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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 신주윤 의대협 총무이사
  • 기사입력 2020-03-30 05:45
신주윤 기자 (news@medicaltimes.com)




|고대의대 의학과 2학년 신주윤| 학창시절과 20대의 동고동락을 같이한 소중한 내 죽마고우들, 지금은 각자의 길을 준비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만 해도 그들은 전부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이었다. 당시에 거의 모든 친구들이 휴가 때마다 의대생인 나를 보고 하는 얘기가 있었다.

"군대병원은 민간병원이랑 서비스가 너무 다르다", "훈련을 빠지러 꾀병으로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정말 아픈 사람이 올 때도 소홀하게 대한다", "다른 증상으로 방문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약 한 종류만 처방 받으니 제대로 된 처방인지 믿기가 어렵다", 이와 같이 절대다수의 친구들은 각 대대별로 있는 전방병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선진국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국가 중요기관 중 하나인 군대에서는 제대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에 현재 군 병원은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찰해 보았다.

1. 군 병원이란?

국군의무사령부 산하에 있는,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으로서 크게 전방병원, 후방병원으로 나뉜다. 전방병원은 각 대대별로 있는 중소형 병원으로 주로 경상 환자들을 다룬다. 후방병원은 그보다 도심에 있는 중대형 병원들로서 중증 환자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 혹은 그 후에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을 받는다. 본 글에서는 주로 전방병원에 대해 다루었다.

2. 군 병원의 문제점

(1) 비효율적 인력배치

군의관 대부분은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전문의 자격을 가진 채 군복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3~4년 동안 근무했던 전공과와 무관한 진료를 해야 하며 임상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례로 2016년 3월, 故 홍정기 일병은 사망 11일 전부터 극심한 구토, 두통 등 급성 백혈병과 뇌출혈의 대표적인 증상을 보였지만 당시 담당 군의관들은 그에게 급성 두드러기약과 두통약, 감기약만을 처방했다.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그들은 백혈병이라는 진단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알았을 뿐이지 실제 접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혈액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으며,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응급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 낙후된 시설과 의료기기

병사들이 아플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대대/연대급 의무대에는 청진기와 기본적인 문진 기구가 전부이며 혈액검사 장비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이다. 심지어 바늘이나 가위 같은 의료기기들을 주방세제로 세척해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기 중 상당수가 수명연한을 초과한 상태이다. 지난 2016년 국군의무사령부의 자료에 따르면 노후 의료기기는 439기에 달했으며, 국군서울지구병원에서는 수명연한은 무려 27년이나 초과한 저울을 사용 중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1990년대에 보급된 기기가 20대에 달했고, 1989년에 보급된 피부이식기, 1990년대에 보급된 지혈대, 1999년에 보급된 응급환자 수송용 구급차, 1997년 보급된 멸균소독기 등 수십년 된 의료기기들을 여전히 사용 중이었다. 이러한 행태는 국방부의 훈령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고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3) 무성의한 진료태도와 도덕적 해이

2018년 3월 기준, 국내 군의관 전체의 93.5%(2299명)이 38개월 단기군의관이었다. 이러한 장기군의관 부족 문제는 군의관들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19년 3월, 실리콘을 이용해 지문을 본떠 출퇴근 시간을 조작한 군의관 8명이 군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실리콘으로 본떠 만든 지문을 일부 당번 군의관들에게 맡겨 관례적인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지문을 찍게 만들었으며, 출근 시간을 길게 기록해 야근 수당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2019년 2월에는 "어머니가 화나게 해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3년 간 124번 늑장 출근하고 62번 전화로 휴가를 신청했으며 응급대기 중 종종 연락이 두절됐던 군의관이 체포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이 직접 수술실에 들어와 십자인대 수술 과정에 참여해 무릎에 구멍을 뚫게 한 군의관들도 적발됐다.

3 해결방안

왜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됐을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군의관의 90% 이상은 자원이 아닌 병역의 의무로서 복무하고 있다. 이들이 병역 이후에도 계속 군 병원에 남고 싶을 만한 메리트가 충분치 않기 때문으로 필자는 해석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군의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유인책일 것이다. 대학병원에 남아서 페이닥터로 일하거나 개원의로서 병원을 경영하는 대신 군의관을 선택하도록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군의관 월급을 인상하거나, 여가시간을 늘리거나, 공무원으로서의 사회적 혜택을 많이 보장해 주는 대책들이 있을 것이다.

군의관 한 명이 부대 한 곳을 떠맡아서 전공분야와 무관한 진료를 계속 맡게 되는 것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부대마다 여러 명의 전공의 혹은 전문의를 두는 만큼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완책으로서 한 명의 의사가 다양한 분야의 진료를 어려움 없이 잘 수행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강구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으로 보인다.

군대에서 자주 발병하는 질환들에 대해 통계 조사가 이루어진 후 해당 질환들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매뉴얼을 개발하는 것은 어떨까? 매뉴얼에 덧붙여 단기군의관이 38개월 동안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초반의 오리엔테이션을 보강하고, 수시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면 군의관의 진료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군 병원과 군의관 제도는 군대를 다녀온 모든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쉽게 공감할 만한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었지만 수면 위로 공론화 된 적은 많지 않았고 그 문제들의 원인도 얽혀있어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적인 많은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사회 역시 군 병원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군대에 있는 국군 장병들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러 온 20대 남성들이고 장차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역군이다. 이들이 안전한 보건환경에서 나라를 지키고 건강한 신체로 전역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군 병원의 의료 서비스가 선진국에 걸맞게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기사입력 2020-03-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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