널과 제네릭간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다면 대체조제는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이번 행정처분으로 선례를 남긴 만큼 향후 외자사의 항암제나 중증질환치료제는 리베이트 처벌의 예외 조항이 될 가능성 또한 높다. 리베이트가 적발될 때마다 복지부는 어떤 잣대를 들이댈 것인가.

    제네릭 불신의 역사는 2006년 생동성 시험기관의 자료 조작 사건에 기인한다. 사건 이후 의사들은 흔히 "오리지널이 더 낫다"고 귀띔한다. 근거는 물론 느낌뿐. "써보면 안다"는 말이 오리지널 우선주의의 핵심이다.

    제도 개선 이후 10 여 년이 지났는데 불신의 역사는 종결됐을까. 아니 제네릭 불신의 주체는 바뀌었을까. 이번엔 복지부가 불신을 부채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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