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대생들 대부분이 오히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등 진로 계획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상담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대생들의 진로 결정은 국민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체계적인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방향성을 잡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6일 대한의학회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국내 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 준비에 대한 조사 및 분석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의대는 국민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의대들이 미래의 의사에 대한 진로 지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를 양성하는데 집중할 뿐 진로 지도 프로그램 등의 지원은 크게 부족한 상황. 이를 의대생 개인의 문제로 생각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 이유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에서는 소위 인기과 집중 현상으로 인해 필수의료과에 대한 부족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이승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국내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성숙도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연 어떠한 요인으로 의대생들이 진로에 대해 우유부단한 상황에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진로성숙도검사(Career Maturity Inventory, CMI)와 진로미경절척도(Specialty Indecision Scale, SIS)를 기반으로 의대생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두가지 도구가 진로 결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의대생들의 진로 준비도와 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진로성숙도의 평균 점수는 학년이 올라갈 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 중 호기심에 대한 항목은 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호기심을 제외한 다른 척도에서 4학년 학생이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고 1학년이 가장 낮았다. 특히 4학년에 비해 1학년이 자신감 부분에서 유의하게 낮은 점수가 나타났다.
의대생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래도 호기심을 제외하고 진로성숙도는 꾸준이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진로미결정척도는 달랐다. 상당수 척도의 평균 점수가 학년이 올라가도 뚜렷한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자기의심(Self-doubt) 점수는 오히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준비도(Readiness)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했다.
국내 의대생들이 오히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의사가 될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자기의심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분석 결과 4학년이 예비 의사로서의 정체성과 준비도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가장 낮은 경향을 보였다. 오히려 1학년이 준비도가 4학년 학생보다 높은 경향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과연 진로성숙도와 진로미결정척도가 서로 연관성을 가지는지를 추가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진로성숙도에 진료미결정척도의 변수가 유의하게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영향력 있는 두가지 진로성숙도 변수는 우려와 상담이었다.
실제로 진로성숙도에서 우려가 크게 나타난 학생은 진로미결정척도에서 우유부단함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자기의심과 준비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또한 상담은 진로미결정척도 중 자기 의심과 준비도, 미래에 대한 장벽 부분에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국내 의대 교육과정을 보면 1, 2학년은 강의 위주의 교육이 진행되는 반면 3~4학년은 임상 실습 기반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 과정속에서 학생들이 환경과 역할의 변화로 인해 교육적, 사회적, 발달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국내 의대생들의 경우 진로성숙도가 진로미결정척도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오직 상담만이 긍정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러한 변수간 관계를 면밀히 분석해 미국 등과 같이 적절한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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