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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앞 현수막 시위한 환자 "병원에 위자료 내라"
  • 서울고법 "표현의 자유 범위 넘어 병원 명예훼손·영업방해 행위"
  • 기사입력 2017-06-27 05:00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의료진이 스테로이드 제제를 잘못 투여하는 등의 의료 과실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생겼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서울 A대학병원 앞에 걸렸다.

피해 환자는 직접 피켓까지 들고 나서 의료사고를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은 진료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없었다며 환자가 병원의 영업을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했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민중기)는 최근 A대학병원과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환자 B씨가 서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 손을 들어준 1심을 유지했다.

등산 후 왼쪽 엉덩이와 넓적다리(대퇴부) 통증을 호소하며 A대학병원 재활의학과를 찾은 B씨.

의료진은 왼쪽 둔부 활액 낭막염 진단을 내리고 메티솔주 40mg과 관절강내 주사요법, 경구용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처방을 내렸다.

나흘 후 다시 외래를 찾은 B씨는 기존 통증의 80~90% 정도 사라졌다고 했다. 그렇게 치료가 끝날 것 같았지만 B씨는 이후에도 계속 어깨, 대퇴부, 서혜부 등의 통증을 호소하며 B병원을 찾았다.

약 5개월 동안 정형외과 의원과 한의원에서 요통 치료를 받던 B씨가 다시 A병원을 찾으면서 악연은 시작됐다.

진료 과정에서 양측 고관절 패트릭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고, 내회전 운동 범위 제한 소견이 보이자 의료진은 B씨에게 양측 고관절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나 대퇴비구 충돌 증후군을 의심하고 고관절부 단순 방사선 검사를 권유했다. 그런데 B씨는 의료진의 권유를 거절하고 약만 처방받아 갔다.

2개월 후, B씨는 C대학병원에서 양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소견이고 특히 우측은 대퇴골두가 무너졌다는 진단을 받았고 D병원에서 우측 고관절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았다.

B씨는 A대학병원 의료진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며 문제 삼기 시작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분쟁 조정신청까지 했지만 위원회는 의료진에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적시에 진단 못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정하지 않았다.

B씨는 병원 앞에서 8개월이 넘도록 현수막을 게시하고 피켓을 들고 병원을 배회했다. 의료 사고로 후유 장해를 입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병원 측은 "병원 앞에서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영업을 방해했다"며 영업손해금과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를 내라고 했다.

B씨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알리려고 합법적 방법으로 시위행위를 했기 때문에 불법행위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B씨에게는 병원에 위자료로 300만원을 지불하라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B씨는 시위행위를 했다"며 "B씨는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로 후유 장애를 입게 됐다면서 병원을 비방했다. B씨에게 보장된 헌법상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서서 병원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의료진이 메티솔주 등 스테로이드 제제를 잘못 투여하는 등 의료상 과실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생기게 하고, 악화되도록 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 기재한 현수막을 게시한 것은 병원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기사입력 2017-06-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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