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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39)
  • 기사입력 2018-01-17 12:00
메디칼타임즈 (news@medic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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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진료를 하는 의사와 비급여 진료를 하는 의사는 서로를 부러워한다. 급여 진료를 하는 의사는 비급여 진료를 하고 싶고, 비급여 진료를 하는 의사는 급여 진료를 하고 싶다. 물론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친구 남편 중에 가정의학과 의사가 있다. 그는 봉직의를 몇 년 하다가 50평 정도를 분양받아 개원을 했다. 분양을 받아서 임대료가 안 나가니까 한 달 지출은 간호조무사 3명의 월급이 전부다.

하루에 100명 정도 진료를 한다. 한 명당 보험 청구액까지 포함해서 1만원 정도로 계산하면 하루에 100만원을 번다. 일요일도 쉬지 않고 진료를 하니까 한 달에 3000만원 정도를 번다고 가정을 하면 한 달에 나가는 지출이 500만원이 안 되니까, 1년이면 3억원 정도의 수입이 생긴다. 그렇게 10년을 일하면 30억원 정도의 수입이 생긴다.

그렇게 번 돈으로 재테크를 했다. 그는 비급여 진료를 거의 하지 않지만 지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돈을 조금씩 모아서 지금은 건물도 있고, 강남에 집도 있고, 아이들도 모두 대학에 보냈다.

비급여 진료를 하는 강남의 성형외과나 비뇨기과는 환자 한 명당 객단가가 100만~300만원 정도 된다. 하지만 그 환자를 수술까지 하게 하려면 마케팅비가 많이 든다. 하루에 1~5명 정도를 수술한다고 가정하면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매출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임대료와 마케팅비를 빼고 나면 실제로 수입은 급여진료를 하는 의사보다도 적을 수도 있다.

급여 진료를 하는 의사보다 몸은 편할 수 있지만 비수기와 성수기가 있고, 마케팅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수입 변동이 크기 때문에 마음은 항상 불안할 수도 있다.
물론 마케팅을 잘 하거나, 손재주가 좋거나, 자본이 많은 의사는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한 명의 환자가 내는 돈이 가장 많은 곳이 치과와 정형외과인 것 같다. 치과는 거의 모든 시술이 비급여지만 정형외과는 급여와 비급여가 잘 섞여 있는 곳이다. 특히 정형외과의 경우, 수술은 급여인데 객단가가 300만~1000만정도 하고, 시술 중 도수 치료 또는 대다수 비중을 차지하는 MRI 검사가 모두 비급여다.

그래서 가장 수입의 외형이 큰 곳이 정형외과이고, 가장 대박 나는 곳이 정형외과인 것 같다. 지금 커지고 있는 병의원은 모두 정형외과 건물이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정형외과는 점점 힘들어지고, 여러 명이 합쳐서 하는 전문병원만 커지고 있다. 그런 네트워크 병원은 의사도 많고, 직원도 많고, 마케팅비나 영업비 등 지출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병원 원장들도 힘들다고 말한다.

또한 70~80년대 이전의 사람들은 고생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고칠 곳, 수술할 곳이 많지만 그 이후의 세대는 허리, 무릎관절 수술이 많지 않을 텐데 앞으로 10~20년 후에도 지금의 병원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지가 걱정이 된다.

죽마고우 중에 내과 의사가 있다. 그 의원에 세 명의 내과의사가 외래, 건강검진, 통증, 피부, 비만 진료를 한다. 급여진료만 하면 객단가가 너무 낮아서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같이 한다. 피부와 통증, 검진, 독감예방 백신은 가을과 겨울이 성수기다. 비만은 여름이 성수기이기 때문에 병원의 수입에 변동이 크지 않아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진료를 한다.

내과 의사가 하루 종일 100명의 환자를 입에 단내가 나도록 진료를 해도 보험 청구를 빼면 하루 수입이 30만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톡스나 필러 시술을 하면 금방 30만원 정도의 수입을 만들 수 있다. 하루 종일 100명의 환자를 봐야 벌 수 있는 돈을 한 명의 환자만 봐도 벌 수 있기 때문에 내과 의사가 보기에 비급여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

봉직의가 보기에 병원 원장은 돈을 쉽게 버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자기가 벌어준 돈만 봐도 엄청난데 원장이 날로 먹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원장이 되어 보면 정말 힘들다. 개원해서 매일 100명의 통증환자를 진료하다가 1년 만에 갑자기 귀가 안 들려 개원을 포기하고 취직한 의사 말이 개원의는 봉직의보다 스트레스가 100배는 더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직원 채용과 연차, 월급, 이직과 휴직, 분만 휴가 등 노무 관계 서류와 해결, 수입/지출 정산, 보건소 지시사항과 점검, 건강보험공단의 지시사항과 업무, 의사회 모임, 학회모임, 경영고민을 비롯해 5년 후나 10년 후 진료의 형태와 그 때까지 살아남을지에 대한 걱정, 계속 바뀌는 의료법 파악과 적응, 임대료, 관리비, 공과금, 세금, 보험청구 약속처방과 삭감 재신청, 마케팅 미팅, 경영 자문, 해마다 바뀌는 노무/세무 자문, 직원 회식, 은행업무, 연금보험관리, 리스료 관리, 건물 개보수, 인테리어 수리, 컴퓨터 관리, 환자 민원 해결, 홈페이지 관리, 종합병원 연수강좌, 학회 연수강좌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일들을 챙겨야 한다. 개원한 의사가 혼자서 처리해야 할 선더미 같은 일들이다. 직원이 한 명이든, 100명이든 해야 할 일들이다.

개원의와 봉직의, 개인병원과 대학병원은 법대와 의대만큼 차이가 난다. 그런 일들은 학교 다닐 때, 혹은 학회에서 혹은 선배 등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들이다. 그리고 진료만큼 중요한 일이고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직원 월급을 주고, 가족을 부양하며,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입원인 '진료의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 잘 나고 있지만 5년 후, 10년 후에도 잘 나가고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급여가 적성인 의사가 비급여 진료를 잘 하기 어렵고, 비급여 스타일로 살아야 하는 의사는 급여 진료를 하면 금방 지치고 재미없어 한다. 그래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료를 해야 한다.

10년 전에 잘 나가던 병의원이 갑자기 망하는 것을 많이 봐 왔다. 그 이유는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의 방식으로만 열심히 환자를 보거나 갑자기 발생한 의료사고나 재테크를 잘 못했거나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망하기도 한다. 발생가능한 상황을 미리 시물레이션 못 했거나 자신이 왜 망한지 이유를 모르고 망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진료형태에도 충실하면서 적어도 5~10%의 시간과 돈을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사용한다. 트렌드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변화의 바람이 부는지, 그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사람들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 진료의 형태나 질환의 형태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미국이나 일본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촉각을 세우고 바라보고, 거기에 발맞춰서 나아가고 있다. 쉽게 돈 버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미리 대비하는 것 같다.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You can do?, so I can do!'를 되뇌이며 살고 있다.

의사마다, 각 과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적성에 맞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자기가 못 하는 일을 보고 부러워하거나 흉내를 내다가 망한 사람들도 여럿 봤다. 절대로 남을 흉내 내서는 잘 할 수 없다. 각자가 자기의 방식과 에너지로, 자신의 자본과 여건에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 내가 '밤새우고 해도 지치지 않는 일이 나의 일'이다. 그 일을 찾아라. 그 후에 행복지수를 높이는 작업을 해라.
  • 기사입력 2018-0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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