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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베이트 받고도 무죄…재판부 "늑장 처분은 하자"
  • "사유없는 처분 지연은 행정절차법 위반" 복지부에 제동
  • 기사입력 2016-10-19 05:00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리베이트를 수수했다고 해도 이유없이 행정처분이 늦어진 경우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처분이 이뤄지지 않는 동안 리베이트 수수자의 미처분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는 그 처분의 취소 사유에 이를 정도로 하자라는 것이다.

18일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K씨 등 5명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자격정지처분 취소 청구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으로 리베이트 제공이 어려워지자 M시장조사 업체는 K제약사에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거래규약'에서 허용된 시장조사를 실시하면서 조사에 응답한 의료인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K제약사는 M시장조사 업체와 고지혈증 역학조사 용역계약 등 13억 9400만원 상당의 조사용역 계약 4건을 체결했다.

해당 업체는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 총 212명의 의사에게 고지혈증 역학조사 40건을 의뢰하는 등 처방유지 및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9억 3881만원을 지급했다.

항소심과 상고심은 이 시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 2012년 12월 유죄를 확정했다.

흥미로운 점은 리베이트 수수 관련 유죄는 확정됐지만 늑장 처분은 리베이트 처분을 취소할 정도의 하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는 점.

복지부는 유죄 판결 직후 원고 측 의사에게 "전공의 선발 등 직무와 관련해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유로 구 의료법(제3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자격정지 2개월 처분' 예정을 통보했다.

사전통지일은 2012년 1월부터 2월 사이. 원고들은 2월과 3월에 걸쳐 "그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고, 실제 처분이 이뤄진 것은 그로부터 3년 6개월이 지난 2015년 9월에서 10월 사이였다.

원고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원고들이 이 사건의 의견제출일로부터 3년 6개월이 지나 처분이 나온 것은 행정절차법 제22조 제5항을 위반한 것이다"며 "K제약사가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을 수령한 게 아니고 그와 같은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구 의료법 시행령에는 제약회사가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수령 금지 규정이 없었는데, 이를 구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5호(전공의의 선발 등 직무와 관련해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한 행위)에 포함시켜 처분하는 것은 확대 또는 유추해석이라는 게 법무법인 광장 측 판단.

또 원고들이 실제로 수행한 시판 후 조사에 대한 대가를 인정하지 않은 채 수수 금액이 300만원 이상이라는 이유로 처분을 했다는 점도 재량권을 일탈했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의 대가성 판별 대신 행정절차법에 따라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행정절차법은 행정절차에 관한 공통적인 사항을 규정해 국민의 행정 참여를 도모함으로써 행정의 공공성,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한다"며 "행정청은 의견제출을 거쳐 신속히 처분해 해당 처분이 지연되지 않토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없는 한 곧바로 처분을 해야 하고 그 의무를 위반한 결과 해당 처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상대방의 정당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게 된다면 그 처분은 취소 사유에 이를 정도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원고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3년 6개월이 지난 시기에 처분한 것은 원고들의 기대를 무너뜨린 행위로서 행정절차법 제22조 제5항에 위반된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자료 수집 등 처분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복지부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 기사입력 2016-10-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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