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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사, 갈등접고 조심스럽게 상생협력 모색

발행날짜: 2010-07-06 06:49:44

창간기획②물리적 거리 가까워진 의·약사…협업 등 소통 시도

|창간7주년기획| 의약분업 10년, 무엇이 바뀌었나

의약분업 시행 10년. 개원시장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당장 의약분업 이후 개원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곧 이어 의료기관과 약국의 개원입지에 변화가 찾아왔다. 자연스럽게 의약사간의 관계도 크게 달라졌다. 메디칼타임즈는 의약분업 시행으로 개원시장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의·약·정 각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의약분업, 병원-약국간 거리를 좁혔다
(2) 의약분업, 의·약사 관계 변화시켰다
(3) 개원의가 말하는 의약분업 10년
의약분업 시행 10년. 그동안 의·약사간 관계의 지형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의·약사 사이에 약사의 임의조제나 의사의 잘못된 처방이라는 불신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의약분업 10년을 거치면서 의·약사도 서로 의지하고 협력해야 '윈윈'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좀더 유기적인 관계를 모색해 보고 있는 것.

병원과 같은 건물 내에 위치해, 해당 병원의 대부분의 처방전을 받는 '문전 약국'이 속속 생기면서 협력하는 동시에 견제의 대상으로 바뀐 의·약사의 관계를 살펴봤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처방전 변경 전에 미리 통보, 재고 막기 위해 소통

2003년 방배동에 개국한 A씨는 병원 근처에 자리를 잡기위해 진땀을 뺐다. 피부과, 비뇨기과, 치과 등이 밀집한 목 좋은 자리에 입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예상대로 병원 근처에 자리를 잡아 수익이 꽤 괜찮게 나왔다. 처방전 조제가 총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병원이 처방하는 약을 상시 구비해 놓는 등 병원과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분업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이렇게 병원 근처 혹은 병원 건물 내에 입점하는 약국이 크게 늘었다는 점. 병원-약국 간 물리적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의·약사의 관계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피부과·치과·내과가 위치한 건물에 입점한 S약국도 마찬가지. 이곳 약사는 의약분업 이후 의·약사 간 가장 큰 변화를 '견제'와 '유대'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의사와 약사가 직능의 분화 이전부터 서로를 적대시하고 불신했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많이 변했다는 것.

그는 "처방전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전화로 알려주고, 병원 쪽에서도 약을 변경하게 되면 미리 전화 통보를 해준다"며 크게 봐선 협업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병원이 휴가를 가기 전에 미리 고지를 해주거나, 처방약을 바뀌기 전에 미리 통보를 해줘 약 구비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등 작은 배려들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처방약이 바뀌면 약국은 동일 회사의 같은 성분의 약이 있더라도 이를 고스란히 재고로 떠안아야 한다"며 서로 의논 끝에 같은 성분명의 약인 경우에 재고가 쌓이지 않게 끔 약국이 재고 소진 싸인을 보내면 약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잘못된 처방은 필터링, 환자 소개로 호혜적 관계 구축

이런 협력은 병원에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T내과 원장은 약국의 견제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병원의 처방 실수에 대한 피드백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의약분업 이후 간간이 잘못된 처방에 대해 약국에서 전화가 와, 혹 있을지 모르는 처방전 실수에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불쾌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상호 견제의 기능 때문에 처방을 내리기 전에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일부 약국에선 환자에게 처방전의 잘잘못을 따지며 의사-환자 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은 아직 이런 경우가 없다는 것.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임의조제에 대한 불신도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약국이 처방전 없이 약을 요구하는 환자에 대해 임의조제를 하지 않고 이쪽 병원을 소개시켜줘 환자 확보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하지만 상호 협력이 꼭 상대방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처방약이 변경되면 주변의 약국에 바뀐 처방약 리스트를 작성해 주는 경기도의 M이비인후과 원장이 그런 경우.

그는 상호 협력의 의미보다 자신에게 처방전을 받고 간 환자가 주위 약국에서 약이 없어 조제받지 못하면 환자의 불편이 가중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처방약 변경을 약국에 통보한다고 했다.

또 약국에서 공휴일마다 휴무 여부를 물어보는데 이 또한 병원의 휴무 여부에 따라 약국도 쉬거나 인력을 조정하기 때문. 즉 서로간의 이익을 도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기적인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 개원 컨설팅 업체인 메디프렌드의 표종락 팀장은 "예전에는 개원을 하면 약국이 종속적으로 따라 들어오는 것이라 생각하는 의사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개원 전에 주위 약국 위치를 살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엔 의사와 약사가 함께 입점 문의를 하는 경우 친인척 관계가 많았지만 최근엔 컨설팅 업체에서 의사와 약사를 연결시켜 입점시켜주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그는 "의사가 약사를 동반해서 입주하는 경우도 있고, 약사가 의사를 구해서 동시 입점시켜 달라는 사례도 있다"며 "보통은 컨설팅업체에서 각기 다른 의사와 약사를 확보하여 각각 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입점시키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바뀐 병원가 풍경을 설명했다.

이렇게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이든,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협력이든 의·약사의 관계는 가까워진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유기적인 관계로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조짐과 맞물려 의·약사의 불신을 종식하고 협력을 위한 대화의 장도 펼쳐지고 있다.

단순한 호소만으로 한계…상생 도모 아직 갈 길 멀어

작년 6월 약사회와 공동 선언문을 작성하고 상생 도모를 이끌어낸 옥택석 전 부산시약사회장은 "의사와 약사가 협력과 상생을 도모해야만 서로에 이익이 되고 환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고 밝혔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기는 힘들지만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기로 한 것만으로도 큰 계기가 된다는 것.

그는 "오랜 기간 쌓인 갈등을 한 번에 풀어나가기는 힘들지만 정례적인 모임을 가져 서로의 어려운 점을 들을 듣다보면 상대편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합의점을 찾아 추구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갈등 국면에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의·약사의 관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협력이 담합으로 변질될 소지도 있으며, 아직도 이해관계의 충돌로 전폭적인 협력의 형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그 한계로 지적했다.

이해관계를 떠나서 환자의 편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대승적 주문도 이어졌다.

실제로 의약분업 따른 의·약사의 갈등 해법은 아직 요원하다.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선 서로의 직능에 대한 신뢰가 뒷바침 돼야 하지만, 현실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2003년 한국보건사회연국원(이하 보사연) 조사에 따르면 의료인의 88.8%가 의사 처방전 없이 약사가 임의조제를 인지한 경험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2008년 <의약분업 종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에서도 "약사들의 24%가 임의조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한 것은 일정 수준 임의조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의·약사의 대체조제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문전 약국'의 경우 서로간의 이익 도모를 위해 자연스레 협력을 선택, 대체조제 후 보고를 하지만, 일반 약국의 경우에는 대체조제 후 사후 통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03년 보사연의 설문에 의하면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56%의 의사가 '단 한번도 없다'고 응답한 것.

즉 의·약국간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거리에는 자연스러운 협력과 상생을 위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에 상생 도모는 아직 이상론에 불과하다는 소리다.

단순히 호소에 의지해 의·약사의 협력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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