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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직의에서 개원의, 다시 봉직의로…그 안과의사의 휘게라이프
  • |신년인터뷰|서울 실로암안과병원 이준모 진료부장
  • 기사입력 2018-01-02 05:00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봉직의→개원→다시 봉직의.

'왜?'라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이 행적은 서울 실로암안과병원 이준모 진료부장(48)이 거쳤던 과정이다.

안과 개원이 실패한 것도 아니다. 지금도 후배 의사가 이준모 진료부장이 개원할 당시의 간판을 걸고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왜 잘 나가는 의원을 뒤로하고 다시 월급 받는 길을 선택했을까.

답은 "여유로운 생활을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야망이나 큰 꿈을 가지지 않고 현재 생활에 '안분지족(安分知足)'이 이 원장의 생활신조인 것.

 ▲ 이준모 진료부장이 필리핀 메리존스톤 병원에서 주민들을 진찰하고 있다.(사진제공: 실로암안과병원)

메디칼타임즈는 2018년 황금개띠해를 맞아 '휘게(Hygge) 라이프'를 계속 즐겨나갈 이준모 진료부장을 직접 만나 그의 이상한 행적에 대해 '왜'냐고 물었다.

휘게는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라는 뜻의 덴마크어로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작은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마음으로 사는 기쁨을 뜻한다.

#sb"20년 이상 개원하고 있는 선배들 가장 존경"#eb

"개원 3년 정도 되니까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20년 이상 개원하고 있는 선배 의사를 가장 존경한다."

서울에서 봉직의 생활을 하다 돌연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연세안과'를 개원한 이 진료부장. 그의 처음도 여느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저녁 6시 병원 문을 닫을 때까지 점심시간에도 수술을 하며 쉬지 않았다. 저녁까지 먹고 집에 들어오면 밤 8시. 피곤에 절어 바로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오전 6시에 기상해 다시 출근한다.

"개원해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정말 힘들다. 자리를 잡으면서 직원을 위해 토요일 진료 시간을 줄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3년 내내 같은 일정을 반복했다. 원래 한 곳에 얽매어 있는 것을 오래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힘들어졌다. 오래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 이준모 진료부장

그는 미련 없이 후배 의사에게 권리금도 받지 않고, 의료장비에 대한 감가상각비만 받은 뒤 연세안과를 넘겼다. 후배 의사가 개원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회계장부까지 모두 넘겨주고 제주도를 떠나왔다.

"선배들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새로 개원하는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하나씩 다 해결하면서 할려면 자리잡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스트레스 받아서 포기하게 된다."

#sb"성공 가능 호기심으로 출발한 개원"#eb

"나도 선배들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이준모 진료부장은 이 호기심 하나를 실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개원을 시도했다.

연세의대 안과학교실 동문 모임 세목회에서 활동하며 선배 의사 의원 7곳을 직접 찾아 배움을 청했다. 2년 동안 실로암안과병원에 근무하며 틈틈이 선배들의 의원을 찾아 대진의를 하며 개원 노하우를 직간접적으로 배웠다.

"보건소에 신고하는 것부터 인테리어하고 직원을 뽑고 관리하는 방법까지 배워서 (제주도로) 내려갔다. 개원은 술기를 배우는 것 이상의 노하우가 필요한 또 다른 경험이기 때문에 선배들의 조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처음에 대한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아마 아무 배움도 없이 무작정 개원했다면 자리 잡는 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이 진료부장에 따르면 7명의 선배가 해주는 이야기가 모두 달랐다. 그는 상가 계약을 할 때, 기계를 살 때, 근로계약서를 쓸 때 등에 대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순서별, 일자별로 정리해 파일로 만들었다. 그만의 개원 '족보'를 만들어 시행착오를 줄인 것이다.

 ▲ 이준모 진료부장이 개원했던 제주도 서귀포시 연세안과 전경.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결심으로 개원을 선택했지만 욕심이 크지 않은 그의 성격도 개원 후 다시 봉직을 선택한 원인이기도 했다.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수준은 서울에 집을 하나 사고, 원하는 차를 하나 살 정도였다. 그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좋은 집을 사고 좋은 차를 사면 그다음 가족과 여행하고 외식하는 데 쓰는 돈은 봉직의를 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범위이기 때문이다."

#sb누구나 겪는 직원관리 어려움 "있는 사람부터 챙겨야"#eb

개원하고 있다면 누구나 겪는 직원 채용과 관리.

그는 "지역은 특히 구인난이 심하기 때문에 있는 사람을 나가지 못하게 붙잡아야 한다. 월급 많이 주거나, 시간을 많이 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려주는 그만의 노하우는 고용자와 피고용자라는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직원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내가 월급을 주니까 월급 준만큼 일해야 한다"는 마인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진료부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직원들과 회식 대신 여행을 갔다. 제주도에 있는 사람이라도 돈을 내고 관광지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역이용한 것이다. 직원에게 청소를 시키지 않고 청소 직원을 둔 것도 이 진료부장만의 배려였다.

"토요일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단축근무를 하고 관광지를 함께 여행했다. 비용은 물론 병원에서 부담한다. 월급을 받아가면서 조금 더 열심히 일해주면 고맙겠다는 마음을 전해야 한다. 덕분인지 처음 개원했을 때 멤버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 직원들은 원장이 바뀌었음에도 계속 근무하고 있다."

직원의 마음을 얻은 이 진료부장은 직원 교육만큼은 철저히 했다. 직원에게 환자의 얼굴과 이름을 가급적이면 외우고, 환자가 왔을 때 이름을 부르도록 했다. 모니터를 보지 말고 얼굴을 봐서 아는 사람이면 이름을 부르고 차트 비고란에 환자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다 쓰도록 환자 관리를 철저히 시켰다.

"직원이 바뀌지 않는 것은 환자에게도 좋다. 직원들이 환자 이름을 외우면서 응대도 잘하면 환자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같은 직원관리 노하우도 7명의 선배에게 배운 것이다."

그는 개원을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개원을 결심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하면서 "전공의 시절부터 선배들과 관계를 계속 쌓아온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의사 사회는 아주 좁다. 선배들과의 관계는 개원에 분명 도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기사입력 2018-0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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