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 전문가 자문 회의 시작부터 파행…험로 예고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11-25 05:45
0
  • |식약처, 임신중절약 안전 관리 방안 전문가 자문위 소집
  • |산부인과학회·의사회, 입법 공백 선결 주문…결국 단체 퇴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의 처방 범위, 권한 등의 의견 수렴을 위해 전문가들을 소집했지만 첫 회의부터 파행에 이르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첫 회의에서 산부인과가 주축이 된 학회 및 의사회가 합법적인 낙태 범위 등을 명시한 법이 없는 상태에서는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선을 그어버렸기 때문이다.

24일 식약처는 임신중절의약품 안전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자문 회의를 개최하고 품목허가 심사에 들어간 미프지미소와 관련 ▲진단 및 처방 ▲조제 및 복용 ▲임신중절 확인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정부 부처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허가총괄담당관, 의약품정책과, 종양약품과), 보건복지부(약무정책과, 의료인력정책과)가 참여했고 전문가 단체는 대한약사회, 한국병원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산부인과학회,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가 참여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 3시 30분부터 약 2시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시작 30분만에 의료계가 동반 퇴장하며 각 직역 및 부처간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못했다.

의료계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합법, 불법의 낙태 영역에 대한 법적 기반이 없는 '입법 공백' 상태에서의 낙태약 허가는 행정 절차상 하자라며 논의를 거부했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2019년 4월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이미 지난해 입법시한이 지나면서 낙태죄 처벌 규정이 효력을 잃게 됐다"며 "현행법으로는 낙태 행위가 처벌되지 않지만, 무엇이 합법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낙태를 암시하는 문서나 도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법률 조문을 삭제해 모자보건법상 낙태약 관련 의약품을 광고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도 계류 중에 있다"며 "이런 법안들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낙태약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법적 관점에서 보면 입법 공백 상황에서 낙태약 허가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식약처가 불법 의약품을 수입 허가하는 특혜 부여이자 직권 남용이라는 것이 의사회의 판단.

김재연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낙태약이 허가된다면 임신부가 해당 약 처방을 요청할 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런 절차상 하자가 개선된 후라면 얼마든지 논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낙태약을 먼저 허가하는 것은 의사가 범죄를 저지르도록 방조하는 행위"라며 "이에 의료계 단체들은 해당 언급을 끝으로 자리를 나왔다"고 밝혔다.

진단 및 처방 권한, 조제 권한에서 의-약사 직역간에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지만 이날 의료계 단체의 이석으로 약사회는 별다른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료계가 입법 공백 상태 해결 선제 조건을 내건 반면 식약처는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어 의견 조율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는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학회, 의사회의 입장과 달리 타 의사들의 처방권 부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의 골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처방 권한을 산부인과 전공으로 제한할지, 타 전공에도 역량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처방권을 부여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헌법불합치가 나온 만큼 추가적인 법령 개정이 없어도 허가는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자보건법상 표시기재 등에서 낙태약 표현을 금지하고 있지만 임신중절을 효능·효과 부분에 기재할 경우 임신 유도 등의 암시가 아닌 만큼 현행 제도에서 표기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 메디칼타임즈는 독자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이 기사를 쓴

      최선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의학회 및 의학·학술 분야를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 기사 관련 궁금증이나 제보할 내용이 있으면 지금 최선 기자에게 연락주세요.
      메디칼타임즈는 여러분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사실관계 확인 후 기사화된 제보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건당 5만원)을 지급해드립니다.
      ※프로필을 클릭하면 기사 제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독자의견
    0
    익명의견 쓰기 | 실명의견쓰기 운영규칙
    닫기

    댓글 운영방식은

    댓글은익명게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익명은 필명으로 등록 가능하며, 대댓글은 익명으로 등록 가능합니다.

    댓글의 삭제 기준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제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상용 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 근거 없는 비방·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

      특정 이용자 및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내용의 글 및 직접적인 욕설이 사용된 경우

      특정 지역 및 종교간의 감정대립을 조장하는 내용

      사실 확인이 안된 소문을 유포 시키는 경우

      욕설과 비어, 속어를 담은 내용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선관위 요청 시 즉시 삭제)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비하하는 경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해당인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특정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 상세주소 등)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

      타인의 ID 혹은 닉네임을 도용하는 경우

    • 게시판 특성상 제한되는 내용

      서비스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경우

      동일 내용의 연속 게재 및 여러 기사에 중복 게재한 경우

      부분적으로 변경하여 반복 게재하는 경우도 포함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의 게시물, 제목과 본문이 무관한 경우

      돈벌기 및 직·간접 상업적 목적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게시물 읽기 유도 등을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을 사용한 경우

    •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 기타사항

      각 서비스의 필요성에 따라 미리 공지한 경우

      기타 법률에 저촉되는 정보 게재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타 원만한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

    • 사실 관계 확인 후 삭제

      저작권자로부터 허락받지 않은 내용을 무단 게재, 복제, 배포하는 경우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당사에 제공한 이용자의 정보가 허위인 경우 (타인의 ID, 비밀번호 도용 등)

    • ※이상의 내용중 일부 사항에 적용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으실 수도 있으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으로 판단되거나 메디칼타임즈 서비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선 조치 이후 본 관리 기준을 수정 공시하겠습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메디칼타임즈 운영자에게 연락주십시오. 메일 주소는 admin@medicaltimes.com입니다.

    등록
    0/300
    등록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