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의사도 외롭다…일상에서 외로움 극복하기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14)
메디칼타임즈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7-03-20 11:49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14)

    모든 사람은 외롭다. 특히 전문 직업은 더더욱 외롭다. 석양의 코스모스는 무리지어 있어도 외롭듯이, 정말로 많은 일에 치어서 살고, 시간이 없어 화장실도 달려갈 정도로 바빠도 마음은 외롭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누구하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물론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때로는 행복하고 싶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때로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싶은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누가 나의 삶을 보상해 줄 것인가? 꼭 이렇게밖에 살 수 없을까?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외로운가? 나만 불행하지는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 때 내가 하는 외로움 극복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물론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겠지만 나는 바쁜 와중에 잠시 스스로에게 '작은 행복'이라는 양분을 준다. 일상에서 흔한 일일 수도 있지만, 만약 내가 이런 시간을 갖고 있다면 나는 외로움을 스스로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1. 달달한 커피마시기

    물론 건강을 위해서는 아메리카노를 마셔야겠지만 기분이 꿀꿀할 때는 달달한 다방커피를 마신다. 우울하면 할수록 단 것이 당긴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 있고, 단 것이 우울증에 좋다는 것도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단 것은 커피뿐만 아니라 초콜렛, 아이스크림, 과자 등 맛있는 음식이나 간식이 있다. 나는 환자가 없는 날 특히 외로운 날은 직원들과 달달하고 맛있는 간식을 먹는다.

    2. 일찍 자기

    우울할 때 사방이 완전히 까맣게 불을 끄고 편안한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면 우울함이 사라진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 잠으로 빨리 하루를 마감해 버린다. 자고 나면 우울했던 기분은 금방 사라지고 아침에 다시 상쾌한 기분이 든다. 특히 주말을 꼬박 자고 나면 체력도 회복 되고, 기운도 나아지며 기분도 좋아진다. 휴식이 아주 중요하다.

    3. 목욕하기

    내가 하는 유일한 사치는 욕조에 뜨거울 정도의 물을 3분의2 정도 받아서 아로마 목욕볼을 하나 넣고 몸을 20분 정도 담그는 것이다. 그러면 온 몸 근육이 풀리고 마음의 피로도 풀린다. 이런 상태에서 잠을 청하면 잠도 잘 오고, 낮의 기운과 저녁의 기운이 나누어지는 경계점이 된다.

    4. 유튜브로 음악듣기

    그 날의 기분이나 날씨, 그 계절에 딱 맞는 음악을 선정해서 크게 틀어놓으면 마음이 금세 힐링된다. 우울할 때는 아주 경쾌한 댄스곡도 좋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오는 곡을 듣고 울어도 좋다.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이 있는 음악도 좋고, 자신의 기분에 맞거나 평소에 좋아했던 음악을 아주 크게 틀어놓으면 기분이 금방 좋아진다. 달달한 커피나 간식을 먹으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으면 우울한 기운이 없어지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5. 휴대전화 컬러링이나 벨소리 바꾸기

    가장 마음에 드는 음악으로 컬러링이나 벨소리를 바꿔준다. 나에게 전화를 하는 사람이나 전화를 받는 나,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음악을 고른다. 한달에 한 번 정도 기분전환으로 음악을 바꿔준다. 심심하고 우울할 때 컬러링만 바꿔도 우울한 생각이 바뀐다.

    6. 머리 바꾸기

    얼굴이나 머리가 심란하면 마음이 더 심란하다. 이럴 때 머리 모양을 바꾸든지 머리를 자르든지 파마를 하든지 하면 기분이 상큼해진다. 약간의 변화만 줘도 기분은 좋아진다.

    7. 피부관리, 마사지, 경락 받기

    피부관리나 경락마사지, 목욕탕에서 때밀기 등 자신의 몸을 위해 보상을 해 준다. 그러면 몸도 힐링되면서 마음도 힐링되는 느낌이 들고 잠도 잘 오고 기분도 좋아진다.

    8. 치아 스케일링

    치아가 깨끗하고, 입안이 청결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스케일링할 때 약간 아픈 것도 견딜만 하다. 치아 건강이 몸 건강과도 직접적으로 관계 있고, 연인관계에서도 치아의 위생이나 냄새가 중요하기 때문에 치아 스케일링은 1년에 1~2번은 꼭 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자르거나 피부 관리를 받는 것보다 더 기분이 상쾌해 진다.

