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전문가적 당뇨병약 TZD, 알고 쓰면 정말 명약"
세브란스 차봉수 교수 "TZD 필요한 환자에게 약 못쓴다는 것은 죄악"
손의식 기자 news@medicaltimes.com
  • 기사입력 2015-06-29 05:39
    |메디칼타임즈 손의식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당뇨병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당뇨병 진료인원 중 제2형 당뇨병 진료인원의 비율은 전체 진료환자의 86.6%인 208만 3812명을 차지하고 있다. 미진료 당뇨환자까지 감안하면 전체 당뇨환자의 95% 이상이 제 2형 당뇨병 환자일 것이라는 게 당뇨병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가 있는 글리타존(이하 TZD(thiazolidinedione)) 계열의 약물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슈린 저항성 개선뿐 아니라 ▲혈당 변화가 심하지 않다는 점 ▲베타세포 보호에 긍정적이라는 점 ▲지방간 또는 지방간 우려 환자 처방시 적합하다는 점 ▲메트포민 병용 처방시 효과적이라는 점 ▲저혈당 부작용이 적다는 점 ▲제2형 당뇨병 진행을 늦춘다는 점도 TZD가 의료진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오리지날 TZD 계열 처방액은 158억원 규모. 다른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아직까지 낮은 처방률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TZD에 대한 부작용 오해가 아직 남아있고 약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뇨병 전문가들은 TZD를 가장 노블한 당뇨병 치료제로 꼽고 있으며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도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제대로 쓰기만 하면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결정적인 약이라는 주장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연세의학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를 만나 TZD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들어봤다.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국내 당뇨병의 주류를 이루는 제2형 당뇨병과 TZD와의 상관관계는.

    흔히 제2형 당뇨병을 정의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인슐린 저항성이 있고, 인슐린 분비가 한계에 달해서 혈당이 올라가면서 당뇨로 진행된다고 이야기 한다. 같은 말이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2형 당뇨병을 정의하고 싶다.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에너지다. 에너지가 저장돼 있는 부분은 지방조직이다. 에너지를 저장하고 이용하게끔 하는데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부위가 있고 저장하는 부위가 있는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호르몬들은 많다. 유일하게 에너지 동화작용을 하는 것은 인슐린 밖에 없다.

    그 인슐린 능력도 타고나는 것 같다.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도 타고 나고 그것을 핸들링 할 수 있는 인슐린 능력도 타고 난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제2형 당뇨병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그 두가지다. 당뇨는 뚱뚱하든 마르든 결국엔 에너지 과잉(excess)에 의해 발생한다. 근본적으로 당뇨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베타세포를 더 이상 늘릴 수 없으니까 에너지 excess를 줄여야 한다. 이를 감안할 때 가장 당뇨병의 근본되는 병인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를 잘 저장하든지 내보내든지 둘 중의 하나다. 내보내는 게 SGLT-2 억제제, 저장하는 게 TZD, 못들오게 하는 게 메트포민이다.

    이중 SGLT-2 억제제와 TZD는 내가 볼 때 굉장히 노블(noble)한 약이다. 그런데 TZD의 경우 너무나 불리한 상황을 너무 겪다보니 저평가 돼 있는데 잘 쓰면 굉장히 좋은 약이다. TZD가 잘 알려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TZD가 겪은 불리한 상황이라면 NEJM에서의 부작용 보고를 의미하는가.

    지난 2007년 NEJM에 TZD과 관련된 심혈관 사망률 증가가 보고됐다. 임팩트가 크긴 하지만 큰 에러가 있다. 해당 보고는 TZD가 심혈관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단언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 p-value는 0.05 미만이라고 하고 있다. scientific한 논문이라면 다만 0.001이라도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해당 보고는 크리티컬한 문제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미 FDA가 로지글리타존이 심혈관계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심혈관 부작용 논란은 종식됐다. 하지만 체중증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환자 중 한명이 미국인인데 나이가 70에 가깝다. 그 환자의 체중은 170~180kg 사이다. 그 환자에게 십여년전부터 지금까지 TZD와 메트포민을 쓰고 있는데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다.
    그럴 수 있는 약은 TZD 밖에 없다. 그 환자에게 TZD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TZD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그 약을 쓰면 끊을 수가 없다. 왜 지금 그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TZD가 없어지지 않았겠는가. TZD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나라에서 못 쓰게 하면 그 때는 못쓰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그 환자에게 TZD를 끊는다는 것은 죄악이다.

