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에게 주어진 1만원의 행복
이창진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7-04-06 11:50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제약업체 지출보고서 의무화를 놓고 말들이 많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약사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통해 제약업체에서 의료인에게 제공되는 모든 비용과 물품을 빠짐없이 지출보고서 형식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다만, 볼펜이나 물티슈 등 1만원 이하 기념품은 지출 목록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제약업계는 형평성을 제기하며 1만원 이하 식음료도 동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복지부에 전달했다.

    내년부터 병원이든 학회든 의료인 참여 행사를 후원하는 제약업체 지출보고서에 참석한 의사 명단과 서명, 소속, 지출 비용 등이 기록되고, 복지부는 해당 업체 회계년도가 끝나는 2019년 이후 지출보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의사들 명단과 서명을 통해 제약업체 지출비용을 관리해야 하는가.

    이미 리베이트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 김영란법 등 불법 리베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가 이중, 삼중으로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 1만원 이하를 제외한 모든 지출비용을 어떤 의사에게 사용됐는지 빠짐없이 기록해 복지부가 원하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제약업계 일부의 배달사고 등을 감안해 참석 의사 서명 날인에 동의하는 것도 웃픈 현실이다.

    복지부는 지출보고서를 불법 리베이트 적발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문제 발생 시 수사기관의 범죄일람표 못지않은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

    의사들 입장에서 제약업체 영업사원을 만나 받은 1만원 이하 기념품과 식사, 커피만이 흔적을 남기지 않은 유일한 방법이다.

    의사 집단을 불법 리베이트로 귀결시키는 사회적 풍조와 정부의 압박정책에서 의사들에게 1만원 행복만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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