    9. 영화보기

    좋은 영화를 보는 것도 기분 전환에 아주 도움이 된다. 영화관에서 사 먹는 팝콘이나 커피는 내가 영화를 볼 정도의 시간적 여유와 정신적 여유가 있는 것 같아서 내 삶에서 사치를 부리는 것과 같은 느낌까지 든다. 저녁과 함께 소맥을 만들어 1~2잔 마시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가 영화를 보면서 커피를 마시면 영화가 끝날 때쯤 술이 깬다. 영화 속에서 봤던 주인공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카타르시스도 오고, 남의 삶을 엿보면서 위로도 받는다.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도 나는 내 삶에 감사를 드리고 다른 사람의 삶이 별로 부럽지 않다.

    10. 학회

    학회를 가면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게 된다. 다시 의대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꼼짝 않고 강의를 들으면서 자극도 된다. 지적만족감으로 행복해지기도 하고, 가끔 만나는 친구들을 보고 반가워지기도 한다. 물론 환자를 보는데 도움도 많이 된다. 학회를 가면 내가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자극을 받고 온다.

    나는 학회 가는 것을 좋아한다.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의사들을 보면서 외로울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11. 여행

    가끔 가는 여행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특히 아들과 딸을 보러 가는 미국 여행은 너무나 좋다. 미국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 나라의 식당과 백화점, 영화관, 대학, 아파트, 마트 등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비교해 본다. 우리나라도 이제 미국만큼 잘 살고 있다는 생각과 새삼 애국심도 생긴다. 그리고 사는 모습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하다는 생각도 한다. 희노애락은 어느 나라나 같다. 앞으로 내가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면 되도록 많은 나라의 많은 도시를 여행하고 싶다. 내 눈에 여러 나라의 모습과 추억을 담고 싶다. 시간이 되면 나의 가족과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싶다. 적어도 1년에 1~2번이라도 꼭 여행을 다닐 생각이다.

    12. 책 읽기

    영화나 음악만큼이나 책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감동하고 감탄하고 지적 만족감을 느낀다. 책은 정말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다. 어떤 구절 하나가 하루 종일 마음을 묶어놓고, 그 생각이 맴맴 거린다. 그 글로 행복하고 들뜰 때가 있다. 책에서 읽은 문장이 어쩔 때는 나를 위로하고, 나를 견디게 한다. 요즘은 너무나 좋은 글과 시와 책이 많다.

    요즘 자주 되내이는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죽을 때 사람들이 하는 후회 3가지,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용서할 걸, 좀 더 베풀 걸',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 비결인 휘게(Hygge)라이프-단순하고 소박하며 자족할 줄 아는 삶', '행복하기는 아주 쉽단다. 가진 걸 사랑하면 돼' 등이다. 즉 마음을 비우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삶이다.

    13. 페이스북 하기

    페이스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글을 올린다. 5~10분 정도만 페이스북을 해도 전 세계의 온갖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간접적인 경험으로 최고다. 잠깐 동안 심심한 시간을 보내는 데는 페이스북만한 것이 없다. 내가 공유한 글이나 내가 쓴 글에 '좋아요'가 몇 개만 달려도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쓴 글에도 '좋아요'를 눌러주고, 공유해주고, 댓글도 달아주면 그 사람에게도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14. 다른 분야의 강의듣기

    내 분야 말고 다른 분야의 강의를 들어도 매우 재미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앞으로 준비할 것에 대한 관심분야의 강의를 찾아가서 듣는 것도 매우 의의가 있다. 그러면 트렌드도 느낄 수 있고, 자극도 받는다. 하지만 조심할 것이 있다. 내 분야가 아닌 사람들의 말을 너무 신뢰해서는 안 된다. 의사는 세상물정에 어둡고, 어리숙해 보여서 의사를 상대로 사기 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15. 노후에 할 일 찾아보기

    65세까지 진료를 본 후 그 다음에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미리 생각 해 보는 것도 좋다. 나의 노동력이 떨어진 후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 그냥 놀 것인가? 여행을 다닐 것인가? 다른 종류의 일을 할 것인가?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하지만 노동의 강도를 줄일 것인가? 저절로 생기는 일은 없다. 내가 플랜을 짜서 결정할 일이다. 그래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솔직히 할 일이 많아서, 외로울 시간이 없다.

    할 일은 많고, 세상은 넓다. 외로움을 떨쳐버리고 씩씩하게 살자. 누구나 다 외롭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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