    당뇨약을 10~15년 먹었는데 안 바꾸고 처음과 똑같을 수 있는 약은 TZD 밖에 없다. 환자입장에서 이런 약이 묻힌다는 것은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기본적으로 TZD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방의 상태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체중이 느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TZD를 안 써도 당뇨환자의 경우 1년을 지켜보면 아주 조절을 잘 한 경우를 제외하고 절반 정도는 몇 kg이 왔다갔다 한다.

    식욕을 조절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일종의 인슐린 저항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당뇨환자는 살이 금방 찐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TZD를 쓰고 안 쓰고를 떠나 당뇨환자는 늘 몇 kg는 왔다갔다 한다. 그 몇 kg이 느는 것 때문에 무서워서 못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나는 환자들에게 TZD를 처방하면서 이 약은 살이 찔 수 있다고 말한다. 대신 만일 체중을 줄여오면 약효는 두배이고 살은 다시 안 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지방세포(fat cell)는 1년에 10%가 교체된다. 굉장히 많은 세포가 죽고 생기는데 이 과정에서 TZD는 지방세포를 계속 늘리는게 아니라 늘지 못하는 상황을 늘게끔 하는 것이다. 그 효과는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을 넘지 않는다. 1년이 지나서 TZD를 먹고서 살 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 이후에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생활습관의 문제이지 TZD의 문제가 아니다. 비만과 당뇨가 되면 정상적인 지방세포의 순환이 깨진다. 즉 지방 조직내에 염증상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자꾸 뚱뚱해지면 지방세포는 안 뚱뚱해지고 싶을 것이고 이를 위해 인슐린 작용을 억제하게 될 것이다.

    지방을 내보내기 위해 당연히 인슐린 저항성을 가져야 하고, 염증세포를 불러들여 지방을 녹여서 내보내야 한다. 그래야 지방세포가 살 것 아닌가.

    때문에 지방세포내에 염증상태가 되면 정상적인 지방세포의 턴오버가 깨진다. 그래서 TZD를 주면 염증을 죽여줘서 정상적인 턴오버를 만들어 준다. 없던 세포들이 새로 생기니까 지방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했듯 TZD를 안 써도 당뇨환자는 늘 몇 kg씩 살이 쪄서 온다. TZD를 써서 늘 수는 있지만 그 효과는 남자는 보통 6개월, 여자는 1년 이상 가지 않는다. 그 이후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그 환자의 생활습관의 문제다.

    아직까지 다른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TZD의 처방률은 낮은 것 같다.

    문제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 의사들이 TZD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선 약을 잘 알아야 한다. 안 쓰는 것은 상관없지만 모르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예를 들어 DPP-4 억제제는 너무 편하고 안전한 약이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는 그저 안전한 약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DPP-4 억제제가 노블한 약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에 비하면 TZD는 상당히 노블한 약이다. 다른 약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환자에게 잘 쓰면 결정적일 수 있는 약 중 하나가 TZD라는 것이다.

    PPAR-γ는 에너지대사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사인자로,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 이 물질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TZD는 이 PPAR-γ 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키게 한다. 알고 쓰면 정말 명약이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는 기능이 좋아질 수 없다. 이미 당뇨가 진단되는 시점에서 기능이 최고 50% 정도 남아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30~40%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본다. 때문에 남아있는 베타세포의 기능을 잘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안건인데 이런 점에서 TZD는 베타세포의 작용이 좋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TZD의 처방 패러다임은 어떤 식으로 가야 한다.

    대학병원 등 리드하는 전문가들은 당연히 나름의 관심을 가져하고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좋은 데이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개원가에서 처방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개원가도 에비던스가 될 수 있는 좋은 데이터를 보여주면 따라온다.
    <본 기사는 메디칼타임즈 어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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